역사의 숨결/역사(한국)

고대국가 건국설화…신라 시조'박혁거세'

지식창고지기 2010. 11. 10. 09:41

고대국가 건국설화…신라 시조'박혁거세'
 자줏빛 알서 태어나 신라의 시조가 되다

#사로국을 다스리는 사로육촌의 촌장들이 임금을 모시기 위해 알천(경주 남산 기슭) 언덕에 모여 회의를 열었다. 그때 양산쪽에서 광채가 빛나 촌장들이 그 곳으로 뛰어갔다. 양산촌 나정 우물가에 신비한 오색 광채가 뻗치고, 흰말 한 마리가 우물에 절을 하고 있었다. 그 곳에는 자줏빛 알 하나가 있었다. 촌장들이 그 알을 깨어 보니 단정하고 잘생긴 사내아이가 나왔다. 아이를 동천 냇가로 데려가 목욕을 시키니 몸에서는 광채가 나고, 새와 짐승들이 모여들어 춤을 추었다. 하늘과 땅도 흔들리고, 햇빛과 달빛이 더욱 밝아졌다. 사로육촌장은 아이가 하늘에서 내려주신 임금님이라 믿고, 이름을 '혁거세'라 지었다. 바로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朴赫居世)'다.

2천여년 전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고대국가 형성이 본격화됐던 삼한시대. 그 이전에도 단군신화처럼 신격화된 존재가 나타나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이끌어 나라를 세웠다는 건국설화는 존재한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와 신라 4대 왕인 석탈해(昔脫解), 경주(慶州)김씨의시조 김알지(金閼智), 가락국의 시조 수로왕(首露王),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東明王) 등이 모두 알에서 태어났다.

건국신화 중 유독 삼한시대에 왕이나 시조들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설화(卵生說話)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사람들은 알을 태양 또는 하늘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알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자신이 태양의 자손, 하늘의 자손이란 것을 의미한다. 신의 자손이란 것은 그만큼 대중을 하나로 집결시키고, 복종시키기 쉽기 때문이다. 또 고대사회에서 영웅이나 건국시조의 탄생을 신비화시키고, 초인적인 권위를 상징하는 도구로 난생설화를 선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신라와 가락국, 고구려의 시조만 건국설화가 있을까. 이에 대해 고고학계는 "2천여년 전 번성했던 진한과 변한 24국도 모두 저마다의 건국설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라가 패망하거나 합병되면서 그들만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건국설화들은 모두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05-19 08:18:1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