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시에 대한 이태백 이야기
이태백(李太白)은 시의 신선이다. 그의 시는 속세를 떠나 있다. 시 속에는 항상 정결한 달이 도사려 은거(隱居)하고 있다. 그가 세상과 연줄을 댄 것은 술로 인해서다. 그의 생활 속에 술이 있었고 그의 시 속에는 언제나 달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백(白)이고 태백은 자(字)이며,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다. 성당(盛唐)의 시인으로 10세에 시서(詩書)에 통하고 100가의 서를 탐독했다(701-762) 그의 시는 천마(天馬)가 하늘을 날 듯 표표(飄飄)하고 청신(淸新)하였으며 자유분방(自由奔放)한 천재적 시풍(詩風)을 지녀서 소위 선풍(仙風)의 격을 갖추었다고 했다. 그보다 연배인 하지장(賀知章)이 그를 극찬하여 어느 날 그의 시를 읽고 즉석에서 칭찬하기를 하늘에서 땅으로 귀양 온 신선, 즉 적선(謫仙)이라 하였다. 그보다 연하인 두보(杜甫)와는 절친한 시우(詩友)였다.
이백의 시는 그 기상이 호탕하고 감히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며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상이 노장사상에 근본을 두고 도연명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내용이 심오한 뜻을 지녔으되 문장에 난해함이 적어서 읽는 사람의 마음이 함께 호방하고 슬프며 시 속에 동화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평생 등용되지 못하여 생활의 외로움과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것이 많으나 전반적으로 그 기상이 청아하고 웅혼하여 학이 창공에 나르는 것 같았다. 혼자서 술잔을 기울이고 동산에 달 떠오르기를 기다리며 시를 읊었다.
“잔을 들고 달에게 묻다(把酒問月)”
푸른 하늘에 언제부터 달이 있었나? 靑天有月復幾時
마시던 술잔 멈추고 묻노라 我今停盃一問之
사람이 달에 오를 수 없지만 人攀明月不可得
사람 가는데 달도 따라 가네 月行却與人相隨
나르는 거울 대궐에 비친 듯 밝고 皎如飛鏡臨丹闕
안개 걷히자 맑은 빛 더하네. 綠煙滅盡淸煇發
밤하늘 바다에서 뜨는 것 보았더니 但見宵從海上來
새벽하늘 구름사이 사라짐 몰랐구나. 寧知曉向雲間沒
흰 토끼 약방아 찧어 봄가을 지날 동안 白兎搗藥秋復春
항아님 혼자 살며 누구와 이웃하나? 姮娥孤栖與誰鄰
우리는 옛날 달을 볼 수가 없었지만 今人不見古時月
저 달은 옛사람을 비추었으리라 今月曾經照古人
옛사람 지금사람 흐르는 물 같으나 古人今人若流水
저 달 보는 그 마음은 모두 같으리. 共看明月皆如此
바라노니, 술 마시고 노래할 때 惟願當歌對酒時
금 술잔 속에 오래도록 달빛 비춰라 月光長照金樽裏
그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활달하고 호연한 마음으로 시경을 창출함이 샘물처럼 솟아났음이 분명하다. 그의 지기인 두보는 그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서 <이백은 한 말술을 마시면 삼백편의 시를 읊었다(李白一斗詩三百)> 고하였는데 얼마나 술을 좋아하고 술이 취하면 장강처럼 샘물이 솟듯 시를 쏟아낸 모양이다. 그의 술에 대한 시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獨酌)”에서
하늘이 술 사랑하지 않았다면 天若不愛酒
주성(酒星)이 하늘에 없을 것 酒星不在天
땅이 술 사랑하지 않았어도 地若不愛酒
주천(酒泉)이 땅에 없을 거야 地應無酒泉
하늘 땅 이미 사랑했으니 天地旣愛酒
술 사랑함 하늘에 부끄럽지 않네. 愛酒不愧天
맑은 술 성인에 비유하고 己聞淸比聖
탁주는 현자와 같다지. 復道濁如賢
성인과 현자를 다 마시니 聖賢旣已飮
신선을 무엇 하러 구하나? 何必求神仙
석잔 마시면 큰 도를 통하고 三盃通大道
한 말술엔 자연과 합치(合致)하지 一斗合自然
다만 술 마신이만 얻는 정취를 但得酒中趣
깨어있는 이에게 말하지 말게 勿謂醒者傳
하늘과 땅 모두 술을 사랑하고, 청주와 탁주에서 성현을 마시니 구태여 신선의 경지 따로 구할 일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취했을 때의 기분인 것을 술 마시지 않은 사람에겐 말해야 소용없다고 한다. 석 잔을 마시면 대도를 통달하고 한말쯤 마시면 자연에 합치한다니 과연 주태백(酒太白)다운 대오(大悟)다. 두보의 말 중에 <한말 술 마신 이백은 삼백편의 시를 쓴다.>고 한 것은 자연에 합치함이요, 자연은 곳 시라는 말도 된다.
이태백의 시는 자연이요. 자연이 주는 지혜를 찾아헤메이던 이시대의 환경운동가적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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