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창고

포르투갈 음악 화두에 대하여

지식창고지기 2011. 1. 7. 08:44

화두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민속 음악으로 운명, 혹은 숙명을 뜻하는 라틴어 'Fatum'에서 유래한 말이다. 스페인의 지배 등 암울했던 포르투갈의 역사를 반영하듯, 화두에는 향수와 동경, 슬픔과 외로움 등 민족 특유의 정서가 담겨 있다. 화두의 기원에 대해서는 포르투갈의 옛날 서정시에서 비롯되었다, 뱃사람들이나 죄수들이 부르던 노래에서 유래했다, 다른 민요에서 파생되었다,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왔다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화두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듯한 멜리스마 창법, 전통 기타인 기타라 반주, 숙명론적인 사고 등이 그것이다. 화두에는 리스본 뒷골목에서 서민들이 부르는 '리스본 화두'와 남성 보컬들이 부르는 달콤한 사랑의 세레나데 '코임브라(Coimbra) 화두'의 2가지가 있다. 서민생활의 애환이 묻어 있는 리스본 화두가 백미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화두를 세계적인 음악으로 끌어올린 포르투갈 출신의 여가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리스본 화두의 대표적인 가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르투갈 여가수 베빈다의 노래가 광고와 드라마 등에 삽입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다듬어진 것은 19세기 전반으로 추정되며, 기원에 대해서는 뱃사람의 노래, 죄수의 노래, 어떤 종류의 민요에서 파생된 노래,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래라는 등 갖가지 설이 있다. 그러나 음악학적•역사적으로 보아 거의 확실한 것은 1800년 전후에 포르투갈과 브라질에서 크게 유행했던 도시풍이면서도 감상적인 노래 modinha와 경쾌한 춤노래 lund가 이 노래의 발생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으로 주로 여자가수들이 많이 부르고 있다. 



운명•숙명의 뜻을 지닌 화두는 리스본 민중의 삶을 노래한 민요로서 언제 들어도 구슬프고 서정적이다. 특히 화두 트리스테(triste)와 화두 메노(menor)라 불리는 고전적인 곡조는 가슴 속 깊이 와닿는 애조를 띤다. 2박자•4박자의 단순한 것이 대부분이며 조성(調性)은 단조가 많고, 장•단조 모두 화성구조(和聲構造)는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미묘한 싱커페이션(당김음)과 섬세한 가락으로 되어 있어 가수의 노래솜씨에 따라 매우 풍부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화두의 가수들(여성이 많다)은 보통 '화두의 집(casa do fado)'으로 불리는 레스토랑을 무대로 노래를 부른다. 반주는 옛날부터 포르투갈기타 1, 스패니시기타 1로 정해져 있으므로 극장 등에서 노래할 때에는 반주자를 더 늘린다. 포르투갈 북부의 교육도시 코임브라에서 불리는 화두는 화두 다 코임브라라고 하며, 리스본의 화두와는 달리 세레나데와 같은 평온하고 밝은 멋을 풍긴다. 



무엇보다 포르투갈 민중의 한을 담은 구슬픈 가락이 특징이다. 가히 그 애절함은 젊은이들이 들을 때는 '청승맞다'고도 할 수 있다. 청승은 화두의 분위기를 압축한다. 화두는 '숙명'을 뜻하는 라틴어 파툼(fatum)에서 파생되었다. 거기서 풍겨 나오는 강력한 향수와 한을 포르투갈에서는 saudade라고 불리는데, 영어로는 노스탤지어와 유사하며 원어의 뜻은 '강렬한 바람'이라고 한다.



애초부터 숙명적인 정서를 토대로 한 화두가 한층 애조를 띠게 된 것은 격동의 포르투갈 현대사와 무관하지 않다. 1932년부터 1968년까지 36년간 포르투갈은 재정학자 출신인 안토니우 살라자르의 철권 독재통치 아래 신음했다. 국민적 저항을 무력화하고 관심을 정치 아닌 딴 곳에 돌리기 위한 일종의 우민화 정책으로 그는 축구(football) 종교(fatima) 그리고 화두(fado) 이른바 3F 정책을 폈다. 정치적 경제적 고통과 절망에 눈물을 흘린 포르투갈 사람은 화두에 더욱 그들의 슬픔을 아로새길 수밖에 없었다. 독재정치 하에서 '사우다데'는 국민적 정서로 내재화되었다. 



처연한 리스본의 화두는 여가수들이 득세한 반면, 상대적으로 평온하고 밝은 감을 띠는 코잉브라 화두는 반드시 망토를 걸친 남자만이 부르는 전통을 보유, 양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존재한다. 화두 트리스테(fado triste)와 화두 메노(fado menor)라 불리는 고전적인 곡조는 상기한 것처럼 청승맞다고 할 애조가 두드러진다. 



2박과 4박의 단순한 형식이며 아무래도 단조가 많으며 코드 또한 결코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미묘한 싱커페이션(당김 음)에 가락은 섬세해 가수의 노래솜씨에 따라 풍부한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아말리아 호드리게스의 업적이 바로 이것이다. 



화두의 가수(파디스타로 불린다)는 대규모 공연장이 아닌, 보통 '화두의 집'(casa do fado)으로 불리는 살롱을 무대로 노래 부른다. 많은 청중을 상대하지 않고, 관중과 무대가 일체 되는 소규모 공연장이 어울리는 셈이다. 반주는 보통 화두의 애절한 정서를 결정하는 포르투갈의 전통 기타인 12현 '기타하'(guitarra)와 비올라, 베이스 등 세 악기로 구성된 밴드가 맡으며 흔히 검은 옷을 입는 화두 가수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 노래한다. 



국내에서 화두는 1950-60년대 라틴음악이 유행하던 시절,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1980년에는 MBC 주말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 아말리아 호드리게스가 1954년에 부른 대표작인 'Barco negro(검은 돛배)'가 삽입되어 다시금 음악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화두의 대표주자인 아말리아 호드리게스가 1999년 10월6일 79세를 일기로 타계했을 때, 포르투갈 정부는 즉시 3일 동안의 국가 애도기간을 공포하며 국장을 치러주었다.



아말리아 호드리게스가 리스본 화두를 대표한다면 코잉브라 화두에는 주제 아폰수, 페르난두 마샤두 소아레스 같은 거장들이 있다. 아말리아 호드리게스 이후 차세대 주자론 화두 특유의 구슬픔을 대물림한 여가수 미지아(Misia)가 유명하며 둘스 폰테스(Dulce Pontes)는 영화 <프라이멀 피어>에 'Cancao do mar(바다의 노래)'가 삽입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내한 공연을 갖기도 한 베빈다(Bevinda)는 조금은 덜 포르투갈적이며 현대화된 화두를 들려준다. 화두는 월드뮤직이 관심이 고조된 새 천년 들어 국내에서 다시금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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