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중국의 신여성, 신문화, 신정치의 선구자 추근(秋瑾)

근대 중국의 신여성, 신문화, 신정치의 선구자 추근(秋瑾)

 

秋瑾(추근: 1875~1907) 

 

중국 청나라 말기의 여성 혁명가. 무력으로 청나라 타도를 주장하였다.    중국의 19세기와 20세기는 변혁의 시대였다. 2천년간 지속됐던 전제왕정이 무너지고 신해혁명과 공산혁명으로 새로운 정치체제가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사회질서가 등장하여, 중국사회가 그야말로 통째로 뒤집혔다. 그러한 변화의 다양한 측면이 추근이라는 한 여성의 삶에서 드러난다.    추근은 1877년 浙江(절강)에서 고위관리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시문은 물론 경마와 무술을 익혔다. 「여자는 재능이 없는 것이 덕」이라고 여기는 시대에 그러한 활동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그녀의 나이 20세가 되던 해, 아버지의 근무처인 湖南(호남)으로 시집을 갔다. 당시의 습관대로 부모간의 혼담에 의해 정해진 신랑은 그 지방의 부호가문 출신이었다. 특별히 금슬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들 부부는 일남일녀를 둔 평온한 가정을 꾸려갔다.

 그러나 1903년 남편이 관직을 돈으로 사면서 그녀의 가정은 북경으로 옮겨갔다. 이때부터 그녀의 눈에 중국의 나역한 모습과 청조의 쇠퇴가 한꺼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매일 대나무 발이 드리운 창가에서 책을 읽으며 소일하다가 남편의 친구와 그 부인의 자유분방한 사고를 접하게 됐다. 마침내 가정의 안락한 삶을 박차고 일본으로 향했다. 이때가 1904년 여름으로, 그녀는 일본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글도 쓰고 강연도 하면서 유학생의 혁명활동에 점차 깊숙이 빨려들어 갔다. 유학 초창기 그녀가 열렬히 주장했던 것은 전족의 폐지였다.

 

 당시 일본에는 많은 혁명단체가 산재해 있었지만, 孫文(손문)(1866-1925)이 이끄는 동맹회가 점차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그녀는 1905년 동맹회에 가입하여, 본격적인 혁명대열에 섰다.

 

 귀국 후 추근은 일시나마 교단에 섰다. 그러나 그녀의 여성신장론은 금방 학교측은 물론 학부모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켜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그녀는 사회계몽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 上海(상해)로 활동무대를 옮겨 「中國女報(중국여보)」를 창간했으나 단지 2번의 출간으로 잡지의 생명은 끝을 맺었다.

 

 그녀는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더욱 적극적 행동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즉 무장투쟁을 통해 혁명을 앞당기자는 것이었다. 그녀는 湖南(호남)으로 돌아가 각지의 무장조직과 연계를 맺으면서 동시다발의 봉기계획을 세웠다. 「한족의 부흥과 국권을 회복하자」는 구호를 내걸며 실제로 몇군데에서 봉기가 있었지만, 모두가 실패하고 주요인물들도 살해됐다.

 

 이제 무장봉기 계획은 완전히 노출되어, 청정부는 추근 등을 체포하기로 결정했다. 주위사람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피신을 거부하고, "내가 지옥으로 가지 않으면, 누가 지옥으로 가겠는가? 삶과 죽음이란 기러기의 털과 같은 것, 인생을 여기까지 살았으니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혁명의지를 과시했다. 그녀는 3백여명의 청부군에 포위당해 동료 30여명과 단검을 들고 최후의 저항을 펼쳤다. 몇 명은 탈출에 성공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저항하다 체포되고 말았다.

 

 체포된 후 그녀는 심한 고문에 시달렸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했지만 결국 비공개리에 참수를 당하고 말았다. 죽음을 당하기에 앞서 그녀는「가을바람 가을비로 수심에 싸인다」라는 글귀를 남기면서 비통한 현실을 개탄했다. 이때 그녀 나이 29세였다.

 

 추근에게는 여성운동과 혁명운동이 별개의 것이 아니었다.

 

 저작물로는 시인으로서 그녀의 주제는 중국 여성해방운동을 중심으로 한 것이 많다. 시문의 기조는 웅장하고 호방한 것, 격앙되고 비분강개한 것들이 많아 행간에 억양과 색채가 잘 표현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는 秋瑾集(북경·중화서국，1960년)에 종합되어 있다. 처형된 다음해 중국여보에 게재된 유작 탄사정위석(彈詞精衛石)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