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고데모와의 대화
성서:
바리사이파 사람들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밤에 예수를 찾아와서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고서야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두어라.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아니하면 아무도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니고데모는 "다 자란 사람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다시 어머니 뱃속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야 없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며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
새로 나야 된다는 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라."(요한 3,1-7)
성찰
자신의 지위와 예수에 대한 끌림을 저울질하다
예수에게는 어디를 가든지 기꺼이 따르려는 충실하고 선한 친구들과 그분을 없애버리고 싶어 안달하는 가혹한 적들뿐만 아니라, 그분께 매료되었지만 동시에 두려워하는 수많은 동조자들이 있었다.
부자 청년은 예수를 사랑했으나 그분을 따르기 위하여 자신의 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니고데모는 예수를 존경했으나 동료들의 지지를 잃을까봐 두려워했다.
나는 이렇게 두려워하는 동조자들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점점 더 깨우치고 있다.
왜냐하면 나 자신도 이 그룹에 가장 가까이 끌리기 때문이다.
나는 예수를 사랑하지만 친구들이 비록 나를 예수에게로 더 가까이 이끌어주지 않을 때에도 그들을 붙잡고 싶어한다.
나는 예수를 사랑하지만 나 자신의 독립을 고소하고 싶어하며 비록 그 독립이란 것이 나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지 않을 때에도 거기에 매달린다.
나는 예수를 사랑하지만 동료 교수들의 존경을 잃고 싶지 않다.
비록 그들의 존경이 나를 영적으로 성숙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들의 인정에 연연한다.
나는 예수를 사랑하지만 저술계획, 여행계획, 강의계획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비록 이런 일들이 자주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보다 나의 영광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거기에 매달린다.
그러므로 나는 니고데모와 같다.
밤에 나타나고, 동료들에게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안전한 것들만 말하며, 필요한 것보다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몰약과 알로에를 무덤에 가져감으로써 죄책감을 표현했던 니고데모와 닮았다.
니고데모는 동료들인 바리사이들에게 말했다, "도대체 우리 율법에 먼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거나 그가 한 일을 알아보지도 않고 죄인으로 단정하는 법이 어디 있소?(요한 7,51)".
이 말들은 조심스러운 말들이다.
예수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들은 그들 방식대로 말해 진다.
다시 말하면 "당신들이 예수를 미워하고 죽이고 싶다해도, 당신들의 품위를 잃지 말고 당신 자신들의 규칙을 따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니고데모는 예수를 구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지만, 친구들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당신도 갈릴래아 사람이란 말이오? 성서를 샅샅이 뒤져보시오. 갈릴래아에서 예언자가 나온다는 말은 없소!"
니고데모의 개인적 직업적 정체성이 공격을 받고 있다.
아주 낯익은 장면이다.
나도 교회위원회와 교수모임에서 니고데모처럼 말한 적이 수없이 많다.
예수에 대한 내 사랑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친구들이 질문의 또 다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영리한 지적을 한다.
그러면 친구들은 보통 내가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진정으로 전문적인 접근에 방해가 되는 감상적인 애착을 갖고 있다고 응수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올바른 사고의 힘을 갖고 있어서 나로 하여금 침묵을 강요한다.
그러나 이런 거부를 무시해 버리지 못하도록 나를 가로막는 것은 두려움이다.
니고데모는 나의 모든 주의를 끌만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바리사이로 머물면서 예수를 따를 수 있을 까?
너무 늦게 무덤으로 비싼 향료를 가져간 것 때문에 나를 비난하지 않을까?
헨리 나웬 『새벽으로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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