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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포기 속출 → 주택공급 차질 → 전·월셋값 폭등 오나

지식창고지기 2012. 1. 31. 07:02

뉴타운 포기 속출 → 주택공급 차질 → 전·월셋값 폭등 오나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

중앙일보 | 권영은 |




"2억~3억원가량의 부담금을 부담할 능력이 안 되는데 그대로 거주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행이다."(상계뉴타운 5구역 김미진씨·39)

 "재개발만 되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투자를 했는데 이제 와서 취소한다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드시 추진해야만 한다."(장위동 김지영씨·43)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대대적인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시가 30일 발표한 뉴타운·정비사업 정책으로 인해 지금까지 지정됐던 사업을 해제하거나 포기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은 가격 하락과 동시에 부동산 거래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면서 사업이 계속되길 바라고, 원주민들은 높은 부담금을 감당할 수 없다며 사업 반대를 외치면서 주민 간 마찰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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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뉴타운 초기 사업장의 경우 이번 정책 발표에 따라 구역 해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지금까지 재개발·재건축·뉴타운에 대한 투자성이 강하게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 일부 지역에서는 3.3㎡당 지분 값이 수천만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지의 지분 값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 시티공인 신미림 사장은 "지난 8년간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지분 값이 3.3㎡당 2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며 "문의 전화가 끊긴 지 오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신규 주택 공급 감소에 따른 전·월셋값 상승 등의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중 서울에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가 거의 없어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나올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이 전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 공급물량이 감소하면 전·월세난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충실한 대안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진 속도가 빠른 곳에서는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 사업 시행자가 임대주택 추가 확보 등 세입자 대책을 강화하면 서울시가 층수를 더 올릴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권영은 기자 < kye3090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