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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영화 속 체위들 (1)

지식창고지기 2009. 6. 13. 08:28

조선닷컴단미

 

환상적인 영화 속 체위들

 

 ‘영화 같은 일’은 진정 꿈같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을 빗대는 표현으로 종종 쓰인다. 비현실적인 상황들이 영화에서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섹스 또한 극적이고 환상적이다. 연인의 사랑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표현하는 섹스 장면은 갈수록 수위가 세지고 있다. 치명적인 관계일수록 육체적 집착은 더욱 크게 그려진다. 감히 도전해볼 엄두가 안 났지만, 꼭 한 번쯤 따라해보고 싶었던 그 영화, 그 체위.


 


색, 계

기계체조에 가까운 놀라운 체위의 연속


 

쉽게 사람을 믿지 못하는 정보부 대장(양조위)은 집에 놀러오는 매력적인 유부녀(탕웨이)에게 점점 마음이 끌린다. 사실 그녀는 조국의 해방을 위해 대장을 감시하려고 잠입한 스파이였는데…. 강한 것들은 서로 끌리게 마련. 정치적 신념은 한참 다르지만 둘은 서로의 강렬함에 반하고 만다.


 

둘의 첫 섹스는 사실 ‘강간’에 가까웠다. 직업상 경계를 풀지 못하는 남자는 충동을 참지 못하고 그녀를 폭행하듯 관계를 갖는다. 시간이 부족했던 대장은 짧은 시간에 급하게 욕구를 충족하고 떠나는 ‘효율적인’ 섹스를 원했던 것. 이에 대해 보상이라도 하듯 그들은 두 번째 만남에서 20분 동안 섹스를 한다. 그것도 무삭제 버전으로. 사랑 앞에서는 무성하게 자라난 여자의 겨드랑이 털도 무사통과다. 가까워진 둘은 온몸을 자유자재로 접으며 적극적으로 서로를 탐한다. 양쪽 모두 경계심을 풀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몸이 머리보다 먼저 반응하는 상황에서 ‘정신줄’을 놓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색, 계’의 섹스는 체위만 놓고 보면 섹스가 아니라 기계체조 수준이다. 중국의 고전 ‘소녀경’에는 ‘여자가 무릎을 꿇고 남자가 그 위에서 삽입을 하는 체위’가 나오는데, 영화에선 여자의 상체 원리는 똑같은데 남자가 그 아래에서 삽입을 한다. 측면 체위도 만만치 않다. 반대방향을 향해 측면으로 누운 채 다리를 꼬아 삽입을 행하는데 오르가슴에 오르기도 전에 지쳐 나가떨어질 것만 같다. 실제 연기를 했던 여주인공 탕웨이도 “섹스 신을 찍었다기보다는 엄청난 액션 신을 찍은 것 같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 ‘고수들의 섹스’에 도전하고 싶다면 우선 체력을 길러야 한다. 팔과 허리 힘이 약한 사람이 시도하면 근육통은 물론 몸살을 불러올 수도 있다. 멋진 섹스하려다 없던 병까지 생기면 창피하지 않을까.


 


쌍화점
마음만 통하면 민망한 체위도 자연스럽다


 

고려시대 왕(주진모)과 왕후(송지효), 호위무사(조인성)의 삼각관계를 그린 영화다. 영화가 시작되고 좀 지나지 않아, 침대에 앉아 있는 왕과 호위무사는 격렬하게 서로를 애무한다. 순간 왕의 품위는 사라지고 욕망에 굶주린 한 남자만이 남아있다. 남자끼리 애틋하게 사랑하며 살려고 했는데, 대를 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오자 왕은 호위무사에게 자기 대신 왕후와 관계를 가지라고 명한다.


 

자, 대망의 첫 섹스. 마치 20년차 남편들의 의무방어전 같은 상황이다. 여자와 한 번도 자본 적이 없던 호위무사, 그리고 남편이 동성애자라 성욕을 무시하고 살았던 왕후는 어설프고 아프게 첫 경험을 끝낸다. 회임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관계를 갖게 된 두 사람은 비로소 이성의 힘(!)에 눈을 뜨는, 그들로서는 신비한 체험을 한다. 호위무사 조인성이 가는 허벅지 파르르 떨며 성실하게 삽입을 행하는 동안, 왕후는 오르가슴에 다다라 격한 신음소리를 낸다. 섹스의 즐거움을 두 번의 학습 끝에 깨달은 두 사람은 수시로 몰래 만나,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처럼 여러 체위를 시도한다.


 

가장 충격적인 섹스 신은 일명 ‘69’라 불리는 체위다. 두 사람이 반대로 포개 누워서 서로 오랄 섹스를 하는 것이다. ‘이중 오랄 섹스’라니 상당히 귀찮고 번거로운 듯 보이지만 서로의 전희가 입으로 전이되면서 색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대개 이들의 섹스는 남의 눈을 피해 좁은 공간에서 급하게 치러지다보니, 남자가 여자를 번쩍 올린 채 서서 행하는 체위가 많다. 누워서 하는 체위보다 불편해도 그보다 자극이 세서 남자의 사정이 빠르다. 주변 소품과 가구를 죄다 쓰러뜨리며 서서 하는 체위는 사실 여자들의 오랜 판타지이기도 하다. 예측할 수 없는 스릴이 흥분을 고조시키기 때문이다.


 


미인도
측면으로 누워 다리를 교차시킨다?


 

신윤복의 일생을 그렸으나 정작 신윤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미인도’는 전기 영화가 아니라 에로 영화에 가깝다. 여자로 태어나 오빠 대신 화원이 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사는 윤복(김민선)은 우연히 비밀기방을 방문했다가 화끈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은밀한 사교클럽 같은 곳에서 두 여자가 다양한 체위를 구사하며 ‘레즈비언 섹스’를 공연하고 있었던 것. 요즘 말로 ‘스트립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 섹스를 묘사하고 있으니 수위가 더 높다. 재미있는 건 이들이 보여주는 체위가 ‘메이드 인 청나라’라는 점이다.


 

절대 대중적일 수 없는 고난이도의 체위들을 선보인다. 반대방향을 향해 측면으로 누워서 다리를 교차해 삽입, 한 손은 바닥을 지탱해 상체를 일으키고 한 손은 다른 이의 손을 잡고 있다.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면 이렇게 될 경우 남자의 페니스가 꺾여 심한 무리가 갈 수도 있다고 하니 현실적으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체위는 아니다.


 

‘미인도’에서 보여준 그 밖의 다른 섹스는 인물들의 감정을 100% 반영한다. 윤복과 김홍도(김영호)의 섹스는 폭력적이고 탐욕스럽지만, 윤복과 강무(김남길)의 섹스는 수줍고 달콤하다. 두 섹스를 비교해보면 섹스에 있어 애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강무가 윤복의 여성스러운 곡선을 훑어 내리며 키스할 때, 윤복은 여자로서 자신의 실존을 깨닫게 된다. 결국 윤복은 성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춘화를 그리면서 일상적인 성생활을 표현하는 화가가 되기에 이른다. 그런 그에게 섹스는 인생의 즐거운 유희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