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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성의 차중진품(茶中珍品) '혜명차(惠明茶)'

지식창고지기 2009. 6. 29. 09:27

세계적인 명성의 차중진품(茶中珍品) '혜명차(惠明茶)'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들리는 ‘혜명차(惠明茶)’는 일찍부터 그 명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명차 중의 명차이다. 1915년 파나마 만국박람회에서 ‘차중진품(茶中珍品)’으로 공인받고 영예의 금상(金賞)을 수상한 이래 더욱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 동안 줄곧 거론해온 명차들과 마찬가지로 혜명차 또한 명산(名山)?명찰(名刹)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차이다. ‘혜명차(惠明茶)’는 절강성 경녕현(景寧縣) 적목산(赤木山) 혜명사(惠明寺) 주위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그 이름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혜명차는 그 명성만큼이나 유구한 역사와 전설을 가지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당나라 선종(宣宗) 대중(大中) 연간(年間:847~860년)에 사족(?族)출신의 뇌태조(雷太祖)라는 노인이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고향의 가뭄과 기근을 피해 광동(廣東)과 강서(江西) 등지를 유랑하던 중, 강서에서 우연히 어느 친절한 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얼떨결에 그와 함께 동행(同行)하여 유랑하다가 마침내 절강에까지 오게 되었다. 절강에 도착한 후 스님과 헤어진 ‘뇌태조’ 자식들과 함께 경녕현 관내의 ‘대적갱(大赤坑)’이라는 황량한 심산오지 마을로 들어가 갈대로 엮어 움막을 짓고 황무지를 개간하여 씨를 뿌려 밭을 일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못된 한 원주민이 뇌태조 5부자(父子)들이 황무지를 개간해 밭을 일궈놓은 것을 보고는 갑자기 욕심이 생겨 관청에다가 뇌태조가 자신의 땅을 몰래 점거했다고 억지 고변하였다. 뇌태조는 할 수 없이 모든 것을 뺏긴 채 자식들을 데리고 산을 내려와 다시 유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경녕현 학계진(鶴鷄鎭)에 이르러 너무나 뜻밖에도 전에 절강까지 함께 동행해온 스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뇌태조 5부자의 전후사정을 들은 스님은 그들을 가엾이 여겨 함께 자신이 거쳐하는 혜명사로 데리고 갔는데, 이 스님이 바로 적목산 혜명사 개산종조(開山宗祖)이다. 스님은 이들 뇌 씨 부자들에게 혜명사 주위를 개간하여 차를 심게 하였는데,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차를 수확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혜명차가 유래된 전설이다.


『경녕현지(景寧縣志)』에 의하면 “찻잎은 각 지역 모두 있지만, 오직 혜명사 및 제두촌(?頭村)에서 생산되는 것이 특히 우수하다. 민국4년(1915년)에 아메리카합중국 파나마만국박람회에서 일등증서와 금메달을 획득하여 생산량이 급증하였으며 전 고을의 수출량(茶)은 45만근에 달했다.”고 한다.


혜명차는 주로 적목산(赤木山)구역에서 생산되는데, 그 중에서도 혜명사(惠明寺)와 제두촌(?頭村)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된다. 이 지역은 차를 생산하기에 매우 적합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혜명사는 해발 630미터이며, 제두촌은 해발 800미터이다. 적목산의 주봉은 해발1,500미터로 산봉우리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다. 산은 숲이 무성할 뿐만 아니라 온산에 구름과 운무로 뒤덮여 있어 기상의 변화가 다양하다.  매년 봄과 가을에 아침저녁으로 높은 산에 올라서서 멀리 내려다보면 산 아래로 구름노을만이 망망하게 보일 뿐이다.


이곳의 토양은 산성의 사질(沙質) 황양토(黃壤土)와 향회토(香灰土)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토질이 전반적으로 비옥하며, 강우량이 풍족하다. 이러한 현지의 우수한 토양과 기후조건으로 인해 오랜 세월동안 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본지의 복합적인 차나무의 품종을 형성했다는 것이 특이할 만한 점이다.


그래서 현지의 차농(茶農)들은 이곳에서 생장하는 차나무를 대엽차(大葉茶), 죽엽차(竹葉茶), 다아차(多芽茶), 백아차(白芽茶), 백차(白茶) 등의 종류로 구분한다. ‘대엽차’는 찻잎이 넓고 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혜명차를 만드는 우량품종이다. 그 다음이 ‘다아차’인데 매 찻잎겨드랑이 사이에 잠복하다가 찻잎과 동시에 싹터 나온 싹을 가리킨다. 이 찻잎은 적당히 잘 배양하면 그 싹의 뾰족한 끝이 찻잎과 동시에 함께 자라난다. 약간 원형의 형태를 나타내며 잎은 두텁고 실하며 볼록하다. 찻잎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하여 혜명차를 가공하는 좋은 원료가 된다.


혜명차의 생잎은 갓 피어난 일아이엽(一芽二葉)을 표준으로 삼는다. 산에서 따온 찻잎은 그 크기와 길이를 일정하게 규격화시키기 위해 체로 쳐서 걸러낸다. 가공은 탄청(?靑)?살청(殺靑)?유조(?條)?휘과(煇鍋) 등의 4단계 공정절차로 나누어진다.  

 
생잎은 약간 펼쳐 놓는 ‘탄방(?放)’을 거치고 나서 곧 찻잎 시들기인 ‘살청(殺靑)’을 진행한다. 살청은 솥 속에서 진행되며, 솥의 온도는 대략 200℃ 정도이다. 매번 살청할 때 솥에 투입하는 찻잎의 양은 약 0.5킬로그램이다. 그 이상을 과다하게 투입하게 되면 찻잎이 타기 쉬울 뿐만 아니라, 고르게 살청이 되지 않아 차향을 제대로 낼 수가 없다. 살청이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점차적으로 솥의 온도를 낮추어 가며 솥 안에서 한편으로는 비비어 형태를 만들어가는 ‘유조(?條)’를 진행하고 또 한편으로는 차를 덖으면서 흩뜨려 떨어내는 ‘포초(抛炒)’를 진행한다. 


찻잎의 가닥이 굽어진 형태인 ‘만곡(彎曲)’의 형태를 막 갖추기 시작하면, 곧바로 덖는 방법을 바꾸어 굴리어 덖는 ‘곤초(滾炒)’의 방법과 앞에서 거론한 ‘포초(抛炒)’방법을 함께 조화하여 병행하는 수법으로 차의 마지막 형태를 잡아간다. 이때 솥의 온도를 다시 약간 올려야 차의 조형과 차향을 북돋는데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끝 단계에서는 솥에서 찻잎이 빛날 정도로 건조시키는 ‘휘과(煇鍋)’를 진행하면 곧 혜명차가 완성된다.    


혜명사 부근 지역은 차가 좋을 뿐만 아니라, 물도 좋기로 유명하다. 나무가 울창하고 숲이 무성한 적목산(赤木山)에는 샘물이 솟는 구멍이 매우 많아 큰 가물에도 물이 끊이지 않고 졸졸 흘러내려 온 산을 적셔주고 있다. 경녕현 산지(山地)에 사는 사족(?族)백성들은 모두 샘물 구멍에 죽순을 이용해서 조금씩 떠낸 샘물을 모아서 집에 가져와서는 나무통에 저장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목통(木桶)은 산지에서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큰 나무를 통째로 일정한 길이로 베어내어 그 통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천연나무통이다. 오랫동안 물을 저장해두기 때문에 이들 나무통의 사방 벽에는 푸른 이끼가 가득하지만, 통속의 물은 더욱 맑아 자연의 특별한 풍미를 느끼게 한다.


혜명사 옆의 남천수(南泉水)는 적목산 일대의 맑은 샘 중에서도 최고를 자랑하는 샘물이다. 물맛이 좋고 시원할 뿐만 아니라 수질이 순정하고 온화하여 차를 우리기에는 최적합의 물이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남천수(南泉水)로 우려낸 혜명차(惠明茶)는 첫잔은 담담하고, 둘째 잔은 상큼하게 맛이 좋고, 셋째 잔은 감미롭고 순후하며, 넷째 잔은 그 여운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말이 전하고 있다. 맛이 진하고 오래가며, 회감하는 맛이 상큼하고 순후하며 감미로우니, 이것이 바로 혜명차가 지닌 고아한 명차의 특색이라 할 것이다.

 

촌안(村顔) 박영환 | 중국 사천대학 객좌교수 동국대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