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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지식창고지기 2009. 7. 4. 11:05

대무신왕 에게는 여러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둘째 왕후에게서 얻은 호동은 외모가 수려하고 총명하여 왕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이러한 호동이 마땅치 않은 다른 왕자들과 첫째왕후는 호동을 질시하고 살해하려는 음모까지 꾸몄습니다.  하지만 왕은 주위의 호동을 헐뜯는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결같이 호동을 사랑해 주었습니다.

어느덧 청년이 된 호동은 자신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임금과 신하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왕이 낙랑을 치고자 하나 낙랑에는 신기한 북과 나팔이 있어 적군이 접근하면 저절로 울려 적의 공격을 쉽게 막아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호동은 아바마마의 큰 은덕과 나라에 큰 공헌을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호동은 왕을 찾아가 자신이 낙랑으로 들어가 그 북과 나팔을 부수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대무신왕은 깜짝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호동이 자랑스럽고 대견했습니다.
하지만 나이 어린 호동이 맡기에는 어려운 임무라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호동은 다음날 다시 왕을 찾아가 자신을 낙랑으로 보내줄 것을 간곡히 청했습니다.
왕이 처음에는 호동의 안전을 염려하여 허락하지 않았지만 호동의 간절한 청에 결국 마음이 움직여 허락하고야 말았습니다.

 

낙랑으로 길을 떠난 호동은 도중에 위험한 일을 몇 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다행히도 위험을 잘 넘겨 낙랑에 무사히 당도했습니다. 호동이 경치가 수려한 곳에 이르렀을 때 수풀사이로 군사들이 무언가를 쫓아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호동이 주위를 살피니 흰 사슴 한 마리가 수림 속에서 솟구치더니 벌판으로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호동은 민첩하게 말에 올라 사슴을 쫓았습니다.
호동의 활의 시위가 당겨졌고 날아간 활은 정확히 사슴의 이마를 맞혔습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일행의 뒤쪽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오색 찬란하게 말을 장식한 사람이 주위의 호위를 받으며 그곳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사슴을 누가 잡았느냐?"  
한 사람이 아뢰기를 화살이 다른 나라 화살이라고 말하며 호동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던졌습니다.  호동은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가 말에서 내려 자신이 그 사슴을 쏘았노라고 말했습니다.
우두머리인 듯한 사람이 호동에게 혹시 고구려의 왕자 호동이 아니냐고 묻자 호동은 맞다고 대답하며, 낙랑의 경치가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유랑삼아 왔다고 말했습니다. 우두머리인 듯한 사람이 자신은 낙랑태수 최리라고 말하며 오늘의 사냥은 자신의 부마를 결정하기 위한 사냥대회니, 호동이 자신의 부마가 되어주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호동은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룰 좋은 기회라 여겨 쾌히 승낙하고 최리를 따라서 낙랑의 궁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저녁, 호동은 낮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늦게 잠이 들었는데 방문이 슬며시 열리는 듯하더니 괴한들이 뛰어들어 호동을 꽁꽁 묶어 어디론가 끌고 갔습니다.


 

호동이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젊은 장수 한명이 큰 칼을 뽑아 들며 다가와서는 호통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장차 이 나라의 부마가 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호동이 나타나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으니 호동을 죽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각에, 낙랑공주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눈부신 한줄기 빛이 내려오더니 그빛을 타고 소년이 다가왔습니다.
공주가 소년이 친근하게 느껴져 다가서는 순간 갑자기 도깨비들이 나타나 소년을 끌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공주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었고, 놀라서 뛰어온 시녀들과 함께 뒤뜰 대청으로 뛰어갔습니다.
 대청에서 희미하게 빛이 새어 나오는 틈으로 엿보니 자신이 꿈에서 본 소년을 칼로 내려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놀란 공주가 황급히 문을 열면서 그만둘 것을 명령하니 모여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며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천행으로 목숨을 건진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첫 만남은 이렇게 운명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며칠 후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는 성대한 잔치 속에 혼사를 치르게 됩니다.

 

공주와 호동그 말에 놀라며 처음에는 안 된다이 결혼한지 몇 달이 지나는 동안 호동은 아름답고 착한 공주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 몇 달 동안 신기한 북과 나팔이 있는 곳을 찾아보았지만 도무지 어디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날 왕자는 은근히 공주에게 그것을 물어보았습니다.
공주는 처음에는 시치미를 떼며 말하지 않았지만 왕자를 믿고 북과 나팔이 최리의 침실 뒤 누각 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호동은 몇 번씩이나 누각으로 접근해 보려 했으나 경비가 삼엄해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한 호동은 이제 최후의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날 저녁, 호동은 공주를 불러 이제 고구려로 돌아가겠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결혼한 지 일년이라는 시간도 지났고 해서 부왕께 이 사실을 알려 정식으로 공주를 데리러 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불안한 공주가 만약에 왕자가 돌아오지 않으면 자신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하며 흐느낍니다.
호동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이제서야 흉금의 생각을 말합니다.
자신이 떠난 후에 공주가 그 신기한 북과 나팔을 부수고 자신에게 연락을 준다면 그 즉시 공주를 데리러 오겠노라는 것이었습니다.
공주는
고민했지만 금새 호동의 뜻에 따르겠노라고 말했습니다.

 

호동이 고구려로 돌아온지 몇 달 후에 공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신기한 북과 나팔을 부수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대무신왕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왕은 그 날로 병사를 일으켜 낙랑으로 진군해 들어가 손쉽게 낙랑을 점령하게 됩니다.
호동은 공주를 걱정하며 공주에게 바로 달려갔지만 공주는 사실을 안 아버지 최리에게 이미 죽음을 당한 후였습니다.  

낙랑을 정벌한 이후 왕은 호동을 이전보다도 더 아끼고 사랑했지만, 왕자는 진정으로 사랑했던 공주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으로 번민하다가 끝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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