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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 - 혜성가(彗星歌)

지식창고지기 2009. 7. 4. 23:42

혜성가(彗星歌)


                          융천사(融天師)

 

녀리 실 믈갓
乾達婆애 노론 자살랑 바라고,
여릿 軍도 왯다
홰 태얀 어여 수프리야.
三花애 오롬 보시올 듣고
다라라도 가라그시 자자렬 바애,
길 쓸 벼리 바라고
彗星이여 살바녀 사라미 잇다.
아야 다라라 떠갯다야.
이예 버믈 므슴ㅅ彗ㅅ 다마닛고.

예로부터 동해변
건달파(국선, 화랑)들이 노는 성을 보고서
왜군이 왔다고
봉화를 올리던 해변이로다.
세 화랑들의 관산행차(觀山行次)를 듣고,
달도 이미 훤청히 밝혀 주고 있는데
길안내 별을 보고
혜서이라고 사뢰는 사람이 있다.
아아, 달이 갔다.
달도 없는데 무슨 혜기(慧氣)가 있다는 말인가.

 

 

● <혜성가> 정리

* 형식: 10구체 향가
* 연대 : 신라 진평왕 때 (6세기 말)
* 작자 : 융천사

* 성격: 주술적, 축사(逐邪)의 노래

* 창작 시기: 6세기 말 진평왕 시절
* 주제 :
혜성을 물리치는 주술의 노래

* 배경: 진평왕 때 세 화랑이 금강산에 놀러갈 때 혜성이 나타나 융천사가 지어 부르니 혜성도 사라지고 왜군도 물러갔다
* 출전 : 삼국유사

 

 

 ● <혜성가> 배경설화
신라가 고구려와 금장산에서 대치하였을 때 왜적 병선과 혜성이 출현함으로 불렀다는 노래로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신라 진평왕 때 다섯째 거렬랑(居烈郞), 여섯째 실처랑(實處郞), 일곱째 보동랑(寶同郞) 등 세 화랑의 무리가 풍악(楓岳, 금강산)에 놀이를 떠나려고 하는데, 마침 혜성이 나타나 대성(心大星 : 북극성)의 중심을 범하는 괴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천체의 괴변은 종종 국토에 불길한 변란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고 세 화랑은 놀이 떠날 것을 중지하려고 하였다. 이때에 융천사가 향가를 지어 불렀더니 별의 괴변은 사라지고 국토를 침범한 왜구도 물러갔다. 이리하여 화가 물러가고 경사가 생겨서 진평대왕이 기뻐하여 화랑들을 풍악에 놀러 보냈다.

 

 

● <혜성가> 이해하기
<삼국유사>에 전하는 해설과 이 향가의 내용을 비교해서 음미하면, 약간의 거리가 없지 않다. 혜성이 큰 별을 범했기 때문에 괴변이 있을 것이라고 해서 여행을 중지하려 했는데, 융천사의 노래는 그렇지 않다.
그는 '건달파(화랑)들이 노는 성을 보고서 외적이 쳐들어온 것으로 착각하고 봉화를 올렸다 것'과 '세 화랑의 유람을 듣고 길을 안내하는 별을 보고 혜성이라고 사뢰는 것'은 모두 착각에서 유래한 현상들이라고 보았다. 자라보고 놀란 사람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과도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왜구의 침범이 항상 신라를 불안하게 했다는 사실이 나타나 있다.
어쨋든 이 노래가 결과적으로 화를 물리치고 경사를 불러들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작가 융천사는 천문에 밝은 사람이다. 일반 사람들은 혜성으로 보는 것을 그는 그렇게 보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천문에 무식한 사람들에게는 기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융천사(融天師)는 '천문(天)에 밝은(融) 사람'이란 뜻으로 볼 수도 있다.
또 노래에 마력이 있어서 영험한 기적을 나타낸다는 것은 고대 가요일수록 으례히 동반하는 특징이다. 향가 <혜성가>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혜성가>에는 언어와 사실을 동일시하려는 주술적 상징이 담겨 있다. 나타난 혜성이 없다고 함으로써 혜성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고대인의 의식이 바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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