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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 - 헌화가(獻花歌)

지식창고지기 2009. 7. 4. 23:40

헌화가(獻花歌)
꽃을 꺾어 바치는 노래 


견우노인

紫布岩乎○希        

執音乎手母牛放敎遣

吾 不喩 伊賜等        

花 折叱可獻乎理音如

                딛배 바회 가에               자줏빛 바위 끝에

                 자바온손 암쇼 노헤시고       잡은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랄 안디 붓그리샤단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곶알 것가 받자보리이다       꽃을 꺾어 받치오리다

*옛글자가 표현되지 않아, 아래아는 ㅏ 로, 반치음은 ㅈ 으로 표기함 *

 

● <헌화가> 배경 설화

    성덕왕 때에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던 도중 바닷가에 당도해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옆에는 돌산이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서 그 높이 천 길이나 되는데 맨 꼭대기에 철쭉꽃이 흠뻑 피었다. 공의 부인 수로가 꽃을 보고서 좌우에 있는 사람들더러 이르기를 철쭉꽃
"꽃을 꺾어다가 나에게 줄 사람이 그래 아무도 없느냐?"
여러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이 올라 갈 데가 못 됩니다."
모두들 못 하겠다고 하는데 새끼 밴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늙은이가 옆에 있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꽃을 꺾어와 노래와 함께 바쳤다. 그 늙은이는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 <헌화가> 이해하기

제 33대 성덕왕 때 한 노옹에 의하여 불린 4구체의 향가이다.
성덕왕 때 순정공(純貞公)이 강릉태수로 부임해 가다 해변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그 곁에는 높이 천길이나 되는 돌산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바다에 닿아 있는데, 그 위에 철쭉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순정공의 부인 수로가 그 꽃을 보고 좌우의 종자들에게 그 꽃을 꺾어 바칠 자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모두가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으므로 불가능하다고 대답하였다. 마침 그 곁으로 암소를 끌고 가던 노옹이 수로부인의 말을 듣고 그 꽃을 꺾고 또 가사를 지어 바쳤는데 노인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정연찬은 현대어로 "붉은 바위 끝에 (부인께서) 암소 잡은 (나의) 손을 놓게 하시고, 나를 부끄러워하시지 않으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겠습니다"라고 읽었다. 이 노래의 작자는 노옹이고 대상은 수로부인이다. 암소를 끌고 가던 노인이 누구인지 모르나, 수로부인은 자태와 용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워 깊은 산, 큰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물(神物)에게 붙잡혀 갔다고 한다.
  그런데 허영순은 바다용에게 납치되었다가 나온 수로부인의 옷에서 나는 이상한 향기는 약초의 향훈이나 신경과민, 정신이상에서 오는 무적(巫的) 병을 가진 것이며, 아름답다는 수로부인 또한 때때로 무적 병을 일으키는 여성이라 하여 수로부인을 무당으로 간주하였다.
  또한 안영희도 현대에 사는 무녀의 꿈에 벼랑에 있는 꽃을 신선이 꺾어 주더라는 꽃꿈 이야기를 원용하여 수로부인의 이야기가 꿈이라 보고 수로부인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샤먼이요 용궁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그것을 증명해 준다고 하였다.
  <헌화가>와 관계되는 수로부인은 성덕왕 때 강릉태수로 부임하여 가는 순정공의 부인으로 여러 번 신물에 붙잡혀 갔었다고 할 정도로 절세의 미녀였고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였다. 또 가사를 지어 바친 노옹은 암소를 끌고 가던 사람이다. 이 암소는 생산능력을 가진 치부의 수단으로 보이며, 노옹은 물욕에 사로잡힌 완악한 완부(頑夫-완고한 사내)로 보여, 꽃의 아름다움을 탐내는 수로부인에 대조시켜 볼만한 촌로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탐미적인 미녀 앞에서 완악한 완부가 애정을 읊조린 서정시로 신라인의 미의식을 나타내주고 있다. 꽃을 향한 수로부인의 정서와 미인 수로부인을 향한 노옹의 정서의 대조가 미의 상징일 수 있는 꽃에 수렴되기 때문이다. 철쭉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붉은 바위와 손에 잡고 있는 암소와의 대조로 물욕에만 사로잡힌 비린(鄙吝-마음이 고상하지 못하고 더러움)을 스스로 느낀 노옹은 숭고하리만큼 아름다운 꽃을 탐내는 절세미녀의 탐미심 앞에서는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대상에 투사하여 자신에게 나타낸 자기 표출로서 미의 추구를 최고의 욕망으로 나타내었다. 그래서 노옹은 자기의 탐미심도 허락된다면 미녀에게 꽃을 꺾어 바치겠다고 그의 감동된 심경을 노래한 것으로 신라인의 소박하고도 보편적인 서정시라 하겠다.

 

 

● <헌화가> 정리
* 작자 : 견우노인 (소를 끌고 가던 늙은이)
* 연대 : 성덕왕
* 형식 : 4구체 향가, 소박한 민요
* 주제 :
꽃을 바치는 심정
* 의의 : 신라인의 지고한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
* 출전 : 삼국유사 수로부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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