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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 두터비 파리를 물고 -미상 <풍자시>

지식창고지기 2009. 7. 12. 15:01

두터비 파리를 물고  -미상 <풍자시>

 

    두터비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치다라 앉아
   건넌산 바라보니 백송골이 떠 있거늘 가슴이 끔찍하여 풀떡 뛰어 내리닫다가 두험 아래 자빠졌구나
   모쳐라, 날랜 나이기에 망정이지 에헐질 번 하괘라

 

☞ 주제 : 두터비의 자화자찬(自畵自讚)의 냉소(곧, 양반의 허장성세(虛張聲勢) 비판)

☞시어 풀이
 
* 에헐질 : 다쳐 멍들
 * 두꺼비 : 서민과 권력자의 중간층-서민을 수탈하고 권력자 앞에서는 약한 관리 상징(혹은 양반)
 * 파리 : 약한 서민(백성)
 * 백송골(흰 송골매) : 막강한 원력을 가지고 있는 상층 지배층 상징(혹은 외세)

☞ 배경 및 해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사설시조로, 탐관오리가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하는 내용이다.
초장의 '파리'는 힘없는 선비를 나타낸 것이고, '두터비'는 부패한 양반 관리를 가리킨다. 그리고 중장의 '백송골'은 '두꺼비보다 높은 중앙 관리를 비유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계층 단계와 비리를 동물의 약육강식으로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 꼼짝하지 못하면서 그래도 자신을 위로하는 양반의 모습이 솔직하지 못한 위선을 엿보게 한다.이 노래는 '파리'와 '두터비', '백송골'의 세 계층을 통해서 권력 구조의 비리를 우회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으로, 당시의 탐관오리들의 부패상을 은근히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