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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궁녀의 삶

지식창고지기 2009. 7. 19. 23:45

조선 시대 궁녀의 삶


<운영전>에 등장하는 궁녀들은 일반 궁녀와는 그 처지가 많이 다르답니다. 대부분의 궁녀는 왕실에서 국왕과 그 가족이 불편 없이 살아가도록 궁궐의 살림을 책임지는 존재였지요. 이러한 궁녀는 조선 시대로서는 드문 '전문직 여성'이었습니다.

궁녀는 무슨 일을 했을까?
궁녀들은 주로 일상 생활과 관련된 일을 했는데, 각각의 역할에 따라 소속 부서가 나뉘어 있었습니다. 왕의 침실을 담당하는 '
지밀'은 왕과 왕비의 신변 보호 및 일체의 시중과 내전의 물품 관리 등을 담당했지요. 그밖에 의복을 만들고 수를 놓는 '침방'과 '수방', 식사를 담당하는 '소주방', 음료 및 과자 등을 만드는 '생과방', 빨래와 옷의 뒷손질을 맡은 '세답방' 등에서 궁녀들이 일을 했답니다.

정식 나인이 되기까지
입궁 후 15년 정도 엄격한 교육을 받으면 정식 나인이 되어 업무를 맡게 됩니다.
입궁 나이는 부서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4-5세부터 13세까지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부서의 격이 높을수록 어린 나이에 입궁하여 궁녀로서의 교양을 쌓게 됩니다. 입궁한 아기 나인들은 소속이 정해져 있었으며 그 부서의 선배 상궁이 맡아 양육했습니다. 지밀의 경우 4-5세에 입궁하여 7-8세 무렵부터 궁녀로서의 몸가짐과 궁중 용어를 배우고 글공부를 했습니다. 침방, 수방의 경우는 6-8세에 궁에 들어와 주요 임무인 바느질과 수놓는 방법을 연습하였습니다. 예의범절을 따로 교육받지 않고 생활 속에서 익혔고, 글공부는 소학 언해본을 읽는 정도였습니다. 이밖의 소주방, 생과방, 세답방의 견습 나인들은 각자 맡은 기술 습득이 주요 교육내용이었습니다.

궁녀에도 격이 있었다는데
왕과 가까이 하는 지밀이 가장 높은 부서였고, 침방과 수방이 중간 정도, 소주방, 생과방, 세답방은 상대적으로 낮은 부서였다고 합니다. 또한 일반 궁녀들의 지도자격인 상궁이 있었는데, 누구나 상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상궁에 오르려면 견습 나인에서부터 시작해서 30년 내지 35년이 걸립니다. 상궁 중에도 간부가 있었는데, 바로 궁녀의 대표인 제조상궁입니다. 제조상궁은 왕명을 받들고 내전의 재산을 관리했습니다. 이들의 권세는 정승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 조현설,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방울>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