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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예술촌을 가다 .3] 다산쯔 국제예술페스티벌

지식창고지기 2009. 5. 18. 13:07

[중국 베이징 예술촌을 가다 .3] 다산쯔 국제예술페스티벌

 亞 현대미술 세계화 전략기지 역할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2005 다산쯔페스티벌 포스터
2005 다산쯔페스티벌 포스터
다산쯔국제예술페스티벌(DIAF:Dashanzi International Art Festival)은 해마다 4월에 시작한다. 올해 3번째를 맞은 다산쯔 국제예술페스티벌은 해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표기방식인, 유사한 발음의 다른 뜻을 가진 두 단어로 주제를 선정해왔다. 1회 주제는 '광인(光音)/광인(光陰)'으로 시간과 시대, 그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 것이고, 2회는 인간의 사상과 언어를 의미하는 '위엔(言語)/위엔(寓言)'이었다. 3회인 올해 주제는 '베이징(北京)/베이징(背景)'이었다. 인간이 있는 도시, 그 중에서도 베이징의 모습과 그 속에 있는 여러 계층 사람들 모습을 상징하는 테마로 그 서막을 올렸다. 4월29일부터 5월21일까지 3주간 계속된 올해 다산쯔 페스티벌의 규모는 총 100여개의 화랑과 관련기관 등이 참가하고, 20여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그리고 세계 각국 저명 예술가 100여명과 500여명의 중국 현대 예술가들이 참가했다. 전체 프로그램의 내용은 크게 시각, 건축, 영상, 행위, 음악, 이탈리아 예술(올해는 이탈리아의 해) 6가지 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예술의 전 분야가 망라되어 있다. 개막식에는 중국, 스페인, 한국, 일본, 미국의 북공연 행사가 3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특히 한국에서는 광주의 사물놀이패가 참가, 다른 나라들의 북공연팀과 함께 다산쯔 예술촌 거리를 누비며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관람객 50% 증가

올해 페스티벌이 이전과 다른 면은 다산쯔가 2005년 12월31일 베이징 6대 문화창의산업기지로 선정된 데 이어 '문화창의산업특구'로 공식 지정되면서 다산쯔 내의 공장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 이용가능한 공간도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기간 중 전시시간도 오후 8시에서 9시까지로 연장되어 예년보다 활발한 모습이고, 다산쯔예술촌뿐만 아니라 10분 거리의 예술동구과 차오양(朝陽)구 문화관 등으로 행사 장소를 넓혀 베이징시 전체를 아우르는 예술제가 됐다. 올해는 지난해(10만명)보다 50% 늘어 15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중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외국 시장에 대항할 독립적인 시장의 부재로 젊은 비평가 사이에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는 중국 미술시장의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생산, 유통, 소비라는 미술시장의 기본구조에서 중요한 유통구조조차 성립되어 있지 않은 구조적 불균형은 중국 미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었다.

신흥 예술촌인 다산쯔예술촌의 형성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가들의 자생적인 필요성으로 생성된 다산쯔예술촌은 미술가들의 전시활동이 보장되는 기회의 지역이 되고 있고 외국 갤러리의 입주로 중국 미술시장의 형성과 유통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예술을 정신적 공해라고 비난하던 중국 정부가 현재는 현대미술을 중국의 개방성, 역동성, 그리고 혁신을 표출하는 최상의 수단으로 평가하고
2006 다산쯔페스티벌 포스터2
2006 다산쯔페스티벌 포스터
올해 다산쯔페스티벌 개막식날 북공연을 펼치고 있는 세계 젊은이들. 한국에서는 광주 사물놀이패가 참가했다.3
올해 다산쯔페스티벌 개막식날 북공연을 펼치고 있는 세계 젊은이들. 한국에서는 광주 사물놀이패가 참가했다.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오늘날 중국의 모든 것을 새롭고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적 문화예술제로 떠오른 예술축제

2004년 출범한 DIAF 조직은 단순한 페스티벌 조직이 아니라 중국에서 현대예술을 후원하는 가장 큰 비정부 조직체이며, 그동안 중국 예술계에 팽배한 권위주의와 물질주의 형식의 기득권층으로부터 거리를 두겠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들의 활동에 관해 정부와 기존의 문화계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지만, 2004년과 2005년 축제기간에 10만여 관객이 몰려 성황을 이룸으로써 다산쯔예술촌의 존재와 그들의 활동이 오늘날 많은 중국인과 외국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임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 페스티벌은 이미 중국만의 집단예술촌 행사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복합예술제로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2005년 9월 중국미술협회 주최로 열린 베이징비엔날레가 기획한 다산쯔의 올드팩토리 국제전은 세계적 호평을 받으면서 중국 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 역량을 과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써 다산쯔는 명실상부한 베이징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현대 중국미술에 대한 전망은 정치·사회적 상황의 불확실한 요소로 점철되어 있지만, 그 판단 기준을 미술시장에 있다고 본다면 매우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미래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반향은 구겐하임미술관이나 퐁피두센터처럼 큰 기관이 아시아지부 설치와 관련,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다산쯔의 예술가들은 독립적이고 창조적인 발상과 공동체로서의 결집능력으로 향후 시각예술문화가 가져다줄 문화·관광·경제적 인프라 조성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산쯔 예술가들의 이러한 활발한 계몽활동에 힘입어 중앙정부나 시정부 차원에서 시각예술의 문화적 인프라를 인식한다면, 경제우선 발전정책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베이징을 비롯해 난징, 그리고 이미 국제적 첨단도시의 기능을 갖춘 상하이에 이르기까지 미술 인프라 팽창이 중국 전역에 걸쳐 확산될 것으로 예견된다.

#중국 미술이 전 지구적 가치를 획득하게 한 행사

2006년 DIAF 주제인 '베이징(北京)/베이징(背景)'의 극적인 표상과도 같이 중국과 중국 현대미술은 어찌보면 현실과 이상, 실재와 허구의 중간지대를 오가고 있다. 중국 현대미술은 사실성에 기초하는 소통의 직접적인 수단을 통해 무거운 역사·문화적 현실과 무한상상을 통해 중국이 직면한 전통과 현대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이겨낼 때, 국지적인 가치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가치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중국 현대미술의 급성장은 중국인의 자생력과 역사철학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그리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적 토양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베이징의 다산쯔는 세계가 문화전쟁을 선포한 아시아 현대미술의 문화적 전략기지가 되어가고 있다. 다산쯔페스티벌은 서구의 제도권 전시나 창작스튜디오의 개념과 범위를 넘어 창조적인 교류의 장으로 고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자료제공=하정화(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