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역사(한국)

간성(看星)/순종초상/김은호(1892-1979)

지식창고지기 2009. 7. 28. 09:36

간성(看星)

◈ 김은호 1927년 작 ◈ 비단에 수묵 담채 138cm x 87cm ◈ 호암미술관


인물화를 특히 잘 그렸던 김은호는 궁중의 초상화를 비롯하여 많은 초상화를 그렸다. 인물화에 뛰어났음을 보여주는 이 〈간성〉은 1927년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작품으로, 시원한 방안에 앉아서 화투놀이를 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

곱게 차리고 앉아 화투놀이를 하는 모습이나, 피우다 둔 담배 등으로 보아 여염집 여인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인의 무료함 만큼이나 시든 꽃, 생기 없는 댓잎, 새장에 갇힌 앵무새 등이 여인의 심사를 대변해 주고 있다. 그는 1925년 일본에 건너가 3년간 체류하면서 신일본화풍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얼굴은 분을 바른 듯 희게 그리고 전체적으로 무척 화사한 느낌의 밝은 채색을 쓰고 있다.

 

 

순종초상

◈ 김은호 1913년 작

 

 

김은호(1892-1979)

이당(以堂) 김은호는 전통적인 한국화를 그렸으며, 인천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글씨 쓰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였는데, 17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부유했던 집안이 몰락하자, 1912년 서화미술원에서 조석진(趙錫晉), 안중식(安中植)으로부터 그림을 배워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해 이름을 날렸다.

변관식과 함께 동경 유학을 떠나 동경 미술학교를 3년 수학하고 한국에 돌아와 1936년 후소회라는 미술 단체를 창립하여 후진을 양성하였다.

그는 어용 화사로 출발한 만큼 인물화를 잘 그렸는데, 일본풍의 인물화와 흰 분을 칠한 가녀린 여인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 대표작인 인물화로는 간성(看星) 순종초상이 있고, 남원의 춘향 사당과 진주의 논개 사당 등 곳곳의 영정도 많이 그렸다.

산수화는 채색 위주의 산수화를 주로 그렸다. 일제시대 일본 천왕에 충성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여 친일파 화가로 불려지기도 하지만, 많은 제자를 양성하여 근대 한국 화단에 끼친 영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