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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토크] 나쁜 섹스보다는 나쁜 데이트가 낫다

지식창고지기 2009. 7. 29. 11:08

[섹시토크] 나쁜 섹스보다는 나쁜 데이트가 낫다

JES | 2009.07.27 09:26 입력

 

아침부터 K의 목소리는 한껏 풀죽어 있었다. "사는 게 너무 우울해. 다들 이렇게 사는 걸까?" 일절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이 확 온다. "또 나쁜 섹스라도 했나보네?"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 그리고 이윽고 들릴락 말락 하는 "응."
 
'나쁜 섹스'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나쁜 남자와의 섹스'이다.
 
"애무는 바라지도 않아. 키스도 안 하고 삽입부터 하려는 남자가 정말 최악이지."
 
"하기 전에는 사랑한다고 하더니 끝나면 '누구세요?' 하는 얼굴로 쳐다보는 남자."
 
"섹스하고 나서 돈 빌려달라고 하는 남자도 있더라."
 
"잘하지도 못하면서 내 몸매 가지고 트집만 잡는 남자는 어떻고."
 
많은 여성들의 입으로 증언된 나쁜 남자와의 섹스 사례다. 이렇게 다시 만나기 싫은 남자들과의 섹스는 당연히 나쁜 섹스로 분류된다. 두 번째는 사람은 나쁘지 않았으나 섹스 자체가 너무 형편없는 경우를 말한다. K 같은 경우가 여기에 속했다.
 
"술 마실 때는 물론이고 호텔에서도 분위기는 너무 좋았어. 정말 다정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결정적으로 너무 못하는 거야. 전희도 서투르고 본게임은 뭐 말할 것도 없지. 사실 제대로 하지도 못했어."
 
이런 섹스를 하고 나면 십중팔구 섹스 때문에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아예 망쳐지기 십상이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그래서 드디어 첫 관계를 가지게 된 남자와 최악의 섹스를 하고 나면 여자는 정말 우울해진다. 그리고 우울함의 깊이는 나이와 비례하는 편이다.
 
'내가 매력이 없으니까 남자가 제대로 흥분을 못했을 거야.' '나는 원래 남자 복이 없어. 그러니까 지금까지 인연도 못 만나고 이런 섹스나 하고 있지.' 등의 생각들이 마구 치솟아 오르는 것이다. 날은 더운데 술은 안 깨고, 침대에 시체처럼 누워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있으면 인생 자체가 저주스러운 지경에 이르기 십상이다.
 
"지금 우울한 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냥 못하는 남자를 만났을 뿐이야. 다음엔 잘하는 남자와 해." 내가 위로라고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정말 멋진 섹스를 했다면, 그래서 오르가슴을 파도처럼 느낀 다음 날이라면, 아마 기분 좋은 나른함에 곯아 떨어져서 우울해질 겨를도 없을 텐데 그게 안 된 건 오직 남자 탓이라고 친구를 위로하는 것이다.
 
나쁜 섹스는 우리 인생에서 복불복(福不福)의 원칙에 의해 일어난다. 처음부터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고 시작하는 게 아니니 당연하다. 그러니 내 운명이나 매력을 탓할 필요는 없다. 또 내게는 나쁜 섹스일 수 있지만 상대에게는 좋은 섹스일 수도 있으니 선행 한번 베푼 셈 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남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의 기분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았다.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사라졌고, 여자로서의 매력도 깎인 듯 느껴지고, 간만에 기대했던 오르가슴도 물 건너갔기에 이걸 복구하기 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래서 나쁜 섹스의 폐해가 나쁜 데이트 폐해보다 훨씬 강하다. 데이트야 아무도 붙잡고 상대를 씹기도 편하지만 섹스는 그것도 쉽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쁜 섹스로 우울해진 다음날 아침이면 내게 전화하라고 친구들에게 일러두는 편이다. 물론 그녀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내 경험담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준비해 두고 있다.

■ 이연희는?
대한여성 오선생찾기 운동본부 팍시러브넷(foxylove.net) 대장 이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