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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의 경취이자 한 폭의 동양화

지식창고지기 2009. 7. 31. 09:59

[경남일보]

신선의 경취이자 한 폭의 동양화
경남일보와 함께하는 세계명산 트레킹, 중국 무이산
남근희 기자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상유선영
 山下寒流曲曲淸 산하한휴곡곡청
 欲識箇中奇絶處 욕식개중기절처
 櫂歌閑聽兩三聲 도가한청양삼성


 무이산 정상위에 신선 세계 있었으니
 산 아래 찬물 흘러 굽이마다 맑고 맑다
 그 가운데 절승지를 알고자 할진대
 즐거운 뱃노래를 귀 기울여 들어보게

 
 한시에 문외한이라도 중국 동남부 제일의 절경을 자랑하는 무이산(武夷山)과 그 산을 굽이쳐 흐르는 구곡계(九曲溪)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면 누구라도 한시 한 수 정도 읊조리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100년신문 경남일보와 함께하는 2008세계명산트레킹 이번에는 신선의 경취 ‘무이산’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자연유산 보호구이며, 세계문화유산 보호구인 무이산, 이번 트레킹은 특히 여름방학 기간 중인 7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 동안 일정으로 열려 온 가족이 함께 떠나 소중한 추억의 앨범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우뚝 솟은 무이산 최고의 절경 ‘천유봉’


 푸젠성(福建省)에 위치한 무이산은 중국 10대 명산의 하나로 중국에서 제일 먼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6개의 봉우리와 99개의 암석, 2개의 병풍절벽, 8개의 고개, 3개의 바위암봉이 있고, 계곡도 많아 4개의 계곡, 9개의 여울, 5개의 웅덩이, 11개의 골짜기, 13개의 샘이 있다.


 이미 한대(漢代)에 명산으로 정해져 유·불·도 삼교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무이산은 조선시대 우리 선비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주자(朱子)가 성리학을 완성한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주나라 공자가 태산에서 유학을 창시한 것처럼, 남송 때 주자는 무이산에서 신유학인 주자학을 완성시켰다.


 주자는 무이정사에 은거하며, 학문을 연구하고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무이정사를 찾았고, 구곡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주자의 무이구곡가를 읊으면서 주자를 존경했다.


 율곡 이이가 지은 고산구곡가(孤山九曲歌) 역시 무이구곡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무이산의 아름다움은 구곡계에만 있는것은 아니다.
 ‘천유봉을 오르지 않으면 무이에 왔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이산까지 찾은 사람이라면 천유봉을 놓치고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천유봉은 천길의 절벽 위에 암봉이 우뚝 솟은 무이산 최고의 절경으로 예부터 천유봉을 무이산 제일의 경치라 칭했다.


 그래서일까 오르는 길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절벽 능선을 따라 만든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보면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잠깐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시원스런 포말이 어디선가 날아든다. 


그 옛날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는 천유폭포다. 천유봉 정상에서 가파른 절벽 위로 흘러내리는 천유폭포는 계곡 아래 선욕담까지 긴 물줄기를 이어간다.


 눈을 돌려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면 발아래로 굽이굽이 펼쳐진 절경은 풍경화 그 자체다.


 그렇게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가쁜 숨으로 돌계단 1000여개를 오르면 무이산과 구곡계가 모두 발아래 있다.
 
 #일엽편주 타고 떠나는 동양화 속 여정


 무이산 절경을 등에 업고 굽이치며 흐르고 있는 구곡은 길이가 9.5㎞이다. 지름이 15cm는 족히 될 법한 이 지방 특산 대형 대나무 7∼8개를 엮어 만든 뗏목에 오르면 배는 굽이굽이 물길을 따라 돌며 인간 세상에 작별을 고하고 여행자를 무릉도원으로 인도한다.


 9곡에서 1곡까지 수상여행을 하는데, 이 코스 또한 무이산 관광의 진수라 할 수 있다.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물 속에는 물고기들의 유영이 한가롭다. 뗏목이 일으키는 물살을 타고 물에 비친 봉우리들이 출렁인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마치 영화 필름을 돌려놓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전설과 이름을 간직한 절벽과 바위들이 이방인을 맞는다.


 절벽의 형상도 가지각색이다. 칼을 대고 썰어낸 듯한 날카로운 절벽이 있는가 하면 거북이, 두꺼비, 인간의 형상을 한 기암괴석이 순서를 기다린다.


구곡에서 일곡까지에는 쌍유봉, 쇄포암, 옥류봉과 대왕암 등 특이한 기암절벽과 바위들이 한 굽이씩 돌아갈 때마다 나타난다. 그때마다 사공은 이곳에 얽힌 전설과 사연들을 들려준다. 경치에 취하고 전설에 취하다보면 어느새 일엽편주의 동양화 속 여정은 끝이 보인다.


 무이산은 우롱차의 원산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무이산 바위틈에서 자라나는 무이암차가 대표적인데, 이중 현재 6그루만 남아있는 대홍포(大紅袍)는 우롱차 중 최고로 꼽혀 황제에 진상됐다고 한다.


 대홍포는 특히 아홉번을 우려내도 향이 여전한 것이 특징이며, 가격 또한 그 희소성으로 인해 엄청나게 비싸다.


 일반적으로 이 지역에서 팔리는 우롱차는 대홍포 가지를 꺾꽂이한 ‘2대 대홍포’나 씨를 받아 싹을 틔운 ‘소홍포’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입에는 어느 것이나 훌륭한 맛을 내기는 마찬가지다.
 
 #청나라 건축양식 그대로 숨쉬는 곳


 무이산 트레킹 마지막 여행지는 하매민속촌이다.
 청나라 건축양식이 그대로 숨쉬고 있는 이 민속촌은 밀집된 마을을 그대로 보존하고 실제로 주민들이 생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옛 풍습의 흔적만 재현해 소위 ‘민속촌’이란 이름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그런 곳과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하매’라는 곳은 청나라 당시 복건성 일대에서 가장 잘 사는 지역으로 차의 집산지이자 유통지로 유명했다. 하매에는 매강(梅江)이 있고, 강을 통해 배가 다녔다고 전한다.


 번성한 도시에는 반드시 강이 있고, 강은 후세까지도 그대로 남아 번영을 약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00년 신문과 함께하는 2008세계명산 트레킹
 ▲기간: 2008년 7월 19일~22일(4일 동안)
 ▲일정: 부산-상해-무이산-천유봉 등정-소일선천-무릉천지-구곡계 뗏목유람-대홍포-하매민속촌-상해-부산
 ▲접수 및 문의: 지리산 여행사 055-762-8888, 경남일보 기획사업국 055-751-1085, 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