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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門仙山 속으로의 환상적 飛行

지식창고지기 2009. 7. 31. 09:57

[경남일보]

天門仙山 속으로의 환상적 飛行
경남일보와 함께하는 세계명산 트레킹, 중국 장가계
이선효 기자  

 100년 신문 경남일보와 진주 지리산여행사가 함께하는 명산트래킹 ‘장가계’편이 지난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펼쳐졌다.


 ‘장가계’는 중국 호남성에 위치한 인구 63만명 도시의 이름으로 張씨, 袁씨, 楊씨 성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란 뜻의 장가계(張家界), 원가계(袁家界), 양가계(楊家界)를 포함하는 이름이며, 명승지를 표현할 때는 ‘무릉원(武陵桃源)’이라 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번 트래킹의 주요 대상지인 장가계국가산림공원과 천문산(天門山), 장가계국가산림공원 내의 원가계와 천자산(天子山), 삭계욕, 양가계 등을 통칭하는 것이 ‘무릉원’이다.


 무릉원의 3103개의 바위산과 그를 가로지르는 구름 등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보기 드문 비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곳은 석영사암바위, 바위숲으로 유명한데, 자연경관은 웅장하고 기이하며 헌준하고 그윽하며 야생그대로의 모습이 모두 한데 녹아 있다.


 그 신비로운 산세는 '人生不到張家界,白歲豈能稱老翁'(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라는 말로 그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여행객들이 찬미한 것처럼 ‘분재의 확대경이요, 선경의 축소판’이란 말이 과장되지 않았다. ‘속세를 벗어난 진정한 무릉도원이며, 중국 산수화의 원본’이란 말도 틀린 표현이 아니다.
 

 ♣ 장가계의 백미 천문산(天門山)


 이번 트래킹의 백미는 천문산. 천문산은 장가계 시내에서 8km 떨어져 있는 해발 1518미터의 산으로, 카르스트 석회암 지형으로 높고 기이하면서도 험한 지세가 사람들을 끌어 당기고 있다. 천문산의 볼거리는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수많은 봉우리들과 산정상에 하늘로 통하는 문처럼 걸려있는 거대한 ‘천문동(天門洞)’, 그리고 산정상지역의 평지인 공중화원.


 정상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 그 하나는 케이블카이며, 또 다른 방법은 통천대도(通天大道)라는 절벽길이다.


 천문산 정상까지 가기위해 우리 일행은 시내에 위치한 케이블카를 탔다. 전날밤 비가 내린 탓인지 케이블카는 운해를 뚫고 오르다 화창한 지역을 통과한다 싶다가 다시 운해를 뚫고 오르기를 3번이나 거듭했다. 아찔하기 그지없는 케이블카 밖으로 언듯언듯 보이는 천문산의 비경은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억만년 세월이 빚어낸 깊은 협곡과 기이한 봉우리가 줄지어 선 경관은 천하의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천문산 케이블카는 7.45km로 세계최장 길이로 산 정상에 위치한 케이블카 종점까지 타고 올라가는데만 35분이 걸렸다. 케이블카 98대가 쉴새없이 오고가고, 지지대만 57개, 표고차는 무려 1279m. 중간역과 종점역 사이의 부분 경사도는 37도. 정말 가파르다. 뾰족하게 홀로 솟아오른 봉우리 정상에 지지대를 세우고, 운해를 뚫고 급경사로 오르는 케이블을 어떻게 설치했을까하는 의구심이 절로 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정상 주변 경관을 구경하는 동안에도 안개가 밀려왔다 사리지기를 거듭했다. 아! 이런 곳을 두고 선경(仙境)이라 하는 구나 라고 일행 중 누군가가 탄식하듯 내뱉었다.


 ‘천문동’으로 가기 위해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역까지 내려와 셔틀버스를 탔다. 셔틀버스는 암벽을 깍아 만든 길-통천대도(通天大道)-를 아슬아슬하게 달렸다.통천대도는 '하늘나라로 통하는 가장 높은 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 산등성이에 비스듬히 걸려 있다.


 통천대도는 더욱 감탄을 자아낸다. 수백m의 높이의 절벽위에 길을 내고, 심지어 수직 암벽을 삼각형 모양으로 파내어 길을 만들었다. 폭파가 아닌 순수 인력으로 할 수 밖에 없다. 99구비, 180도 급커브가 산봉우리를 감싸면서 올라간다. 천국의 계단을 올라 천문동에 이르러 아름다운 천계의 기상을 한눈에 바라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길을 지나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99고개를 가파르게 달려올라 정거장에 내렸다. 순간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우리 일행은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999계단위 하늘에 걸려있는 거대한 구멍, 천문동이 거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천문동은 천문산의 정상부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종유굴로 해발 1300m, 높이 131m, 너비 57m, 깊이 60m에 이른다.
 천문동이라는 이 대자연이 만들어낸 걸작물은 1000미터 높이의 절벽위에 걸려있어 마치 밝은 거울이 높은 곳에 걸려있는 듯 하늘의 문이 열린 것처럼 구름과 안개를 빨아들이곤 내뱉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999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 천문동에 다다랐다. 두팔을 펼쳐들면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듯 했다. 아! 그 가볍고도 엄숙한 기분이란….


 장가계의 수많은 봉우리와 협곡을 빚어낸 신의 조화에 한번 놀라고, 우리는 그 선경속으로 안내하는 길을 만든 사람들의 능력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이 길을 설계하고 만들었을까?
 

 ♣ 그리고 천자산(天子山)


 다음으로 찾은 곳은 천자산. 장가계 국가삼림공원 중심풍경구인 원가계에 속한 곳으로 그 절경이 숨을 멎게 한다.


 케이블카로 올라 전망로를 굽이굽이 돌아 천자산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300~400m 높이로 치솟아 오른 암벽봉우리들은 우리 일행을 천상으로 초대한 듯 했다.


 협곡에서 솟은 바위봉우리가 인간의 넋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迷魂臺)에서 내려다보는 원가계의 절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뾰족바위 수백 개가 버티고 있는 형상이 마치 하늘에서 대도시의 고층빌딩을 보는 것 같다. 봉우리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이 두루마리 그림처럼 이어진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어필봉은 세 개의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흙도 없는 돌봉우리 위에 푸른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듯 하다. 후화원으로도 불리는 천하제일교도 일품이다. 높이 300m의 커다란 바위 두 개에 약 길이 50m의 다리를 연결된 형상이다.


 천자산을 돌아보고 암벽에 수직으로 치솟은 326m높이의 백룡엘리베이터를 타고 하산했다.


 
 ♣ 이번 트래킹의 팁


 이번 트래킹에서 우리 일행은 두가지 팁을 받았다. 하나는 무석(无錫)의 태호(太湖)를 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해의 동방명주(東方明珠)탑에 올라 상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무석은 강소성 동남쪽에 위치한 도시로 고대 오나라의 문화 발원지로서 3000여 년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중국 제 3의 담수호인 태호가 이곳이 있다. 특히 태호를 주변으로 한 명승고적이 무석을 관광도시로서 손색이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었다. 드라마 '삼국연의' 촬영장으로 지어진 중국 최초의 영화촬영 세트장인 ‘삼국성'은 오래된 역사유물로 착각할 정도였다.


 동양의 에펠탑이라 불리는 상해의 동방명주(東方明珠)탑은 총높이 468m로 아시아 최고 높이 건축물이라 한다. 탑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상해 포동지구의 모습은 말로만 듣던 상해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하눈에 들어는 운하는 우리나라의 운하건설 논란과 겹쳐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밤에 올라 상해의 야경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트래킹의 또다른 즐거움


 Trekking(트래킹)의 현재적 의미는 자연과 문화유산을 직접 답사·체험하며 때로는 모험적인 활동까지도 수용하는, 몸을 움직여 직접 체험하는 여행을 뜻한다. 그래서 이번 트래킹은 정상 정복을 목적으로 하는 등산과 유적지나 명승지를 돌아보는 일반적인 관광여행과도 구분된다.


 이번 트래킹에 참가한 인원은 50명. 부부가 14쌍으로 절반 넘게 차지했으며, 개인 혹은 소규모 단체로 참가한 경우도 있고, 연령 또한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트래킹의 재미를 더했다.


트래킹의 특성상 도보로 명산 깊숙히 들어가 몸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아 어떤 때는 2~3시간씩 걷는다. 다소 습한 기온탓으로 땀을 흘리고, 끝없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다리에 알이 배이기도 한다. 


 그래도 트래킹 도중 마디마디 마다 일행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 있어 힘든 순간을 잊곤 한다. 금산에 사는 최 여사가 대표적. 천문동 오르는 999개 계단길에선 북장단에 한국 트로트를 부르는 현지인들과 한바탕 춤을 추기도 하고, 현지인들의 물건파는 흉내도 곧잘 내어 일행을 웃기기도 한다.


 부부팀들의 행동도 가지가지, 잠시나마 속세를 떠나온 대부분 50~60대인 이들의 모습에선 편안한 표정을, 사랑으로 가득찬 얼굴을 읽을 수 있었다. 경남일보 트래킹에 자주 참석하는 몇분은 간혹 흐트려지려는 일행의 분위기를 다시 잡는 역할을 잘 해내어 항상 가볍고 즐거운 트래킹이 됐다.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치면 모두 기분좋은 피로감에 싸인다.


 특히 이번 트래킹을 주관한 지리산여행사 강덕문 사장은 그 능숙한 솜씨로 50명의 일행을 일사분란하게 이끌었다. 뿐만아니라 음식과 잠자리가 매우 불편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온 대부분 참가들에게 그 선입견은 기우라는 것을 보여줬다. 일행 중 한사람은 “중국와서 살쪄 가겠다”며 흡족해 하기도 했다.


 세속을 떠나 , 특히 이국땅, 그곳에서도 선경(仙境)속을 거닐며 나누는 진실된 대화는 각자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귀국후 3일이 지났건만 필자의 마음은 여전히 천하절경 장가계, 그 곳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