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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못 전설

지식창고지기 2009. 8. 4. 21:02

장자못 전설


옛날 전북 옥구군 미면 지금의 미제지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욕심이 많고 포악한 사람이었다.
하루는 중이 와서 시주를 권하자 그는 심술궂게 시주 대신 소의 똥을 잔뜩 자루에 담아 주었다. 때마침 그 광경을 보던 부인이 몰래 중을 불러 쌀을 주면서 남편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중은 그 부인에게 부처님의 심부름으로 남편을 벌주기 위해서 왔다고 하고, 내일 아침 그 집에서 나와 뒷산으로 달아나되 무슨 소리가 나도 뒤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이튿날, 부인은 어린아이를 업고 뒷산으로 올라가던 중,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가 나므로 금기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조금 전까지 있던 집은 간 곳이 없고 그곳에 물이 괴어 있었다. 여인은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어린아이와 함께 돌로 변하고 말았다.
이후로부터 큰 부잣집은 큰 못이 되어 버렸다.

 

● 소돔과 고모라형 이야기
이 설화는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소돔과 고모라>형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도 각 지방에 골고루 전한다. 중을 학대하는 것, 금기가 있는 것, 물이 괴는 것, 돌이 되는 것 등은 중요한 화소라 변하지 않지만 나머지는 지방에 따라 다르다. 이 이야기가 품고 있는 것은 권선징악이며, 죄가 없는 자도 금기를 어기면 벌을 받아야 하는 옛날의 수수께끼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설화를 소재로 한 고전소설에는 <옹고집전> 전반부에 이 설화가 윤색되어 있고, 현대 소설에는 강경애의 <인간문제(1934)>가 있으며, 단순히 소재로만 이용한 것은 오영수의 <수변(1962)>, 한무숙의 <못(1955)>이 있다.
특히 한무숙의 <못>은 여러 소재 중 '돌'만을 취하여 현대적으로 잘 조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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