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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식창고지기 2009. 8. 7. 15:01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
(1)프롤로그-獨 불칸아이펠 르포(상)

태고의 신비 찾아 지질여행에 매료되다


입력날짜 : 2009. 01.01. 00:00:00

▲불칸아이펠은 화산을 뜻하는 '불칸'이라는 지명이름에서 알아챌 수 있듯이 화산폭발에 의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세계적 화산지대이다. '아이펠'은 산악지대를 의미한다. 이 곳은 제주의 오름과 마르(Marr)지형인 서귀포 하논을 연상시킨다. 지질학에서 흔히 등장하는 분화구의 한 형태인 '마르'라는 이름은 바로 이곳 아이펠에서 유래됐다. /사진=강시영기자
○…▶연재를 시작하며

'불칸아이펠(Vulkaneifel)'은 유럽 중부 독일의 세계적 화산지대다. 본보 취재진은 지난 2004년 국내 언론 최초로 이곳을 비교 탐사했었다. 그해 이곳은 처음 인증제가 도입된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의 지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2000년에 유럽지질공원(European Geopark) 네트워크에 지정된 세계적인 명소다. 이제 세계각국과 지방정부는'세계지질공원'이라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네트워크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펠은 '제주 화산섬'의 보호·활용에 대한 교훈과 함께 지질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그리고 제주도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취재진은 이후 4년만인 2008년 다시 불칸아이펠을 찾았다. 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사례조사를 위한 여정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 사이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추진하게 됐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본보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심층기획에 이어 세계지질공원 연재를 시작한다.…○


독일 불칸아이펠, 유럽·세계지질공원 태동에 산파
'하논' 연상시키는 마르형 분화구만 수십여곳 산재
고품격 생태투어·교육프로그램 지질공원에 열광


세계자연유산 등재처럼 세계지질공원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세계지질공원도 인증 자체만으로는 무의미하다. 지질공원은 보전과 교육, 지질관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본보는 2010년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과제와 더불어 해외 사례 등을 통해 지질공원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도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것이다.

독일의 중서부에 위치한 '불칸아이펠(Vulkaneifel)'은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접경지역에서부터 동쪽으로 55km 이상 펼쳐진 곳에 다운(Daun), 게롤슈타인(Gerolstein) 등의 도시가 있는 광활한 지역을 일컫는다. 근대 독일의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라인강의 서쪽, 라인강의 지류중 하나인 모젤강 북쪽 고원지대에 있는 화산지대이며 약칭으로 '아이펠'이라 부른다.

화산을 뜻하는 '불칸'이라는 지명이름에서 알아챌 수 있듯이 화산폭발에 의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세계적 화산지대이다. '아이펠'은 산악지대를 의미한다. 이 곳은 제주의 오름과 마르(Marr)지형인 서귀포 하논을 연상시킨다. 지질학에서 흔히 등장하는 분화구의 한 형태인 '마르'라는 이름은 바로 이곳 아이펠에서 유래됐다. 수백만∼수천만년에서 최후 빙하기인 1만년전의 지구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이펠은 '불칸벨트'라고 불리는 3백50여개의 각종 화산체와 70여개에 이르는 마르형 분화구의 고장이다.

이 곳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은 경유형을 포함해 연간 2백여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50만명은 아이펠에서 2, 3일동안 체류하며 인류 태고의 신비를 찾아 과거로의 여행에 흠뻑 빠진다.

아이펠은 유럽과 글로벌 지질공원 네트워크 태동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0년 1월에 '유럽지질관광개발'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으며 그해 유럽지질공원 네트워크(EGN)가 공식적으로 발족한다. 이 때 독일에서는 아이펠이 최초로 유럽지질공원의 회원으로 인정받았다. 이를 계기로 유럽수준의 첫 번째 협력사업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기념품 생산, 로고, 소책자, 관광전략 등에 관한 것들이다. 2004년에 들어서는 세계지질공원(GGN)으로 영역이 더욱 확대됐다.

아이펠은 국제적인 석학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적 측면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여 지역 학생을 위한 현장학습은 물론 유럽 전체의 관광객을 위한 지질관광(Geo-Toursim) 등 적극적인 운영사례가 돋보인다. 지질자원의 다양성을 보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더불어 관광산업에 기여하여 경제적인 효과도 보고 있는 것이다.

아이펠에는 화산관련 각종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마르·화산·광물질·자연사 등 주제별 6개에 이르는 박물관이 화산지대의 생성역사를 안내하고 있으며 매력적인 경관과 역사를 체험하기 위한 지질관광이 지역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의 지질공원은 유럽지질관광의 중심무대가 되고 있다.

또한 지질공원을 보호하기 위해 탐험, 지오파크 가이드의 교육과 훈련, 새로운 직업 창출, 세미나, 방문자 그룹회의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세계의 지질공원…중국 20곳 보유 세계 최다

2000년 유럽… 2004년부터 전세계로 확대

18개국 57곳 회원… 제주 2010년 인증 목표


세계지질공원은 지질자원의 보전과 관광자원으로 활용에 중점을 둔 세계적인 네트워크다. 1991년 프랑스에서 열린 지질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초를 닦았으며 2000년에 유럽지질공원(EGN)이 태동했다. 이후 2004년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지질공원(GGN)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세계지질공원은 비교적 최근의 개념이며 아직은 초창기라 할 수 있다. 2004년 시작돼 2년마다 열리는 총회를 통해 인증지역 회원이 추가된다. 인증 후에는 4년마다 활동을 평가해 취지와 맞지 않을 경우 개선을 권고하고 그 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는 지질공원 네트워크에서 삭제시키고 있어 관리가 엄격한 편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하거나 지원하는 유형유산은 크게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포함하는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그리고 지질공원을 들 수 있다. 지질공원은 현재 유네스코의 공식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지질공원의 신청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에서도 당사국이 신청하는 세계유산과는 차이가 있다. 지질공원 지침은 2008년 6월 제3차총회 때 일부 수정돼,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던 것을 국가위원회(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통보만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지질공원은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다. 세계유산과 달리 국가간 협약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법적 구속력을 없으며 이러한 점이 장점으로 활용돼 왔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지질공원은 구속력 보다는 하나의 브랜드를 부여한 개념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제주는 이미 세계자연유산(2007)과 생물권보전지역(2002)에 등재돼 있으며 2010년을 목표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특정지역이 이들 '빅3'의 반열에 오른 곳은 전례를 찾기 힘들어 특히 주목된다.

지질공원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5백여곳이 제안돼 있으며 이 가운데 18개국 57개 지역이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현재 유럽 13개국 33개 지역과 중국 20개 지역 등이 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국별로는 중국이 20개소로 가장 많고 영국 7개소, 독일 6개소, 스페인·이탈리아 각 4개소 순이다. 아시아권에서는 말레이시아, 이란에 1개소씩 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33개소로 57.9%를 차지한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