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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재앙] 재앙 못 믿겠다고?… 인구예측 정확성 '스위스 시계급'

지식창고지기 2009. 8. 12. 20:37

[서울경제]

[인구대재앙] 재앙 못 믿겠다고?… 인구예측 정확성 '스위스 시계급'

피터 드러커·빌 그로스 등 극찬
통계청 "오차 가능성 거의 제로"

특별취재팀
 
일반인은 물론 고위관료를 비롯한 속칭 오피니언 리더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은 인구재앙의 경고를 왜 내 일처럼 여기지 않는 걸까.

인구 전문가들은 인구 예측이란 것이 먼 미래의 상황을 설정한 탓에 체감도나 문제 의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확성 만큼은 ‘스위스 시계’급으로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일기예보도 따라 갈 수 없는 경지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가 “미래를 예측할 때 활용하는 두가지 자료 중 하나는 ‘과거의 역사’이고 다른 하나가 인구통계”라고 조언하고, 채권왕 빌 그로스가 “무인도로 보내져 오직 한가지 데이터만 들고 가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인구통계를 택하겠다”고 말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구학 분야의 권위자인 정성호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는 2016년 생산인구 감소 시작 ▲2018년 총인구 감소 및 고령사회 진입 등의 예측에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1960년대부터 정부가 산아억제책을 실시하며 인구통계에 많은 투자를 해 자료와 노하우가 선진국 이상”이라며 “국토 면적이 좁아 국내 인구조사 및 예측력은 정확성과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5년마다 센서스(인구 총조사)를 벌이는 통계청은 조사 결과에 신규 주민등록 발급자 등 보고통계를 보완한 후 인구변화의 특성까지 종합한 ‘인구추계(예측)’를 인구 총조사 다음해에 발표하고 있다. 다음 센서스는 2010년이다. 20년간 통계조사를 맡아온 박원란 통계청 인구동향과 사무관은 “인간 행동에 큰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인구예측에 오차 발생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말했다.

황금돼지해였던 2007년 신생아 수는 49만3,200명으로 전년보다 4만5,000명 늘며 출산율이 1.26으로 상승했지만 지난해 다시 46만6,000명으로 줄어 최근 5년간 출산율이 1.1대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예측은 적중했다.

물론 통계청이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 출산율이 1.7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출산율이 1명대 초반으로 수직 하락한 사례도 있다. 거꾸로 보면 이는 사람의 생각과 습관, 행동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면 인구재앙을 예고한 인구예측을 빗나가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보게 하는 것이라고 인구 전문가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