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는 고구려 계승국’ 증거유물 출토
세계일보 | 입력 2009.08.25 18:22 | 수정 2009.08.25 19:49
中 지린성 고분군서 황후호칭 묘지·금제관식 나와
발해가 황제국을 자처했고 고구려 계승국임을 증명하는 유물이 중국 지린성(吉林省) 허룽시(和龍市) 룽터우산(龍頭山) 일대 발해시대 고분군에서 발굴됐다. 8세기 후반에서 9세기 전반쯤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곳에선 1980년 발해 3대 문왕의 넷째 딸인 정효공주 묘가 발굴되기도 했다.
지린성 문물고고연구소와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문물관리위원회 판공실은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학술지 '고고(考古) 2009년 제6기'에 게재한 '발해 왕실묘장 발굴 간보'를 통해 2004∼05년 진행한 발해시대 고분 14기 발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5일 학계에 따르면 이들 발굴기관은 룽터우산 고분군 중 대형 돌방무덤(석실묘)인 M12와 M3호 묘에서 각각 효의황후(문왕의 부인)와 순목황후(발해 9대 간왕의 부인) 이름을 새긴 비석을 출토했다. 홍갈색 사암으로 만든 순목황후 묘지(너비 34.5㎝×높이 55㎝×두께 13㎝)에는 세로 9행에 걸쳐 총 141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발해국 순목황후는 간왕의 황후 태씨(泰氏)다"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이외 묘지 실물 사진과 정확한 비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하나의 봉분 안에 벽돌로 덧널을 만들고 그 안에 나무로 만든 관을 2개 안치해 부부합장묘일 것으로 추정되는 M13호(부인)·M14호(남편)묘에서는 각각 금제 팔찌와 비녀, 금제관식과 금으로 받침한 옥대 등이 출토됐다. 특히 새의 날개 이미지를 세 가닥 식물 이파리처럼 표현한 금제관식은 "고구려 조우관(새 깃털을 꽂은 관)의 전통이 발해까지 계승됐음을 보여주는 실물자료"라고 대전대 이한상 교수는 설명했다.
이 보고서를 처음 발견한 송기호 서울대 교수(발해사)는 "고구려 계승을 보여주는 금제관식이나 '황후'라는 호칭을 쓴 묘지 등은 '발해는 말갈족이 세운 당(唐)나라의 지방정권'으로 폄훼하면서 발해 유적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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