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fe/언덕에서

한국 육담개론 (2)

지식창고지기 2009. 5. 22. 11:29

한국 육담개론


                                                                                          한국육담개론/ 김영진(청주대 교수)


우리나라 헌법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으나 형법에는 "남의  성생활을 침해하거나 공공연히 여러 사람 앞에서 외설행위, 또는 말이나 글, 그림 등으로 다수의 성도덕을 위태롭게 할 때는 외설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하여 필자는 이 논문의 발표에 앞서 먼저 독자의 성생활을 침해하거나 성도덕을 위태롭게 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만일  그러한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정신적, 육체적 결함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1. 들어가는 말


육담은 조선시대의 잡록특히 소화집에 문자로 기록되었고  오늘날도 민간에 구전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잡스럽고  음탕하여 사사로이 이야기하고 즐길 수는 있어도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기피하여  왔다. 이런 까닭에서 민속학자들도 개인적으로 육담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이를 전문적으로 조사하거나 연구하는데  주저하여 1930년에 손진태가 육담의 자료집으로  [
지해]를 간행한 것이 고작이다.(1:해방 후에  임석재도 육담집을 인간하였다 하나 공간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1982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에서  편찬한 [한국민속대관]에서 육담이 한 요목으로 서술됨으로써  육담이 민속학의 대상 또는 민속학의 영역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또  199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육담이 한 항목으로  기술되면서 육담이 민족문화의 하나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전완길이,  "동방의 예의바른나라에 도취한 나머지  섹스를 추한 것으로  단정함으로써 우리의 문화바탕이나 전통을 잘못  이해하는 오류에 빠졌고 아직도 여기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2:전완길, 한국인의 본능, [문음사, 1980], 18-19
)
라 하였듯이  섹스는 추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대개의 민속학자들도 육담의 학문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아직도 그 조사나 연구를 기피하거나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때에 민속학회에서 육담연구의  당위성을 인정하여 하나의 논제로 삼은 것은 늦은 감은 있어도 매우 다행한 일이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육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
그러나 앞으로 육담을 민속학의 대상으로 조사 또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론적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여기서 용어와 개념, 소재와 기능, 내용과 어법형식과 구조, 보편성과 개별성, 장르와 연구방법, 자료와 분류 등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하는 말


1)
용어와 개념


육담은 흔히 음담이라  하는데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에는 음담을 "음탕한 이야기"라 하고 육담을 "음담 따위와 같이 야비한  이야기"라하여 유의어로 풀이하였다. 그러나 음담은 음탕한 이야기라는 뜻의  직설적인 한자어인데 비하여 육담은 성기를 "속살", 성행위를 "살 섞는다"하고 한자어에서 육교, 육정, 육욕이라 하듯이 성을 은유한 완곡어법의 한자어이다.
또 육담을  흔히 관용적으로 음담패설(3:임석재,  "욕과 육담", 한국민속대관 6,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762장덕순, "외설설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이라고 하는데  패설은 사전에 "사리에 어그러진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윤리나 도덕에서 어긋나는 이야기를 의미하고 있어 음담은 모두 패설이 될 수 있어도 패설은 모두 음담이 아니다.   패설은 음담의 상위어이고  음담은 패설의 하위어이기  때문에 음담과 패설은 동의어가 아니다
.
한편 음탕한 이야기를 중국에서는 "황담"(4:황담은 "남녀시생위황"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외담"이라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음담  또는 육담이라 하는데 육담이란 말보다는  음담이란 말이 널리 사용되며 외담(5:신윤상한국인의  웃음, [태창문화사,  1974]) 외설(6:김우종한국인의 웃음,  [자유문학사, 1986])이란 말도 쓰이고  일부 젊은 층에서는 "Y"(7:Y담은 일본어(외담)에서 전이된 말이나  젊은이들은 W[유방] X[배꼽]  Y[사타구니]에서 사타구니의 Y를 뜻한다고 한다. 이라고 한다
.)
그리고 학계에서는 육담음담, 음외담, 외설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민속학회에서는 앞으로 완곡어법으로  은유한 "육담"을 학술용어로 통일해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육담의 개념을 임석재는육담은 성기, 성행위, 남녀간의 정분, 그리고  이에 관련되는 사항을 재료로 해서 꾸며진 이야기다.(8:임석재, 앞 글)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육담을 "성기와 성행위에 관련되는 사항"에 한정하지 않고 "남녀간의 정분과 그에  관련되는 사항"까지 포함 할 때는 [이춘풍전]이나 [배비장전]은 물론 [춘향전]의 일부 내용까지도  육담으로 볼 위험이 있다. 또 육담을 꾸며낸 이야기라 하였는데  육담에는 꾸며낸 이야기가 많지만 실화도 많다. 특히  문헌자료에는 역사적 인물의 실화로  기록된 육담이 많다. 그래서인지 뒤에 임석재는남녀간의 색정이나  성생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항이나 현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9:임석재, "육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로 수정하였으나 육담의 소재를 "남녀간의 색정이나 성생활"이라  한다면 동물의 성기나 교미, 사람의 수간은  물론 자위행위인 용두질 동성애인 비육, 남색인 면수같은 이야기는 육담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옛날의 성풍속인 양생법인 "소녀동침 첩이불설", 방중술인 "구천일심" "좌삼우삼", 득남술인 "상순교합이생자" 같은 이야기는 육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또 장덕순이남녀간의 난잡하고 부정한 성생활을 소재로 한 이야기(10:장덕순, 앞 글)라고 한 정의도 육담의 소재가 "난잡하고 부정한 남녀간의 성생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른 정의라고 할 수가 없다왜냐하면 육담의 소재는 사람의 성기와 성행위뿐만 아니라 짐승의 성기와 성행위는 물론 수간도 있으며 또 육담의 내용은 웃기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성지식이나 성풍속같은 지적인 이야기는 제외되어야 한다. 그리고  육담의 형식은 비교적 짧은 이야기이다. 그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육담은 "민간에 전승하는 성기와 성행위를 소재로 한 웃기는 짧은 이야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소재와 기능
육담의 소재는 성과 성행위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성은 같은 종류의 생물에서 생식과 관련하여 대립되는 두 가지의 형질, 즉 암컷과 수컷을 말하나, 동물에 있어서는 단세포로 된 원생동물에는 성이없고 다세포인 후생동물에만 성이 있으며 이들은 대체로 성에 따라 자웅의 형태가  다른 자웅이체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웅이체동물이면서 다른 자웅이체동물과 다른 몇가지 특징이 있다.
그 하나는 성행위의 방법이다. , 짐승들은 암놈의 등에 숫놈이 배를 대고 교미하는 대배법인데 비하여 인간은 남녀가 배를  대고 성교하는 대복법이다. 이러한 차이는 기본적으로 네 발로  기면서 생활하는 짐승과 두 발로 서서 생활하는 인간의 신체적 활동구조에서 오는 것이다
.
다른 하는  성행위의 목적이다.   동물들의 교미의 목적은  생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암놈의 생식기능의  충족되는 주기적인 시기, 즉 암창이 났을  때 생식의 수단으로 교미를 한다. 그리하여 아무리  숫놈이 성적충동을 느낀다해도 암놈의 성적욕구가 없으며 교미는 불가능하다
.
그런데 인간의 성행위는  본질적으로는 종족보존의 생식본능에 있지만 생식과 관계없이 남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성행위를 할 수 있고심지어는 남자의 일방적인 욕구에 의하여 제한없이 그리고 비주기적으로 성행위가 가능하다
.
이렇게 인간이 성행위를 맘대로 하게 되면서 성이 생식의 목적과 쾌락의 목적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그  쾌락은 정신적 쾌락과 육체적 쾌락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를 도식하면 다음과 같다
.
인간의 성행위는 종족보존의  본능과 쾌락추구의 본능으로 나누고 쾌락추구의 본능은 정신적 쾌락과 육체적 쾌락으로 나눈다
.
인간의 성욕은  남녀가 공유하고 있다역사적으로 조선 세종  때의 감동이나 성종때의 어을우동같은 음녀도 있고  육담에서 여성의 호색성을 발견할 수 있어도 성행위는 대체로 여성의 성적의지보다는 남성의 성적의지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그것은 남녀의 성적의지가 생리적으로 그  매카니즘은 같아도 여성은 자발적인 성적의지, 즉 음핵의  팽창이 없어도 성행위가 가능하나 남성은 성적의지, 곧 음경의 발기가 없이는 정상적인 성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성경에남자는 여자를 위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며여자야말로 남자를 위해서 창조된 것이다.(11:고린도전서 11
)
라고 한 이래 남존여비의  사상은 사회적으로 여성들의 성적의지를 제약해 왔기 때문에 인간의 성행위는 주로  남성의 능동적인 성적의지에 의하여 이루어져 왔으며 여성은 이를 수동적으로 수용해 왔다. 그리하여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남성의 행복은 "나는 하고 싶다"  것이고, 여성의 행복은 "그가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12:니체[최승자 역], 짜라투스르는  이렇게 말하였다.[청하, 1984), 106
)
라고 하였듯이 여성들이  행복은 "하고 싶은" 남성들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함으로써 남성들은  여성을 "출산하는 존재"로 생각하기보다는  "쾌락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생각에서 육담의 발생도 가능했다고 본다
.
왜냐하면 육담은 성의  문화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육담에서 성기와 성행위는 종족보존을  위한 생체와 그  수단이 아니라 언제나  쾌락추구의 본능, 그 중에서도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연장과 도구이며 그 추구하는 바 목적으로서 육담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불완전한 아이들의 성은 육담의 소재에서 제외되어 왔다
.
육담의 기능은 웃음이다그런데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웃음을  의도적 웃음인 "풍자"와 순수한  웃음인 "유머"로 나누었고 김열규는 유머를  다시 "흰 웃음" "검은 웃음"으로  나누고 육담을 검은 웃음이라고 하였다.(13:김열규, 한국인의 유머, [중앙일보사, 1978]) 육담이 비록 검은 웃음이라고 해도 "자신의 육정을 표현하거나 남의 육정을 자극하거나 도발하는" 외설이 아니라 남을  웃기는 순수한 소화이다
.
따라서 말하는 사람은 저의나 악의가  없이 우스개로 하기 때문에 그 자신 무해하고 듣는 사람도  피해가 없기 때문에 부담없이 웃는다. 그래서  육담의 현장에서 주위의 눈치를 보면서 살성밀어로 육담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화자와 청자의 사이에는 긴장이  없다. 특히 금기시하였던 성을  노골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듣는 사람은 억압되었던 성으로부터 해방감을 맛보는  쾌감이 있다.

그리하여 신윤상은외담이란 성애를 만족시키는  대응적 보상구실을 한다. 어둡고  비굴한 이성관계의 측면이 아니고 밝고 풍부한 이성간의 성애를 즐기고자 구가한 생활의 진실이다.(14:신윤상, 한국인의 웃음, [태창문화사, 1974], 177]이라고 하였다.

 

3) 내용과 어법
미국의 설화학자인 톰슨이문헌설화인 작가들뿐만 아니라  문자를 모르는 구전설화 이야기꾼들에게 다른 어떤 것보다도 관심이 있는 것은 언제나 "성적 사건" "속임수 이야기".(:15톰슨[윤승준, 최광식 역], 설화학원론, [계명문화사, 1992], 252)라고 하였는데 그  성적 사건을 다룬 대표적 이야기가 육담이다그런데 육담의 내용에는 "있을 수  없는" 허구의 이야기도 있지만(16:촌담해이의  "서입기혈") 대개는 "있었던" 사실의 이야기나  "있을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육담은 성이라는 제한된  소재로 말미암아 그 내용에서도 제한을 받고  있다. 즉 육담에서는 주로 남과 여의 대립만  있고 악과 선의 대립은 없으며 기지와 지략은 있어도 갈등이나 고민이 없다. 또 임석재는육담에는 성에 관한 무지나 오해로 인하여 기이한 행위, 오류, 실수 등이 일어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것이 있는데 이러한 육담은 연소자에게 성적지식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또한 육담에는 이성을 유혹하고 성욕을 자극하며  성감을 고조시키기 위하여 계략 책략 기지  등을 구사하는 것도 있는데 이러한 것은 생활의 지혜를 터득하게하여 주기도 한다.(17:임석재, "육담", 앞 책)라하여 육담이 어린이에게  성적지식을, 그리고 어른에게는 생활의  지혜를 준다
고 하였지만육담에서 교육적 또는 교훈적  내용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육담은 성의 진실을 쾌락에 두고 있어 주인공들이 도덕적 고민이나 윤리적 갈등없이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없이 하여도 권선징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육담은 그 소재로  말미암아 일반적으로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더 즐겼고 젊은이들보다는 늙은이들이  즐겼다. 그러나 부부일신이라 하여도  남녀가 유별하여 부부간에도 쉽게 육담을  하지 않았으며 장유가 유서하여 부자가 유친하고 노소가 동락한다 하여도 부자간이나 노소간에는  육담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육담은 기방이나 요정같은 특별한 장소가 아니면민담과는 달리 동성 동년배끼리 유유락락하는 것이 특징이다
.
그리고 육담은 화자의 표현기법과 청자의 감정조정에 의하여 분위기를 달리하는데 화자의 표현기법에서 중요한 것은 구술방식이다. 그런데 임석재는육담을 구술할 때 "해서로  할까 반행으로 할까 행서 또는 초서로 할까하는 을 쓴다......해서로 한다는  것은 점잖게 한다는 뜻이고  반행으로 한다는 것은 좀 난잡스럽게 한다는 것이며 행서 또는 초서로 한다는 것은 아주 난잡스럽게하여 포복절도케 한다는 것이다.(18:임석재, "욕과 육담", 앞 책)라하여 세가지의 구술방식이 있다고  하였으나 성을 표현할 때는 일반적으로 직접어법과 완곡어법이 있기 때문에  육담의 구술방식은 크게 성기와 성행위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진한 육담"과 완곡어법으로  표현하는 "연한 육담"으로 나눌 수 있다그리고 이러한 구술방식은  전적으로 화자의 자의적인  용어의 선택에

있다. 여기서 성기와 성행위를 표현하는 용어와 문자를 예시하면성기 - 남근(한자말 : 남경, 양물, 양경, 양도, 옥경, 옥근, 신경좌장지, , 우리말 : 자지, 연장그것, , 물건, 거기), 여근(한자말음부, 음문, 음호, 누호, 국부, 국소, 소문, 하문, 옥문, 비추, , 목불지처, 우리말 : 보지, , , 아래
)
성행위 - 성교, 육교, 방사음사, 합궁, 범방, 행방, 합환, 합금, 교합, 접합, 사통, 관계, 상관, 색사, 정사, 아음, ?, , 교구, 구합, , 운우, 무산지몽, 운우지정, 남녀희사, 우리말 : (19:우리말 ""은 중의어이다), 밤일, 그것, 그일, 그짓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러한 용어의 선택은 전적으로 화자의 교양에 있는 것이지만 육담의 현장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또 문헌육담에서는 표현의 제약을 받아 주로 한자어 또는  우리말의 경우 간접적 용어를 사용하는 양상을 보이고, 구비육담에서도 비록 표현의 제한은 없다해도  직설적 용어보다는 간접적 용어를 사용하며 소위  육두문자는 극히 무식층에서 사용된다그러나 구비육담에서는 한자어보다는 일상적인  우리말을 사용함으로써 화자는 간략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청자는 쉽게 이야기를 이해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4) 형식과 구조
육담의 표현형식은 짧은  이야기라는 특성 때문에 민담과 다른 점이  있다. 즉 올릭이 서사법칙으로  제시한 반복의 법칙이  없으며, 특히 결말의  법칙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하여 민담이 제기, 전개, 결과의 형식을 갖는다면 육담, 특히 구비육담은 거의가 제기, 사건, 절정의 형식을 갖는다. 제기 : 시간, 인물, 장소가 제시하는데 시간과 장소를 생략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서두에서 "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라 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이 하기도 한다(서두절약의 법칙),  사건 : "그런데" "그러자" "며칠 뒤" 등의  연계사로 이어지는 시건은 순차적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데 하나의 사건만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단일사건의 법칙), 절정 : 이야기를 이른바 크라이막스에서 끝낸다구비육담에서는 사건의 결과를 생략함으로써 극적효과를 증대시킨다. (거두절미의 법칙)와 같이  육담의 형식은 서두절약의 법칙단일사건의 법칙, 거두절미의 법칙을 특징을 한다. 그리고 육담의 구조는  단일구조 - 하나의 독립화소로 된 육담, 합성구조 - 복합구조 : 2개 이상의 독립화소가 합성된 육담, 파생구조하나의 독립화소에 의존화소(소화, 불완전한 육담)가 접두 접미된 육담와 같이 나눌 수 있는데 육담은 본질적으로 단일구조의 형식이나 화자에 따라서 합성구조의 형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육담은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는 유행육담도 있고  오래 전승되는 장수육담도  있다. 그러나 육담은  시대에 따라 화자에 따라 변이되는데 그 변이의 유형은연쇄형 - 어떤 육담에서  연쇄적으로 이행되는 형태, 방사형 - 어떤  육담에서 방사형으로 생성되는 형태가 있으며 그  변화의 내적요인은 역사적 요인, 사회적 요인과  외적요인인 외국의 영향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아르네르가소화는 다른 설화보다 쉽게 만들어진다.(20: "The Types of the Folktale", [F.F, Communication, No, 74, 1928), 12-13)고 하였듯이 소화인  육담도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오늘날 신세대들의 다양한 육담에서  발견되는데 우리나라 신세대의 육담은 창작육담보다도 외국육담의 번안이나 윤색이  많으며 특히 순수 육담보다는 말장난인 육화를 즐겨 만드는 경향이 있다.

 

5) 보편성과 개별성
육담에는 세계적으로 분포된 보편육담도 있고 어떤 민족에만 있는 개별육담이 있다. 그리고 보편육담은 인간이 공통된 성에  대한 호기심과 본능적인 성욕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면 개별육담은 어떤 민족이 가지고 있는 성의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에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예를 들면 성을 풍속산업의 상품으로 인식하는 민족이나 자유로운  매춘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그 민족적 사회적 특성이 육담에 나타난다. 그리하여 손진태는이들 구상이나 해학을 통하여 우리들은  이들 민족성의 일단을 알 수 있다. ...
그들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한 면의 사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21:정대일, 속지해, [삼문사, 1930], 자서)라 하였다. 여기서 한국육담의 몇가지 특성을 든다면첫째는 육담의 주인공으로  왕이나 왕비등이 등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옛날 절대군주의 존엄성에서 금기된 것으로 보인다
.
둘째는 육담의 주인공으로 승려는 많아도 의외로  기녀가 적다는 점이다. 여기서 승려가 많은 것은 조선시대 배불정책의 영향으로 이해되나 기녀가 적은 것은 허조가기녀는 공가지물로 그것을 취하여도 무방하다.(22:성현, 용재총화)고 하였듯이 쉽게 취할 수 있는 기녀와 기방지사가 당연지사로 인식됨으로써 이른바 "사건"이 되지 않는 데 연유한다고 생각된다
.
셋째는 근친상간의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근친상간이 용납되지 않는 한국인의 윤리의식과 규범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넷째는 수간이야기가 적다는 점이다이것은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농경국가로 목축이 발달하지 않은데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모두  옛날의 육담에서 나타나는 특징이고 오늘날의 육담에서는 이러한 특징도 약화되고 있다. 특히  여권의 신장으로 옛날의 육담에서 성의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오늘의 육담에서는 능동적으로 수용하거나 가해자로 변하고 있으며, 노인의 장수화로 옛날의 육담에서  성을 체념했던 노인들이 오늘의 육담에서는 불굴의 정력을  과시하며 매스콤의 발달과 성교육의 영향으로 옛날의 육담에서 성에 무지했던 어린이가 오늘의 육담에서는 성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모방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이 모두는 오늘의 성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시대적 특징들이다.

 

6) 장르와 연구방법
육담에는 신화적 육담(23:성기의  유래 등)과 전설적 육담도  있지만, 거의가 민담이다. 그래서 육담을 [한국민속대관]에서는 "민속언어"로 다룬  바 있어도 대개는 민담에서 다루어 왔다. 그런데 손진태는신화 전설류 - 생식기의 유래, 민속 신앙에 관한 설화우화 돈지설화, 소화 - 음부에 그린 그림, 기타의 민담와 같이 육담을  그 유형에 따라 분류하였으나(24:손진태, 조선민담집, [향토연구사, 1930]) 장덕순은소화 - 소화, 슬기(지략담), 음담)과 같이  소화의 한 항으로 설정하였다.(25:장덕순한국설화문학연구, [서울대학교 출판부, 1970])  이로부터 육담을 유형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과 소화의 한 항으로 설정하는 두가지 방법이 생겨나,  1  손진태최인학(26:최인학,  A  Type Index  of  Koream Folktales, (Myong ji Univer.  Publications, 1979)와 한국민담의 유형연구,  [인하대학교 출판부, 1994]), 조동일(27:조동일한국설화유형분류집, 한국구비문학대계 <별책부록 1>,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9]), 2형 장덕순 - 임석재(28:임석재, "설화",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전북편>, [문화재관리국,  1971]), 조희웅(29:조희웅,
한국설화의 유형적연구, [한국연구원, 1983]), 김선풍(30:김선풍,  "설화론", 민속문학이란 무엇인가, [집문당, 1993])와 같은 계보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뒤에 장덕순이이런 이야기들은 소화의  각 유형, 예컨대 사기형 기지형 과자형  등에 배속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들이 비교육적이고  또 청자와 구연장소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반 소화와 별도로  분류하는 것이 마땅하리라 생각된다
.
(
31:장덕순, "외설설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고하여 화소에 따라 육담을  소화가 아닌 "외설"로 따로 분류한 바 있고(32:장덕순, "민담", 한국민속대관 6,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또 앞으로  육담을 본격적으로 조사 또는  연구하기 위해서는 민담의 하나로 육담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성기와  성행위를 소재로 한 웃기는 이야기를 육담이라 하였듯이 성기와  성행위를 소재로 한 웃기는 말장난을 육화성기와 성행위를 소재로 한 노래를  육요, 성기와 성행위를 소재로 한 욕을  육언이라 하고 이 모두를 육설(쌍소리)이라 하여육설-육담, 화육(쑥이야기 등), 육요(씹타령  ), 육언(씨팔 등)과 같이 분류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육담의 연구방법은 크게 공시적방법, 통시적방법, 비교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를 세분하여 예시하면공시적 방법 - 전면적 연구  1) 일반적 연구:육담원론, 한국육담론 등, 2) 시대적 연구:중세육담론, 근세육담론, 현대육담론등, 3) 계층적  연구:양반육담론, 신세대육담론 등, 일면적연구 - 육담소재론, 육담구성론, 육담어법론 등  통시적방법 - 육담채집사, 육담연구사, 육담사 등  비교방법대내적비교 : 팔도육담비교론  , 대외적비교한중육담비교론, 한일육담비교론 등과 같은 연구분야가 가능하다고 본다.

 

7)자료와 분류
육담의 자료는 문자로 기록된 문헌자료와 민간에 구전되는 구비자료로 나누어진다.
먼저 문헌자료는 조선시대  성현의 [용재총화], 유몽인의 [어우야담],  이수광의 [지봉유설], 어숙권의  [패관잡기], 이육의  [청파극담], 서거정의 [태평한화  골계전], 강희맹의 [촌담해이], 홍만종의 [명엽지해], 송세림의  [어면순], 성여학 [속어면순], 장한종의  [어수신화], 부묵자의  [파수록], 그리고  편자를 모르는 [기문], [성수패설], [진담록], [교수잡사등에 수록되어 있는데, 이 중 일부는  19세기에 [고금소총]이란  이름으로 집대성되었고(33:  고금소총은 1947년에  송신용이 그 일부를 [조선고금소총]  (정음사)으로 간행하였고 1959년에는 민속자료간행에서 유인본으로 간행하였으며 1970년에는  조영암이 일부를 번역한 [고금소총](명문당)을 간행하였는데  근래에 이를 윤색  번안한 박인근의  [고금소총] (환문사, 1977), 한만수의 [재미있는  고금소총 이야기], (박우사, 1989),  이동하의 [고금소총] (가람 문화사,  1990)등이 간행되었다.) 이 밖에도  [사랑야화]등이 민간에 전하고 있다
.
한편 구비자료는 손진태가 조사한 몇편의 육담이 그의 [조선민담집] (향토연구사, 1930)에 수록되었고  홍만종의 [명엽지해]에 정대일이라는 가명으로  경북 달성군에서 조사한 육담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속지해](34:일문으로 번역하기  곤란한  육담은  뒤에 국문으로  수록하였다.)라하여  합본한  [명엽지해] (삼문사, 1932)가 있다. 또 근래에 조사된 육담은 [한국구비문학대계등에 단편적으로 수록되어 있고 특히  대학생들의 육담은 서정범의 [이바구별곡] (범조사,  1988) 등에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문헌에 수록된  자료는 모두 육담이 아니므로 육담자료의 철저한 검색이 필요하다. 그리고 톰슨이모든 지식은 진지한 학문연구의 대상이 되기 전에 그에 앞서 우선 분류되어야 한다(35:S, Thompson,  [윤승준, 최광식  ], 설화학원론, [계명문화사,  1992],05)고 하였듯이 육담이 학문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 먼저 분류되어야 한다. 그런데 장덕순은  행위 : 상전이  여종을, 하인이 여주인을, 비법, 정조를 아는  , 복상사, 상피, 사간, 육설 : 신체명칭, 이상체질취음, 성씨의 : 파자와 같이 분류한 바 있으나(36:장덕순, 앞 책, 36-37) 그 유형이 매우 엉성하여 여기에서 하나의 시안을 제시해 본다
.
  1.
신화적 육담 : 성기이야기, 성교이야기

  2.
전설적 육담 : 지명이야기, 성씨이야기
  3.
본격적 육담  : 성기이야기-남근이야기 : 남근 본이야기, 남근  만진 이야기, 남근 소중한 이야기남근 부실한 이야기, 여근 이야기  : 여근 본 이야기, 여근 만진 이야기(만지게 한다), 여근  맛 이야기, 성교이야기-모르는 이야기 : 모르는 이야기(어려도 안다), 하고도 모르는 이야기, 몰라서 가르킨 이야기, 못하는 이야기 : 못하는 이야기늙어서 못하는 이야기(늙어도 한다), 하려는 이야기  : 못한 이야기, 못하게 한 이야기, 하는 이야기것 본 이야기, 하다가 들킨 이야기, 제대로 하는 이야기하다가 죽은 이야기, 한 이야기  : 우연히 한 이야기, 속여서 한 이야기, 억지로  한 이야기, 한 기분  이야기, 한 뒤 이야기시침땐 이야기, 들통난 이야기, 수음이야기-  때 이야기 : 좋은 이야기사고 낸 이야기, 내기 한 이야기, 한 뒤 이야기 : 기분 낸 이야기구음 한 이야기 : 들킨 이야기, 수간 한 이야기 : 하다가 들킨  이야기, 수성 본 이야기(37:수성이야기는 "동물의 성 이야기"라는 뜻이다.) : 성기 본 이야기, 교미 본 이야기  4. 부차적 육담  : 수화이야기(육화), 착음이야기사투리육담(육화), 이의동음 육담(육화), 이상발음 육담(육화), 격언이야기(육화), 수수께끼 이야기(육화), 씨름말 이야기(육화)

 

5. 우화적 육담 : 야수 이야기, 비금 이야기, 어구이야기  그러나 이 분류시안도  앞으로 자료의 검색에 따라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3. 빼는 말
육담의 소재는 성이다. 그런에  육담에서 성은 신성한 것도, 추악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람의 "본능"일 뿐이다. 본능이기에  이성이면 그냥 "보고싶고" 보면은 제 것이건 남 것이건 "만지고  싶고" "하고 싶은" 욕망만 있다. 그리고 "성은 즐기는 것이다"라는 것이 육담의 세계이다.
그래서 육담에는 윤리나 도덕이 없다. 시아버지의 "물건"을 며느리가 부끄럼없이 말하고 양반이 종년을, 마님이 하인을스님이나 목사가 여자를 유혹하고, 해도 좋고  못해도 좋고, 설사 하다가  남한테 들켜도 챙피도 없고  후회나 반성도 없다. 이렇게 그 내용이 부도덕해도 권선징악이 없다
.
육담의 기능은 웃는데 있다말하는 사람도 웃기려고 말하고, 듣는 사람도 웃을려고 듣는다남녀노소가 육담의  현장에서는 체면불구하고 웃음으로  보한과 망우한다. 아무리  진한 육담이라도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웃기만 할 뿐 그것으로 흥분하거나 미치는 사람은 없다그래서 육담은순수한 소화일 뿐이지 결코 외설이 아니다
.
육담은 성과 관계없이 진화한다. 더구나 육담은  하나의 유기체로 꾸준히 변이되고 또 창작된다이렇게 변이되고 창작된 우리의 육담은 성의  진실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적 특성이 내포되어 있는 대중적 민속문화이다
.
더욱이 오늘날 사회적으로  남녀가 동등해지고 성이 비교적 자유스러워지면서 다양한 육담이 발달된 매스 미디어를 통하여 제한없이 전파되고 있어도 그 내용이 음탕하다는 단하나의 이유만으로 연구의 대상에서 소외되어 왔다
.
그러나 육담은  연구되어야 한다민속학에서 구비전승되는 민담의  하나로만 연구될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민족문화로서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육담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구자들이 육담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