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역사(일본)

슈분, 야마자키 소칸, 제아미 모토키요

지식창고지기 2009. 10. 20. 12:50

슈분

周文


14세기말 ~1444/48 경.


일본의 승려·화가.

덴쇼 슈분[天章周文]이라고도 한다.

일본의 수묵화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중국의 화법을 따르는 초기

수묵화가들과, 철저한 일본식 화법으로 소재를 다루는 그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후기의

수묵화가들 사이의 과도기적 단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슈분은 교토의 쇼코쿠 사[相國寺]에 들어갔는데, 이 절은 그의 스승인 조세쓰[如拙]와,

뒤에 슈분의 가장 훌륭한 제자가 된 셋슈[雪舟]의 본거지였다.

1403년경 직업화가가 되었으며 그해 조선으로 건너갔다.

이듬해 귀국한 뒤에는 아시카가 바쿠후[足利幕府 : 1338~ 1573]가 임명한 궁정화가로서

그림에 관한 일을 관장했다.

또한 수묵화를 공식적인 회화 양식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야마자키 소칸

山崎宗鑑


1465 ~ 1552.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 : 1338~1573] 말기 일본의 렌가[連歌] 시인.

〈이누쓰쿠바슈 犬筑波集〉(1615, '잡 렌가 집'[雜連歌集]이라는 뜻)의 편자로 유명하다.

〈이누쓰쿠바슈〉는 코믹 렌가인 하이카이[俳諧] 시집의 효시가 되었다.

소칸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쇼군[將軍] 아시카가 요시히사[足利義久]의 가신이었으며 1489년 쇼군이 죽은 후

승려가 되었다고 한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가난에 찌들고 실성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전해 내려오지만, 역사적 자료에 의하면 그는 렌가를 가르치거나 글씨에 능했던 덕분에

꽤 안정된 수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칸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하이카이가 수록되어 있는 〈이누쓰쿠바슈〉는 수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씌어졌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완성된 후 100년이 지나도록 출판되지 않았다.

이처럼 출판이 지연된 것은, 아마 소칸이 그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 사용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을 뿐, 출판할 의도는 애당초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좀더 타당성 있는 이유는 수록된 렌가가 조잡하고 불경스러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세속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기지와 신선함이 넘치는 시들이 17세기의 야심있는

하이카이 시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단린파[談林派] 하이카이 시인들은 흔히 그 스타일을 모방하려고 노력했다.

 

 

제아미 모토키요

世阿彌元淸


1363/64 ~ 1443. 9. 1.


일본 노[能]의 으뜸 가는 연기자·작가·이론가.

본명은 오니야샤[魂夜叉]. 제아미는 세아미라고도 한다.

뒤에 후지와카[藤若]라고도 했으며 간제 모토키요[觀世元淸]라고도 한다.

아버지 간아미[觀阿彌 333~84]와 함께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노를 완성시켰다.

노는 아시카가 요시미쓰[足利義滿] 쇼군[將軍]의 후원을 받아 과거의 조잡한 요소를

없애고 복잡한 귀족극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데, 1374년 그가 보는 앞에서 공연한 뒤

총애를 받았다.

제아미는 아버지가 죽자 노의 제1인자가 되었다. 그는 아버지가 창시한 뒤로 줄곧

커다란 영향을 미친 간제파를 이끌었다.

또 연기를 계속하면서도 많은 작품을 썼는데, 오늘날 공연되는 약 230편의 노 가운데

절반 가량, 특히 걸작의 대부분은 그의 작품으로 생각된다.

1422년 그는 선종(禪宗) 수도승이 되었고, 그의 아들 모토마사[元雅]가 그를 계승했다.

그러나 1429년 쇼군이 된 아시카가 요시노리[足利義敎]는 제아미의 조카 온아미[音阿?]을

총애하고 모토마사가 자기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1432년 모토마사가 죽고나서 1434년 요시노리는 제아미를 추방했는데, 1441년 그가

죽자 교토로 돌아왔다.


그는 제자들을 위한 교본으로 쓴 책들(가장 중요한 책은 흔히 〈가덴쇼 花傳書〉라 하는

〈후시카덴 風姿花傳〉[1400~18]임)에서 말하기를, 배우는 3가지 기본 배역인

무사·여인·노인 역을 각기 어울리는 노래와 춤과 함께 통달해야만 한다고 했다.

노의 연기에서 중요한 2가지 요소는 '행동의 모방', 즉 재현적 측면인 모노마네

[物まね : 흉내]와 상징적 측면이자 정신적 핵심인 유겐[幽玄 : 그윽함]이다.

이중 후자가 더 중요하며 노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제아미는 '유겐의 본질은 참된 아름다움과 은은함'이며,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만은

아니라고 썼다.

이는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극의 주제와 배우의 고상한 몸짓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세계를 의미했다.

간아미가 쓰고 제아미가 개작한 〈마쓰카제 松風〉와 같은 노에는 신비스런 고요함이

있다. 

제아미가 쓴 다른 노극은 유겐의 요소가 적고 움직임이 많아서 때로는 사실적이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