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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상최대 플랜트 수주..'600억弗 금자탑'

지식창고지기 2009. 12. 30. 00:49
현대건설 사상최대 플랜트 수주..'600억弗 금자탑' 카타르 라스라판 C플랜트 수주..해외수주 600억弗 분수령
현대건설 올해 해외수주 65억弗 상향조정
입력 : 2008.05.02 09:01
 
[카타르 메사이드=이데일리 윤진섭기자]
 
현대건설이 건설업계 처음으로 해외진출 43년만에 해외 수주고 600억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600억달러 돌파의 분수령이 된 카타르 라스라판 C플랜트 공사는 회사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비롯해 2006년 수주한 고부가가치 플랜트인 카타르 '펄(pearl) GTL(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 공사에 이르기까지 건설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며 한국건설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타르 라스라판 C플랜트 수주..600억弗 해외수주 분수령=현대건설의 해외수주 600억달러 돌파의 분수령이 된 카타르 라스라판 전기·담수 복합발전소 (Independent Water and Power Projet, 일명 라스라판 C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는 61년 현대건설 역사 속에서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에 이은 새로운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스라판 C 플랜트의 총 사업 규모는 38억 달러. 이 중 현대건설 지분은 20억6791만달러(원화 약 2조673억원). 이는 현대건설 창사 이래 단일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 현대건설은 단일 최대규모인 카타르 라스라판 복합발전소를 비롯해 쿠웨이트 해상터미널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600억달러 해외수주의 금자탑을 쌓았다. 사진은 쿠웨이트 해상터미널 전경

라스라판 C 플랜트 규모도 역대 최대다. 발전규모 2730MW, 담수용량 630MIGD(252만t/1일-1MIGD는 약 4000t)에 달한다. 2730MW의 발전 규모는 카타르 인근 리비아가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웃도는 규모다.
 
카타르 수국영 수전력회사인 까르마(KAHRAMAA)社는 라스라판 C플랜트에서 나온 전력을 도하, 라스라판 등 카타르 3개 신도시에 공급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한 수주경쟁도 치열했다. 최종 입찰에 참여한 회사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3개사.

현대건설은 일본 미쓰이 종합상사, 프랑스 수에즈(SUEZ) 에너지 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고, 두산중공업은 독일의 지멘스, 현대중공업은 일본의 마루베니종합상사와 짝을 이뤘다.

현대건설은 해외복합발전소 분야 산증인인 김원복 전무를 팀장으로 TF구성, 목동에 별도 사무실을 두고 최종 결과에 대비했다. 1년여의 입찰 평가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이 선정된 것은 작년 말.

당초 2월 말 최종 계약이 예상됐었지만 가격 조율과 조인트 벤처 회사인 라스 기르타스(Ras Girtas) 발전회사 설립이 늦어지면서 3개월이 지연된 오는 15일 최종 계약을 앞두게 됐다.

라스라판 C 플랜트는 역대 최대규모의 복합발전소 사업이란 점에서 까다로운 책임 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실례로 공기지연에 따른 하루 배상 금액만 160만-170만달러. 한달이 지연될 경우 배상금액만 5000만달러를 웃돌 정도다. 이런 이유로 현대건설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당초 30억달러까지 예상됐던 지분을 20억달러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건설측은 "발전부문이나 전기분야는 플랜트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일류업체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공사"라며 "특히 라스라판 C플랜트 수주는 현대건설이 독자설계·시공·시운전(EPC) 분야에서 세계적인 건설사로 도약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600억弗 해외수주 돌파..맨몸으로 개척한 해외시장=현대건설이 쌓아올린 600억달러 수주 금자탑은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 그리고 악착같이 습득한 기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현대건설의 첫 해외 사업인 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다. 이 사업을 통해 습득한 경험과 시공기술은 이후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중동 건설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

현대건설의 첫 해외 사업은 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다. 현대건설은 독일, 일본 등 16개국 29개 업체와 겨룬 끝에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습득한 경험과 시공기술은 이후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중동 건설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

현대건설 61년 역사에서 결코 빼놓은 수 없는 사업이 '20세기 대역사(大役事)'로 불리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다.
 
10개사만이 초청돼 피말리는 수주전 끝에 9억3114만달러(당시 환율 약 4609억원)에 현대건설이 따냈다.

현대건설은 단 한 건의 이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당시 우리나라 예산액의 절반과 맞먹는 규모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또 기자재와 콘크리트 슬래브를 울산조선소에서 제작, 대형 바지선을 통해 걸프만으로 날랐던 일화는 현대건설 특유의 뚝심과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사우디 주베일산업항 모습.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9억3114만달러에 수주했다. 이 금액은 당시 국내 연간 예산액의 절반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이후 현대건설은 75년 사우디아라비아 해군기지 확장공사, 77년 바레인 디플로매트 호텔 신축공사,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만 확장공사, 사우디 아시르 전력공사 등을 잇따라 수행했다.

이란 사우스파 공사는 현대건설의 우수한 기술력을 맘껏 보여준 프로젝트다. 당시로선 최대인 2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가스 처리시설 공사를 현대건설은 단일 플랜트 공사 사상 세계 최단기간인 35개월만에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이 공사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력은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이스 지역에서 7억달러 규모의 가스처리시설공사를 추가 수주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입찰 참가 자격 심사 요건이 까다로워 유럽 및 일본의 일부 업체만이 가능했던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의 발주 대형 공사를 현대건설은 원청 자격으로 수주해 기술력과 공사 수행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현대건설이 일본 토요(Toyo)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타르에서 건설 중인 '펄 GTL' 공사(총 13억달러, 원화 약 1조2350억원)는 선진기업의 독과점 시장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공사로 평가 받고 있다.

GTL(Gas-to-Liquid,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 공사는 기술력이 없으면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어 유럽과 일본의 일부 선진업체들이 독점해오던 터였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개척지는 우리 기업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며 "그만큼 현대건설은 세계 유수의 업체들과 당당히 겨뤄 시공경험과 선진기술을 습득했으며, 이를 국내시공에도 활용해 국내 건설산업의 질적 도약과 기술 발전을 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올해 해외수주 65억弗 상향조정=현대건설은 지난달말 해외사업회의에서 올해 수주목표액을 당초 47억달러에서 65억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여기에는 해외공사에 역량을 집중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대건설은 4월말 현재 해외 56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고유가에 따른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석유와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발주가 집중되고 있는 중동에 집중하고 있다.

제벨알리 'L' 발전담수 프로젝트와 'W' 변전소 공사, 제벨알리 컨테이너터미널 공사 등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가장 많은 13건의 공사를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으로 쿠웨이트(9건), 싱가포르(7건), 카타르, 리비아(이상 5건) 등 순이다.

현대건설은 이외에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카자흐스탄 등 아프리카와 러시아의 신흥 산유국 등 미래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매년 30억달러 안팎의 해외공사를 꾸준히 수주해 안정된 해외사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각오다.
 
▲ 이란 사우스파 4·5단계 현장. 현대건설은 단일 플랜트 공사 사상 세계 최단기간인 35개월만에 성공적으로 준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