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윤회설 - 이우평의 지리세상

지형윤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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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론의 정의

침식윤회는 침식에 의해서 생기는 지형변화의 일련(一連)의 과정을 말한다. 지형은 화산의 생성이나 해저의 융기 등에 의해서 원지형(原地形)이 새로이 생기고, 그 순간부터 외적 영력(外的營力;비·바람, 온도의 승강 및 동결·해빙·유수·파랑 등)에 의해 여러 가지 차지형(次地形)이 형성되고, 최종적으로 기복이 작은 준평원(準平原)의 종지형(終地形)이 된다. 이 과정이 지형윤회인데 침식윤회 혹은 지리적 윤회라고도 한다. 또, 침식윤회는 하천에 의한 침식의 변화가 일반적이므로, 하식(河蝕)에 의한 침식과정을 정규윤회(正規輪廻)라고 한다.

2. 이론의 정립

침식윤회설은 미국의 지형학자 W.M. 데이비스(1850~1934)에 의해 19세기말에 확립되었다. 다윈의 생물진화론의 영향을 받아서 지형의 진화를 생물의 진화에 비유하여, 지형의 변화는 원지형에서 유년기·장년기·노년기 등의 일련의 단계를 거쳐 종지형의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하였다. 침식윤회설이 발표될 당시 이것은 하나의 획기적인 착상이었다.

3. 이론의 실제

유년기의 지형은 원지형의 원면(原面)이 넓게 남아서 하도(河道)는 폭포나 여울 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년기 지형에서는 침식이 진전해서 골짜기의 너비가 넓어지며, 특히 만(滿)장년기가 되면 하천과 하천 사이에 있는 하간지(何間地)는 톱니 모양의 산형(山形)을 이루어 기복량(起伏量)이 최대가 된다. 만(晩)장년기가 되면, 산정은 둥그스름하게 되어 종순산형(從順山形)을 이룬다. 폭포나 여울은 없어지고 하도는 일반적으로 평형하천(平衡河川)의 상태에 가까워지며, 하천은 한층 더 곡류(曲流)하여 곡폭(谷幅)을 넓힌다. 노년기에 들어가면 하천은 자유롭게 곡류해서 더욱 곡폭을 넓히고, 하간지는 낮아져 물결 모양의 지형을 이루어 해면 부근까지 침식되면서 준평원의 종지형을 이루고, 여기서 하나의 윤회를 완성한다.

그러나, 이 일련의 지형변화의 과정은, 지반(地盤)이 정지하고 있거나 혹은 해면의 높이(침식 기준면)가 일정하다는 가정하에서 성립되며, 혹시 윤회 도중에 지반이 융기하거나 해면이 저하되면 침식이 부활해서 새로운 윤회가 시작된다.

◀ 지형윤회과정 모델 ▶

                 

유년기 초기. 원지형의 원면이 남아 있고 하천에는 하방 침식이 시작되어 폭포나  여울이 생겨난다.

유년기 말기. 침식이 이루어져 골짜기가 깊어지고 원지형은 서서히 소실된다.

 

                 

장년기 초기. 더욱 측방 침식이 진전되면 곡폭이 넓어지기 시작하고, 하간지는 가파른 지형을 보인다.

장년기 말기. 하천은 측방 침식의 작용이 우세하여 넓은 골짜기를 만들고, 평활한 하상 종단면을 나타낸다.

 

                 

노년기. 산릉은 둥그스름해지고 곡폭은 더 넓어지며, 잔구가 형성되고 하천은 자유곡류한다.

지형의 회춘. 준평원이 다시 융기하여 지형의 회춘이 시작된다.

 

침식윤회의 동영상 그림. 위에서 설명한 침식윤회 과정 각각의 그림을 연속으로 볼 수 있다.

 

4. 이론의 문제점과 지형학적 의의

지형윤회는 하나의 가설인데 이것을 지형윤회설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지구상에 현존하는 각종 지형을 시계열(時系列)상에 배열해 구성한 가설이다. W.M. 데이비스는 복잡한 세계의 각종 지형을 이 설에 의해서 계통적으로 설명하였는데, 이해하기 쉬운데다가 제자가 많아서 이 설은 세계적으로 보급되었다. 그리고, 지형윤회설은 특히 20세기 전반의 지형학의 진보에 현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지형의 형성은 내적 영력과 외적 영력이 동시에 작용해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 독일의 지형학자 W. 펭크와 심하게 대립하였으며, 또한 지형변화가 그 지역의 기후와 밀접한 관계하에서 이루어진다는, 근년의 기후지형학의 발달에 의해 지형윤회설을 비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형 윤회설이 갖고 있는 이론 자체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형윤회설은 지형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인식한 최초의 연구로서 지형발달 연구사의 고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형학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