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투융자사업의 우선순위 결정방법
군산대 교수 유금록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미국 Harvard 대학교 및 Yale 대학교 객원 연구교수, 군산시 지방재정계획 및 지방세 심의위원. 현재 한국행정학회 연구위원 및 전북행정학회 연구이사. 현재 군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우리 나라의 경우 1995년 7월부터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지방자치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관건이 되는 지방재정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 자치단체들마다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의 재정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정수입을 늘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재원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하에서 한정된 재원을 각 부문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자치단체에 있어서 각종 투융자사업의 심사분석과 중기재정계획수립, 예산편성 등의 업무를 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직무수행능력을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에 있어서 지방재정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직무와 관련된 전문적인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지 못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지방재정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직무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전문적인 기법들을 비용편익분석(Cost Benefit Analysis)과 가상시장가치환산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 : CVM) 그리고 계층분석절차법(Analytical Hierarchy Procss : AHP)을 중심으로 그 기본적 논리를 설명 하고자 한다.
비용편익분석은 재정투융자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으로서 학계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방재정업무를 수행하는 실무자들에게는 낯설어서 실무에서는 아직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비용편익분석의 기본논리는 현재로부터 장래에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의 총 현재가치를 구한 다음 양자를 비교하여 공공투융자사업의 타당성을 판정하는 기법이다. 비용과 편익의 현재가치를 환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할인률(discount rate)이다. 적정한 할인률을 어떻게 선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 역시 용이한 문제는 아니지만, 공공사업의 심사분석을 담당하는 재정 경제부의 관련 부서에서 매년 할인률을 정하여 주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큰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편익비용비율은 수질오염과 같은비용을 부(-)의 편익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분모에 포함하느냐 아니면 분자에 포함하느냐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다. 단일사업을 평가하는 경우에는 세 가지 기준이 동일한 결론을 가져오지만, 복수 사업이나 상호 배타적 사업을 판정하는 경우에는 순 현재 가치의 크기와 내부수익률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설명한 비용편익분석의 논리를 잘 알고 있더라도 이를 실무에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혹자는 비용편익분석은 실무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무용지물로 속단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비용과 편익의 화폐적 가치를 환산하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투융자사업의 계량화하기 어려운 질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상시장가치환산법(CVM)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가상시장가치환산법은 계량화될 수 없는 비용과 편익을 산정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편익분석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비 사용자(non-user)의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즉 경험하지 않았거나 사용하지 않은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서도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가상시장가치환산법은 계량화하기가 곤란하지만 인간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가져다주는 환경재화에 대한 편익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으로서 환경재 에 대한 시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가격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잠재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기본전제는 인간의 심리나 생각 속의 시장을 가정하는 것이다. 즉 현실적으로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의 질과 같은 가치에 대한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기 위하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수요나 가격을 추정하여 가치를 산정 하는 방법이다. 가상시장가치환산법 은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환경자원을 보호하고 싶어하는 지불의지(willingness to pay : WTP)나 개발과 같은 정책노력으로 인해 재산상·환경상 손실을 입었을 경우 보상액으로 수락할 용의가 있는 용인의지(willingness to accept : WTA) 를 측정하여 환경재의 편익이나 환경재의 파괴로 인한 비용을 추정하려는 것이다.
가상시장가치환산법에 의해 무형적이거나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비용과 편익의 현재가치가 구해지면 비용편익 분석에 의해 공공 사업의타당성 분석이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 시대에 있어서는 특정공공사업이 주민들의 이해 관계가 충돌할 경우에는 경제적 타당성만으로 결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지난하며 민주화와 자치시대에 있어서 주민들의 의견을 공공사업의 결정과정에 어떠한 형태로든 반영하여 사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기법이 계층 분석절차법(AHP)이다.
계층분석절차법은 몇 가지 심사분석항목에 대한 설문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것으로서 최근 공공부문에서도 이 기법을 적용하여 정책의 우선 순위를 분석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활용가능성이 높다. 이 기법의 기본적 논리는 하나의 목표나 거시적인 평가기준을 보다 하위의 세부적인 평가기준으로 계층화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인 세부기준에 대한 가중치나 선호도를 조사하여 종합화시키는 방법이다. 계층분석절차법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핵심요소, 즉 문제의 구조화, 우선 순위 설정, 논리적 일관성의 검토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결정을 내려야 할 문제를 몇 가지 요소별로 나누어 계층화시킨다.
문제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계층적인 수직적 상호관계로 분류함으로써 문제의 구조가 명확해질 수 있다. 상위목표(objective or goal)가 있으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목표인 기준(criteria)으로 계층화시키고, 그 다음이 기준을 세분화한 차 하위 기준(subcriteria)인 대안으로 계층화시키고 계속하여 측정지표로까지 구조화시킨다. 목표와 수단관계를 구체적인 수준까지 계층적으로 구조화시킨 다음, 측정지표들간 중요도 내지 우선 순위를 확률적으로 측정하게 된다.
계층분석절차법이 단순 설문조사보다 유리한 점은 이원비교법을 사용하여 사업간의 가중치를 산정 함으로써 직접설문에 의한 가중치부여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계층 분석절차법도 기준과 대상사업이 많은 경우 수 작업으로 계산하기가 용이하지 않지만, 최근에는 EcPro (Expert Choice Pro)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시판되고 있으므로 이것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공공사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공공투융자사업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직무능력을 전문화하는 데 있어서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과학적인 기법을 소개했다. 이러한 기법들은 관련 컴퓨터프로그램들이 이미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기 때문에 그 기본적 논리를 이해하면 실무에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기법들이 효율적인 이용되기 위해서는 관련공무원들에 대한 직무교육이 선행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장과 자치단체 의원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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