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위탁관리-프로그램 특성화가 성장 배경
|
2010년 완공 예정인 연꽃마을 안성노인종합복지타운. 노인복지를 위해 요구되는 거의 모든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가 집약돼 노인복지의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불교 노인복지는 UN이 세계 노인의 날을 제정한 1991년 이후 지난 20여 년간 7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0월 2일 제19회 세계 노인의 날을 앞두고 불교노인복지시설 현황을 조사한 결과, 1991년 이전까지 20곳에 불과했던 노인복지시설이 2007년 기준 154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시설별로 살펴보면 서울노인복지센터, 여수시노인종합복지관 등 노인종합복지관이 41곳 이었으며 제주양로원, 화성전문요양원 등 70여 곳의 장기요양시설과 갓바위치매센터, 진각치매단기보호센터 등 20개소의 단기보호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에는 일자리 창출, 호스피스, 상담 등 다양한 노인복지 분야에 다수의 기관이 참여해 활발히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계 노인복지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효(孝)가 불교 사상의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누구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면 먼저 부모를 효양하고 스승과 노인을 받들어 모시며 십선업(十善業)을 닦으라.”
관무량수경』, “보살은 근본은 자비심과 공겸심을 근간으로 하며 공경심은 효순심을 근간으로 하므로 효는 보살정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법망경』 등 효와 관련된 부처님의 가르침은 익히 알려진 『부모은중경』 뿐 아니라 『화엄경』, 『불설부모은난보경』, 『잡보장경』, 『불설효자경』, 『육방예경』, 『중아함경』 등 경전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회에 회향하는 데 있어 노인복지는 다른 사회복지 분야에 비해 우선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계 복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급성장의 또 다른 배경은 1995년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출범하면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설 위탁과 운영 및 관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출범을 계기로 천태종, 진각종, 총지종 등 주요 종단들과 지방의 대형 사찰들이 고령화시대를 맞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노인복지 분야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됐다.
교계 노인복지는 양적인 성장만큼이나 질적인 측면에서도 사회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특히 연꽃마을 안산노인종합복지타운과 인덕원 서울 인덕노인종합복지타운은 노인복지의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들 복지타운의 특징은 노인복지를 위해 요구되는 거의 모든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가 집약돼 있다는 것.
이곳에서는 간단한 수준의 가사활동 지원이 필요한 독거노인부터 24시간 보호가 필요한 중증의 장기요양어르신 그리고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노인성질환자에 대한 치료시설까지 어르신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 인덕노인종합복지타운은 올 7월 운영에 들어갔으며, 2010년 완공 예정인 안성노인종합복지타운은 요양원과 파라밀요양병원 등 일부 시설을 개원한 상태다.
또 조계사가 책임 운영 중인 서울노인복지센터의 경우 어르신들을 일방적 수혜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노인복지 서비스의 개념을 전환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이러한 노력들은 교계뿐 아니라 노인복지기관 전반에 걸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명지대 사회복지대학원 고재욱 교수는 “불교계가 지금과 같이 노인복지 사업을 자비나눔 실천의 대상으로 본다면 불교 노인복지의 미래는 앞으로도 희망적”이라고 평가하며 “그러나 향후 미래 복지는 한 공간에서 유아, 어린이, 청소년, 여성, 노인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전망되는 만큼 미래 복지 선점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015호 [2009년 09월 21일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