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옆에 텍사스 2배 쓰레기 섬
경향신문 | 구정은기자 | 입력 2009.11.11 17:42 | 수정 2009.11.12 02:01 |
여성들이 애용하는 각질 제거제의 스크럽 알갱이들, 미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여섯개들이 맥주 팩의 비닐고리, 페트병 뚜껑, 폴리스티렌 포장, 샌드위치를 쌌던 랩 조각, 검은 비닐봉지, 엉켜서 못쓰게 된 그물….
플라스틱이나 비닐 따위로 이뤄진 쓰레기들이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 태평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쓰레기섬을 형성하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부유물로 인해 이제는 쓰레기섬의 크기가 140만㎢(남한의 14배)에 이르렀다. 하와이에서 북동쪽으로 1600㎞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선박업계에서 '태평양 대쓰레기장'이라 부르는 쓰레기섬의 크기가 미 텍사스 주의 2배에 이르렀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쓰레기섬이 있는 곳의 정식 명칭은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로, 하와이와 미국 본토 사이에 위치해 있다. 1년 내내 적도의 더운 공기가 고기압을 이루면서 서서히 소용돌이치며 바람을 빨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아 배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고기압 아래에서는 해수면이 시계 방향으로 느리게 돌아가며 소용돌이를 그린다. 환태평양 지대를 흐르는 바닷물의 절반은 해류를 따라 이곳으로 오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해류가 급격히 느려져 쓰레기들이 모이게 된다.
현미경으로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알갱이에서부터 거대한 그물망까지, 미국·캐나다와 아시아 해안에서 오는 쓰레기들이 모여 대륙을 형성하고 있다. 쓰레기의 90%는 플라스틱류다.
쓰레기섬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997년이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찰스 무어 선장이 항로를 잘못 들어 무풍대에 왔다가 발견했는데, 당시만 해도 쓰레기섬의 면적은 텍사스 정도 크기였다. 충격을 받은 무어는 '알갈리타해양연구재단'을 만들어 과학자들과 함께 해양오염 조사와 오염방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무어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해양학자 보니 몬텔리오니 등과 함께 올 여름 다시 쓰레기 바다를 조사했다. 그 결과 쓰레기섬의 면적은 두 배로 늘어났고, 물에 녹지 않는 살충제(DDT), 폴리염화비닐(PCB) 등 독성물질의 농도도 2배로 증가했음을 알아냈다.
PCB는 70년부터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지만 앞으로도 몇 세기 동안 사라지지 않고 바다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몬텔리오니는 해류의 속도가 느려 '죽음의 바다'라 불리는 대서양 사르가소 해역에도 쓰레기섬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학자들은 일본에 근접한 태평양 동부에도 쓰레기섬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구 전체 대양의 부유 쓰레기 양은 북태평양 환류 쓰레기섬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은 가오리 등 어류와 물새의 몸속에서도 점점 더 많이 발견된다. 쓰레기 해역 부근에서 잡힌 방어 한 마리의 체내에서 84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바다의 쓰레기는 점점 늘어나지만 없앨 방법은 아직 없다. 샌프란시스코의 환경그룹 '프로젝트 카이세이'는 지난 여름 북태평양 환류를 조사하면서 디젤 연료로 부유 쓰레기들을 태워 없애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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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나 비닐 따위로 이뤄진 쓰레기들이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 태평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쓰레기섬을 형성하고 있다.
쓰레기섬이 있는 곳의 정식 명칭은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로, 하와이와 미국 본토 사이에 위치해 있다. 1년 내내 적도의 더운 공기가 고기압을 이루면서 서서히 소용돌이치며 바람을 빨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아 배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고기압 아래에서는 해수면이 시계 방향으로 느리게 돌아가며 소용돌이를 그린다. 환태평양 지대를 흐르는 바닷물의 절반은 해류를 따라 이곳으로 오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해류가 급격히 느려져 쓰레기들이 모이게 된다.
현미경으로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알갱이에서부터 거대한 그물망까지, 미국·캐나다와 아시아 해안에서 오는 쓰레기들이 모여 대륙을 형성하고 있다. 쓰레기의 90%는 플라스틱류다.
쓰레기섬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997년이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찰스 무어 선장이 항로를 잘못 들어 무풍대에 왔다가 발견했는데, 당시만 해도 쓰레기섬의 면적은 텍사스 정도 크기였다. 충격을 받은 무어는 '알갈리타해양연구재단'을 만들어 과학자들과 함께 해양오염 조사와 오염방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무어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해양학자 보니 몬텔리오니 등과 함께 올 여름 다시 쓰레기 바다를 조사했다. 그 결과 쓰레기섬의 면적은 두 배로 늘어났고, 물에 녹지 않는 살충제(DDT), 폴리염화비닐(PCB) 등 독성물질의 농도도 2배로 증가했음을 알아냈다.
PCB는 70년부터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지만 앞으로도 몇 세기 동안 사라지지 않고 바다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몬텔리오니는 해류의 속도가 느려 '죽음의 바다'라 불리는 대서양 사르가소 해역에도 쓰레기섬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학자들은 일본에 근접한 태평양 동부에도 쓰레기섬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구 전체 대양의 부유 쓰레기 양은 북태평양 환류 쓰레기섬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은 가오리 등 어류와 물새의 몸속에서도 점점 더 많이 발견된다. 쓰레기 해역 부근에서 잡힌 방어 한 마리의 체내에서 84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바다의 쓰레기는 점점 늘어나지만 없앨 방법은 아직 없다. 샌프란시스코의 환경그룹 '프로젝트 카이세이'는 지난 여름 북태평양 환류를 조사하면서 디젤 연료로 부유 쓰레기들을 태워 없애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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