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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이해(理解)

지식창고지기 2010. 2. 28. 17:06

한시(漢詩)의 이해(理解)
여기에 수록한 것은 한시(漢詩)의 이해(理解) 의 책에서 한문으로 된 것을 한글과 한문 혼용으로 옮긴 것이긴 하지만 한번 읽어 본 후에 아하 한시(漢詩)라는 것이 이렇게 하여 지어지고 있었구나 하고 한시(漢詩)를 보시면 좀더 이해가 빠르고 감상하기가 편하리라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 옮겨 봤습니다. 가령 한시에서 타향(他鄕)을 이향(異鄕)으로 불(不)자를 불(弗)자로 사용하는 것은 다음에 설명하는 음의 고저(高低) 장단(長短) 때문이라는 것을 알면 감상하기가 편하며 감상이라는 것은 어느 작품(그림 음악 글씨 조각 시....)이건 마찬가지로 정확한 감상법이란 없는 것이니 자기 스스로가 느끼는 그대로를 마음속에 간직한다면 훌륭한 감상이 되는 것이니 느끼는 대로 간직하되 한시(漢詩)가 이렇게 지어졌구나 하는 것만 알고 한시(漢詩)를 보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곡천의 부탁입니다.

1, 한시(漢詩)의 개념(槪念)
(시(詩)는 언지(言志))라고 말한다. 이 말은 <시(詩)는 뜻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뜻을 나타내는 것을 그냥 말하는 것처럼 쓴다면 이것은 산문(散文)이 되는 것이요 시(詩)는 아니니, 시(詩)는 운(韻)이 있는 글로서 반드시 운(韻)이 붙여져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고체시(古體詩)나 근체시(近體詩)에 있어서 그 장단(長短)의 구애 없이 시행(詩行)의 끝에 운(韻)이 붙여져 있으면 시(詩)라고 할 수 있다.
고대(古代)에 있어서 시(詩)가 무용(舞踊)이나 음악(音樂)과 함께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발전(發展)하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고대(古代) 중국(中國)에 있어서 궁중(宮中)에서 사용되던 가사(歌詞)나 민간(民間)에서 성행되던 민요(民謠) 등이 음악(音樂)이나 무용적인 율동이 수반되어 오랜 세월을 흘러오는 가운데 소박한 고체(古體)가 차차 분화되어 근체시적(近體詩的)인 요소로 그 시형(詩型)이 굳혀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한시(漢詩)라 하면 고체시(古體詩)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근체시(近體詩)를 말하는데 이 근체시(近體詩)는 오언(五言)이나 칠언(七言)의 절구(絶句)나 율(律)을 지칭하는 것이다. 근체시(近體詩)에도 배율(排律) 등도 있지만 이것은 별로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한시(漢詩)라면 오언(五言), 칠언(七言)의 절귀(絶句)와 율시(律詩)를 말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시(漢詩)의 고체(古體)가 당(唐)나라에 와서 근체시(近體詩)의 확고한 시형(詩型)으로 갖추어져 이제까지 성행이 되어 왔고 우리나라도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지어 왔지만 이 근체시(近體詩)에 있어서의 한시(漢詩)는 엄격한 작법 밑에서 지어진다. 그 작법이란 운(韻)을 다는 것, 평측법(平仄法)에 맞추는 것, 기승전결(起承轉結)이 되게 하는 것, 대구(對句)로 구성하는 것 등이다. 이런 법칙에 어긋남이 없이 지어진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시(漢詩)라고 할 것이다.
이런 한시(漢詩)를 우리는 어떻게 감상하고 인식하여야 하는가. 그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먼저 한시(漢詩)의 작법(作法)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작법(作法)을 알게 되면 자연히 한시(漢詩)를 이해(理解)하게 되고 한시(漢詩)를 이해하게 되면 한시(漢詩)를 비평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공자(孔子)가 [시전(詩傳)]을 정리 편집하면서 시(詩)는 [사무사(思無邪)]라 하였는데 이 말은 [시는 떠오르는 느낌을 거짓 없이 진솔(眞率)하게 표현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고시(古詩)나 근체시(近體詩)를 보면 그대로 작자의 거짓 없는 솔직한 심정이 표현되어 있다.

1. 한시(漢詩)의 시체(詩體)와 시형(詩型)
한시(漢詩)에 있어서의 시체(詩體)는 고체시(古體詩)와 근체시(近體詩)로 분류한다. 고체시(古體詩)는 당(唐)나라 이전에 성행한 시형(詩型)으로 비교적 그 작법의 제약이 없는 것을 말하고 근체시는 당나라 이후에 성행한 시형(詩型)으로 엄격한 작법 밑에서 지어지는 것을 말한다.
고체시(古體詩)는 시경(詩經)과 초사(楚辭), 고시(古詩)와 악부(樂府) 등으로 분류(分類)하고 근체시(近體詩)는 오언절귀(五言絶句)와 칠언절구(七言絶句), 오언율시(五言律詩)와 칠언율시(七言律詩), 그리고 배율(排律) 등으로 분류(分類)하고 있다.

1), 고체시(古體詩)
①시경(詩經)- 중국(中國) 고대(古代)의 민요(民謠)와 궁중(宮中)에서 사용되던 가사(歌詞)를 수집한 것으로 은대(殷代; 은나라 시대) 이후 춘추시대(春秋時代)에 이르기까지의 고대(古代) 북방(北方)지방(地方)에 성행(盛行)하던 시가(詩歌)를 공자(孔子)가 정리하여 놓은 것인데 현재[시전(詩傳)]에 전하는 것은 300여 편이 된다. 이 시형은 일구(一句)가 사자(四字)로 된 것이 기본인데 일구(一句)가 사자(四字) 이상으로 된 것도 많이 있다. 그리고 대개 한편이 삼장(三章) 이상으로 되었으며 장(章)마다 사귀(四句) 이상으로 구성이 되었다. 표현도 흥체(興體), 비체(比體), 부체(賦體), 또는 흥(興), 비(比), 부(賦)를 섞어서 쓰는 경우도 많이 있다.
★<선언타물(先言他物)하여 이인기소영지사야(以引起所詠之詞也)라>; 먼저 다른 물건(事物)을 말하고 그 다음에 읊으려고 하는 마음을 이끌어 일으킨다.
★비체(比體)- <이피물(以彼物)로 비차물야(比此物也)라>- 저 물건으로써 이 물건을 비유 한 것이다.
★부체(賦體)- <부진기사이직언지야(敷陳其事而直言之也)라>- 그 일을 그대로 펴서 쓰되 사실대로 그 일을 말하는 것이다.
②초사(楚辭)-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말기(末期), 초(楚)나라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경(離騷經)이 효시가 되는데 이것은 중국고대남방지방(中國古代南方地方)에서 성행하던 시체(詩體)를 말한다. 시형(詩型)은 이소경(離騷經)의 경우, 일구(一句)가 칠자(七字), 육자(六字)로 된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그 이하 또는 그 이상으로 자수(字數)를 증감(增減)하면서 지어졌다.
③고시(古詩)- 당(唐)나라 초기에 근체시(近體詩)가 성립된 뒤부터 그 이전의 시체(詩體)를 말하는데 이 고시(古詩)는 형식에 비교적 구애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씌어지기 때문에 근체시(近體詩)가 성행한 당(唐)나라 이후에도 많이 지어왔다.

자야오가(子夜吳歌) -이백(李白)-
長安一片月(장안일편월)이오 萬戶擣衣聲(만호도의성)이라
秋風吹不盡(추풍취불진)하니 總是玉關情(총시옥관정)이라
何日平胡虜(하일평호로)하여 良人罷遠征(양인파원정)고
★서울 장안(長安)에 뜬 한조각의 반달 아래 장안(長安)의 일만 집에서 멀리 떠난 남편들의 옷감을 두드리는 소리(다드미 소리)가 들린다. 가을 바람이 그치지 않고 불어오니 다 이것이 먼 수자리(玉關)에 있는 남편을 생각하게 하는 정이다. 어느 날이나 오랑캐를 평정하여 우리 남편이 먼 전쟁터에서 이기고 돌아올 것인가.
시형은 일귀가 사자(四字)나 오자(五字), 또는 칠자(七字) 등으로 지었고 시행에 있어서도 사행에서부터 그 이상으로 별 제한을 받지 않고 길게 쓰고 있다.
④악부(樂府)- 악곡(樂曲)에 맞추어 부를 수 있게 지어진 시체(詩體)로 당(唐)나라 이전이나 그 이후에도 지어져서 곡(曲)에 의하여 불렀다. 시형(詩型)은 일귀(一句)가 오언(五言)으로 된 것이 기본이며 별 제한이 없이 길게 쓰고 있다.

2), 근체시(近體詩)
근체시(近體詩)는 당(唐)나라 이후에 많이 씌어진 시체(詩體)로 그 시형(詩型)은 다음과 같다.
①오언절구(五言絶句)- 일귀(一句)가 다섯자(五字)로 되어 사행(四行)으로 된 시(詩)를 말함
위(魏) -조식(曹植)-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콩깍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가마솥 속에 콩이 우는구나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콩과 콩깍지는)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하여 이다지도 심히 싸우는가?
오언율시(五言律詩)- 일귀(一句)가 다섯자(五字)로 되어 팔행(八行)으로 된 시(詩)를 말함
龍灣書事 용만서사 -조선(朝鮮) 선조(宣祖)-

國事蒼黃日 ;국사창황일---나랏일이 이렇게 다급한 때에
誰能郭李忠 ;수능곽이충---누가 능히 곽이(郭李)의 충성을 할까
去邠存大計 ;거빈존대계---빈(邠) 땅을 버리고 떠난 것은 큰 계획이 있어서인데
恢復仗諸公 ;회복장제공---그대들이 회복시킬 것을 믿는 바이오
痛哭關山月 ;통곡관산월---관산(關山)의 달 바라보며 통곡을 하고,
傷心鴨水風 ;상심압수풍---압록강에서 부는 바람에 한숨을 짓네
朝臣今日後 ;조신금일후---조신(朝臣)들이여! 앞으로는
寧復更西東 ;영복갱서동---동서(東西)의 당파싸움 다시는 마시오.
②칠언절귀(七言絶句)-일귀(一句)가 일곱글자(七字)로 되어 사행(四行)으로 된 시(詩)를 말함
칠언율시(七言律詩)-일귀(一句)가 일곱글자(七字)로 되어 팔행(八行)으로 된 시(詩)를 말함
위의 오언절귀(五言絶句)나 오언율시(五言律詩)와 같으니 예문은 생략함.
③배율(排律)- 오언배율(五言排律)과 칠언배율(七言排律)이 있는데 오언(五言)이나 칠언(七言)이 십이句(十二行)가 기본이 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이 배율(排律)은 그렇게 많이 짓지 아니하였고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거의 짓지 아니하였다.
※ 절귀(絶句) -----오언절귀(五言絶句), 칠언절귀(七言絶句).
율시(律詩) -----오언율시(五言律詩), 칠언율시(七言律詩).
배율(排律) -----오언배율(五言排律), 칠언배율(七言排律).

2, 한시(漢詩)의 구성법(構成法)
한시(漢詩)의 구성(構成)은 엄격하여 구성(構成)이 법칙(法則)에 어긋나면 안 된다. 구성(構成)에 유의(留意)할 점은 운자(韻字)를 다는 것, 운자(韻字)의 고저(高低)를 아는 것, 평측법(平仄法)에 의하여 글자를 배열(配列)하는 것, 절귀(絶句)에서도 대귀(對句)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율시(律詩)의 경우는 승(承), 전귀(轉句) 등을 대(對)로 구성(構成)하는 것, 중복된 글자가 없을 것, 기승전결(起承轉結)이 되게 하는 것 등이다. 이상은 당(唐)나라 이후 근체시(近體詩)에 있어서의 오언절귀(五言絶句)와 율시(律詩), 칠언절귀(七言絶句)와 율시(律詩)의 엄격한 작법(作法) 밑에서 지어지는 시(詩)를 말한 것인데 고체시(古體詩)에 있어서는 이상 말한 제약을 비교적 받지 않고 다만 운(韻)만 끝에 달고 대귀(對句) 등으로 연결하여 짓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그 작법(作法)이 근체시(近體詩)에 비하여 자유스럽다고 본 것이다.
기승전결(起承轉結)
한시(漢詩)의 귀(句)의 배열(配列)을 말한다. 제 1행이 기귀(起句), 제2행이 승귀(承句), 제3행이 전귀(轉句), 제4행이 결귀(結句)이다. 시(詩)의 뜻을 일으키고[起], 그것을 이어[承] 발전시키고, 또한 말을 바꾸어(轉] 변화를 구하고, 맺음(結찰]을 짓는 순서이다. 여기에서 널리 문장의 작법(作法)에 통용되게 되었으나, 현대시의 경우 자유로운 발상과 구상에 의거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약이 없다. 현대의 복잡한 시의 사고나 이미지는 내용에 맞는 보다 자유로운 문체를 언제나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시의 경우에도 예를 들어 그 발상이 묘사로 시작되고 작자의 의지를 말하고, 그리고 희망의 표시로 종결짓는다는 식으로 정해진 형태를 무의식적으로 취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형태의 시는 사회적인 재재의 작품에 많이 있다.

근체시(近體詩)의 구성법(構成法)을 자세히 말한다면
1), 압운법(押韻法)
시행(詩行)의 끝에 운(韻)을 붙이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현대시(現代詩)에 있어서의 각운법(脚韻法)에 해당된다.
①오언절구(五言絶句)의 경우 --- 승귀(承句)와 결귀(結句)(둘째 행과 넷째 행)의 끝에 단다. 기귀(起句)의 밑에도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는 승(承), 결귀(結句)의 끝에 달게 된다. [두자(二字)가 기본인데 석자(三字)를 달기도 한다]
山 房(산 방) 산속의 집에서,,, -李仁老-
春去花猶在 (춘거화유재)하고 봄은 가도 꽃은 아직 피어있네

天晴谷自陰 (천청곡자음)이라 해가 떠도 골짝은 어둡네
杜鵑啼白晝 (두견제백주)하니 소쩍새 한낮에도 우네

始覺卜居深 (시각복거심)이라. 이제사 깊은 산골임을 알았네.
[운자(韻字)]--<陰, 深> (평성(平聲)) ★기(起)와 승구(承句)가 대(對)로 구성되었다.

②오언율시(五言律詩)의 경우 --기(起), 승(承), 전(轉), 결귀(結句)의 둘째 행 끝에 단다. 기귀(起句)의 첫 행 끝에도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기(起),승(承),전(轉),결귀(結句)의 둘째 행 끝에만 달게 된다. 때문에 네 글자(四字)가 기본인데 다섯 글자(五字)를 달기도 한다.
즉 아래 시(詩)의 경우로 볼 때 기귀(起句)의 첫 행의 동자(動字)에도 운을 달기도 한다. 그렇게 하여 운자(韻字)가 다섯 글자(五字)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奉使日本 (봉사일본) 鄭夢周(정몽주)
• •
水國春光動 (수국춘광동)이나 天涯客末行 (천애객말행)이라 운자(韻字); 행(行)

草連千里綠 (초연천리록)이요 月共兩鄕明 (월공양향명)이라 명(明)

遊說黃金盡 (유설황금진)이요 思歸白髮生 (사귀백발생)이라 생(生)

男兒四方志 (남아사방지) l 不獨爲功名 (불독위공명)이라 명(名)

왕명을 받들고 일본에 가다. -정몽주-
섬나라에 봄이 왔으나, 하늘 끝에 떠도는 나그네
풀은 천릿길 따라 푸르고, 달은 두 나라를 밝게 비추네.
유세하다 보니 돈은 떨어지고, 돌아가고 싶으니 머리가 희어졌네.
사나이 큰 뜻이 이름만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니네.

이 시(詩)는 승(承), 전귀(轉句) 가 대(對)로 구성되어 있다. 운자(韻字)는 행(行),명(明),생(生),명(名)이고 평성(平聲)이다.

③칠언절귀(七言絶句)의 경우 - 기(起),승(承),결(結)(첫째 행과 둘째 행과 넷째 행)의 마지막 글자에 단다. 기귀(起句)(첫 행)의 끝에는 달지 않기도 한다. 즉(세 글자(三字)가 기본인데 두 자(二字)만 달기도 한다.)

夢 (몽) -李 媛 이원-

기(起)(첫째 행)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오 임이여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승(承)(둘째 행)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라 달이 창에 비칠 때마다 한스럽기만 하네
전(轉)(세째 행)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이면 만일 꿈길이 자취가 있다면

결(結)(네째 행)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 반성사)라 임의 문앞 돌길이 모래가 되었을 것을.

이 시(詩)는 대(對)가 되어 있지 않다. 운자(韻字)는 하(何), 다(多), 사(沙)로 평성(平聲)이다.

④칠언율시(七言律詩)의 경우-기(起),승(承),전(轉),결(結)의 둘째 행 끝에 단다. 기귀(起句)의 첫행에는 달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오자(五字)가 기본인데 사자(四字)만 달기도 한다.)

江陵鏡浦臺(강능경포대) 安 軸(안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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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하니 來泛扁舟放野情(내범편주방야정)이라 泛;물소리 핍

地入壺中塵不到(지입호중진불도)하고 天遊鏡裹畵難成(천유경과화난성)이라

烟波白鷗時時過(연파백구시시과)하고 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로완완행)이라

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년휴질도)하고 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하라
비 갠 강둑에 가을빛이 어리는데, 배는 들길을 가듯 한가하게 떠가네.
병 속처럼 둥근 호수에 티끌이 어이 미칠까, 하늘이 둥둥 떠 있는 호수를 어떻게 그릴까.
아지랑이 물결 위에 백구는 오락가락하고, 모래사장에 나그네 발걸음이 느리네,
사공아 노를 젓지 말고, 달이 떠가는 이 밤을 바라보자.
구성(構成); 이 시(詩)는 승(承), 전귀(轉句)가 대(對)로 구성(構成)되었다. 대(對)로 구성(構成)이 되지 않은 곳의 현토는 결귀(結句)의 이어지는 뜻에 따라 붙이는데 그 토가 적당한 것이 없어서 달기도 안 달기도 곤란한 것이 많이 있으니 이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좋은 대로 처리하면 된다.
운자(韻字)는 성(城), 정(情), 성(成), 행(行), 명(明) (평성(平聲)이다.)

2), 한자(漢字)의 사성(四聲)
한시(漢詩)를 짓는 데 있어 제일 알기 힘든 것이 이 한자(漢字)의 평측(平仄)(高低)이다. 한자(漢字)는 글자마다 사성(四聲)인 평성(平聲), 상성(上聲), 입성(入聲), 거성(去聲)이 표시되어 있고 한시(漢詩)를 짓기 위해서는 글자마다의 고저(高低)를 알아야 한다. 이 고저(高低)의 표시는 옥편(玉篇)에는 한자(漢字)마다 다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을 쉽게 아는 방법은 자전(字典)이나 옥편(玉篇)에 □이나 ○속에 쓰인 글자를 다음 표와 비교하여 보면 평성(平聲)低인지 측성(仄聲)高인지를 알 수 있다. 한시를 짓는 데 있어서 평성(平聲)의 30자(低; 낮은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성, 거성, 입성을 일괄(一括)하여 측성(仄聲)(高; 높은 글자)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한글 발음으로 <ㄱ>, <ㄹ>, <ㅂ>을 받친 글자는 모두 높은 글자인 仄聲(高)에 속하는 글자이다.
옥편(玉篇)의 □, ○등에 사성(四聲)을 표시한 글자를 열거(列擧)하면 다음과 같으니 자전(字典)을 볼 때, □, ○속에 든 한자(漢字)를 보고 글자의 고저(高低)를 살피면 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평성(平聲)이외의 글자는 상성, 거성, 입성을 합(合)하여 측성(仄聲)으로 인증하여 시(詩)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면 된다.

聲東冬江支微魚虞齊佳灰眞文元寒刪先蕭肴豪歌麻陽庚靑蒸尤侵覃鹽咸上
聲董朣講紙尾語麌薺蟹賄軫吻阮旱潸銑巧皓哿馬養梗迴有寢感琰豏去聲送宋絳寘未御遇霽泰卦震問願翰諫 霰嘯效號箇禡漾敬徑職宥沁勘豔陷入城室沃覺質物月曷黠屑藥陌錫緝合葉洽 전운(全韻)을 표시(表示)한 사성(四聲)의 기본(基本) 한자(漢字)

3), 평측법(平仄法)
한시(漢詩)를 짓는 데 있어서 평기법(平起法)과 측기법(仄起法) 등으로 구분(區分)하는데 평기법(平起法)은 한시(漢詩)의 첫 행의 둘째 글자가 평성(平聲)(낮은 글자)의 경우에는 평기법(平起法)이고, 둘째 글자가 측성(仄聲)(높은 글자)의 경우에는 측기법(仄起法)이다. 곧 평기법(平起法)은 평성(平聲)인 낮은 글자로 처음을 일으킨다는 뜻이고 반대로 측기법(仄起法)은 측성(仄聲)인 높은 글자로 처음을 일으킨다는 법칙을 말한다.



평측법을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 평성, ●; 측성, ◎; 운 ◑; 평성이거나 측성이거나 모두 무난하다는 것.)

①평기법(平起法)
㉠오언절귀(五言絶句)의 경우 칠언절귀(七言絶句)의 경우
기(起). ○ ○ ○ ● ◎ ○ ○ ○ ● ● ● ◎
승(承). ● ● ● ○ ◎ ● ● ○ ○ ● ● ◎
전(轉). ● ● ○ ○ ● ● ● ○ ○ ○ ● ●
결(結). ○ ○ ● ● ◎ ○ ○ ● ● ● ○ ◎

秋夜雨中(추야우중) - 가을 밤비가 내리는 가운데 - 최 치원(崔 致遠)
○ ○ ○ ● ◎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 起句 가을바람에 시를 읊네
● ● ● ○ ◎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 承句 세상에 내 마음을 아는 이 없네
● ● ○ ○ ●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 轉句 창 밖에는 밤이 깊도록 비가 내리고
○ ○ ● ● ◎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 結句 등불 아래 마음은 고국을 달리네

※위의 ㉠의 오언절귀에서나 칠언절귀에서의 표시와 같이 글자를 배열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당한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다음의 방법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오언절귀(五言絶句)의 경우 칠언절귀(七言絶句)의 경우
기(起). ◑ ○ ◑ ● ● ◑ ○ ◑ ● ◑ ● ◎
승(承). ◑ ● ◑ ○ ◎ ◑ ● ◑ ○ ◑ ● ◎
전(轉). ◑ ● ◑ ○ ● ◑ ● ◑ ○ ◑ ● ●
결(結). ◑ ○ ◑ ● ◎ ◑ ○ ◑ ● ◑ ○ ◎
◑표가 붙은 첫 자나 셋째 자 등은 평성(平聲)이 되어도 좋고 측성(仄聲)이 되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자의 단어가 두 자로 된 것이 많은데 그 단어의 첫 자는 평측(平仄)으로 융통성 있게 써도 좋다는 뜻이다.
※ 五言律詩(오언율시)의 경우 七言律詩(칠언율시)의 경우
기(起). ○○○●● ●●●○◎ ○○●●●○◎ ●●○○●●◎
승(承). ●●○○● ○○●●◎ ●●○○○●● ○○●●●○◎
전(轉). ○○○●● ●●●○◎ ○○●●○○● ●●○○●●◎
결(結). ●●○○● ○○●●◎ ●●○○○●● ○○●●●○◎

위와 같은 평기법(平起法)을 다음과 같이 글자를 배열하여도 무방하다.
기(起). ◑○◑●● ◑●◑○◎ ◑○◑●◑○◎ ◑●◑○◑●◎
승(承). ◑●◑○● ◑○◑●◎ ◑●◑○◑●● ◑○◑●◑○◎
전(轉). ◑○◑●● ◑●◑○◎ ◑○◑●◑○● ◑●◑○◑●◎
결(結). ◑●◑○● ◑○◑●◎ ◑●◑○◑●● ◑○◑●◑○◎
②측기법(仄起法)
오언절귀(五言絶句)의 경우 칠언절귀(七言絶句)의 경우
기 본 형 변형 기본형 변형
기(起) ●●○○● ◑●◑○● ●●○○●●◎ ◑●◑○◑●◎
승(承) ○○●●◎ ◑○◑●◎ ○○●●●○◎ ◑○◑●◑○◎
전(轉) ○○○●● ◑○◑●● ○○●●○○● ◑○◑●◑○●
결(結) ●●●○◎ ◑●◑○◎ ●●○○●●◎ ◑●◑○◑●◎
五言律詩(오언율시)의 경우
기 본 형 변형
기(起) ●●○○● ○○●●◎ ◑●◑○● ◑○◑●◎
승(承) ○○○●● ●●●○◎ ◑○◑●● ◑●◑○◎
전(轉) ●●○○● ○○●●◎ ◑●◑○● ◑○◑●◎
결(結) ○○○●● ●●●○◎ ◑○◑●● ◑●◑○◎

七言律詩(칠언율시)의 경우
기 본 형 변형
기(起) ●●○○●●◎ ○○●●●○◎ ◑●◑○◑●◎ ◑○◑●◑○◎
승(承) ○○●●○○● ●●○○●●◎ ◑○◑●◑○● ◑●◑○◑●◎
전(轉) ●●○○○●● ○○●●●○◎ ◑●◑○◑●● ◑○◑●◑○◎
결(結) ○○●●○○● ●●○○●●◎ ◑○◑●◑○● ◑●◑○◑●◎

위에서 보여준 표는 측기법(仄起法)에서도 평기법(平起法)에서와 같이 평성(平聲)이거나 측성(仄聲)이거나 어느 것을 사용하여도 무방하다는 것을 보여준 변형표이다.

4), 대구법(對句法)
한시(漢詩)에 있어서 대구법(對句法)을 많이 쓰는데 이 대구법(對句法)은 두 귀(句)가 상대(相對)되거나 대응(對應)되는 귀(句)로 구성하는 방법(方法)을 말하며 절귀(絶句)(截句)의 경우에는 대(對)를 않는 수가 많지만 대(對)로 구성하는 예도 간혹 있다. 그러나 율시(律詩)의 경우는 승(昇), 전귀(轉句)를 반드시 대귀(對句)로 구성한다. 오언(五言)이나 칠언절구(七言絶句)의 경우 대(對)를 하게 되면 기(起), 승귀(承句)나 또는 전(轉), 결귀(結句)를 대(對)로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율시(律詩)의 앞 사행(四行)의 끝 이행(二行)을, 또는 뒤 사행(四行)의 앞 이행(二行)을 대(對)로 구성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①, 절귀(絶句)의 경우
<기(起), 승(承)이 대로 구성된 것>
여수장우중문(與隋將于仲文) 수장 우중문에게 주는 시 을지문덕(乙支文德)
기.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이오, (귀신 같은 꾀는 천문을 연구하였네) --
승.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라, (묘한 술책은 지리를 연구하였네) --대귀(對句) 이다
전.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하니, (싸움에 이겼으니 그대의 공이 높으네) --대(對)가 아니다
결.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라, (만족하다면 싸움을 그쳤으면 좋겠는데) --
이 시(詩)는 기(起),승(承)이 대(對)로 구성되었으며 운자(韻字)는 리(理),지(止)(상성(上聲))

<전(轉), 결(結)이 대로 구성된 것>
추야우중(秋夜雨中) 가을 밤비가 내리는 가운데 최치원(崔致遠)
기,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하니 가을바람에 시를 읊네,
승,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이라 세상에 내 마음을 아는 이 없네,--대(對)가 아니다
전,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요 창 밖에는 밤이 깊도록 비가 내리고
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이라 등불 아래 마음은 고국을 달리네.--대귀(對句)이다
※ 대체로 위와 같이 기와 승을 전과 결을 대로 구성하지만 간혹은 기와 승을 대로 구성하고 전과 결까지 대로 구성하기도 한다. 즉 전체를 대로 구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②, 율시(律詩)의 경우
기(起) ●●○○●
○○●●◎-----대(對)가 아니다
승(承) ○○○●●
●●●○◎-----대귀(對句)이다
전(轉) ●●○○●
○○●●◎-----대귀(對句)이다
결(結) ○○○●●
●●●○◎-----대(對)가 아니다
율시(律詩)의 경우는 오언(五言)이나 칠언(七言)을 막론(莫論)하고 승(承), 전귀(轉句)는 대(對)로 구성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간혹 기귀(起句)나 결귀(結句) 등도 대(對)로 구성할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흔하지 않다. 이상과 같이 한시(漢詩)에서는 대귀(對句)를 하는 것이 예(例)처럼 되어 있는데 이 대귀(對句)로 구성하는 경우 시적(詩的)인 음율(音律)의 효과(效果)가 더 날뿐 아니라 뜻을 강조(强調)하는 데에도 큰 효과(效果)를 거두게 된다.

5), 起承轉結(落)<기승전결(낙)>
이것은 한편의 시(詩)를 네 단계로 시상(詩想)을 전개하는 것을 말하는데 절귀(絶句)의 경우는 한 귀(句)씩(한 行), 율시(律詩)의 경우는 두 귀(句)씩(두 行)으로 그 단락을 정하여 말한다. 이는 곧 기(起)는 시상(詩想)의 발상(일으킴)을 말하고 승(承)은 전개(펼쳐 나아감)를 말하고 전(轉)은 전환(轉換) 또는 비약(飛躍)을 말하고 결(結)은 결론(끝맺음)을 말하는데 이것은 현대시(現代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편 율시(律詩)의 경우 기귀(起句)를 <두련(頭聯)>, 승귀(承句)를 <함련(頷聯)>, 전귀(轉句)를 <경련(頸聯)>, 결귀(結句)를 <미련(尾聯)>이라고도 부른다.

6), 중복(重複)된 글자가 없을 것.
한 편(篇)의 시(詩)를 보면 오언절귀(五言絶句)의 경우 이십자(二十字), 율시(律詩)의 경우 사십자(四十字), 칠언절귀(七言絶句)의 경우 이십팔자(二十八字), 칠언율시(七言律詩)의 경우 오십육자(五十六字)의 글자가 들어가는데 이 한 편(篇)의 시(詩)에서 한 글자가 두 번 이상 들어가면 작법(作法)에 어긋난다. 그러나 한 행(行)에 또는 한 련(聯)에 있어서 두자가 들어가는 것은 허용(許容)하고 또 전편의 시(詩)에 삼자가 들어가는 것도 작법상 허용(許容)이 되어 있으나 될 수 있는 한 거듭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것이 고시(古詩)의 경우는 무방하나 율시(律詩)의 경우는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옛 사람의 시를 보면 더러 이(二), 삼자(三字)가 들어간 것도 있고 평측(平仄)이 맞지 않는 것도 있고 지명(地名)이나 인명(人名) 등의 경우는 운(韻)을 불고(不顧)하는 경우가 있다. 항용 문장(文章)(문장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사람들은 불고염(不顧簾)(염<고저>를 불고한다.)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작법(作法)의 범주 안에서 지어져야 한다.

이상 한시(漢詩)의 구성(構成)에 대한 것을 몇 가지 열거(列擧)하였지만 한시(漢詩)를 짓거나 이해(理解)하는 데는 이런 상식을 먼저 알아야 한시(漢詩)가 어떤 문학(文學)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 한시(漢詩)의 추고(推敲)
한시(漢詩)를 고치는데 추고(推敲)라는 말이 있다. 추고(推敲)란 말은 곧 글을 고친다는 뜻이다. 어떤 시문(詩文)이나간에 글을 써놓고 보면 고칠 곳이 많다. 마음에 맞지 않는 곳이나 잘못된 곳을 첨삭(添削)하여 고치면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옛 사람들을 보면 한번 지어 놓은 글을 많이 손을 대어서 가필(加筆)을 하였다. 소동파(蘇東坡) 같은 대문호(大文豪)도 적벽부(赤壁賦)를 짓는데 그 추고(推敲)한 종이가 서랍에 하나 가득 들어 있었다고 전하여지고 있으며 두보(杜甫) 같은 대시성(大詩聖)도 <語不驚人死不休(어불경인사불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 말은 곧 [한 편(篇)의 시(詩)를 짓는데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글귀를 얻지 못하면 죽어도 그런 글귀를 얻을 때까지 쉬지 않겠다]는 뜻인데 얼마나 뼈저리는 말인가.
우리가 글을 고치는 데 쓰는 추고(推敲)만 하더라도 당(唐)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하고 僧推月下門(승추월하문)이라>고 지어 놓고 추자(推字)를 쓰느냐 고(敲)자를 쓰느냐 고심(苦心)하다가 한퇴지(韓退之)를 만나서 [고(敲)]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을 듣지 않았는가. 글이란 일자(一字) 일귀(一句)를 허술하게 쓸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시(詩)와 같이 압축이 된 운문(韻文)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 한편의 시(詩)를 짓는데 물론 속작(速作)할 수도 있고 몇 년을 걸려서 지을 수도 있지만 속작(速作)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결점(缺點)이 많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상식적(常識的)으로 아는 문제(問題)다. 그렇다고 해서 시(詩)를 짓는데 몇 년을 걸려서 지어야만 걸작(傑作)이 나온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한편의 시(詩)를 짓는데 너무 경솔하게 대(對)하지 말고 신중을 기(期)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가도(賈島)가 <獨行潭底影(독행담저영)이오 數息樹邊身(수식수변신)이라>는 시귀(詩句)를 三年을 고심 끝에 얻었다는 말이 있다. 삼년(三年)만에 이 두句의 시귀(詩句)를 얻고 하도 기뻐서 옲은 詩로 <二句三年得(이귀삼년득)하니 一吟雙淚流(일음쌍누류)라 知音如不賞(지음여불상)인댄 歸臥故山秋(귀와고산추)라>하였는데 이 말은 [두 글귀를 삼년 만에 얻고 나서 한번 읊으니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시를 아는 사람이 만일 좋다고 않을진댄 고향에 돌아가서 죽을 날이나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또 고려(高麗) 때 김황원(金黃元)이 부벽루(浮碧樓)에 올라가서 벽상(壁上)에 붙인 많은 시귀(詩句)들을 읽어 보고 마음에 드는 시(詩)가 하나도 없자 자신이 명작(名作)을 하나 지어 길이 남기고 싶어서 시상(詩想)에 잠기다가 문득 생각하여 낸 <大野東頭溶溶水(대야동두용용수)요 長城一面點點山(장성일면점점산)이라> - [넓은 들 동쪽 머리에 용용히 흘러가는 강물이요, 긴 성터의 일면으로 점점이 뻐쳐 있는 산이라]-는 시귀(詩句)를 얻고 기뻐하였으나 끝내 그 다음 시귀(詩句)를 잇지 모하고 통탄한 나머지 시필(詩筆)을 놓았다고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 서거정(徐居正)이 말하였다.
이렇게 한 구절이나 한 편의 시(詩)를 짓는데 가귀(佳句)를 얻으려고 고심(苦心)한 것을 우리는 역력히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인구(人口)에 회자되는 명시(名詩)들은 작자(作者)들의 심혈(心血)이 경주된 것임을 깊이 알고 고인(古人)들이 쓴 시(詩)를 대(對)하여야 할 것이다.

4, 한시(漢詩)의 감상(鑑賞)
한시(漢詩)의 감상(鑑賞)은 곧 한시(漢詩)의 이해(理解)를 뜻한다. 한시(漢詩)를 이해(裏醢)하려면 앞에서 말한 바 있는 작법(作法)을 먼저 터득하여야만 된다. 이 한시(漢詩)의 작법(作法)을 터득하는 데 한시(漢詩)를 지어 본다는 것은 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시(漢詩)를 전문적(專門的)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면 한시(漢詩)를 지어 보지 않고 어떻게 한시(漢詩)를 이해(理解)할 수 있을까. 그것은 별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고 다만 한시(漢詩)를 많이 읽어 보고 연구하는 도리 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히 한시(漢詩)의 작법(作法)을 터득하게 되고 한시(漢詩)를 이해(理解)하는 식견(識見)이 따르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몇 가지 한시(漢詩)를 감상(鑑賞)하는 데 유의(留意)할 점을 말하여 보겠다.
첫째, 작품상(作品上)에 나타나 있는 작품(作品)의 경향(傾向)을 본다.
그 수많은 시편(詩篇)들을 몇 가지로 분류(分類)하여 보면 산수(山水)와 천석(泉石), 화조(花鳥)와 월석(月夕), 안빈(安貧)과 낙도(樂道), 둔세(遯世)와 독서(讀書), 연군(戀君)과 애국(愛國), 애정(愛情)과 이별(離別) 등이다. 이런 내용(內容)이 시편(詩篇)마다 담겨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작자(作者)의 신분에 따라서 그 읊은 것이 차이가 있다. 가령 벼슬길에 있는 사람은 항시 산수(山水), 천석(泉石), 화조(花鳥), 월석(月夕) 등을 그리면서 그렇지 못한 운명(運命)을 한하고 있고 반면 벼슬을 못한 사람은 안빈낙도(安貧樂道), 둔세독서(遯世讀書), 연군(戀君) 우국(憂國) 등을 읊었으며 여류시(女流詩)들은 일률적(一律的)으로 애정(愛情), 이별(離別) 등을 읊고 있다. 이상 몇 가지 내용(內容) 등이 시편(詩篇) 마다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作品)들을 읽어 보면 작자(作者)의 시상(詩想)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둘째, 작품(作品)에 나타난 작자(作者)의 사상(思想)을 본다.
한 편(篇)의 시(詩) 속에 작자(作者)의 사상(思想)이 그대로 반영(反映)되어 있는데 한시(漢詩)의 작자(作者)들은 거의가 유학자(儒學者)들이다. 물론 승려(僧侶)들의 시편(詩篇)들도 많이 있지만 한시(漢詩)의 주류는 유학자(儒學者)들이 이어 왔다. 유학자(儒學者)들의 작품(作品)은 유학(儒學)의 도덕적(道德的)이며 규범적(規範的)이고 소극적(消極的)이며 안일무사주의적(安逸無事主義的) 관념(觀念) 아래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개 작품(作品)의 경향(傾向)이 비슷한 것들이 많다. 승려(僧侶)들의 작품(作品)들은 호방(豪放) 공허(空虛) 초탈(超脫)한 관념(觀念) 밑에 지어지고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런 작품(作品)들이 작자(作者)가 처하여 있는 시대(時代) 또는 연령(年齡), 관직(官職), 학문(學問) 등에 의하여 그 담겨진 사상(思想)이 그대로 반영(反映)되고 있다.
셋째, 작품상(作品上)에 나타나 있는 작품(作品)의 표현(表現)을 본다.
한 편(篇)의 절귀(絶句)나 율시(律詩)를 보면 대개의 경우 앞에서 서경(敍景)을 하고 뒤에 가서 서정(抒情)을 하고 있다. 절귀(絶句)의 경우는 기(起), 승귀(承句)에서 서경(敍景)을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대개 작자(作者)가 시상(詩想)을 일으킬 때 그 대상물을 쓰고 그 다음 전(轉), 결귀(結句)에 가서는 작자(作者)의 생활(生活)들을 읊고 있다. 곧 기(起), 승귀(承句)에서 어떤 대상물을 접하였을 때 일어나는 자신의 감정(感情)이나 생활(生活)을 말하고 있다. 율시(律詩)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앞의 기(起), 승귀(承句)이 사귀(四句)는 서경(敍景)을 하고 뒤의 사귀(四句)는 서정(抒情)을 하고 있다. 이것이 작품(作品) 마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가령 서정(抒情)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서경(敍景)을 할 수도 있으니 서경(敍景)과 서정(抒情)이 어울려서 한 편(篇)의 시(詩)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그 표현(表現)이 상징적(象徵的)인 수법을 쓰는 경우도 많이 있다.
서경(敍景); 자연의 경치를 글로 나타 냄.
서정(抒情; 자기의 감정이나 정서를 글로 나타 냄.
넷째, 작품상(作品上)에 나타나고 있는 작품(作品)의 기상(氣像)을 본다
앞에서 작품(作品)의 경향(傾向)이나 작자(作者)의 사상(思想) 등에 의(依)하여 작품상(作品上)에 나타나는 기상(氣像)도 엿볼 수 있지만 작자(作者)들이 어떤 불운(不運)이나 불행(不幸)을 읊는다거나 또는 어떤 동경(憧憬)이나 향수(鄕愁)를 그릴 때에 비탄(悲歎)이나 절망(絶望)보다도 용기(勇氣)와 희망적(希望的)인 면(面)으로 시상(詩想)을 이끌어 가고 있다. 가령 [死] [落] 字 같은 글자를 피(避)하는 것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이(李珥)의 <塞鴻何處去(색홍하처거)오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이라>는 시귀(詩句)에서 단(斷) 자(字)를 쓴 것이 이이(李珥)가 자신의 단명(短命)을 말하여 주는 시어(詩語)라고 하는 것이라든지 홍명구(洪命耈)가 어렸을 때에 지은 시귀(詩句) <花落天地紅(화낙천지홍)>의 [落]字를 보고 그 종조모(從祖母)인 유씨(柳氏)가 [이 아이는 귀(貴)하게는 될지 모르나 단명(短命)할 것이다] 말하고 만일 <花發天地紅(화발천지홍)>이라 했으면 복록(福祿)을 끝없이 누릴 터인데 하고 탄(嘆)하였다고 한다. 이런 것은 곧 작자(作者)의 기상(氣像)을 말하고 있는데 작품상(作品上)에 나타나 있는 작자(作者)의 기상(氣像)도 살펴보아야 한다.
이상 한시(漢詩) 감상(鑑賞)에 있어서 한시(漢詩)의 작법(作法), 작품(作品)의 경향(傾向), 작자(作者)의 사상(思想), 표현방법(表現方法), 작자(作者)의 기상(氣像) 등을 살펴보면 대개 그 작품(作品)을 이해(理解)할 수 있다. 여기 李舜臣의 [한산도(閑山島)]란 작품(作品)을 감상(鑑賞)하여 보기로 한다.

한산도(閑山島) -이순신(李舜臣)-
● ● ○ ○ ● 안진(雁陣); 기러기 떼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하니 섬에 가을이 저무니 전전야(輾轉夜); 엎치락뒤치락
○ ○ ● ● ◎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라 하늘 끝에 기러기 소리
○ ○ ○ ● ●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에 잠 못 이루는 밤이여
● ● ● ○ ◎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라 달빛에 화살이 운다, 칼이 번쩍인다.

⑴, 운자(韻字)는 高, 刀.(平聲)
⑵, 평측(平仄)(高低)은 표시한 것과 같이 측기법에 준하여서 作法에 어긋나지 않는다.
⑶, 중복(重複)이 된 글자가 없다.
⑷, 작품(作品)의 경향(傾向)은 우국(憂國)과 애정(哀情)을 읊었음.
⑸, 이 시(詩)에는 대(對)가 없다.
⑹, 시대적(時代的)인 배경(背景)은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⑺, 작자(作者)는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로 진중(陣中)에 있었음.
⑻, 표현(表現)방법(方法)은 앞의 두귀(二句)는 서경(敍景)을 하였고 뒤 두귀(二句)는 서정(抒 情)을 하였음.
⑼, 작자(作者)의 기상(氣像)은 끝귀의 <조궁도(照弓刀)>에 가서 름연(凜然)한 장군(將軍)의 기백을 엿볼 수 있다. 凜然; 찰 늠 그럴 연. -꿋꿋하고 의젓한 기상
⑽, 기귀(起句)에서 상(想)을 일으켜 승귀(承句)에 가서는 구체적(具體的)인 사물을 들어 시상(詩想)을 발전시켰다. 전귀(轉句)에 가서 우국(憂國)애정(哀情)의 단편을 나타내고 있고 결귀(結句)에 가서 작자(作者)가 의도하고 있는, 적을 무찌를 만한 기상이 나타나 있다. 전귀(轉句)에 있어서는 대개 기(起), 승(承)을 이어받지만 기(起), 승(承)의 시상(詩想)을 저만치 밀어 놓고 딴 데로 돌려 전환(轉換) 비약(飛躍) 시키고 있는데 여기 시(詩)에서는 결귀(結句)에 가서 비약적(飛躍的)으로 맺은 감이 있다.
이런 식으로 작품(作品)을 감상(鑑賞)하기란 어렵다고 본다. 구체적(具體的)으로 한 편(篇)의 작품(作品)을 해부(解剖)할 필요가 있을 경우는 여러 가지 말이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대충만 섭렵(涉獵)해 나가면서 음미(吟味)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으로 미루어 볼 때 위의 시를 감상함에 있어서(어느 시라도 마찬가지 이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통해적인 내용으로 인식하면서 시를 감상하는 사람이 느끼는 그 때의 감정에 따라 주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어느 예술품도 감상에는 마찬가지이다. 감상하는 그 때와 장소에서 감상자의 느낌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모든 사람들이 말한다. 단지 곡천 생각일 뿐.

위의 시를 통해로 보면
“한산도에도 가을빛이 저물어 날씨도 차가운데 하늘 끝에 기러기 떼들이 사라지곤 한다. 얼마나 쓸쓸한 밤인가. 더구나 나라의 운명이 나의 한 몸에 달려 있으니 잠이 올 리가 없다. 근심 속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엎치라 뒤칠락 하다가 밤이 새어 가는데 서쪽에 넘어가는 달빛이 싸늘하게 비쳐 내가 차고 있는 칼이 번쩍 빛나고 활촉이 날아갈 듯이 울고 있다.”

5, 한시(漢詩)의 번역(飜譯)
한시(漢詩)의 번역(飜譯)은 어려운 것이다. 한시(漢詩)는 운문(韻文)이기 때문에 한시(漢詩)를 모르고는 번역(飜譯)을 할 수 없고 또 한시(漢詩)를 안다 하더라도 우리 현대시(現代詩)를 모르면 번역(飜譯)을 한다 하더라도 시적(詩的)인 맛이 안 난다. 그러니 한시(漢詩)를 번역(飜譯)하려면 한시(漢詩)에 대한 식견(識見)이 높고 현대시(現代詩)를 이해(理解)하는 사람이라야 된다.
한시(漢詩)의 번역(飜譯)은 세 가지 경향(傾向)으로 분류(分類)하여 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직역(直譯), 둘째 의역(意譯), 셋째 직역(直譯)과 의역(意譯)의 중간을 취(取)하는 경우라 할 것이다.
직역(直譯)의 경우는 원시(原詩) 그대로 해석(解釋)하는 것이라 시적(詩的)인 정감(情感)이 감퇴(減退)될 염려(念慮)가 있다. 시(詩)는 운문(韻文)이기 때문에 시적(詩的)인 정감(情感)을 살리기 위해서는 글자 그대로 직역(直譯)을 해서는 산문적(散文的)인 면(面)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원시(原詩)를 살리되 현대시적(現代詩的)인 효과(效果)를 거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현대시(現代詩)로 옮겨 논다 하더라도 요즈음 난삽(難澁)하게 쓰는 현대시적(現代詩的)인 표현(表現)으로 해서도 그것도 또한 한시(漢詩)가 지니고 있는 서정적(抒情的)인 맛이 안 난다. 그러니 한시(漢詩)의 번역(飜譯)은 서정적(抒情的)인 표현(表現)이라야 한다. 서정적(抒情的)인 표현(表現)이라고 해서 예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시(漢詩)는 서정(抒情)이 주조(主調)가 되어서 이루어진 시(詩)이기 때문에 한시(漢詩)의 운율(韻律)을 살리기 위하여 반드시 그러한 표현(表現)방법(方法)을 쓸 수밖에 없다.
의역(意譯)의 경우(境遇)는 원시(原詩)의 시어(詩語)들을 낱낱이 해석(解釋)하는 것이 아니고 그 시행(詩行) 속에 담겨 있는 줄거리의 요점(要點)만을 포착(捕捉)하여 그 표현(表現)을 축약(縮約)하고 있기 때문에 시적(詩的)인 운율(韻律)의 효과(效果)라든지 시적(詩的)인 정서(情緖)가 농후(濃厚)하게 나타나 현대시적(現代詩的)인 맛이 풍긴다 할 수 있으나 이것은 작자(作者)가 쓴 내용(內容)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고 또한 단면(斷面)만을 나타내게 될 염려(念慮)가 있다. 그러니 너무 의역(意譯)에 치우쳐도 번역(飜譯)의 험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면(面)에서 볼 때 한시(漢詩)의 번역(飜譯)은 직역(直譯)과 의역(意譯)의 중간(中間)을 취(取)하는 것이 무방(無妨)할 것이라 본다. 이것이 원시(原詩)를 살리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새롭지도 않아서 좋다고 본다. 그러나 시행(詩行)을 번역(飜譯)하는 데는 어떤 시행(詩行)은 직역(直譯)을 해서 무방(無妨)할 곳이 있고 어떤 곳은 또 의역(意譯)을 아니 할 수 없는 곳이 있으니 이것은 역자(譯者)가 알아서 그 시(詩)를 살리는 방향으로 표현(表現)할 수밖에 도리(道理)가 없다고 본다.
여기 한 편(篇)의 시(詩)를 예로 들어 본다.
반월(半月) 황진이(黃眞伊)
誰斷崑山玉(수단곤산옥)하여 裁成織女梳(재성직여소)오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에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라
※崑山玉; 곤륜산에서 나온 옥. 織女梳; 여자의 머리 빗는 빗. 愁擲; 근심스럽게 떠 있음.
황진이는 이 시에서 반달을 여자의 기구한 운명의 상징으로 삼았다.
누가 곤륜산에서 캐낸 둥근 구슬을 한 가운데를 뚝 끊어서 두 조각을 내어 여자들이 머리를 빗는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이것은 마치 반달 모양이다. 이 반달이 저 하늘에 떠 있는데 이것은 7월 7석날 견우성과 직녀성이 오작교 다리를 건너 서로 만나고 견우성이 떠나버린 후에 다 풀지 못한 한이 있어 저 텅 빈 푸른 하늘 가운데 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이 시를 황진 이는 지었으나 번역은 역시 어렵다. 그 때의 작자의 심정을 지금에 와서 누가 짐작이나 하겠나?
이것은 곡천의 짧은 생각이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 <직역>일 경우
누가 곤륜산의 구슬을 끊어서
말라서(재단) 직녀의 얼기 빗을 만들었는가.
경우성이 한번 떠나 버린 후에
근심을 못 이겨 푸른 하늘 텅 빈 곳에 내던져 있다.
㈁ <의역>일 경우
누가 구슬을 쪼개어
저 반달을 만들었나.
임은 떠나고
홀로 하늘에 떠있네
㈂ <직역과 의역의 중간>일 경우
뉘라서 둥근 구슬을 끊어서
이 마음 반달을 만들었나.
7월 7석 임이 떠나고
시름처럼 푸른 하늘에 떠있네

6, 한시(漢詩)의 시귀(詩句)의 용례(用例).
한시(漢詩)에 쓰이는 시귀(詩句)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시상(詩想)을 표현(表現)하는 데 알맞은 단어(單語)를 가지고 말을 만들면 된다. 한문(漢文)에 나타나 있는 자귀류(字句類)를 보면 두글자(二字)로 된 것이 가장 많고 세글자(三字)로 된 것도 있으나 이것은 두글자(二字)로 된 단어(單語)의 위나 아래에 한 글자가 첨가(添加)되어 하나의 단어(單語)나 구(句)를 이루고 있다. 네글자(四字)로 된 것은 두 단어(單語)가 합(合)하여 하나의 숙어(熟語)나 구(句)를 만들고 있다. 다섯자(五字)로 된 것도 두 단어(單語) 이상(以上)이 합(合)하여 한 귀류(句類)를 이루고 있다. 여섯자(六字)나 일곱자(七字) 이상(以上)으로 된 귀류(句類)는 두글자(二字)가 기본(基本)이 되어 이 단어(單語) 등이 연결(連結)이 되어 그 사이 사이에 접속사(接續詞), 전치사(前置詞), 동사(動詞), 형용사(形容詞), 부사(副詞), 조사(助詞) 등이 삽입(揷入)되어 하나의 문장(文章)이 성립(成立)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漢詩)에 쓰이는 시어(詩語) 등은 오언(五言)의 경우 다섯자(五字)로, 칠언(七言)의 경우 일곱자(七字)로 한 시귀(詩句)(行)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오언(五言)은 대개 두글자(二字)로 된 단어(單語)와 세글자(三字)로 된 자귀(字句)가 합(合)하여 구성(構成)이 되고 있다. 예(例)를 들면,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등은 신책(神策), 묘산(妙算), 추풍(秋風), 세로(世路)는 두글자(二字)로 된 단어(單語)요, 구천문(究天文), 궁지리(窮地理), 유고음(惟苦吟), 소지음(少知音)은 세글자(三字)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천문(天文), 지리(地理), 고음(苦吟), 지음(知音)의 단어(單語) 위에 한 글자가 첨가(添加)되어 서술(敍述) 또는 한정(限定)하는 역할(役割)을 하고 있으며, 또는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 月落洞庭波(월낙동정파)에서 창외(窓外), 등전(燈前), 고주(孤舟), 월낙(月落)의 단어(單語)의 아래에 있는 삼경우(三更雨), 만리심(萬里心), 일야몽(一夜夢), 동정파(洞庭波)는 삼경(三更), 만리(萬里), 일야(一夜), 동정(洞庭)의 단어(單語)가 그 밑에 첨가(添加)되어 있는 우(雨), 심(心), 몽(夢), 파(波)를 수식(修飾)(形容詞的修飾語)을 하여 敍述<서술>(述語節)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言及)한 평측(平仄)(高低) 관계(關係)도 오언(五言)의 시귀(詩句) 가운데 첫 자와 셋째 글자의 평측(平仄)은 고정시키지 않고 융통성 있게 한 것도 한 단어(單語)의 윗글자를 변화(變化)있게 쓰기 위한 의도(意圖)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 본다. 칠언(七言)의 경우도 오언(五言)의 배열(配列)과 같으나 칠언(七言)은 두글자(二字)가 더 첨가(添加)되어 있기 때문에 대개 그 시행(詩行)의 배열(配列)을 분석(分析)하여 보면 두글자(二字)와 두글자(二字) 그리고 세글자(三字)식으로 구성(構成)이 되어 있다. 예(例)를 들면 碧江千古起波濤(벽강천고기파도),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一帶滄波兩岸秋(일대창파양안추), 落花啼鳥春風裏(낙화제조춘풍리)는 벽강(碧江), 천고(千古), 별루(別淚), 년년(年年), 일대(一帶), 창파(滄波), 낙화(落花), 제조(啼鳥)의 단어(單語)가 배열(配列)되었고 기파도(起波濤)와 첨록파(添綠波)는 파도(波濤)와 록파(綠波) 위에 한 글자가 첨가(添加)되었으며 양안추(兩岸秋)와 춘풍리(春風裏)는 양안(兩岸)과 춘풍(春風)의 밑에 한 글자가 첨가(添加)되어 귀(句)를 이루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평측(平仄)(高低) 관계(關係)도 칠언시(七言詩)의 경우(境遇)는 첫 자(字)와 셋째 자(字), 다섯째 자(字)의 평측(平仄)(高低)은 평측법(平仄法)에서 언급(言及)한 바와 같이 평측(平仄)(高低)을 고정(固定)시키지 않고 융통성(融通性)있게 구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언(五言)이나 칠언시(七言詩)의 시행(詩行)의 구성(構成)이 꼭 두글자(二字)와 세글자(三字), 또는 두글자(二字와 두들자(二字와 세글자(三字)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행(詩行)의 구성(構成)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변화(變化)있게 표현(表現)할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 그 예(例)를 든 것은 그런 구성(構成)이 많이 이용되고 있는 수법(手法)이라는 것에 불과(不過)한 것이니 한시(漢詩)를 여기에 고착(固着)시켜서 꼭 그렇게 지어져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음 한시(漢詩)나 문장(文章)에 있어서 단어(單語)의 구성(構成)이 되는 요소를 분류(分類)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 단어(單語)의 구성(構成)
①. 주어(主語), 술어(述語) 관계로 된 것. 월낙(月落), 조제(鳥啼)<주어+술어>
②. 술어(述語), 목적어(目的語) 관계로 된 것. 송군(送君), 봉춘(逢春)<술어+목적어>
③. 술어(述語), 보어(補語) 관계로 된 것. 귀가(歸嫁), 등산(登山)<술어+보어>
④. 상대어(相對語) 관계로 된 것. 흥망(興亡), 성쇠(盛衰)<흥 -(대) -망>
⑤. 유사어(類似語) 관계로 된 것. 강수(江水), 산봉(山峰)<강 -(似) -수>
⑥. 첩어(疊語) 관계로 된 것. 처처(處處), 가가(家家)<처 -(첩어) -처>
⑦. 수식(修飾) 관계로 된 것. 청산(靑山), 록수(綠水)<청 -(수식) -산>
⑧. 긍부정(肯否定) 관계로 된 것. 불복(不復), 무불(無不) <불 -(부정) -복>.
<무불 [무 -부정. 불 -부정] -이중부정>
이상(以上)과 같이 한자(漢字)의 단어(單語) 구성(構成)이 몇 가지 원칙(原則)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한시(漢詩)에 쓰이는 시어(詩語)도 이 법칙(法則)에서 구성(構成)되고 있으니 한 시행(詩行)에 나타나 있는 단어(單語)의 구성(構成)을 살펴보고 이 단어(單語)들이 합(合)하여 이루어지는 시행(詩行)의 해석(解釋)도 이 단어(單語)의 해석(解釋)을 확대(擴大)하여 보면 별로 다를 것이 없다.

㉯. 시행(詩行)(文章)의 구성(構成)
①. 주어(主語)와 술어(述語) 관계(關係)로 된 것.
㉠. 雪月 前朝色 ㉡大同江水 何時盡
主 述 主 述
②. 주어(主語)와 술어(述語)와 목적어(目的語)(또는 補語) 관계(關係)로 된 것.
㉠君 看 日輪上 今人 不識 前賢志
主 述 目 主 述 目
㉡月 掛 溪南水 草木 亦霑 周雨露
主 述 補 主 述 補
③. 수식(修飾) 관계(關係)로 된 것.<形容詞的 修飾語와 副詞的 修飾語가 있음>
㉠雪 月 前朝 色 月 掛 溪南 樹
形修 主 形修 述 主 述 形修 補
㉡今 人 不識 前賢 志
形修 主 述 形修 目
㉢草木 亦 霑 周 雨露 唯 有 數間 夫子 廟 大同江 水 何時 盡
主 副修 述 形修 補 副修 述 形修 形修 補 形修 主 副修 述

이상(以上)과 같이 문장(文章)의 구성(構成)도 주어(主語)와 술어(述語) 또는 주어(主語)와 술어(述語)와 목적어(目的語)(補語) 그리고 수식(修飾)에 있어서 부사적( 副詞的) 수식(修飾)과 형용사적(形容詞的) 수식어(修飾語)가 어울려서 하나의 문장(文章)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시(詩)의 경우(境遇)는 시(詩) 자체(自體)가 많은 말이 생략(省略)이 되어 함축(含蓄)이 있는 글이기 때문에 주어(主語)의 생략(省略)이 많고 또는 다른 성분(成分)이 전성(轉成)이 되어 술어(述語)로 대행(代行)되는 경우(境遇)가 많으니 단어(單語)의 구성(構成)이나 문장(文章)의 구성(構成)을 비교하여 보면 시행(詩行)의 구성(構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가히 알 수 있고 따라서 그 성분(成分)도 알게 된다.
위의 내용(內容)은 일지사(一志社)에서 발행(發行)한 저자(著者) 조두현(曺斗鉉)씨의 한시(漢詩)의 이해(理解) 한국편에서 발췌(拔萃)하였다는 것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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