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의 분류를 낙타발바닥이라고 붙인 것과 앞으로 게재할 글과는 일맥상통한 것 입니다. 전 중동이라면 넌 저리가 납니다. 여러 선배님들께서는 어떠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중동생활 마지막은 쿠웨이트에서 했습니다. 앞으로 두 달에 걸치어 전하는 글은 우연히 획득된 글로 실제 H건설에서 있었던 일로 모두 실제 인물로서 저가 모시던 분들로 우리 중동 건설시장 개척사의 아픈 한 단면입니다. 이 분들의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의 발전된 조국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글을 쓰신 분은 제목을 “세기적 엽기 재판”이라고 붙이었음을 상기시켜드립니다.
세기의 엽기 재판 ( 15 편 ) - 미래의 주거 문화 아파트 사업 [하]
1976 년 3 월 왕 회장은 사내 주택사업부를 한국 도시개발 주식회사로 독립시켰다. 본격적인 주택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 편리한 주거공간과 자동차의 소유욕이 강 해 지리라는 예측을 한 것이다. 그가 자동차 산업에도 심혈을 기울인 이유다. 그의 예측은 오랜 세월 동안 보기 좋게 적중 하였다.
주택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아파트형 주거 형태로 정 한 배경에는 그의 남 다른 혜안이 있었다. 한국같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더 이상 만성적인 주택 부족을 단독 주택으로 해결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 소득의 증가는 곧 지가의 상승을 동반한다. 따라서 공간 활용을 극대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주거공간은 지상으로 " 넓게 " 가 아닌 " 높게" 로 가야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1962 년 대한 주택공사가 설립되자 마자 마포에
짓기 시작하여 1964년에 완공을 본 마포 아파트가 효시다. 6 층 짜리 건물
10 개동에 총 642 세대분이 고작이다. 아파트형 주거문화를 도출하기에는
조족지 혈( 鳥足之血)이다.
1970 년대 중반 " H " 건설이 강남 압구정동 일대 넓은 배밭을 성토하여 5 천 여 세대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한 것은 실로 우리나라 아파트 문화를 일으킨 기폭제가 되었다. 당시의 주거문화는 단독 주택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고층 아파트 형 주거 문화가 유행처럼 도래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 부장은 즉시 직원 회의를 소집하였다. 아파트 분양에 대한 분분한 의견들을 잠 재우기 위해서다.
" 아파트 분양 공고에 대한 의견들을 듣고 싶은데, 어떤가? "
" . . . . . . . "
한참만에 경리과장이 입을 연다. 전공이 경리인 만큼 자금에 초점을 맞춘다.
" 우선, 돈이 만만치 않은데요?, 집 값이 천만원이 넘고, 아파트라면, 아직. . .생소 하거든요. ."
" 자재 과장은 어떤가? "
" 새 집으로 이사한지 얼마 않되서, . . . . . 별로, . . . . ."
" 업무 과장은? "
" 우선 집에다 연락해서 현장 답사를 하라고 할겁니다."
그 다음에는 별로 의견 제시하는 사람이 없다.
" 내 의견으로는 분양 신청하는 것이 옳은 답인 것 같애. 앞으로 땅 값, 집값, 모두 널 뛰듯 할테니, 무리를 해서라도 집 장만 해두는 것이 바른 길인 것 같거든. 업무과장 말 대로 일차 현장 답사를 먼저 해 봐야 하겠지만, "
전체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현장 답사도 않된 상태에서 강요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나 정 부장은 분양 신청하는 쪽을 택 했다. 그리고 이 결심은 훗 날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고, 자녀들의 해외 유학 자금까지 충당 할 수 있는 황금 거위가 된 것이다. 종부세도 없었고, 양도세도 없었던 시절 이야기다.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만이 필요했던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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