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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라는 말의 쓰임과 대책

지식창고지기 2010. 3. 13. 10:19

한반도 라는 말의 쓰임과 대책


 

 1. 외래말에 대한 우리 마음가짐

 

(1) 한자 으뜸주의

우리 국어 사전이 중국말 중심으로 되어 있다. 중국에서만 쓰이고 우리는 안 쓰는 중국말을 그 음만 따서 한자말로 다루어, 마치 우리가 쓰는 것처럼 해 놓은 허깨비들이 태반이다.

"진티엔 지앙위(今天降雨)" 는 중국말이다. 우리는 "금천 강후한다." 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민중 서림 <국어대사전>(1982)에 "금천(今天) : ① 오늘. 금일. ② 현재. / "강우(降雨) : 비가 내림. 내린 비. --하다." 라고 하여, 마치 '금천'도 쓰고 '강우하다'도 쓰는 것처럼 해 놓았다. '강우'는 '강우기, 강우대, 강우량'에나 쓰인다.

우리 국어 사전에 '제비집'이라는 말은 없고, '연과(燕菓), 연소(燕巢), 연와(燕窩)'는 있다. 우리 국어 사전들이 모두 그 모양이다. 행정 땅이름도 온통 한자말이다. 전라북도 '임실'은 단 하나의 우리말 땅이름이다. '임의 마을'이란 뜻으로 보고 있다. 그것마저 한자에 가리어져 있다.

다행히 8.15 광복 뒤 '경성'이 '서울'로 바뀌었다. 1308년에 '한양부', 1395년에 '한성부', 1910년에 '경성부'라고 하던 것이 '서울'로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경성'을 못 버린다. 일제 때의 '경평전'을 지금도 그대로 쓴다. 당연히 '서평전'이라고 해야 한다. '경인지역, 경춘 가도'들도 '서인 지역, 서춘 가도'라고 해야 한다.

한자만 쓰는(가나도 한자다) 일본 땅이름은 '가라후토, 구마모토, 세바루, 세부리'들처럼 거의 일본말과 우리말이다. 사람의 성씨도우리는 모두 한자를 쓴다. '바가지 박'씨도 '후박나무 朴'을 쓴다. 새 울음소리 '꿕꿕'을 본뜬 '궉'씨도 '(새봉)'의 음을 바꾸어 쓴다. 우리 머리는 한자로 다져져 있어서 '나라 되살리기 모임'을 '국가 재건 최고 회의'라고 하듯이 모든 것을 한자로 처리한다.

일본말 '세타이(世帶)'를 '세대'라고 하다가 한자말로 '가구(家口)'라고 한다. 그러나, '가구'는 '가족'이나 '가족 수'라는 뜻이다. '세대'는 '가족'이나 '가족 수'라는 뜻이다. '세대'는 중국말로는 '주후(住后)'고, 한자말로는 '주택'이나 '가택'이고, 우리말로는 '집'이다.

 

(2) 한자말처럼 쓰는 왜말

일본서는 한자로만 쓰기 때문에 왜말도 한자로 적는다. 그것을 우리는 마치 한자말인 양 쓴다. 일본서 '말단(末端)'과 똑같은 '단말(端末)'이라는 말을 써서 셈틀(전자계산기.컴퓨터)의 '터미널'을 '단말기(端末機)'라고 하기로 했다. 그것을 우리 민중 서림 <국어대사전>에 일본 종살이 버릇을 발휘하여, 허겁지겁 "단말기(端末機) : 전자 계산기에 쓰이는 입출력 기기의 총칭......" 이라고 올렸다. 그것이 <우리말큰사전>(1992)에는 "끝장치 : 전자계산기에 자료를 넣어 보내고, 처리된 자료를 받는 장치......"  "단말기 : =끝장치."라고 되어 있고, <조선말대사전>(1992)에는 "말단장치 : 전자계산기에 쓰이는 통신 선로를 통하여 자료를 들여보내거나 내보내는 장치......" 만 있고, '단말기'는 내비치지도 않았다. '끝장치'와 '말단장치'는 똑같은 말이다. 구태여 그보다 못한 왜말 "단말기"를 제할애비나라 말인 양 감지덕지 쓸 것이 없다.

'국민학교'라는 말도 왜말이다. 우리는 1894년부터 '소학교' 1906년부터 '보통학교'라고 했는데, 일제 때 1938년부터 '소학교', 1941년부터 '국민학교'라고 했다. 그것은 대만과 한국 사람을 일본 황국 신민화하려는 세뇌 교육 기관이었다. 그래 놓고, 일본말 쓰기, 성명 바꾸기, 징용, 학병, 정신대, 공출들을 합리화시켰던 것이다. 태평양전쟁이 끝나자, 대만서는 당장 '소학'으로 돌아갔고, 일본서는 1946년에 군국 침략주의 헌법을 없애고, 1947년에 '소학교'로 되돌아가 버렸다. 우리만 지금까지 50년이 넘도록 그대로 쓰다가 광복 50돌을 맞아 '보통학교'가 아닌 '초등학교'로 바꾸기로 했다.

'곳'이라는 우리말은 병신 말이 되어 있다. 중국 붙살이 때에는 '처소'라고 하다가, 일제 때부터 '장소'라는 왜말을 쓰기 때문이다. '역할'이라는 왜말도 본디 일본 연극에서 각자 구실을 나누어 맡은 다는 일본말 '야쿠와리(役割)'의 우리 한자음 읽기다. 우리는 '나라 구실, 사람 구실, 제 구실'이라고 '구실'을 써 왔다. 우리만 쓰는 '역지사지'의 '처지'는 안 쓰고, 일본말 '다치바(立場)'를 '입장'이라고 자꾸 쓰니까, 그 뜻이 '처지, 태도, 주장, 의견, 체면......' 따위 별의별 뜻으로 불어난다.

 

(3) 불어나는 왜말

우리는 흔히 '한국말, 중국말, 일본말'이라고 '-말'을 쓴다. 그런데도 우리 학자들은 거의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라고 '-어'를 좋아한다. 중국서는 '중구오후아(中國話)'라고 하여 '-후아(話)'를 쓴다. 일본서는 '니혼고(日本話)'라고 하여 '-고(話)'를 쓴다. 제대로 배우지 않고, 일본말로 배우고 쓰는 스승의 제자들이 '한국말'보다 '한국어'라는 말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광복 뒤에는 왜말이 줄어들어야 할 텐데, 반대로 늘어나는 추세다.

'육교'라는 말은 일본서 사이토 모키치가 그의 노래집 <적광>(1913)에서 쓰기 시작했다. 중국서는 '하늘다리(天橋)'라고 한다. 그것을 우리 문세영 <조선어사전>에 "육교(陸橋) : 구름다리." 라고 만 했는데, 민중 서관 <국어대사전 5판>(1966)부터 "육교(陸橋) : 육상의 우묵한 곳이나 계곡을 건너기 위해 놓은 다리. 또는 철로에 놓은 다리" 라고, 일본 <광사원 1판>(1955)을 베껴, '구름다리'를 '육교'라고 하는 길을 터놓았다.

1968년에 '여의섬둑'을 쌓고, 일부러 일본말 '와주테이'를 갖다 붙였다. '윤중제'는 우리말로는 '방죽'이다. 그래서 나중에 지명 위원회에서 "여의방죽"이라고 고쳤다. 그러나 '여의섬둑'이 옳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의도에는 '윤중로, 윤중유치원, 유중약국, 윤중의원, 윤중테니스장' 심지어 '윤중학교'까지 생겼다.

1995년 4월 27일에 제2회 서울 지명 위원회에서 새로 생기는 구름다리를 '서호고가교, 두모고가교'라고 왜말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우리말큰사전>(1974)과 <우리말큰사전>에는 "교가교 : 구름다리." 라고 되어 있고, <조선말대사전>에도 "고가교 : (다듬은 말로) 구름다리." 라고 되어 있다. '서호고가교, 두모고가교'는 마땅히 '서호구름다리, 두뭇개구름다리'라고 해야 한다. 수색에서 화전으로 가는 길 왼쪽에 서의선(경의선)철길 위를 가로지른 '구름다리'가 있어서 '구름다리 버스정류장'도 있고, 그 건너편에 '구름다리 약국'도 있다.

우리는 일본에도 없는 왜말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우리 국어 사전에 지금까지 '담후청(曇後晴)'이 있고, 민중 서관 <국어대사전>(1961)에는 '아연인낭편판(亞鉛引浪平板)'이 있는데, 민중 서림 <국어대사전>에는 무슨 필요에선지 왜말 '고수부지(高水敷地)'를 만들어 실었다. 일본서는 '가와사키'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우리말큰사전>에 "강턱 : 큰물이 들거나 물높이가 높을 때에만 잠기는 강변의 턱진 땅. 강변턱." "고수부지 : ->강턱." 이 있고, <조선말대사전>에도 "강턱 : 강기슭의 턱이 진 곳." 이 있다. 또 '착선(着船)'이라는 말이 있는데도, <광사원>의 '후나쓰키'를 보고, <국어대사전>에 '선착장(船着場)'이라고 왜말을 만들어 실었다. 우리말로는 '나루'다.

 

 2. '한반도'라는 말의 뜻과 쓰임

 

(1) '한'이란 말의 뜻

우리 나라는 '한나라'다. '나라'를 '국(國)'으로 바꾸어 '한(韓)'이라고 한다. '한'은 '하늘, 크다. 바르다. 하나(같다)' 들의 뜻이 있는 좋은 말이다. 하늘에 제사지내는 우물인 '한우물'의 '한'이 하늘이라는 뜻이다. 우리 나라는 하늘에서 하느님의 후예(後裔)가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고 여긴다. 큰길인 "한길"의 '한'이 크다는 뜻이다. 우리 옛조선과 고구려는 만주 저쪽 몽골지역까지 뻗쳐 있던 큰 나라였다. 치우치지 않고 똑바른 가운데인 '한가운데'나 '한복판'의 '한'이 바르다는 뜻이다. 우리 나라는 수 양제가 쳐들어오고, 당 태종이 쳐들어와도 물리치기만 했지, 그들을 괴롭히지 않는 바른 나라였다.

'한 사람'이나 '한동아리'의 '한'은 하나(같다)라는 뜻이다. 우리 나라는 하나의(같은) 겨레인 '한겨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나라 이름 '한'을 한글이 없을 때에 '韓'이나 '  '으로 취음하여 썼다. 그러다가 한글이 나타난 뒤에도 사대 모화 망상에 젖어 여전히 '韓'으로 쓴다. 그 버릇이 아주 익어서 변하여 '한'은 어디로 가버리고 '韓'으로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韓'은 중국 전국 때 지금의산시성 동남부에서 허난성 중부를 차지한 나라였다. 진(晉)을 받든 韓씨가   씨,   씨와 함께 서기전 403년에 제후로서 인정받았으나, 진을 무너뜨려 그 영토를 셋으로 나누어 가지고, 또 정(鄭)나라를 무찔러 도읍을 정으로 옮겼다. 그 뒤, 전국(戰國) 일곱 나라(七 )의 하나로서 세력을 폈으나, 서기전 230년에 진(秦)에게 망했다.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라다. 우리 나라를 '韓'이라고해야 할 까닭이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한글이 없으면 몰라도, 우리 나라를 우리말 '한'으로 적어야지. '韓'이나 어떤 다른 글자로 적어서는 안 된다.

 

(2) '반도'라는 말의 뜻

일본서 가장 널리 쓰이어 국어 사전의 대표로 치는 <광사원>(1955)에서 '반도'라는 말을 찾아보면 "한토 : 물이 바다로 길게 내민 곳. 작은 것을 岬, 崎, 角, 鼻라고도 한다." 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또 岬, 崎, 角, 鼻들을 찾아보면, "마사키(岬.崎) : 바다 또는 호수 가운데로 내민 물의 끝."  "사키(崎) : ① 물이 바다로 내민 끝. ② 산이 내민 끝." "가쿠(角) : ......뾰족하게 내민 것. (가끄라기 끝)......" "하나(鼻) : ......끝의 뜻. (물건의 내민 곳)......" 들처럼 되어 있다. (그 풀이 중 "까끄라기 끝"과 "물건의 내민 곳"은 일본 모로하시 <대한화사전>(1956)에서 따 온 것임.)

일본서 쓰이는 岬, 崎, 角, 鼻들을 우리는 어떻게 쓰는가 하고, 우리 옥편들을 들추어서 종합해 보았다.

岬[갑] : 산기슭, 산허구리, 산 사이. (곶)  

崎[기] : 산길 험함. 산 언틀민틀함.

角[각] : 뿔, 받음, 다툼, 찌름, 견줌, 모퉁이, 대평소, 휘, 쌍상투, 모, 구석, 뿔피리, 술잔, 짐승, 닿음, 뜀, 깍지......

鼻[비] : 코, 비로소, 비롯함, 구멍, 손잡이, 시초, 종.

들과 같이 되어 있다. 일본서 쓰이는 경우와는, 우리말로 바꾸어 '곶'이라고 쓰는 '岬'이나마 없으면, 전혀 같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까, '반도'라는 말은 일본말 '한토의 풀이 중에서 "뭍이 바다로 길게 내민 곳"에만 한하여 쓰는 왜말이다.

 

(3) '한반도'라는 말의 쓰임

'한반도'의 '한'은 우리 세 한 때 '말한(마한,), 고깔한(변한), 새한(진한)' 들에 쓰이었다. '말한'의 '말'은 크다는 뜻이다. 큰 벌을 '말벌'이라고 하는 경우와 같다. 그러므로 '말한'은 큰 한이다. 세 한 중에서 말한이 가장 컸다. '고깔한'의 '고깔'은 말한과 새한 사이에이어 있어서 땅모양이 곳갈(곶갈.고깔)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달리 풀이하기도 한다. '새한'의 새'는 동쪽의 뜻이다. 진방(辰方)은 정동쪽에서 약간 남쪽으로 기울기는 하나 거의 동쪽이다. '새한'은 동쪽에 있는 한이라는 뜻이다. 근래에도 '한韓'에는 물론 '大한', 大한??國, 大한民國'들에 '한'이 쓰인다.

'한반도'의 '반도'라는 말은 일본말로 '한토(半島)'인데, 그 말은 어디서 왔을까. 일본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때, 영어에서 archipelago(group of islands)를 '군토()', chain of islands를 '렛토', cape, peninsula, piont 따위를 '한토(半島);라고 옮겼다. 우리에게는 왜말을 덮어놓고 그대로 갖다 쓰는 종살이 버릇이 있어서 '군도, 열도, 반도'따위 왜말도 통째로 쓰면서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우리 나라 땅모양을 '반도'라고 해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를 나라이름으로는 '한국'이나 '대한민국'이라 하고, 땅모양으로는 버젓이 '한반도'라고 왜말을 섞어 쓴다. 거룩한 나라 땅에 대한 모독이다.

땅모양 이름이 필요하기는 하다. '한국'이라고만 하면, 북한이 포함되지 않는다. 남북을 통틀어 말할 때 함께 묶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라 체제로는 할 수가 없으니까 땅모양으로 양쪽을 아울러서, 국제사회에서 Korea Peninsula라고 하는 것을 일본식으로 번역한 대로 '한반도'라고 하는 것이다. 일본이야 우리 나라를 '한토(半島)'라고 일본말로 부르든 말든,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말로 불러야 한다.

 

 3. 우리 나라 이름은 '한나라'

 

(1) '반도'라는 말의 본색

일본 모로하시 <대한화사전>에 "半島[한토] : ① 바다로 내밀어 섬 모양을 한 뭍. 세 쪽이 바다와 닿은 뭍. ② 특히 조선을 말함." 처럼 되어 있다. 이 풀이에서 둘째 뜻 "특히 조선을 말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그럴 듯도 하여 아무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된 데의 사정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닐 수가 있다.

일제 때 일본사람들은 조선사람을 '센진'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으나, 속으로 보면 일본사람과 차별해서 일본사람보다 못하다고 비웃거나 비아냥거리는 심보가 곁들여 있는 말이었다. 그와 비슷하게 쓰인 말로, 일본말 '한토(半島)'를 이용한 '한토진(半島人)'이란 것이 있다. 곧 일본사람들이 조선사람을 '한토진'이라고 비웃고 비아냥거렸던 것이다.

일본 신문사들에 스타일부크니 용례집이니 용어집이니 하는 신문말 다듬기 편람이 있다. 과거를 반성하는 마음에선지,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의 편람에 변화가 왔다. <마이니치 신문 용어집>을 보기로 들어 본다. '피하고 싶은 말'이라는 난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 "인종.계급.직업 따위에서 차별 관념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센진'은 '조센진'의 준말인데, 조선사람을 일본사람과 차별하여 부르던 말이다.

'부라쿠'는 본디 우리말로는 "뜸"인 한자말인데, 일본서 에도 때 푸대접 받는 천민들의 뜸을 특별히 일컫던 말이다. '슈라쿠'는 음이 어려우므로 쉬운 말로 바꾼 말인데, 우리말로는 '삶터'다. 결국, '선인'은 인종 차별을 나타낸 말이므로 '조선인'이라고 고치고, '부락(部落)'도 계급 차별을 나타낸 말로 썼던 것이므로 '집락'(취락)이라고 고치자는 것이다.

일본서는 반성하여 '센진'과 같이 차별하는 말을 삼가자고 하는데, 우리는 그 '센진'과 같이 차별하여 쓴 '한토진(半島人)'이란 말에쓰인 '반도'를 태평스럽게 쓰고 있는 것이다.

 

(2) ' 반도'는 '한곶'이나 '반섬'

다행히 1995년 봄에 경상도 일부에서 '부락'이라는 한자말이 일본서 나쁜 뜻으로 쓰인 말이기 때문에 '마을'로 바꾸자고 들고나섰다. 문화체육부에서도 그 여론을 받아들여 온 나라에서 '부락'을 '마을'이란 말로 고치기로 했다. '조선인'이나 '부락'은 왜말이 아니다. 한자말인데도 일본이나 우리 나라에서 나쁜 뜻으로 썼기 때문에 일본서도 쓰지 말자고 나선 것이다. 그것과 견주면, '반도'라는 말은 나쁜 뜻으로만 쓰인 것이 아니라. 한자말도 아닌 왜말이다. 그러나 '반도'는 당연히 고쳐야 한다. 고치는 바에는 다른 왜말이나 한자말로 하지 말고, 우리말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서 쓰이는 '미사키'나 '사키' 따위 말에 걸맞은 우리말을 <우리말큰사전>에서 찾아보면 "곶 : 바다나 들 쪽으로 좁고 길게 내민 땅이나 땅모양. 땅이름의 뒷가지(접미사)처럼 쓰인다. [대곶, 월곶, 장산곶.]" "곶이 : 바다.호수.들 가운데로 내민 땅. [돌곶이, 살곶이]" 들이 있다.

참고로, 한자를 좋아하는 우리가 '곶'이나 '곶이'를 그대로 쓸 리가 없으니, 어떤 한자로 쓰는가를 알아보자. 옥편에

"串 : ① [관] 친함. ② [천] 뀀. 꼬치. ③ [곶] 곶."

이 있는데, 그 중에서 "串[관] 곶"이라고 짜 맞추어 쓴다. 곧 '곶'을 '串'으로 쓰되 그 음은 '관'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돌곶이'를 '석관(石串)'으로 하는 단어이다. '곶'은 작은 것이고, 큰 것은 '반도'라고 하는데, 그 '반도'라는 왜말에 대해서 살펴본다.

일본사람들이 '군토, 렛토, 한토'라고 하니까 덮어놓고 그것을 따르는데, 그럴 것이 아니라 우리도 archipelago를 '떼섬', chainislands를 '사슬섬' 또는 '줄섬'으로 옮겨 쓰면 된다. 그러면 peninsula는 '곶'인데, '곶'은 작은 것에 쓰이므로 큰 곶 이름이 필요하다.

큰길을 '한길'이라고 하니까. 큰 곶은 '한곶'이다. 그렇기는 하나, 현실로는 그렇게 써 왔으면 모르되 안 써 왔으므로 서투르다. 지금까지 써 온 것은 불행하게도 '반도'라는 왜말이다. '반도'처럼 쓰일 말이 있어야겠다.

'半島'라는 왜말을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半'과 '島'를 우리 옥편에서 찾아보면

半[반] : 절반 <자전석요> / 가웃, 반 <신자전>

島[도] : 섬 (모든 옥편)

처럼 되어 있다. 그러므로 '半島'를 우리말로 옮기면 '절반섬', '가웃섬', '반섬'이 된다. 그 중에서는 '반섬'이 가장 '半島'와 가깝다.

 

(3) '한반도'는 '한나라'

우리 나라는 '한'이고 '반도'는 '한곶'이나 '반섬'이니까 '한반도'는 '한한곶'이나 '한반섬'이 된다. 그러나, 가장 좋은 수는 '한반도'를 쓰지 말고, 나라이름을 '한나라'라고 하는 것이다. '나라'라는 말의 본뜻은 "땅"이다.

"나 : 땅, 흙, 터, 영토." <국어사전>

"라 : 땅이름에 붙는 말조각." <국어사개설>(이기문)

'한'에는 '하나'라는 뜻도 있고, '나'에는 '영토'라는 뜻도 있으니, '한나라'는 "하나의 영토"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남북을 어우르는 이름으로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