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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이슬람식 '할랄' 음식 붐

지식창고지기 2010. 4. 4. 13:36

프랑스서 이슬람식 '할랄' 음식 붐

올해 매출규모 55억유로 전망..'뵈르주아' 신조어도

연합뉴스 | 입력 2010.04.04 07:37 | 수정 2010.04.04 07:47 |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프랑스에서 이슬람식 음식시장이 날이 갈수록 번창하고 있다.

할랄 푸아 그라, 돼지고기를 뺀 소시지로 고명을 올린 서양김치, 무알콜 샴페인 등이 이슬람식 식단에 올라 있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프랑스에서 '할랄' 음식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호황을 구가하는 것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프랑스의 전통음식 시장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위축된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이슬람식 음식 바람이 거세게 부는 데는,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을 지키면서 여느 프랑스인들처럼 다양한 음식을 즐기려는 아랍ㆍ아프리카계 이민 2세, 3세들의 선호도 증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슬람식 할랄 음식은 베이컨이나 햄, 돼지고기 등을 빼고 이슬람식 율법에 근거해 도축한 육류만 사용하고 있다.

할랄 음식의 소비 증가에 따라 올해 할랄 음식시장의 매출 규모는 무려 55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는 서유럽에서 가장 많은 500만∼600만명의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다. 할랄 음식 바람이 불면서 이들 무슬림 고객을 겨냥해 할랄 음식을 판매하려는 음식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AFP가 3일 전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인 카지노는 최근 할랄 브랜드인 '와실라'를 출시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퀵은 프랑스 전역의 350개 매점 가운데 8곳에서 할랄 메뉴를 판매하고 있으며, 그 수는 앞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할랄 음식 붐은 프랑스 중산층에 가세하는 무슬림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최근 프랑스에서 중산층 무슬림을 뜻하는 슬랭으로, '뵈르주아'란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랑스로 이민 온 부모에게서 태어난 마그렙(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지역) 젊은이를 뜻하는 '뵈르'(beur)와 '부르주아'의 합성어다.

할랄이란 아랍어로 '허용된'이라는 의미다. 이슬람교도들은 돼지고기를 일절 먹지 않으며, 쇠고기나 닭고기 등의 육류도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된 것만 먹는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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