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역사(중국)

中산둥 5개현 "우리가 수호전 본고장"

지식창고지기 2010. 4. 27. 23:32

中산둥 5개현 "우리가 수호전 본고장"

국가비물질문화유산 지정 경쟁..항저우도 가세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중국 산둥(山東)의 5개 현(懸)이 중국 4대기서 가운데 하나인 수호전(水滸傳)의 본고장임을 자처하며 치열한 지명 차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량산(梁山)과 윈청(운 < 軍+우부방 > 城), 둥핑(東平), 양구(陽谷), 가오탕(高唐) 등 5개 현이 수호전 발상지로 국가비물질문화유산 지정을 받기 위해 앞다퉈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허난(河南)과 안후이(安徽) 접경지역으로 산둥성 서쪽에 위치한 이들 5개 현은 모두 수호전과 나름대로 인연이 있다.

량산은 108명의 호걸들이 의기투합해 봉기한 곳이고 둥핑에는 이들의 활동 무대였던 양산박(梁山泊) 호수가 유일하게 남아 있으며 양구는 무송이 호랑이를 때려잡은 곳이다. 윈청은 수호지의 주인공 송강(宋江)과 조개(晁開)의 고향이고 가오탕은 수호전에 등장하는 자진부(紫進府)가 자리잡고 있다.

산둥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이들 현은 과거 관광객 유치를 위해 수호전의 본향임을 자처하며 수호전과 관련된 명소 개발 경쟁을 벌였으나 규모가 작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03년 산둥성의 중재로 량산과 윈청, 둥핑, 양구 등 4개 현이 수호전 관광풍경구 공동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서로 수호전의 주무대를 자처하며 설전을 벌이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TV 드라마 '수호'의 대부분을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촬영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량산과 둥핑은 수호전 본향을 둘러싸고 3년여에 걸친 지루한 법정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2006년 둥핑이 둥핑호 부근의 2개 산을 각각 '북양산(北梁山)'과 '전양산(前梁山)'이라고 명명,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서자 량산이 발끈하고 나선 것.

량산현은 즉각 허위 선전 중단과 150만 위안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2심에서도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법원 판결 이후 양측은 이런 이전투구식 법정 싸움이 대외적 이미지를 흐려 양쪽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더는 문제 삼지 않고 않지만 갈등은 여전히 잠복돼 있다.

지난 17일 지난(濟南)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들 현은 우선 수호전 발상지로 국가비물질유산 지정을 받은 뒤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유적 복원과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자고 의견을 모았으나 이미 수호전 발상지의 종주적 지위 확보를 위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저장성 항저우(杭州)시도 '수호전 본향' 경쟁에 뛰어들었다.

남송(南宋)시대 구전됐던 수호전 이야기의 발상지가 바로 항저우이며 명나라 때 항저우 출신 시내암(施耐庵)이 양산박에 얽힌 고사를 접목시켜 '수호전'을 책으로 엮어냈다는 주장이다.

항저우는 수호 문화관 건립 등을 통해 항저우가 수호전 고사의 유래지 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수호전은 북송(北宋)시대 송강을 중심으로 한 108명의 호걸이 양산의 호숫가에 양산박이라는 산채를 짓고 부패 관료들을 응징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삼국지연의서유기, 금병매 등과 함께 중국의 4대기서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