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의 특징

중국사의 특징

 

 

중국은 역사상 몇 가지의 특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분열과 통일이다. 일정 기간 분열 상태로 치닫다가 어느 틈엔가 이를 통일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종국에는 패자가 등장하여 중원을 통일한다. 그러다가 중앙 정권이 중원 대륙을 완전히 직할하지 못하는 탓에 지방 분권화를 실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화근이 되어 지방 세력이 커지면 다시 분열로 치닫는 것이다.

 

이것이 한 가지 특징이라면 다른 하나는, 이민족과 한족 간의 정권 쟁탈전이다. 이민족들은 한족에 의해 소위 야만족으로 격하된다. 남만, 북적, 서융, 동이 라고 나누어 부르는 이것이 바로 중원을 차지하고 있는 한족 중심의 이민족 분류법이다. 여기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한반도 국가들은 한족들이 보기에 동쪽의 오랑캐로서 활을 잘 쏘는 족속이다. 이러한 이민족 가운데 특히 북서쪽에 있는 세력들은 종종 중원을 유린했다. 그들은 일반 문화 수준은 낮았으나 서역과의 교역을 통해 우월한 군사력을 확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철기 문화를 먼저 받아들여 철로 무기를 만들어 한족들에 비해 우수한 무기 체계를 갖추는 것 등이다. 이러한 무장력을 바탕으로 중원에 쳐들어오게 되면 간혹 중원을 제패하게 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중원의 패자가 된 후 더 이상 전쟁의 필요도 없어지므로 스스로 예전 한족 귀족들의 문화를 따라 배우고 흉내 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들은 자신들이 한족에 비해 지니고 있던 비교 우위로서의 무력을 상실하게 된다. 더욱이 문과 부문은 아무리 수련한다 하더라도 한족들의 우위에 설 수는 없다. 결국 이들은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는 한족에게 흡수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주기를 갖고 통일과 분열, 그리고 이민족 지배와 한족 지배를 거듭해온 중국은 자신들의 역사적 상황에 따라 주변국들과의 교류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들이 전쟁 준비가 되어 있고, 침략전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할 때는 인근국가들과 선린 우호 관계를 포기하고 전쟁을 일으키곤 했던 것이다. 반대로 자신들이 평화를 구가할 때는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싫어 심지어는 평화를 돈으로 사곤 했던 것이다. 즉, 조공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중원을 찾아오는 주변국 사신들에게 그들이 가져온 특산물보다 훨씬 더 많은 물량의 각종 문화 상품을 그들에게 하사하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때에 따라 인근국가들에게 전쟁과 평화를 외교 정책으로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반도 국가들은 그들과 이데올로기적으로 유교로 맺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중국이 평화를 요구하면 평화를 전쟁을 일으키면 항전 내지는 항복을 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어떤 때는 자발적으로, 어떤 때는 강제적으로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여, 자신들이 볼 때에 중국에 들어선 왕조가 유교적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화친책을 썼고, 이민족이 중원을 유린하는 경우에는 한족과 더불어 이민족에 대항하곤 했다. 총체적으로 말하면 중국과 한반도 내 정권의 유교 이데올로기와 국내 정치 모순이 변수가 되어 어떤 때는 우호적인 문화 교류가, 어떤 때는 강압적이고 반항적인 문화 교류가 가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