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과 항우의 패권다툼 - 3
하지만 수개월이 지나도 승부가 나지않자 항우는 초조해졌다.
이번에는 자신의 군대에 식량이 떨어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항우는 이런저런 방법으로 유방을 조롱하였으나, 유방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유방은 급할것이 없었던 반면, 항우의 군대는 강성하지만 오래 지속된 전쟁으로 인해
병사들은 지쳐 있었고, 안정된 후송기지가 없었으므로 보급에도 문제가 있었다.
장기적인 소모전 끝에 항우군은 점점더 피폐해졌고, 전쟁의 주도권은 점차 유방에게로넘어갔다.
이때에 후방에 있던 한신은 군대를 진격하여 초나라를 공격하니 항우는 큰 위기를 맞게되었다.
유방은 유리한입장에 서자 사자를 보내어 강화를 시도하였다.
그 조건은 홍구강을 경계로 서쪽은 한나라, 동쪽은 초나라가 주둔한다는 것과 인질로
잡혀있는 유방의 가족들은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불리한 위치에 있던 항우는 이 조건을 수락하고는 강화의 조건에 따랐다.
허나 유방이 서쪽으로 군대를 옮기려 하자 장량과 진평은 유방에게 간하여 지금이
항우를 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임을 알렸다.
유방이 이를 받아들여 즉시 군대를 동쪽으로 돌려 항우군을 추격하였다.
뿐만아니라 다른곳에서 항우의 초군과 대치중인 한신마저 합류케 하였다.
한신이 유방과 합세하여 항우를 추격하자 항우는 해하(垓下)에 진을치고 한군과 대치하였다.
이때 항우의 군대는 10만, 유방의 군대는 도합 20만 이었다.
한신은 항우의 진을 여러겹으로 포위하였고, 식량마저 바닥난 항우의 군대는 이탈자가
속출하였다.
또한 한신은 해하에 모여든 군사들 가운데 초나라 출신 군사들을 골라 초나라의 노래를
가르치게하여 밤마다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하였고, 이 노래를 들을 초나라 군사들은
전의를 잃고 고향에 돌아가고픈 애수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상황이 이쯤되자 마지막이 다가 왔다는 것을 항우또한 직시하였다.
이른바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항우는 장막에서 최후의 연회를 벌였다.
이때 항우의 곁에는 우희(虞姬)라는 애첩과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추' 라는 이름의
명마 뿐이었다.
술에취한 항우는 감회와 비분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힘은 능히 산을 뽑을 수 있고 기백은 능히 천하를 덮었노라.
때가 이롭지 못하니 추야, 너마저 달리지 않는구나,
추야, 너마저 달리지 않으니 어쩔 수 없구나.
우희야 우희야, 이를 어쩐단 말이냐 】
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騶不逝
騶不兮可奈何不 虞兮虞兮奈若何
항우가 이 노래를 읊조리며 눈물을 흘리니 좌우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다.
우희는 항우에 대한 사랑을 지키고자 항우의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래를 마친 항우는 8백명 가량의 기병만을 거느리고, 한군의 포위를 뚫고 남쪽으로 달렸다.
날이 샌 후에야 항우가 탈출한 것을 안 유방이 관영에게 5천의 기병을 주어 항우를
추격케 하였다.
남으로 달아나던 항우가 회수를 건널무렵에는 8백기중 백여기만이, 그리고 양자강
기슭의 오강(烏江)에 이르렀을 때에는 겨우 28기만이 남아있었다.
더 이상 빠져나갈 길이 없음을 안 항우는 남은 기병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군사를 일으킨지 8년이 지난 지금, 난 70여차례의 싸움에서 단 한번도 패한일이
없었다. 허나지금 이 같은 곤경에 빠진 것은 하늘이 나를 버리는 것이지 내가 싸움을
잘못한 죄가 아니다. 나는 이제 죽음을 각오했다.
마지막으로 한의 포위를 무너뜨리고 장수를 목베어 하늘이 나를 망치려 하였음을
똑똑히 보여주리라.”
이에 항우는 한나라 장수와 병사 수백명을 죽였으나, 물밀 듯이 쳐들어오는 유방의 5천
군사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마침내 궁지에 몰린항우는 스스로 목을 찔러 목숨을 끊었다.(기원전 202)
항우가 죽음으로써 4년여에 걸친 한(漢). 초(楚)의 전쟁은 막을 내렸고, 유방은 제위에
올라 한(漢)왕조를 세우니 그가 바로 한(漢) 고조(高祖)이다.
'역사의 숨결 > 역사(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초,한楚,漢 ( BC221~206 ) - 항우 (0) | 2009.06.01 |
---|---|
중국 초,한楚,漢 ( BC221~206 ) - 유방 (0) | 2009.06.01 |
중국 초,한楚,漢 ( BC221~206 ) - 유방과 항우의 패권다툼 - 2 (0) | 2009.06.01 |
중국 초,한楚,漢 ( BC221~206 ) - 유방과 항우의 패권다툼 - 1 (0) | 2009.06.01 |
중국 초,한楚,漢 ( BC221~206 ) - 역발산기개세 - 항우와 유방의 등장 (0) | 2009.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