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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금에 대한 전설

지식창고지기 2009. 4. 2. 10:30

마두금은 높이 2535cm 나비 1727cm의 나무로 만든 도끼 모양의 악기로서 몽골의 민속 현악기로. 두 줄이고 몸통은 육각(六角), 팔각(八角), 대형(臺形) 따위로 말 가죽으로 싸여 있으며, 몸통 위쪽 끝에 말 머리 장식이 있다. 여기에 약 1m 길이의 대를 세워 그 위쪽 좌우에 줄감개를 만들어 말총이나 명주실, 경우에 따라서는 장선(腸線:gut)으로 만든 현을 두 줄 쳤다. 대의 위쪽이 말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연주자는 이것을 무릎 앞에 약간 비스듬히 세우고 오른손 손가락으로 줄을 누른 다음 말총을 맨 활을 왼손에 쥐고서 문지르며 연주를 한다. 독주·합주, 또는 노래의 반주에 쓰인다. 중국 원()나라 때 아라비아로부터 전해진 라바브를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독주와 합주 및 노래의 반주에 쓴다.내몽골에서는 모린 톨로가이홀(morin-tologaihole)이라 부르고 외몽골에서는 킬(khil) 또는 쿨(khul)이라고 부른다. 호궁(胡弓)의 일종이다.

 

마두금>의 전설

옛날, 초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수케라는 젊은이가 살았습니다
.
어느 겨울 밤, 구슬픈 말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그는, 창백한 겨울 달빛 아래 죽어가는 하얀 어미 말을 발견했어요. 그 옆에는 눈처럼 하얀 모습의 갓태어난 새끼 말도 있었지요
.
그는 말을 거두어 온갖 정성을 다해 기르며 조련했어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하얀 새끼말은 수케의 탁월한 조련술로 멋진 경주마가 되었습니다. 수케는 그 말을 무척 사랑했어요
.
어느 날, 수케는 마을의 나담(경마, 씨름, 활쏘기 등을 겨루는 몽골 전통 스포츠 축제)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 마을 우두머리는 나담에서 꼭 이기기 위해 여기저기서 구해온 훌륭한 말들을 많이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아무도 경주에서 그의 말을 이긴 적도, 이길 수도 없다고 생갹했지요
.
드디어 축제가 시작됐고 말들의 경주가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기적이 있어났습니다. 수케가 사랑하는 백마가 마을 우두머리의 훌륭한 경주마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거에요. 그러나, 그것이 비극의 예고였음을 당시에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

수케의 백마가 나담축제에서 영광의 우승을 안은 다음 날 밤이었어요
.
수케는 심장을 찌르는 듯한 말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곤 서둘러 밖으로 달려나갔지요
.
잠시 후, 그는 사랑하는 보름 날의 창백한 달빛 아래 쓰러져 있는 백마를 발견했습니다. 온 몸에는 여러 개의 화살이 꽂혀 있었지요
.
"
아아
~!"
수케는 참을 수 없는 슬픔을 느꼈고 말을 안고 통곡하다 쓰러져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

꿈속에서 수케는 그의 말을 만났습니다.

"내 주인이시여! 상심하지 마세요. 당신이 나를 그리워함을 나는 압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악기를 선물해 드리려고 왔어요제 꼬리털을 잘라 줄로 된 악기를 만드세요. 그리고 제가 그리울 때면 그것을 연주하세요."
말은 그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
얼마 후 의식을 되찾은 수케는 백마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악기를 만들었어요. 그것이 바로, 행복을 전해주는 전설의 악기, 머린-호르(마두금)랍니다
.

몽골 유목민들은, 마두금 연주를 들을 때면 말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끼고 마두금이 자아내는 말발굽 선율, 말을 기리는 노랫말을 듣자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듯한 흥분이 느껴진다네요.

 

또 다른 이야기로는,

 

거짓말처럼, 어미 낙타의 눈에서는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아기 낙타를 품에 들이고 젖을 물렸다.

며칠 전, 어미 낙타는 새끼를 낳았었다. 오랜 시간 난산 끝에 새끼를 뚝 떨군 어미 낙타는 푹 고꾸라진 새끼를 핥지도 않고 훌쩍 몇 걸음 도망치 듯 가 버렸다. 새끼는 비척거리며 일어나 어미의 품을 파고 들었다. 그런데 어미 낙타는 새끼를 매몰차게 외면하며, 빚쟁이 피하 듯 도망 다니기 바빴다. 지독한 산고를 치르면서 끔찍한 고통과 상처를 받은 어미 낙타는 새끼가 소름 끼치도록 미웠던 것이다
.

동물이 새끼를 낳는 장면은 항상 안타깝다. 언제 적이 공격해 올지 모르는 풀 숲에서, 바람 부는 초원에서, 물가에서, 그저 혼자 힘으로 새끼를 낳아야 한다. 더구나 사막의 모래 산 위에 길을 만드는 위대한 낙타의 긴 다리는 산도(
産道)를 통과할 때 얼마나 큰 장애물일까. 오죽 큰 고통이었으면 모든 동물의 원초적 본능인 모성애마저 내버리고 싶었을까. 낙타 어미나 새끼 모두 가엾긴 마찬가지였다.  

황량한 모래 바람이 부는 몽골에서 낙타 없는 생활은 생각하기 힘들다. 낙타는 사막의 어머니요, 사막의 배이며, 자동차다. 유목민들은 낙타 젖을 짜 먹기도 하고, 짐도 나르고, 교통 수단으로 두루두루 의존한다. 그런 낙타가 새끼를 낳으면 사람이 애 낳은 것보다 더 경사스럽다.그런데 어미가 젖을 안 먹이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어미 낙타의 마음을 돌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

몽골의 유목민들은 마두금(
馬頭琴)이라는 전통 악기를 연주한다. 이웃 마을의 촌로(村老) '낙타 심리 치료사'가 문제의 낙타와 만난다. 촌로는 아들에게 마두금을 켜게 한다. 마두금이 연주되는 허허로운 벌판에서 촌로는 어미 낙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무어라고 궁시렁궁시렁댄다. 아마  이런 말들이 아닐까.

"
새끼 낳느라고 고생 많았지? 내가 다 안다, 알고말고. 장하게도 예쁘고 건강하고 튼튼한 새끼를 낳았구나. 대단한 녀석이 나오려고 네가 그리 힘들었던 게야. 낙타야,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일을 한 거야
."

어미 낙타의 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비로소 새끼를 보듬고 핥아 주고 젖을 먹였던 것이다. 이상은 얼마 전 텔레비전의 동물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몽골 지방의 낙타이야기이다. 눈물 흘리는 낙타 이야기는 몇 년 전 몽골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세계에 소개된 바도 있다
.

나는 인간의 독점물이라고 생각했던 눈물을 낙타의 눈에서 보았다. 충격적이었다. 낙타의 눈물이 시시때때로 떠올랐다. 과연 어미 낙타는 마두금의 연주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마두금의 선율이 아기 낙타 울음 소리 같아서 어미 낙타가 통한의 눈물을 흘렸을지 모르지만,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모르지만
---.

영혼의 상처는 저절로 치료되기 어렵다. 상처의 깊이에 걸 맞는 위로와 용서가 있지 않고서는. 어미 낙타가 죽을 것 같은 고통을 주었던 새끼를 용서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위로'가 아니었을까. 자신의 상처를 알아봐 주고 진심으로 어루만져 주는 위로, 그것은 몽골 벌판에서 바람과 같이 한 평생을 살아온 촌로(
村老)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모든 것은 바람 속 티끌처럼 사라지는 것이니라, 아파하지 말아라, 고통에 목매지 말고 그저 바람처럼 자유롭게 떠돌아라. 고통은 영혼의 지팡이니라. 고통이 있음으로 너는 설 수 있는 것이다. 낙타는 촌로와 마두금의 위로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