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초겨울 입동 소설 절기로다 나무잎 떨어지고 기러기 높이 난다 듣거라 사람들아 농사일 끝내여도 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일 마저 하세 무우배추 캐여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냇물에 정히 씻어 간맛을 맞게하고 고추마늘 생강파에 젓김치 장아찌라 큰독곁에 작은독 바탕에는 항아리라 양지쪽에 헛간 짓고 짚에 싸서 깊이 묻고 무우와 알암말도 얼지 않게 간수하소 방고래 구들질과 바람벽 매질하기 창문도 발라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수수대로 덧울하고 외양간엔 짚을 둘러 콩깍지도 묶어 세워 땔나무도 쌓아놓게 우리 집 부녀들아 겨울옷 지었느냐 술 빚고 떡하여라 동네 모임날 가까왔다 꿀을 떠서 단자떡 모밀앗아 국수하소 소돼지 잡으니 음식도 푸짐하다 들마당에 차일치고 동네 모아 자리 깔아 나이차례 틀릴세라 남녀구별 따로 하소 풍악패를 데려오니 광대도 춤을 춘다 북 치고 노래하니 그 노래가 제법이라 마을의 어른들은 잔말 끝에 취하고 마을의 유지들은 오랑캐 춤을 춘다 술잔을 올릴 적에 동장님이 웃자리서 잔받고 하는 말씀 자세히 들어보소 어와 오늘 놀음 이 놀음이 뉘 덕인고 하늘 은덕 그지없고 나라 은혜 지극하나 다행히 풍년 만나 굶주림을 면하도다 향촌규약 없다해도 동네 규정 없을소냐 집안팎에 지켜야 할 도리를 잃지 마소 사람의 자식되여 부모 은혜 잊을소냐 기운이 쇠진하면 바라느니 젊은이라 의복음식 잠자리를 각별히 살펴드려 행여나 병 나실가 밤낮으로 잊지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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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까우신 마음으로 걱정을 하실 적에 중중거려 대다말고 부드럽게 풀어내고 들어온 며느리는 남편의 거동 보아 그대로 본을 뜨니 보는데 조심하소 형제는 한기운이 두 몸에 나눴으니 귀중하고 사랑함이 부모의 다음이라 네것내것 따짐마소 남남끼리 모인 동서 의견달라 하는 말을 귀에 담아 듣지마소 자연히 마음돌리 몸가짐에 먼저할 일 공순이 제일이라 내 늙은이 공경할 제 남의 어른 다를소냐 말씀을 조심하여 인사를 잃지마소 하물며 우아래 존귀함이 뚜렷하다 내 도리 극진하면 죄될 일 안 범하리 한동네 여러 집에 많은 사람 살고있어 믿음 의리 없으면 화목을 어찌할고 혼인대사 부조하고 상가병인 보살피며 수해화재 구원하고 있는 것을 꾸어주며 자기보다 잘사는 이 시기하여 시비말고 홀아비며 고아들을 특별히 구제하소 제각기 가진 본분 억지로 못하나니 자네들은 생각하며 내 말을 잊지마소 이대로 하여가면 잡생각 아니 나리 주색잡기 하는 사람 처음부터 그러할가 우연히 잘못 들어 한번하고 두번 하면 마음이 방탕하여 그칠 줄 모르나니 자네들 조심하여 적은 허물 짓지 마소
내용 : 10월의 절기와 무,배추 수확, 겨울 준비, 가내 화목, 한동네의 화목을 권함
/ 옛날의 농사는 어떻게 지었을까? / / 옛날 우리 농민들의 삶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