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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미상 <별한가(別恨歌)>

지식창고지기 2009. 7. 12. 14:57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미상  <별한가(別恨歌)>

 

    나무도 바히돌도 업슨 뫼에 매게 쫓친 가토리 안과

   대천 바다 한가운데 일천석 실은 배에 노도 일코 닷도 일코 돛대도 것고 용총도 끈코 키도 빠지고 바람 불어 물결치고 안개 뒤섞여 잦아진 날에 갈길은 천리만리 남은데 사면이 거머어득 저뭇 천지적막 가치노을 떳는데 수적 만난 도사공의 안과

   엊그제 님 여흰 내 안이야 엇다가 가을하리오

 

☞ 주제 : 임을 여윈 참담한 심정

☞시어 풀이
 
* 가토리 : 까투리, 암꿩
 * 안 : 마음
 * 용총 : 돛을 오르내리는 굵은 줄
 * 잦아진 : 자욱한
 * 저뭇 : 저물어
 * 가치노을 : 까치놀. 하얗게 이는 사나운 파도
 * 도사공 : 뱃사공의 우두머리
 * 엇다가 : 어디다가
 * 가을하리오 : 견주리오, 비교하리오


☞ 배경 및 해설
임을 이별한 뒤의 절박한 심정을 비교와 과장을 통해 형상화한 작품으로 '삼한(三恨)' 또는 '삼안(三內)'이라고도 한다.
절대 절명의 위기에 빠진 까투리의 암담한 심정과 사면초가의 절박한 상황에 처한 도사공의 모습을 제시한 다음, 자신의 마음은 그들보다 휠씬 더 심각함을 강조하고 있는 내용으로, 중장에서는 모든 상상할 수 있는 극한적 상황을 나열하면서 내용면으로는 점층적 구성으로 절박감을 더해 주고 있다.
사설시조의 특징인 폭로성과 개방성에서 고찰해 본다면, 서정적 자아의 상황과 까투리, 도사공의 상황은 각각 독립된 상황으로서 당시 민중이 처한 상황을 암시한다고 볼 수도 있다. 기발한 착상에 비교, 과장, 점층, 열거 등의 수사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감정 이입의 기법까지 사용함으로써 높은 문학성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