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체제 - 社會主義市場經濟
1.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성립
1978년 등소평이 중국지도부의 전면에 등장하여 개혁개방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하면서 우선 집단경제의 전형인 농촌지역의 인민공사를 혁파하고05) 농업의 사영화를 시행함으로써 그 생산물량 면에서 엄청난 증가06)를 가져왔는데, 이 시기를 전후해서 농업생산액을 살펴보면 1975∼1980년의 농업생산액 증가는 16.9%(연평균 3.2%)였으나 사영화가 전개된 1980∼1985년의 생산액은 48.3%(연평균 8.2%)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서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비효율성의 대표인 국유기업의 개조, 금융체제의 개선, 정부기구의 전환 등에 대한 개혁정책을 통하여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개혁과정에서의 정책 변화는 中國共産黨全國代表大會의 報告07)와, 지도자들의 공식석상에서의 발언, 중국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에서의 발언을 통하여 국내외에 알려져 왔다.
1978년 중공11기3중전회에서 실용주의 노선의 개혁개방정책이 주창된 이래, 특히 시장경제 체제의 도입과 관련하여 '시장경제'에 관한 발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1982년 9월의 제12차당대회에서는 '계획경제를 주로 하고 시장의 조절을 부수적으로 한다'고하여 '시장'의 개념이 처음으로 도입이 된다. 1984년 10월의 중공12기3중전회에서는 '사회주의 경제는 공유제를 기초로 한 계획적 상품경제'라 하여 '사회주의상품경제' 개념을 도입하였고 중국의 경제개혁의 중요한 임무의 하나로써 시장체계의 점진적인 정비를 통한 개혁의 심화를 거론하였다. 1987년 10월의 제13차당대회에서는 '사회주의의 계획적 상품경제 체제는 계획과 시장이 내재적으로 통일된 체제'라고 하여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기능의 강화를 주장하였고, 1992년 10월에 열린 제14차당대회에서는 드디어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의 목표는 '사회주의시장경제의 건설'에 있다고 강택민이 선언08)하였다.
2.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이론적 근거
'상품경제'와 '시장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1987년에 개최된 제13차당대회에서 체계화되어 발표된 '社會主義初級段階論'이 그 배경이 되었는데 일반적으로 이 '사회주의초급단계론'을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이론적 근거로 삼는다. 당시 공산당 총서기였던 趙紫陽은 당대회의 보고에서 "우리가 현 단계에서 직면하고 있는 주요 모순은 일익 증가하는 인민의 물질, 문화적 수요와 낙후된 社會生産力 사이의 모순이지, 계급투쟁은 이미 주요 모순이 아니다"고 하면서 그 방법론으로서 종래 시행되어 오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선회를 암시하였는데, 모택동의 주장인 '不斷革命論'과는 전혀 다른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모택동의 주장과 조자양의 견해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다음의 글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모택동이 <인민 내부모순의 문제의 정확한 처리에 관해서 關于正確處理人民內部矛盾的問題>'라는 문건에서 밝힌 계속적인 계급투쟁과 내부혁명에 대한 견해는 다음과 같다.
우리 나라는 소유제 면에서 비록 사회주의 개조가 이미 기본적으로 완성되었다고는 하지만, 또 혁명시기에 대규모 急風暴雨式 군중 계급투쟁은 이미 기본적으로 끝났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전도된 지주매판계급의 잔재가 아직도 존재하고 자산계급이 아직도 존재하며 소자산계급은 방금 개조되었다. 계급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산계급과 자산계급간에 존재하는 의식형태 면에서의 계급투쟁은 장기간에 걸친 것이고, 곡절이 있는 것이며, 때로는 매우 격렬한 것이다. 무산계급은 자기의 세계관에 따라 세계를 개조하고자 하고, 자산계급은 자기의 세계관에 따라 세계를 개조하고자 한다. 이러한 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간에 누가 승리하고 누가 패했느냐 승부문제는 아직도 진정으로 해결되지는 않았다.(睦貞均(1991), 《中國社會主義建設理論》)
위의 모택동의 주장과는 달리 조자양은 제13차당대회에서 報告09)를 통하여 사회주의초급단계와 계급투쟁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 나라의 사회주의의 초급단계는 어떠한 역사적 단계인가? 그것은 어떠한 국가라도 사회주의로 진입할 때 거치는 최초의 단계를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것은 아니며, 특별히 우리 나라가 생산력이 낙후되고 상품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조건 아래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특정의 단계를 지칭한다. 우리 나라가 1950년대에 생산자료의 사유제를 사회주의로 개조함에 있어서 기본적인 완성을 한 때로부터, 앞으로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할 때까지 적어도 1백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 모두가 사회주의초급단계에 속한다. 이 단계는 사회주의 경제기초가 확립되지 않은 과도시기와도 다르고 이미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한 단계와도 다르다. 우리가 현 단계에서 직면하고 있는 주요 모순은 일익 증가하는 인민의 물질, 문화적 수요와 낙후된 사회생산력 사이의 모순이다. 계급투쟁은 일정 범위 내에서 장기적으로 존재할 수는 있지만 이미 주요 모순은 아니다. 현 단계의 주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상품경제 발전에 전력하고, 노동생산성을 제고시켜야 하며, 공업, 농업, 국방 및 과학기술의 현대화를 점차적으로 실현해야하고, 또한 이를 위해서 생산관계와 상부 구조 중 생산력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을 개혁해야 한다.
조자양은 이 보고에서 현 중국의 사회적 단계는 社會主義初級段階라고 규정하고 사회주의 국가 건설의 중요한 논점을 계급투쟁에서 경제 건설로 돌려놓음과 동시에 이제는 계급투쟁을 위시한 사상논쟁을 중요시 할 때가 아니고10) 생산력의 발전에 대해 연구, 실천해야 할 때임을 천명하였다. 또한 '사회주의 공유제를 주체로 여러 경제요소와 다양한 경영방식', '전민소유제에 있어서 정기분리', '다양하고도 정확한 분배원칙', '상품경제발전과 사회주의 시장체제 배양' 등 낙후한 경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국가의 개혁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어야 함을 주장하였으며, 경제제일주의가 국가 건설의 기조가 되어야 하고 생산력의 발전이 국가의 제일의 과제가 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3. 사회주의시장경제의 발전
개혁개방 정책이 시행되면서부터 종래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일관되게 시행되어 오던 계획경제와는 전혀 상치되는 시장경제의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자, 기존 체제와의 이질성 때문에 정부의 정책 수립과 시행 과정에서 혼란이 적지 않았는데, 특히 천안문 사태와 관련하여 개혁개방 정책이 후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인민대중의 염려도 있었고, 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유지 및 정부의 정책 추진과 관련하여 학자들은 물론 정부정책의 이론가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많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만 하였다. 또한 90년대에 들어와 시장경제 도입을 위한 개혁이 점차 심화됨에 따라서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 체제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혼란을 피하고, 경제·정치학자들간의 이론적인 논쟁도 종식시키기 위해서 중국의 지도부는 시장경제의 도입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하게 된다.
1992년 등소평은 남순강화11)에서 "시장경제를 좀 하면 자본주의의 길로 간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런 일은 없다. 계획의 요소가 더 많은가, 시장의 요소가 더 많은가 하는 것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본질적 구분이 아니다. 계획경제가 바로 곧 사회주의는 아니며 자본주의에도 계획이 있다. 시장경제가 곧 자본주의는 아니며 사회주의에도 시장이 있다. 계획도 시장도 다 경제수단인 것이다."라고 하여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를 '사회주의에 속한다' 또는 '자본주의에 속한다'하는 논쟁12)에서 해방시켰고, 또 "사회주의의 원칙은 첫째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다같이 부유해지는 것이다", 사회주의를 지키는 것은 "투쟁과정이고 설득교육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신봉하지 않는 사람을 최종적으로 설득하려면 우리들이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하여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경제 방면에서도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혁명에 대해서도 "혁명은 생산력을 해방시키고 개혁도 생산력을 해방시킨다"고 강조하여 모든 것을 생산력의 증가로 집중시킬 것을 호소하고, 그 동안 내부에서 일어났던 이론적인 문제들을 정리하였으며 모든 활동의 시비·득실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여 중국이 사회주의시장경제 체제로 돌입함에 있어서의 당위성과 지도방침을 제시하였다.
이후 1992년의 제14차당대회에서 중국정부는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경제의 적극적인 도입과 정부의 모든 정책이 시장경제 체제에 부합될 수 있도록 급속히 전환해야 할 것을 강력히 천명하고, 아울러 정책수립의 기본이 되는 법체계 정비에 착수하여, 1993년 3월 29일에 열린 제8기전국인민대표대회제1차회의에서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전면적인 실시를 중화인민공화국의 헌법에 규정하게 된다. 즉 舊憲法은 제15조에서 경제체제를 '계획경제'라고 규정하여 계획경제가 국가의 종합계획의 근간이 되고, 시장경제를 보조적으로 활용한다고 하였는데 新憲法의 제7조에서는 '사회주의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정부가 經濟立法과 거시 경제적 수단을 사용하여 경제를 운용한다고 개정13)한 것이다. 또 이때에 '국영기업'이라는 용어를 '국유기업'이라고 바꾸어서, 종래 전민소유제의 원칙에 입각하여 소유는 물론 경영까지 국가가 전 인민을 대신하여 운영해오던 각종의 기업에 대해서 소유는 하되 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의 간섭을 줄이거나 하지 않겠다는 뜻도 천명하였다.
4.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의미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체제는 기본적으로 토지, 건물, 기계, 금융 등 생산요소의 국유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사회주의시장경제'에서 의미하는 시장경제는 자본주의사회의 시장경제와 그 성격이 꼭 같을 수는 없으나 등소평이 얘기한 것처럼 "사회주의시장경제는 그 방법에 있어서 기본적으로는 자본주의와 비슷하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정확한 의미와 정의는 좀더 시간이 흘러야 그 이론과 개념이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중국정부가 그러하였듯이 일부에서 시험을 해보고 그 장단점을 파악한 후 점진적으로 그 정책을 확대해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에서 시장경제 체제를 운용한다는 것은 국가체제의 유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實事求是'의 정신에 입각하여 부분적인 실천의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시장경제에 대하여 앞으로 배워가며14), 실천 과정 중에 그 이론이 점점 정립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지도부의 입장과 지도자들이 사회주의시장경제를 언급할 때의 바탕에 깔려있는 공통된 인식으로부터 판단해 볼 때 그 의미를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馬洪主編(1993), 《什摩是 社會主義市場經濟》)
첫째, 사회주의시장경제는 公有制를 주체로 하여 사유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경제요소가 함께 발전한다는 전제아래 운영이 된다. 현재의 중국의 소유제의 실현형식은 공유제인 국유제와 집체소유제 그리고 非公有制인 個體戶, 私營企業, 三資企業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공유제를 위주로 하고 비공유제는 공유제를 보충하는 기업구조를 형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둘째,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 사회에서 인식하고 있는 바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개인자본의 무제한의 증대와 수입의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가 통제를 하고, 적절한 분배와 조절정책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전 인민이 함께 부유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은 공유제라는 제도에 의해 사유재산으로 유입되는 배분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극단적인 소득의 격차를 저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셋째, 강력한 국가의 거시적 관리와 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우위성을 배경으로 정부가 경제·사회정책, 경제법규, 계획지도 등 필요한 행정관리를 통하여 시장경제 운영의 질서를 지켜나간다는 것이다.
이상을 요약하면 '사회주의시장경제'란 공유제를 주체로 사유제를 비롯한 모든 경제성분을 포함하며 최종적으로는 모든 인민이 잘 살수 있도록 국가의 거시관리를 받는 사회주의 아래의 시장경제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관심 사 > 외장 하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21-4개혁이전 국유기업 관리정책 (0) | 2009.07.26 |
---|---|
0021-3중국의 국유기업(State-owned Enterprise) (0) | 2009.07.26 |
(외장0021-1)중국경제 개설 (0) | 2009.07.26 |
(외장0020)자유무역지대 공업지구개발 및 경영규정 (0) | 2009.07.26 |
(외장0019)일본기업(B)의 건설기계 임대업 (0) | 2009.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