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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운해 노송 仙境의 파노라마

지식창고지기 2009. 7. 31. 09:39

[경남일보]

기암괴석 운해 노송 仙境의 파노라마
세계 명산 트레킹 황산트레킹 <1>
남근희 기자  

 깎아지른 치솟은 기암절벽, 그 허리를 휘감은 운해, 절벽 틈새를 비집고 얼굴을 내민 노송 등이 삼박자로 조화를 이뤄 천혜의 비경을 연출하는 곳이 황산이다. 태산, 형산, 화산, 숭산 등과 함께 중국 5대 명산 중의 하나인 황산을 본보는 3년 연속 찾고 있다. 작년과 재작년 황산을 다녀온 이들로부터 그곳의 비경이 전해지면서 ‘나도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도민들의 바람이 황산의 문을 다시 두드리게 만들었다. 이에 지난달 17일 4박 5일 일정으로 본보 주최, 지리산 여행사가 주관해 경남일보와 함께 떠나는 세계명산 트레킹 ‘황산’을 다시 선택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기암절벽의 중간허리를 구름이 파도치듯 흐른다고 해 운산이라고 불리는 황산. 본보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황산의 비경(상)과 서해대협곡의 절경(하)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황산
 중국에는 무수한 산들이 있다. 이중에서 가장 으뜸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곳이 황산이다. 황산은 24개의 크고 작은 협곡을 간직하고 있으며, 각양각색의 72개 봉우리는 천길 절벽으로 깎아지른 듯 사나운 야생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황산 트레킹 장소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셔틀버스를 타고 해발 800m를 가야하며, 그곳에서 케이블카로 해발 1600m까지 올라간다. 셔틀버스로 20분정도 꼬불꼬불 산길을 달린다. 산길 중간 중간에는 도로위에 소나무가 덩그러니 자리를 잡고 있다. 도로정비하면서 나무 한그루도 아끼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일정과 달리 운곡케이블카를 타고 15분정도 황산을 올랐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도끼로 내리 찍은 듯한 계곡들이 우선 손님을 맞이한다. 엿가락처럼 길게 치솟은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며, 골짜기마다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들이 조화를 이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면 회백색의 암봉과 운해, 소나무들이 화사하면서도 희미한 빛깔로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운해 속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동안 신선이 구름 속을 나는 듯 몽롱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황산의 운해가 암봉 산허리에 흐르면 바다 위에 섬처럼 두둥실 떠다닌다.
 황산은 1년에 280일 이상이 운무와 비로 인해 그 신비스럽고 장엄한 광경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일행들은 복이 참 많은가 보다. 약간의 운무만 있을 뿐 쾌청한 날씨에 황산의 절경은 우리들의 눈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운무가 있더라도 그것에 휩싸인 황산은 더욱 신비스럽고 마치 신선이 금방이라도 내려올 듯한 비경을 보였다.
 백아령을 지나 광명정에 도착했다. 해발 1860m의 광명정은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연화봉 다음으로 높은 곳으로 햇빛이 오래들어 황산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황산은 살아 숨쉬는 듯 했다. 길을 걸어 오를 때마다 황산의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듯 놀라웠다.
 황산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인 서해대협곡을 5시간 이상 걸은 후 시야가 확 트여 황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배운정에 도착했다. 구름과 운무가 골짜기들을 휘감아 올라오다가 이곳에 이르러 그친다해서 물리칠 ‘배’ 구름 ‘운’을 써서 ‘배운정’이라 한다.
 이곳에서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건 ‘사랑의 열쇠’. 약간은 초라하고 투박하며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사랑을 담은 마음은 한결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들도 사랑을 담아 그곳에 자물통을 하나씩 매달고 있었다.

 

 북해빈관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청량대로 일출을 보러 떠난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과 구름바다들이 수채화를 그려내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하산 길에는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진다는 비래석에 도착한다. 360t이나 나가는 이 바위는 하늘에서 내려와 꽂혔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소원을 빈다.
 옥병루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는 길에 황산의 마지막 절경을 감상하게 된다. 기암괴석과 척박한 땅에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소나무들을 뒤로하고 황산트레킹을 마무리하면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황산에서 동물을 구경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행 중 다람쥐 2마리와 두꺼비 1마리만 봤다는 사람만 있을 뿐. 흔하다는 새 한 마리조차 황산을 찾지 않았다.
 한 일행은 한국 산과 비교할 때 황산의 경치를 절경이라고 칭찬을 하면서도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어있는 삭막한 산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평소 황산에는 같은 시간에 10만 명이 상주하고 있다. 어마어마한 인원이 황산 한 곳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또 중국인들에게 황산은 평생에 한번 오르는 것을 꿈꾸는 순례의 모산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급료외 상여금으로 황산이용권을 지급하기 때문에 중국 현지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진설명=맨 위부터

황산의 운해.

비래석.

암봉과 노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