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민족 영토

'잃어버린 땅' 고구려를 딛고 백두산으로

지식창고지기 2009. 7. 31. 09:49

[경남일보]

'잃어버린 땅' 고구려를 딛고 백두산으로
경남일보와 함께하는 세계명산 트레킹
백두산·고구려 유적지
박도준 기자  

 단기 4341년 여름. 베이징올림픽의 화려한 개막식 뒤에 숨어있는 중국인의 야욕은 무서웠다. 중국은 중화사상을 일반 대중에게 확산시키고,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동북공정을 더욱 노골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어도까지 넘보고 있다. 또한 일본은 대륙침략의 야욕을 숨김없이 드러내 독도를 강탈하려 하고 자국의 교과서를 왜곡하여 자라나는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있다. 동북공정과 대륙침략의 야욕 틈바구니에서 수 십 년 후 우리는 어떻게 될까?


 만주, 고구려인들이 말달리던 주 무대. 지금의 중국 동북3성, 랴오닝성(遼寧省) 지린성(吉林省 )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이 여기에 해당한다. 잃어버린 땅, 만주. 우리의 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빼앗긴 땅 간도도, 녹둔도도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땅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얼마 전 드라마 주몽,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들의 잠자던 역사의식을 일깨웠다. 현재 국제정세는 잃어버린 땅, 고구려를 알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바뀌고 있다.


 100년신문 경남일보와 함께하는 세계 명산 트레킹은 백두산과 고구려의 땅을 찾아 배달겨레의 정기를 이어 받고,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인들의 호연지기를 배우기 위해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4박 5일 동안 인천에서 출발, 대련~단동~집안~통화~환인~단동~대련을 찾는다.
 
 첫째 날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대련에 내려앉는다. 대련, 고구려 비사성이 있던 곳이다. 고구려가 수나라의 침공을 격퇴시켜 수나라를 망하게 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동북공정 일환으로 무너진 산성을 고증도 없이 쌓고 관광 상품화시켜 일부를 제외하곤 고구려의 손길을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이런 눈으로 보면 대련은 그냥 중국 땅이 아니라 고구려의 영욕이 서려 있는 옛날 우리 땅이다.


 대련국제공항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단동으로 이동, 백두산에서 발원해 총 795㎞을 흘러 내려온 압록강에서 유람선에 오른다. 두 동강 난 압록강철교가 있는 곳. 민족의 애환이 서려 있어 물결은 짓푸르고 강바람은 소슬하다. 북한의 신의주 강가에서 헤엄치는 아이들, 어른들의 모습 등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밤엔 중국 쪽은 휘황찬란한데 북한 쪽은 고요한 어둠이 내려 북한의 실정을 그대도 보여준다. 흔들리는 뱃전에서 통일,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둘째 날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였던 집안(국내성)으로 이동한다. 광활한 영토를 개척한 광개토대왕의 왕릉과 장수왕이 세운 광개토대왕비가 있다. 광개토대왕 왕릉은 도굴 등으로 크게 훼손되어 있다. 네모난 계단식 석실묘에 한 변이 66m이고, 봉분의 넓이만 4356㎡(1318평), 높이는 14.8m이다. 광개토대왕비와 능 사이의 너른 초원에 400여 가구가 모여 살았다고 하니 광개토대왕릉 조성 당시에 얼마나 넓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비의 크기는 높이 6m39㎝로 아파트 3층과 맞먹으며, 사면에 1700자가 손바닥 크기만 하게 적혀있다. 배달민족의 웅대한 이상과 꿈이 여기에 담겨있다. 하지만 고개 들어 2㎞만 남쪽으로 가면 압록강이고 북한 땅이다.


 장수왕릉은 돌무지돌방무덤으로 7단의 피라미드형으로 쌓았는데, 기단의 한 변이 33m, 높이가 약 13m, 기단의 둘레에는 너비 4m로 돌을 깔았으며, 그 바깥둘레에 너비 30m 의 역석을 깔아 능역으로 표시되어 있다. 동양의 피라미드로 불릴 만큼 웅장한 모습이다.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도 둘러본다. 고구려 유리왕이 축조한 것으로 알려진 천연요새 완도성터도 찾는다. 이들 두 곳 모두 흔적을 겨우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다. 배달겨레의 유적들이 이민족인 중국의 손에 들어가 있어 당하는 수모이자 굴욕이요, 능욕이다.

 


셋째 날


 고대하던, 그토록 밟고 싶었던 민족의 영산! 백두산(2,744m). 서백두 트레킹의 시작지점인 5호경계비주차장에서 내려 1300여개의 계단을 오른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그림 같은 장면을 능가하는 초원에 야생초들이 가득 차 있다. 저만치서 백두의 모습이 보이자 가슴이 설레고 뜀박질하기 시작한다. 백두산 천지에 다다르자 천지는 16개의 봉우리로 왕관을 쓴 듯 다가와 경외심을 일으킨다. 가슴 터지게 불러보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그렇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하루 속히 통일이 되어 국운이 용솟음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천지에 비친 비취색 하늘이 내려앉아 하늘이 천지인지 천지가 하늘인지 신비로움을 더한다. 백두산은 남으로 뻗어내려 백두대간을 이루고 남서로는 장백산맥을 거느린 배달겨레의 활동무대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 세계 제일의 칼데라호인 천지를 품고 있으며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의 발원지다. 한반도와 만주를 아우르고 있는 민족의 산이다.


 한중 국경인 5호경계비가 보인다. 북한 땅에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첫발을 내밀어 보고 사진도 찍는다. 1/3이 중국 영토이고, 나머지는 우리나라 땅인데 동북공정으로 우리를 압박하는 중국을 통해 돈을 뿌려가며 백두산에 오르는 비애감을 통감한다. 광개토대왕, 장수왕께서 하늘에서 이 모습을 보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하고 계실 것이다. 칼바람을 맞으며 가슴 속에 통한을 품고 뒤돌아보며 배달겨레가 웅비하는 날을 기약해 본다.


 버스를 타고 하산하면서 제자하에 들러 백두산 화산활동으로 수천미터 아래에 생긴 틈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밀림 속 고산화원을 감상한 후 금강대협곡에서 비경을 감상한다. 아찔한 그랜드캐니언을 방불케 하는 금강대협곡은 계곡 밑으로 금강이 흐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송곳과 칼날처럼 솟은 바위가 즐비하고 원시림들이 계곡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넷째 날


 환인에 있는 고구려의 첫 수도인 졸본성 터와 오녀산성 등을 둘러보며 고구려의 기개를 느껴본다. 오녀산성은 천혜의 요새로 난공불락의 산세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바로 본 졸본성은 비류수가 태극모양으로 토지를 적시며 돌아간다. 주몽 임금이 남하해 정착한 이곳은 성벽과 성돌의 형태가 그나마 잘 보존되어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다섯째 날


 대련의 최고 관광지이자 중국 북방 제일의 이상적인 황금해변관광지로 유명한 금석탄풍경구를 둘러본다. 밀랍인형관, 황금색의 기이한 바위들의 전시장 금석원, 다양한 자연석과 무늬를 가진 수석들을 모아논 기석관 등도 둘러보며 고구려 유적지 탐방에서 본 이곳들도 모두 금수강산임에 전율한다.
 사진제공: 지리산여행사

 ■ 백두산(서파)/고구려유적지(집안/환인)/대련
 ▶기 간 : 2008년 9월 19일 - 9월 23일(5일간)
 ▶일 정 : 진주-인천-대련-단동-집안통화-환인-단동-대련-인천-진주
 ▶접수마감 : 2008년 8월 26일
 ▶접수 및 문의 : 지리산 여행사 762-8888
 경남일보 홍보사업부 751-1035, 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