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땅 대마도도 우리땅!” “감히 독도를 넘봐! 이번 기회에 대마도도 찾아오자!”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댓글이다.
요즘 독도의 영유권과 관련된 일본의 억지주장, 역사왜곡으로 한반도가 뜨겁다. 관련 뉴스 아래로 수십여의 댓글이 달릴 정도니 반일감정은 최고조.
특히 국내에서는 이번을 계기로 독도의 영유권을 확실히 함은 물론 일본 영토지만 우리에 더 가까운 대마도의 영유권도 주장하자는 여론도 확산되면서 대마도에 대한 관심도 늘고있다.
또 일부 역사학자들까지 가세해 일본이 독도를 자기땅이라로 주장하는 근거보다는 대마도가 우리땅이라는 역사적 근거가 더욱 많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화제는 독도를 넘어 대마도로 쏠리고 있다.
시류에 순풍단 경남일보와 함께하는 명산트레킹 대마도 시라다케 관광.
우리 역사의 흔적을 돌아보고 영엄한 명산 시라다케에 매료된 알찬 1박2일의 일정을 따라가 보자.
◇조상들의 발자취 ‘물씬’
“내 목을 자를 지언정 내 머리는 자를 수 없다 “며 단식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는 선비가 손뻣으면 잡힐 듯 한 조국을 바라보며 걱정으로 한숨쉰다”
“고종의 딸로 태어나 대마도주와 강제 결혼한 비운의 황녀가 조국에 대한 향수와 부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시울을 붉힌다”
이들이 밟고 있는 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섬 일본 대마도.
이국땅에서 쓸쓸히 눈감은 최익현 선생과 덕혜옹주의 애잔한 역사, 600년 전 한류의 물꼬를 튼 조선통신사의 흔적들이 배여있는 곳이다.
면적으로 치자면 제주도의 절반, 거제도의 1.5~2배정도 되는 제법 큰 섬이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대마도를 방문해 진면목을 확인해 볼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일본과의 갈등 속에서 대마도 관광을 떠나는 우리 여행팀은 긴장반 기대반으로 들뜬 분위기다.
부산항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출발 2시간30분여만에 대마도 이즈하라 항에 도착, 1시간여의 지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본격적인 이즈하라마치 시내관광에 나섰다.
얼마전 대한민국 상의 군경회가 대마도를 찾아 독도분쟁과 관련, 집회를 가져 현지인들과 마찰이 있었다는 뉴스를 본 상태라 현지인들의 반감도 우려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즈하라마치 시내는 너무도 조용했다. 드라마 세트장에 온 느낌.
조그만 붉은 깃발아래 모이는 10여무리의 한국관광객들과 일본 특유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경차들만 지나다닐 뿐이다.
일본 전통식 건물이 잘 보존돼 있는 이즈하라마치 시내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와 인적 물적 교류가 많았던 터라 대마도 시청을 중심으로 골목 골목 우리네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때문인지 낮설지만 낮익은 곳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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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한글로 적힌 간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행은 우리조상들의 흔적을 찾아 조선통신사를 맞이하기 위해 건립한 고려문과 조선통신사비, 최익현선생추모비를 거쳐 조선통신사가 묶었던 서산사(西山寺)를 방문했다. 현재 그 절은 개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어 덕혜옹주 결혼봉축기념비를 관람하러 가던 중 안내문에 이상한 문구가 눈에 띈다. 국내에서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이왕조종가봉축기념비’.
“우리의 반만년 역사를 부정하고 격하시키는 말로 조선이 아닌 이왕조, 이씨들만의 나라를 주장하는 일본의 의도가 드러나는 증거”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다. 일본의 역사왜곡이 여실이 드러나 있는 현장이다.
때문인지 하루내내 편하게 관광을 하면서도 마음이 가벼울 수 없는 곳, 왠지모를 울분과 가슴이 저려오는 곳, 우리네 흔적들이 곳곳에 배여있는 곳, 한번쯤은 와봐야 할 곳이 대마도다.
◇영엄한 산 시라다케를 정복하다
첫날이 울분 때문인지 대마도의 자존심을 밟고 서겠다는 오기로 영엄한 산으로 불리는 시라다케를 찾았다.
등산 시작 10분도 안돼 울창한 숲과 하늘을 가리는 쭉쭉 뻣은 나무들, 바위마다 붙은 희귀난 등 아름다운 자연이 사람의 때를 피해 잘 보존되고 있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시라타케에 녹아든다.
대마도 전체 면적의 약 90%가 산림지대인 만큼 시라다케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또 빙하기전 우리나라와 한 대륙이었음을 증명하는 대륙계통의 수종이 가득한 것도 볼거리다.
등산로 시작지점에는 시원한 물줄기 쏟아내는 폭포와 삼나무와 히노키 숲이 펼쳐져 산림욕을 하기에 충분하다.
정상까지 해발 519mm라는 말에 긴장풀고 출발했건만 산행은 만만치 않다.
1시간쯤 지났을까 가이드가 오르기전 설명했던 붉은색의 깃발이 매달린 백악신사를 마주한다. 이 문을 지나면서 길은 급격히 가파르다.
발걸음을 재촉, 목까지 차오르는 가뿐 숨을 내쉰다. 3시간코스라며 웃으며 말했던 가이드에 대한 배신감 마져 들 정도.
등산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설치된 로프에 의존해 무거운 발걸음을 한발자욱씩 옮기다 보면 빼곡히 차있던 수풀이 걷히고 하늘이 우리을 맞는다.
구름마져 무릎꿇린 시라다케의 위용. 구름 사이사이로 보이는 그림같은 아소만의 절경
‘와!~’ 터지는 감탄사와 함께 가이드에 대한 원망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바람이 구름을 걷어내자 대마도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아소만의 절경을 바라보면서 일행들 모두의 생각은 하나였을 것이다.
그리고 마음으로 불러본다.
“이 아름다운 섬이 우리꺼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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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알고가면 더 좋아요
동경 129도, 북위 34도. 일본 큐슈 최북단 국경의 섬인 대마도.
일본 본토로부터 152㎞(132㎞)나 떨어져 있는데 비해, 부산에서는 불과 47.5㎞ (49.5㎞).
면적은 709㎢로 거제도의 약 2배 (1.5배)이며, 제주도의 절반정도.
인구 3만7000여명. 주로 임업과 어업, 서비스업, 관광업.
그러나 외딴 섬인지라 두 곳의 국제여객터미널엔 환전소 한 곳 없다.
그렇다고 한국지폐가 통용되는 것도 아니어서 가급적이면 출국 전 충분히 환전하는 것이 좋을 듯.
굳이 급하다면 이즈하라 시내의 쥬하치(十八)은행에서 환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