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fe/언덕에서

성야기의 유형과 민중들의 의식지향 (4)

지식창고지기 2009. 5. 22. 11:48

한국 육담의 세계관

 

성야기의 유형과 민중들의 의식지향 김종대(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1. 서언


민담을 통해볼  때 우리 조상들이 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표현형태도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러한 민담을 연구한 논문은 별로 없으며,  <고금소총> 등의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책이나 영화 등으로 제작되어 흥미를 높여줄 뿐이다.(1:조영암이 번역한 <고금소총>(신양사, 1962)의 내용은 서거정의  <태평한화>, 송세림의 <어면순>, 성여학의 <속어면순>, 강희맹의  <촌담해이>, 홍만중의 <명엽지해>, 부묵자의  <수록>, 장한종의  <어수신화>, 작자 미상의  <성수패설>, <교수잡사>, <기문>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먼저 <고금소총>의 내용은 당대에 시정에서  유포되던 음담패설이라는 점,
주인공들이 대개 사대부라는 점 등으로 미루어 상층민들에게 애용되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이야기 유형은 주인공으로 볼 때 부부.과부.주인과 종.금장수 등과 같은 떠돌이.벼슬아치 등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부부가 개입된 이야기들을 제외하고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사통이 내용이 거리낌없이 표현되고 있어 일상적인 우스갯소리라고 하기가  어렵다. 즉 대개가 음담패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2:<고금소총>과 관련한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기형의 <17세기 문헌소화에 나타난 인물과 웃음의 성격 {[민속학연구], 국립민속박물관, 1996, 8-9}을 참조할 만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성에  대한 관심은 상층부나 하층부의 구분이 없이 높
았음을 알게 한다하지만 이러한 성의 모습은 일반적인 성신앙과  달리 신성의 개념보다는 즐기는 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현실적인 관심의 표현이 이야기라는 매체를 통해 나타나는 것은 작중세계의 현실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서 메꿀 수 없는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대리만족적인 효과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고금소총>의 수록내용들은 일반 시정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수집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의 관점은 식자층이  바라보는 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3:것을 김기형은 문헌소화의 편찬동기를 살펴보면서 대개 권계적 속성을 취하고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즉 민중의 해학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인데, 이를 민간인(민중)과 기록자(사대부)의 거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14]) 그러나 이런 내용과 달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수록된 설화들 속에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성에 대한 관심이 어떤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많다. 여기에서는 <고금소총>에 수록된 유사형태를 제외하고 많이 채록된 줄거리를 대상으로 성에 대한 관심의 표현방식이나 그 의식적인 지향점을 살펴보고자 한다.(4:예컨대 <한국설화유형분류>[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9, 449-452]  '443 남녀관계 잘못되기'가 그러한 유형이다.)

 

2. 성이야기의 유형과 그 의미
성을 이야기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형으로는 크게 부부관련담, 사돈교체담, 성교육담, 여성기를 주제로 한 이야기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성교육담과 관련해서  사대부가 등장하기도 하지만대개는 하층민들이다. 특히 하층민들에게 있어서 주거공간의 열약성 때문에 올바른 성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토대로 이야기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이러한 사실들이 사대부계층의 입장에서는 웃음을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온전한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데  비극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야기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 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 부부관련담
성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쉽게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상대자는 부부이다. 론 과거 유학자 층에서는 선비의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하지만, 들도 역시 인간이라는 점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5:이러한  사정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밤퇴계  낮퇴계'계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는데, <술 한잔  주게>와 부부의 잠자리가 그것이다.
먼저 부부간의 성적 관심은 역시  성행위에 있기는 하지만 그 행위를 직접 하
는 내용보다는 성행위를 하기 위해 남자가 보내는 신호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는데, <술 한잔  주게>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이야기의 내용을 주요전개부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1.
부부 간에 그  일을 하고 싶으면 남자가 "  한잔 주게"라고 말하자고 정했
. 2.하루는 장인이 왔는데도, 남자가 "술 한잔 주게"하였다. 3.부부가 골방을 들어갔다 나왔는데, 마치 술을 먹은 것처럼 얼굴이  붉었다. 4.장인은 그 꼴을 보고 저희들끼리만 술을 먹은 것으로 오해하여 화를 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5.집에 와서 부인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사위집에 절대로 가지 말라고 하였다. 6.모가 사위집에 가서 그  내막을 듣고 남편에게 우리도 "술 한자 주게"  하자고 하였다.(6:임재해  , <한국구비문학대계>  7-10,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700-702쪽 참조. 이하 <한국구비문학대계>의 인용은 <대계>로 줄여서 표시함.)
이 이야기는 남자편의  성욕이 강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그 보다
는 과거시대에는 밤에도  성행위를 하기가 어려웠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상층계급이 아니라 하층민이라는 측면에서 주거공간의 협소함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은밀한 행위는  밤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편적인 사고인데도 낮에 한다는 것은 밤의 거주공간이 그 행위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상황과 결부되어 있다.
여기에서 부부간의 낮거리를 모르고  술을 비유된 것은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
면서도 그 의미를  함축적으로 수용하려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동시에 상대자로 장인장모를 등장시킨  것은 이들이 시부모 쪽에  비해서 큰 거리감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노부부가 사위부부한테 들은 <  한잔 주게>를 자기들도 그 행위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행위는 성인이라면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이 모두 흥미의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북 예천에서 채록된  이야기 중에서는 원래 <술 한잔 주게>의 전반
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성을 모르는 아들에게 성행위를  가르쳐주는 내용이 개입되어  있는데, 여기서부터 성행위를 한잔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내용에는 여자들이 부르는 민요도  수용되어 있어 이야기의 재미를 높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여기에서는  <술 한잔 주게>에서 탈락되어  있는 앞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1.
혼인한 지가 오래된  부부가 있었는데 남자가 숙맥이라 아기가  없었다. 2.
웃집 할머니가 여자에게 밑이  없는 홀바지를 입혀 부부를 비탈밭으로 보내라고 시어머니에게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3.남자는 아래서 일을 하닥 밭에 앉아 있는 부인을 보니 자기와 다르게 생긴  것을 알게 되어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고 물었. 4.여자가  한잔 하는데 쓰는  것이라고 대답하니, 남자가  한잔해보자해서 그 일을 알게 되어 그후로  아무데서나 한잔을 하자고 하였다. 5.모든 식구가 그 사실을 알고 노래를 부르며 좋아했다. 6.<술 한잔 주게>와 동일
이러한 이야기의 확대는  구연자의 자질에서 비롯된 것 같다.(7:  이야기가 경북 예천에서만 채록되었다는 사실도 그런 추정에 보탬을 준다. {<대계>  7-17, 1988, 340-344쪽 참조}) 술 한잔하자는 이유를 해명하는 방편으로 앞부분에 대한 확장이 이루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술 한잔 주게'에서 남자가 성욕이 너무 강한 듯한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습관의 형성이 단순히  육체적인 성적 욕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손의 생산을 통한 가계의  계승이라는 도덕적 용납이 허용되는 성의 성취로써 그 행위를 긍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성행위를 모르는 남자에게 교육시키는 이야기가 보다
많은 전승을  이루어왔다는 사실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성교육담>에서 논의할 예정이지만, <술 한잔  주게>의 내용보다도 광범위한 전승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시대의 성에 대한 무지를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해소시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위의  이야기는 장가간 아들의 <성교육담> <술 한잔 주>가 결합된 것임을 알게 한다.
<
술 한잔 주게>와 같은 성행위를 암시하는 신호는 '삐약삐약 꼬꼬' 등과 같이
여러 형태로 존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삐약삐약 꼬꼬'의 주인공은 매우 가난한 농부와 같이 묘사되고 있다. 즉 모든 식구들이  한 방에 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부의 성생활은  거의 생각할 수 없다. 그러한 상황과  결부되어 부부간의 성생활에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신호를 마련한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어뜬 놈이 이새끼(아이)들이 대여섯 되고 단방이고 영 복잡해글먼 아까도
늘 따먼 나면, 딸애기 나먼  딸애기 그리 안했소. 근대 행여나 아들이나 하나 날까 허고 난 것이  자매가 너덧 낳는디, 행여 아들 하나 날까 허고  늘 방은 단방이고. 그래 두 내외  인자 어떻게 해서 아들이나 한나 나먼  허고 잔디 새끼들이 요렇게 전부 드러누웠은께 어디 잘 때가 있어야제. 두 내우(내외) 그런께 자념에  두 내우 약속을 했어.  "자네는 삐약삐약 허고 쩌리 돌고 나는  꼭꼭꼭 허고 요리 돌세." 그래갖고 인자 저녁에 인자 삐약삐약  허고 쩌리 돌고 꼭꼭꼭 허고 요리  돌다가, 그래도 즈그 엄니는 인자  새끼들 항상 키와 봐싸서 조심을  허고 돈디 지 애비가 어떻게 그냥 참 ㅂ아부렀든 모양이여. 그런께 큰 새끼는 ㅂ아도 그냥 전디고(참고) 아뭇(아무 말도) 안해. , 그런디 쩌 끄터리  가서 작은 새끼를 어치께 ㅂ아부렀든 '' 허고 운단  말이여. 쩌 밑에 큰 놈이, "시끄럽다, 그만둬라, 나도  지금 잠도 안 오고  죽겄다. 시방 열두 바꾸차 돈다가만 나둬라, 열 두 바꾸차 돈다." 그럴 때 부모가 얼마나 애가 터질 거이여.(8:<대계> 6-12, 1988, 308-309.)
단칸방에서 살고 있는 붑와  자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희화해서 묘사하
고 있으나, 당시의 빈궁했던  삶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삶의 궁핍은 동시에 성생활까지도 궁핍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신호는 <술 한잔 주게>와는 완전하게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술 한잔 주게>는 낮거리를 말하지만, '삐약삐약 꼬꼬'는 밤의  상적인 성생활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따라서 <  한잔 주게>는 일상적인 성생활보다도 더 많은 성적 욕구를 충조교시킨다는 의미를 띠고 있기 때문에 웃음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삐약삐약 꼬꼬'  밤의 정상적인 성생활동 확보할 수 없는 성의 궁핍을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그러한  궁핍은 삶의 궁핍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대의 곤궁상을 우회적으로 설명하는 대목으로 풀이가 가능하.(9:이와 유사한 이야기이지만 전남 신안군에서  밤에는 "삐약삐약 꼬꼬"라는 신호가 없이  그냥 방을 열두바퀴  돌다가 아이들한테 들키고낮에는 막내놈이 부모가 싸운다고 말리는  유형도 채록된 바 있다.[<대계> 6-6,  1985, 490-491 참조] 그리고 신안군  장산면에서는 밤에 아홉바퀴를 돌다가 들키는 유형으로도 채록되었다.[<대계6-7,1985, 65-66] 이러한  신호로의 만남 이외에도 목탁으로 부인을 불러내던  사람이 친구에  의해 들통난다는  이야기도 있다.[<대계>3-2, 1981,577-581])
성행위를 벌이기 위해 부부간의  신호를 정한 이야기와 함께 부부간의 성행위
를 자식들이 엿듣는  이야기도 많이 채록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원래 조선초기의 학자인 송세림의 <어면순> <오자조부>로 수록되어 있던 내용으로, 부인의 몸을 비유하면서  성생활을 누린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역시도  다섯이나 되는 아들 때문에 부부가 온전한 성생활을 못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맨 앞부분에는 자식들이 다섯만으로도  충분한데 밤에 성생활을 하여 더 많은
동생들을 볼까봐 부모를 감시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견디다 못한 부부가 자식들을 새벽에 말과 소를 산으로  끌고 가서 먹이라고 시킨 후에 둘이서 애성교어로 나누는  내용이 줄거리이다. 현재 각  지역에서 채록된 자료는  6편 정도가 있는데, 이들은  대개 충남에서 전라도 지역으로  편중되어 분포하고 있다. 이들 각 자료에서 나오는 여인과 남자의 몸에 대한 명칭을 어떻게 비유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10:자료에 대한  각 출전 및 조사지역은 다음과 같다.  1.자조부 : 송세림, <고금소총> (조영암 역), 신양사,  21-23. 2. 낮거리하다 자식에게 들킨 이야기 : <대계>  4-2 (충남 대덕군 신탄진읍), 1981, 73-75. 3.탄로난 낮거리 :  <대계> 5-7 (전북 정읍군 산외면), 1987,  629-631. 4.아둘 셋 둔 부모의 잠자리 : <대계> 6-6  (전남 신안군 자은면), 1985, 503-504. 5.거가 연적산이요 : <대계> 6-12 (전남  보성군 벌교읍), 1988, 309-311. 6.연제봉에 소 먹이고 돌아온 아들 : <대계> 6-12 (전남 보성군 득량면), 607-608.)
자료 : 모의 양미[1.팔자문], [1.망부천], [1.감신현], [1.토향굴],  [1.
인암], [1.쌍운령, 2.쌍계봉, 3.가슴 두근산, 4.응암산, 5.연적산,  6.연제뽕], [1.유선관, 2.둥덜실, 3.배꼽 짚은산, 4.허허벌판, 5.댓동산, 6.미랑  뻔데기], [1.옥문], [1.감초전, 4.풀속, 5.잔솔밭], 옥문[1.온정수, 2.옹달샘, 3.보지  구명산, 4.달샘, 5.옹달샘, 6.옹질시암], 부의  양경[1.주상시], 낭환[1.홍동씨 형제], 모의 엉덩이[2.천안 뒷뜰, 5. 뒷동산], 모의 이마[3.배매산]
이러한 명칭의 차이는 무엇보다도 구연자의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써,
<자료-3>을 제외하고는 지역적인 명칭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 <자료-3>은 구연자가  실제적인 몸의 명칭을 그대로 부르고  있다는 점에서 줄거리의 흥미보다는  농담거리로써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가 강하. 그러나 일관성을 보여주는  명칭으로는 옥문을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거의 옹달샘이라는 자연물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옹달샘은 산속 깊은  속에 위치하고 있기는  하지만 거의 마르지  않는다는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예컨대 여자의 옥문을 중심으로 언덕과 숲이 위치하고 있다는 인식의 형태가 이러한 구조적인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작용한 것같다.
원래 조선시대 유학자의 한문적  수식어로 포장되어 있던 이 이야기는 민간에
서 전승되면서 사실적인 자연명칭을  여성의 각 몸매에 부여하는 변이를 가져왔. 예컨대 여자의 음모를 감초련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것은 매우 형이상학적이다. 오히려 <자료-5>  같이 잔솔밭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해하기  쉽고 어떠한 형태적인 특징을 반영했는지를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자료-6>과 같이 배를 '미랑 뻔데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자식을 여럿 낳아 키운 여인의 사실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진솔하게 그리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 그러한 변화의  형태가 바로 투박해 보이지만 소박한 민중적인  삶과 사고방식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이야기가  50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민중들 사이에서 전
승될 수 있었던  것인가, 그 생명력의 원천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여체와 남체,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루어져 왔던 끊임없는 생명력의 원천에 대한  깊은 관심 때문이다. 옥문을 옹달샘이라고 표현한  그 자체는 단절없이 오랜  세월동안 생명을 연결시켜 주는  구심점으로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고 믿었던 때문이다.
<
자료-1>의 경우 한문투로 수식된  용어들은 사실 하층민들이 이해하기는 어
려운 내용이다즉 식자층에서 멋을 부린다고  붙인 명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자료들은 대개가  쉽게 비교되는 자연물을 비유대상으로 선정하고 있으며, 특히 <자료-3>  사실적인 명칭을 그래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육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할 때 이 이야기의 형성유인은 성행위에 목적을 두
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  여성기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따라서 이야기의 앞뒤에 두어진 자식들의 행동은  이야기를 흥미있게 유도하려는 전승자의  상상력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부모의 행위가 끝난 뒤에 말하는 내용은 그러한 해학의  기능을 보다 강화한다. <자료-5>의 경우처럼 '  모냐(처음에) 연적산에 띠끼갖고, 댓동산에 띠껴갖고, 잔솔밭에 띠껴갖고, 옹달샘에 물 믹여서, 뒷동산천에 매놓고 왔소.' 라고 말하는 아이의 대답이 부모의 대화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은  좋은 에이다. 결국 이들 이야기도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성생활의 어려움을 묘사하고 있는 것의 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사돈교체담
속담에 '만만찮기는 사돈집  안방'이라는 표현도 있듯이 사돈과의 관계는 사실은 어려운  관계이며, 우스갯소리의 대상으로  다루어질 수 없을  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과는  달리 사돈들이 성의 희롱적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전국적으로 채록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것은 현실적인  인척관계가 이야기 속에서는 다른 의미를 갖고  다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11:여기에서  인용하는 자료는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수록된  내용이므로 그 출전 기록에서는 생략하며, 주어진 번호는 자료의 번호로 사용함. 1.<포천 소 까닭>, 1-4(경기 남양주군),  696-697, 2.<사돈끼리 소 개비하러 갔다가>,  1-5경기 수원시), 131-133, 3.<뒤바뀐 사돈>, 4-5(충남 부여군), 860-862, 4.<바꾸려다 부인까지  바꾼 사돈>, 5-7(전북  정읍군), 737-739, 5.<  좋아하는   사돈의 실수>,  6-12(전남 보성군),  258-260, 6.<소를  타고 바뀐  사돈>, 7-9(경북 안동군),  685-686, 7.<사돈끼리 바꾸어  탄 말>, 7-9,  827-828, 8.<소를 바꾸어 탄 사돈>, 7-9(경북  안동시), 126-127, 9.<소를 바꾼 탓에 실수  두 사돈>,  7-18(경북 예천군),  301-302,  10.<사돈끼리 실수한  이야기>, 8-1(경남 거제군),  506-507, 11.<사돈의 실수(1)>, 8-3(경남  진양군), 465-466, 12.<소 바꾸어 탄  사돈>, 8-8(경남 밀양군), 175-176, 13.<사돈 소 바꾸어 타기>, 8-10(경남 의령군),  478-479, 14.<소 팔러간 사돈들>,  8-14(경남 하동), 156-157) 이들 내용을 주요 전개단락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사돈끼리 소를 바꾸려고 장에 나왔다가 만나 술을 먹었다. - 숫사돈을 숫소(암소), 암사돈은 암소(숫소)를 끌고 나왔다. - 모두 암소를 끌고 나왔다.  2. 술에 취해  서로 소를 바꿔 타고 집으로 갔다.  - 서로 소를 바꿀려고 했기 때문에 숫사돈은 암소, 암사돈은 숫소를 끌고 갔다. - 암소를 바꾸어 타고 갔다.  3. 한밤중에 집에 도착해서 자식들이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방에 모셨다. - 자다가 그 일까지 했다. - 그냥 곱게 잤다.  4. 깨어 보니 낯선 곳이라  도망을 쳤다. - 도망을 치다가 중간에서 사돈을 만나 서로 비밀로  하자고 하였다. - 일찍  나와 보니 시집온 딸에게 들켜  망신을 당했다.
여기에서 구별되는 요소는 소의 암수 여부, 바뀐 사돈끼리 동침했는지의 여부
, 그리고 바뀐 것을 깨닫고  나갈 때 딸에게 들키는 지의 여부  등이다. 먼저 소의 성별이 구분되는 경우와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대개의 경우는 암사돈이 암소를 숫사돈이 숫소를 끌고와서  다른 성을 가진 소와 바꾸고자 한다여기에서 숫사돈을 숫소로, 암사돈을 암소로 내세우는 것은  이야기의 줄거리를 기억하기 용이하게 만드는 요소의 하나이다.(12:그러나 수원시에서 채록된 내용의 경우는  사돈이 모두 암소를 끌고 왔다.)
어려운 사돈관계에서 인륜적인 행동이  ㄲ어지는 것은 술의 힘과 소의 역할에
기인한다. 따라서 표면상으로는 각기 사돈의 부인을  탐할 정도로 파렴치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사돈의 부인을 사모했던 것으로 묘사된다. 여기에서  표현되는 내용들이 대개 동침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특히 동침은 단순히 같이 누워 잤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미가 더 강해 보인다. <자료-4>의 경우를  보면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제보자 자신이  사돈의 부인을 바꾸어 성관계를 맺었다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끌고 있다.
서로 가지. 소라는 것은 한번 팔먼 꼭 그 집이로 가. 아 그런 것이 다 지금 소
를 ㄲ고는 다  지금 가네. 아 이놈이  딸 사둔이 황소 송아치를 서로  가는디 아 가닌게, 아 말허자먼 딸네 집이로  갔제. 아 술이 취해가지고 그냥 자 버릿단 말. 아이 딸이 보인게 친정아부지가 어찌 술이  취해가지고 온지 어쩐 일인가 모르거든. 아 근디 시아부지는 안와아 근게 시아부지는 말허자먼 인자 딸 그 그냥 친저으로 갔제, 소 따라서. 아 그런  것이 사둔이 바꽈서 자부ㄹ네. 아이 그ㄹ어. 참말로 그ㄹ단게. 아 그리서 날이 샜단 말여. 딸이, "아니 아부지." "?" "아이 뭔 술을  그르게 잡수ㄱ소. 술 쪼끄만치  잡수...." 아이 눈 떠본게 딸이네. "참 나는 엊즈녁 그냥  잤다마는 너그머니 안ㄷ다." 아 바꽈 자닌게. 아 바꿔  닌게. 그양 자겄어. 사둔네 집이 가서, 근게  , 딸네 집이는 그양 잤제. 근디 요쪽 사둔이 사둔허고 자는디 그양 자겄어그인게 아 이놈의 영갬이 알고, "너그메 신세가 안ㄷ다. 엊저녁으 너그메는 그양 자들 안ㅎ을 거이다."  <자료-4>의 끝부분에 표현된 내용으로  볼 때 딸의 아버지는 그냥 곱게 잤는, 아들의  아버지는 딸의 어머니와  필시 성관계를 맺었다는  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여기에는 자신은 그렇지 않은데, 남은 그럴 것이다 라고 하는 선입관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아들의 아버지는 며느리의 외양을 보고 딸의 어머니에  대한 동경이 있었을 것이며, 그래서 일부러  딸의 어머니와 동침을 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13:이러한  사례로 경북 예천에서 채록된 <안사돈을 탐낸  바깥사돈>{<대계> 7-17,344-345}  좋은 예이다. 이야기의 대강은 딸의 어머니가  찾아왔는데, 아들의 아버지가 사돈하고  하룻밤 잔다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고  딸이 어머니를 보냈다고 하는 것이다.   아들의 아버지가 안사돈을 탐하는 내용을  명쾌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홀아비가  된 딸
의 아버지가 과부가 된 안사돈을 보고 상사병이 나서 딸이 꾀로 이를 치료해 준다는 이야기도  채록된 바 있다.{<대계>  8-4(경남 진양군), 133-136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맺음은 안사돈이  딸의 아버지에게 다시 찾아오도록 말하고 있어 '과부 마음은  홀애비가 안다'는 속담을  설명하는 자료로 유용하다.) '근디  요쪽 사둔이 사둔허고 자는디  그양 자겄어?'라는 말하는 내용 속에는  아들의 아버지가 성적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이들 유형의 특징은 아버지가 사돈 집에 와서 딸에게 걸렸을 때는 한쪽편이나
양쪽편이나 간에 대개가 성관계가 성립된다. 그러나  중간에 사돈끼리 만났을 때는 서로 곱게 잤다고 표현하며그것을 비밀로 한다. 즉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로 하는 것이다그것은 매우 부도덕한 행위로써 세인들에게 지탄을  받을 것이, 동시에 양 집안이  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14:이러한 점에서 '아들  난 건 제 집만 망하고 딸 못난 건 양사돈이 망한다.'는 속담이 참고될 필요가 있. 이것은 못난 것을  앞세우지만, 오히려 딸이 잘났기 때문에 아들의 아버지가 안사돈을 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돈교체담의 형태는 전국적인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경기도 지방에서
채록된 이야기들은 포천의 사돈들에  의해 이 이야기가 생겨났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것은 사돈교체담의  형태가 포천지역에서 발생한 실제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15:러나 조희웅은 남양주에서  조사하면서 '이 자료의 분포 상태로  보아 꼭 포천의 이야기라고만 할 수 없다. 오히려 전래되던  이야기에 포천이란 구체적인 지명을 가져다 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 식으로 언급한 바 있다.{<대계)> 1-4, 696} 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수원지방에서 채록되었는데, 여기서는  가평군과 포천군 사람이 사돈을 맺었다고  하였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대계> 1-5, 131) 결국 이 이야기는  원래 경기도 지방을 중시으로 전승되었다고 볼 수  는 가능성이 높으며, 어려운 관계인 사돈을  성적으로 연결시켜 버리는 줄거리의 특징에 의해 전파가  손쉽게 이루어졌다고 생각된다.) 결국  이 이야기의 전승은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유포되다가 흥미를 강조하는 이야기의 개입이 이루어져 전국적인 전파가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3) 성교육담
이 이야기의 유형은  대개 어리석은 아들이 장가를 갔으나, 성관계를  알지 못해 자식을  못낳기 때문에 발생한  에피소드를 이야기로 만든  것이다. 어리석은 아들이란 나이가 어려서  아직 성을 깨치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나이가 차기는 행ㅆ으나 남들보다 지능이 떨어지기 사례로 대별된다.
이러한 이야기가 형성된 것은 무엇보다도 가계계승적 차원에서 자식의 생산이
라는 당대의 절박한  심정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결혼을 했지만  성적인 결핍에 빠져있는 여인에게 있어서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수용해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바로 이들  유형군이다. 먼저
이들 이야기의 유형을 전개단락별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한 장승집 자제인데  여자를 멀리하여 장가도 가려고 하지  않았다. 2.부모들
은 남자의 명을 고치고  혼인도 시키려고 방을 내어 여자를 구했다. 3.주막집 딸이 남장으로 변신하여 지원해서 자제의 시중을 들었다. 4.여자가 글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같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5.하루는 여자가 내일 심부름을 갈지 모르는 내일할 내용까지 가르쳐 달라고  해서 밤늦도록 있다가 남자가 먼저 잠을 자길래 몰래 성기를 만졌다. 6.놀라서 깨어난 남자가 사타구니에 혹달린 병을 숨겨 왔으나 네가 알게 되었으니  죽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7.여자가 혹을 녹일 수 있는 독을 갖고 있으니  고쳐 주겠다고 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다. 8.남자의 성기가 커지면  여자의 성기에 담그고,   커지면 담그고 하다가 자식까지  낳고 잘
살았다.(16:<대계> 6-10(전남 화순),  1987, 493-501. 이와 유사한 사례가 경
북 안동에서도  채록된 바 있는데,  {<대계> 7-9, 1982, 832-835여기에서는 상대가 같은 계층인 정승집 자제들이다. 특히  안동이라는 채록지적인 특징 때문인지 몰라도 주인공의 성이 권과 김으로 나타나 있다.)
이야기를 주도하는 인물은 여자이다. 남자의 경우  자신의 성기를 불필요한 신
체의 일부분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것은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으로 나아갈 수 있기 전에는 남자에게 중요한  일이 바로 학문적인 성취였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특히 남자는 여자를 싫어하는 형태로 나타나지만, 여자의 경우는  인간적인 경험에서 앞서는  존재로 묘사된다. 무엇보다도  성에 대한 지식의 형태가  풍부하다는 점이나, 그를  통해 양반의 자제와  통혼을 이루면서 신분적인 상승까지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성의 지식습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여자의 성기형태를  병으로 생각해서 남녀간의 성기를 결합하는 이
야기들도 있다.(17: <대계> 8-5(경남 거창),  1981, 343-345쪽 참조) 여하튼 이러한 이야기들은 무엇보다도 남자들이  성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에 토대를 두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특징을 보여준다. 남성이 여성에  대해 성적인 지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조선시대의 밀폐된 성적 대화에도 문제가 있지만결국에는 조혼제도에 대한 부분적인 비판의식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행위를 묘사하는  방식에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상징적이거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보통이. 현재 부분적으로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살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전남 해남에서 조사된 <어린애 신랑>에서는 부부가 밭에서 일을 하다가
우연히 서로의 성기를 보게 되었는데, 남자의  성기가 이상하게 튀어나왔다고 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개한테 물렸다고 답하였다. 그래서 부인이  그것을 약으로 고쳐야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성기에 넣었다그 이후로 남자가 성욕을 느낄 때마다 "개물린데 약하자 개물린데  약하자"고 말하였는데, 이를 본 식구들은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18:<대계> 6-5(전남 해남), 1985, 186-188)
신안에서 조사된 <철없는 신랑>  잠잘 때와 고쟁이를 입고 있는 부인의 성
기를 본 신랑이  자기의 성기와 다르다고 놀래서 달아났는데, 입과  같이 물어버리는 신체의 일부로 생각한다. 그래서 부인은  성기를 건으로 가려놓고 남편에게 물지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여, "엎어났다가  한 번씩 허고 물이 쪽 빠진 뒤에는안물을 것이라고 하여 성을  알게 만들어 놓는다.(19:<대계>  6-6(전남 신안), 1985, 212-213)
부부관계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성을 모르는 남자에게 성관계를 가르쳐준
기생의 이야기도 있다서울의 김정승집 아들이 공부하느라  남녀관계를 모르기 때무에 이를 알도록 하기 위해 평양의 기생들을  동원한다. 그 중에서 한 기생과 좋아지게 되어 정이 들었는데, 하루는 찾아오지 않자 궁금해한다. 다음날 기생이 찾아왔을 때 무엇 때문이냐고 물었다. 기생은  사타구니에 마묵이라는 것이 생겨 고생을 하는데, 이것은  서방님의 마묵으로 고쳐야 한다고 해서 성을  깨닫게 만들어 보냈다고 하는 내용이다.(20:<대계> 8-5(경남 거창), 1981, 343-345)
경북 상주에서 조사된 내용은  남자의 성기를 꽃을 모종하는데 사용하는 도구
로 표현한  예도 있다. 성을 모르는  여자가 있었는데 남자와 함께  목욕을 같이 하다가 남자의  성기를 보게 되었다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던  여자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꽃을 모종하는  도구라고 답하였다. 그 답을 듣고 여자가  자기도 하나 달라고 해서 주었다는 이야기이다.(21:<대계> 7-8(경북 상주), 1983, 81-85)
경북 예천에서는  <물먹다가 살꽁지 터져>라는 이야기가  채록되었는데, 여기
에서도 여자가 성에  대한 무지한 상황으로 나타난다. 처녀와 총각이  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옹달샘으로 물을 먹으러 갔다. 총각은 옷을 홀딱 벗었는데, 녀가 그 이유를 묻자 물먹다가 옷을  적실까봐 걱정되어서 그런다고 대답하였다. 그러고는 사타구니에 달린 성기를 살꽁지(살꼬리)라고  하여 물에 빠지지 않도록 꼭 잡으라고 하였다. 처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살꽁지를 잡았는데 점점 커지니까 총각이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 줄 알고 그만 물먹어라 살꽁지 터진다고 외쳤다.(22:<대계> 7-17(경북 예천), 1988, 603-604)
상주에서 조사된 예는 성기를  꽃모종삽으로 비유하여 그 생산적인 의미를 갖
고 있는  상징으로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함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에는 남녀의 성기를 병이나 혹과 같이 신체적인 결함으로 제
시하여 이를 치유하려는  과정을 통해 성을 깨치는 기능을 보인다이러한 과정의 제시는 결국 한쪽에서 성의  무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남녀의 양쪽이 무지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성교육의 형태는 직접적인 가르침의 행위보다는 이야기적인 과정을 통
해 골계적인 요소가 부분적으로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속된 표현이 될 수도 있는 성적 내용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다. 그것은 동시에  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남녀의 첫경험을 쉽게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교과서적인 의미에 해당된다.(23:정월에  노는 승경도놀이 형태도 그러한  가르침의 일종을 잘 보여주는  민속놀이이다. 승경도에는 중앙과 지방의  관직명이 명시되어 있으며, 그것을 통해 사대부집안의 자제들이  앞으로 성장해서 벼슬길로 나아가는데 미리 숙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들 성관련담이 과거시대에는 단지 상스럽고  속된 내용을 흥미위주로 전개하기는  했지만, 자연스럽게 부자간에  혹은 모녀나 모자간에 성교육이  이루어지는데 일정한 작용을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4) 여성기를 대상으로 한 민담
여성기를 주제로 삼고 있는 이야기의 구조적 특징은 여성기를 입의 한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의  기본적으로 인식은 여자의 성기를 단순한 성기 차원에서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라면 마땅히 갖고 있어야만 하는 입이라는 것이다예컨대 <변강쇠가>의 기물타령에서 불려지고 있는 내용 중에서도 '이상히도 생기었다맹랑히도 생기었다. 늙은 중의 입일란지, 털은 돋고 이난 없다.'(24:강한영 <신재효 판소리사설 여섯마당집>, 설출판사, 1982, 426이외에도 여성기를 속되게 표현하는 '' '(종자)+'의 합성어라고 하는 견해도 이러한 속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김욱동, <춤의 미학>, 현암사,  1994, 339쪽 재인용})라는 표현처럼 여성기가  사람의 입의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글은 많다. 특히 늙은 남자의  입이라는 견해는 매우 희화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여자의  몸에 자리잡고 있는 성기를 남자의 입이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은 그만큼 여성기와 남자의 입과의 관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기담의 내용은  여성의 성기를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대개 입으로
상징되고 있다. 즉 여자에게는 입이 두 개 있는데, 실질적인 의미의 윗입과 성기를 뜻하는  아래입이 그것이다. 따라서  여성기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의 관점은 아래입을 통한  웃음거리를 자아내는데 있다이들 유형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누어지는데, 세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행동으로서 여성기가 동원되는 경우와 여자의 아래입술과 남자의 윗입술이 바뀐 이야기이다.
세며느리와 시아버지의 경우에는 원래  셋째 며느리를 골탕 먹이려는 것이 목
적이었으나, 셋째 며느리가  기지를 발휘해서 그것을 멋들어지게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단락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25:이들 이야기의 채록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자료-1 ;  시아버지와 며느리,  <대계>(전남 신안군), 469-470, 2.자료-2 ; 동서들보다 한 수 더 뜨는 막내 며느리, <대계> 7-9(경북 안동시), 127-130,  3.자료-3 ;   며느리의 축수, <대계> 7-16(경북  선산군), 285-287, 4.자료-4 ; 며느리 문자 세배하기,  <대계> 8-11(경남 의령군), 87-89)
  1.
마음씨가 고약한  셋째 며느리를 골려주기 위해 시아버지와  며느리들이 짜
고 문안인사의 방법을 정했다.
  2.
첫째 며느리는 큰 갓을 쓰고 와서 편안할 안로 글짜문안을 올렸다
.
  3.
둘째 며느리는 아들을 안고 와서 좋을 호로 글짜문안을 올렸다
.
  4.
셋째 며느리는 생각하다가 옷을 홀딱 벗고 글짜문안을 올렸다
.
  -
자료-1 ; 클 태, 자료-2 ; 법 여, 자료-3 ; , 자료-4 ; 법 여

  5.
셋째 며느리가 제일 뛰어남을 알게 되었다.
이들 유형이 모두 이러한 전개방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며, 자료-2의 경우에는
두 개의 에피소드로 연결되어 이야기를 풍족하게  만들고 있다. 또다른 인사방식을 동원하여 자신을 놀리고자  했던 시아버지와 윗동서들을 오히려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즉 첫째 며느리는 천세 동안을, 둘째 며느리는 만세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오랫동안 장수하실 것을 기원하고  있는데, 셋째 며느리는 ''이 되
어 달라고 말한다이것은 원래 셋째며느리가 못되게 굴기 때문에  두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짜고서 한 행동인데, 그러한 모함을  벗어나고 오히려 시아버지를 놀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의  두 며느리는 입바른  소리에 불과하나, 셋째  며느리는 남성기가
오래도록 살 수 있도록 기원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똑똑한 며느리임을 보여준다. 부연하여 '막내  며느리한테 손자난 것이 제일 큰 놈이 나드라네, 제일 큰 늠이 나드래.'(26:<대계> 7-9(경북 안동시), 130. 이 설화의 제보자는 이응학(, 71)이다.)라고 하는 것도 그러한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설화의 제보자가  남자라는 사실은 시아버지의 입장에서 이 설
화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버릇없는 며느리의 행동을 바로  잡으려고 한 시아버지가 오히려 말로 당하기는  하지만, 당돌하나 똑똑한 며느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것은 성기를  바탕으로 골계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나, 똑똑한 며느리가 자식도 잘 난다고 하는 점을 역설적으로 내세우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기 하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이야기를 하는 관계가 시아버지와  며느리라는 점이다
. 과연 이들 관계에서 이러한 형태의 대화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여성기를 이야기의 주제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일면 효라는 의미에서 이해될 수 있기는 하다. 즉 시아버지가  성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나이이다. 따라서 그러한 성욕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셋째 며느리의 행동은 시아버지의 성적 능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훌륭한 효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다만 시아버지의 입장에서 그러한 욕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할 때 그 표현을 우회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하겠다.
둘째로는 여성의 아랫입술과  남성의 입술이 바뀐 아야기군이다이들 이야기
는 순수하게 재미를  주기 위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교설적인 의미를 찾기 어렵. 그 이야기의 전개구조를 보면  다음과 같다.(27:이들 자료의 채록내용과 채록지는 다음과 같다. 1.부인의 윗입술과 아래 입술, <대계>2-8(강원 영월), 1986, 744, 2.떨어진 살점을  바꿔 붙인 이야기, <대계>  3-2(충북 청주), 248-250, 3.게발에 물린 여자와 중, <대계> 6-2(전남 함평),  1981, 151-153, 4.게에게 물린 시아버지와 며느리, <대계> 6-4(전남 승주), 1985, 286-288, 5.게에 물린 며느리, <대계> 6-6(전남 신안),  1985, 242-244, 6.게구멍에 오줌 눈 과부, 윗책, 504-506, 7.살 바뀐 이야기, <대계> 8-14(경남 하동), 1986, 154-156)
1.
며느리가 새참을 가져가는 중에 오줌이  마려 논사이의 고랑에서 누다가 농
게한테 아래입술을 물렸다.
2.
배고파하던 시아버지가 찾아보니 며느리가  신음소리를 내며 아파하길래 이
유를 물었는데도 대답을 못하고 아래를 가리켰다.
3.
시아버지가 아래를 보니 게가 똑같이 생긴 입술이라고 생각하고 또 물었다
.
4.
남편이 아버지와  부인을 찾아다니다가 그런 상황을 보고  둘을 떼어놓았는
, 게가 살점을 짤라버리고는 도망갔다.
5.
병원에 가서 수술을 했는데 살점을  바꿔 붙였기 때문에 시아버지는 음담패
설을 하면 입술이 씰룩씰룩하고, 며느리는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아래입술을 씰룩거린다고 한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대개  이러하지만, 등장인물이 차이에 의해서  내용의 변화
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의 설정은 여자의  경우 몸가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그 보다는 여성의 오줌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에 더  큰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다음과 같은 사례의 제시는 그런  의미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농가에서 안칙간의 뇨는 사랑칙간의 뇨에 비하여 최소한 세곱절의 비료로서의
가치를 둔다. 특히  감자 같은 새끼를 치는  농작물에 이 안사랑 오줌(내측요) 거름은 필수다. 안 오줌  한 장군과 사랑 오줌 세 장군과  맞바꾸는 것은 농촌의 관례였다. 이같은 거름으로서의 실리성 때문에 사랑칙간.안칙간 습속이 유지되었고 거기에 남녀 외면 법도가 가미되었을 것이다.
물론 남자의 오줌보다 여자의 오줌이 비료 성분으로서 더 좋다는 과학적 근거
는 없다. 그것은  여뇨가 남뇨에 비해 번식성의 주술적인 상정을  하기 쉽다는데 원인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자는 아기를 낳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류학에서 말하는 유감주술의  한 본보기다.(28:이규태,  <한국인의 성과  미신>, 기린원, 1985, 69-70)
이러한 설명과 같이 여자의 오줌은 논과 같은 장소에 함부로 버릴만한 비료가
아니였으며, 농가에서 생산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비료로서의  기능을 활발하게 수행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여자의 아래입술과  남자의 입술이 바뀌는 이야기형태는 오줌의  주술성과 여자의 성기적 특징을 바탕으로 흥미있게 구조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입술이 바뀌는 관계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일 경우는 위의 내용과 같은 부
연설명을 하기 때문에 청자들은 웃음을 자아낸다그러나 다른 관계일 경우에는 또다른 부연설명을  하여 청자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이러한 관계와 그 결과를  도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29:여기서의 자료번호는 주27의 번호와 같다.)
자료1-상황:빨래 중에 가재에게 물림, 관계자.떼는 사람:자신의  위와 아래입술
, 바뀐결과:음식얘기를 하면 밑에 입술이 실룩, 자지얘기를 하면 우에 입술이 실룩  자료2-상황:며느리가 점심을 가져가다  오줌누고 게한테 물림, 관계자.떼는  :며느리와 시아버지, 남편, 바뀐결과:여자는 입술이 마렵던지 거기서 자꾸 얘기를 하구, 남자는 무신 생각이 있으면 거기가 자꾸 근질하구  자료3-상황:부인이 점심을 가져가다 오줌누고  게한테 물림, 관계자.떼는 사람:부인과 중, 남편, 바뀐결과:날이  ㄱ으면 여자 아래쪽에서 염불소리나고, 중의 입에서는 고랑내가 퍼얼펄 났쌌고자료4-상황:밭을 매는 중 오줌을 누고 그 놈한테 똥개를  물림, 관계자.떼는 사:며느리와 시아버지, 남편, 바뀐결과:며느리는 깊은  살이라 모르고, 시아버지는 수염이 꼬골꼬골 허니 낭께  자료5-상황: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친정에 가다  오줌을 누는 중에 게에게 물림, 관계자.떼는 사람:며느리와  시아버지, 일꾼, 바뀐결과:병원에서 수술후  사돈댁에 갔는데 씨암씨는 가만  앉아서 ''이랬싸고, 며느리는 속옷  밑에서 두렁두렁 소리가 나서 나중에 다시 교환 수술을 함자료6-상황:과부가 뻘을 가는  중에 오줌을 누고 게에게 물림, 관계자.떼는  :과부와 중, 나팔장수바뀐결과:과부가 고맙단 말이 없이  '뭔놈의 중대가리가 그리 까실까실한고', 중은  '허허 아무리 시궁창을 맡아봐도  이렇게 고랑내게 심헌 고랑창은 처음  맡아 보내여', 나팔장수는 '나팔장수  십년만에 씹나팔 불기는 내생전 처음이네.'  자료7-상황:부인이 논으로 밥을 갖고가다 오줌누고 게에 물림관계자.떼는 사:부인과 중, 바뀐결과:중이 염불할 때마다 '시방보살! 시방보살!' 그런다고 함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관계가 남다르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며느리의 성기부위를 시아버지가  위의 사건과 같이 볼 수 있는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것은 사돈교체담의  유형과 같이 어떤 의미부여를 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관계가 밀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행동은  효를 강조하던 조선시대에 있어서는 용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돈교체담에서처럼 사돈끼리는 매우 어려운  사이이며, 그런 관점에서 부인을
바꾸어서 잠잤다고  하는 이야기는 흥미가  주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여성기담이 발생한  것은 며느리가 시어미보다는 시아버지와 밀착된 관계에 있다고 하는 의미에서 풀이될 수도  있으나, 아래입술을 윗입술과 동일시했던 우리 조상들의 해학적인 의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입술이 바뀐 결과에 대한 내용으로도 잘 알게 한다.
먼저 시아버지와  바뀌었을 때의 경우는 노인네의  입술이라는 점에서 날씨와
관계를 맺고  있으나, 여자의  아래입술은 자지얘기가 나오게되면  실룩거린다는 식으로 끝을 맺고  있다. 여기에는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는 표현도  나온다는 점에서 최근세까지도 이런 이야기가 새롭게 형성되면서 전승하였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중이  그 대상자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중을 대
상으로 삼은 해학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중들도  육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비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자료-3 경우처럼 바뀐 여자의 아래입술에서  염불소리가 난다고 하는 것은 파계의 상징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사실은 여염집 여인들과의  이상한 소문들이 또다른 이야기거리를  형성한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탈춤에서  파계승과장이 꼭 개입되어 있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기를 이야기거리로 삼고 있는 유형들은 여성기의 외형적 특징과 결부되어
있다. 이것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거리감이  없고 친한 관계가  아닌 상태에서 말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감정과는 약간의 괴리성을 엿볼  수 있다. 결국 이들 이야기는 성기를 대상으로 여흥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같다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가 성적인 희롱대상으로  정착하기에는 조선사회가 용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이야기가 교술적인 속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3. 이야기에 나타난 의식지향


 

성을 이야기거리의 대상으로 삼고 있을 때  그것은 웃음의 미학으로 나타난다.
물론 부분적으로 성교육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대개는 성인들의 농
거리로 다루어지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사실은 소화를 다루는데 있어서 외설담이라고 하여 논의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경우와 같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예가 드문 형편이다.(30:신월균, <한국 소화의 연구>,  인하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1, 12-13. 여기에서 소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형과 모티브별 내용을 참고로 살펴보면 음담패설적인 외설담을 제외하고 다음과 8가지 유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1.치우담 : 바보이야기, 병신욕심, 2.과장담 : 게으름, 망증, 인색, 방귀, 거짓말, 오래참기, (재주)겨루기끈기, 대식가, 3.지략담 : 릇고치기, 상전놀리기, 사기, 아지, 명판결, 시험, 무식감추기, 진위구별, 4.일화, 5.
우행담 : 오해, 치병, 실물찾기,  6.포획담 : 동물잡기, 7.모방담 : 욕심, 8.풍월담
:
파계승, 문자쓰기, 어희, 결말 9.소담
)
최근에는 민담이 아닌 고금소총등의 문헌소화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가 기명
준이나 이석래 등에  의해 발표된 바 있다.(31:이석래, <문헌소재 한문소화  >, <성심어문논집>, 성심여자대학  국어국문학과, 1983, 25-40. 김영준,  <선조 문헌소화와  사회의식>, <원우론집>  15 1, 연세대학교  대학원, 1987, 3-29) 이석래는 민간에 유포된 소화를 사대부계층이 수집 편찬한 의도를 단순 유희가 아니라, 권선징악을 통한 세교를 목적으로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반대로 김영준은 소화 속에 반영된 민중의식을 통해  지배층에 대한 적대의식이 강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가해.욕설과 조소.반항과 거부.농락과 폭로로  살펴본 바 있다. 그러한  내면적인 의미가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문제는 접어두고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통해서  직접적인 전달하고 있는 것은 성적인 욕구형태를 간접적으로 충족시켜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부관련담은 우리의 전통적 민가구조가 갖고 있는 특징에 의해 정
상적인 성행위를 하고 싶어도 어렵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런 곤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이야기가  광범한 유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런 사실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하층민들에게 있어서 아이들과  같은 방에서 살던 시기에 부부간의 성행위는 밤에는  거의 불가능하고 낮에나 겨우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32:흥부전에는 흥부의 자식이 스물다섯이라는 표현은 그런  와중에서도 부부간의 행위가 가능했음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과장된 숫자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 없다. 이를 두고 놀부는  "박살할 놈, 그 노릇 아여 하여도, 이며 대고 파니, 다른  일 할 틈 있어야제. 계집년 생긴 것이눈이 벌써 음녀거."라고 빈정되고 있다.{<신재효판소리사설  여섯마당집>, 219.}, 여기에서 밤마다 그 일을 한다는 점과  그 일 때문에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는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밤마다  그 일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관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다른  일을 못한다는 사실은 낮거리에 의한 결과임을  보여주는 것이. 따라서 흥부의 아내만이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맞추는 흥부 역시 일할 시간이 없다그런 점에서 이 부분은 흥부의 아내를  빗대어 흥부를 욕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한 부부간의 성행위는 은밀함이나 비밀스러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
. 부부간에 신호를 정하는  이유도 그런 사정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들의 사정을 아이들은 용납하지 못하고 부부간의 행위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것은 낮거리의 행위가 보편적인  통념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아이들의 생활과도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것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아이들 때문에 낮거리를  하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일상적인 이야기로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부간의 성행위나  아이들에게 걸리는 이야기형태는 일상적인 삶에서
얻어질 수 있는 내용이다. 그것은 인간적인  욕구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욕구를 막고 있는 또다른  일상물에 대한 불평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결국 자신들의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는 장치는 실질적인 행위이기보다는 말을 통한 욕구의 심리적인 해소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성과 관련한 이야기형태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흥미만을 수용하고 있
는 것은 아니다. 과거시대에는 성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의 방식이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통해서 스스럼없이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이다특히 조혼시대에 있어서 남자에게 성을 알도록 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 그 행위를 동작하기 보다는 이야기라는 전달  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었음을 인식한 때문이다.
이야기를 통한 성교육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유형으로는 <어린애 신랑>이나
<철없는 신랑>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대개  신랑이 어리다는 특징에 의해 여자쪽은 성의 결핍을 야기하고 있다나이가 찬 여자쪽에서 본다면 슬픈 일이기는  하나 어린 신랑에게 말할  수 없는 일이며, 따라서  어른들에 의해 이야기되거나 그 지식을 습득하도록 만들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민담이 수행하여 왔다는 사실적인 의미를  확인함과 동시에 과거의 성문화를 엿보는 중요한 자료로 이들 이야기가 새로이 활용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결어

이야기에 나타난 성의 관심은 하층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관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군에 대한 논의가  별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사회적 도덕관념과도 무관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개방된  공간에서 논의하기를 꺼리는 학문적  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해 그 내용의 문제보다는 그러한 이야기가 전승되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 주목해야만 한다. 현재도 새로운  이야기들은 만들어 사람들에 의해 전해지고 있다. 지만 현재의 이야기들은 당대의 사회적인 배경에  토대를 두고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시대에는 그러한 여유로움보다는  직접적인 삶의 바탕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웃음으로만 치부하기 어렵게 한다.
유교적인 도덕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 여성기를 자신의 시
아버지에게 보여줌으로서 기지와 웃음을 만드는 여성기담의 형태들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고자  했는가를 생각할 때, 그것들이 단지 웃음만을  위해 존재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내용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들은 보다 근본적인 요소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특히 성교육적인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할 성교육담의 유형들은 조상들의 재치가  스며들어 있으며, 그런 이야기의 전달을 통해서 사당 등의 교육기관이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의 형태는 이 글에서 논의된 내용만이 전승되고 있는 것은 아
니다. 성기를 매개로 한 이야기들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짧은 단문 형태의  속성을 취하고 있는 우스개이야기의 속성이 강하다결국 이들의 이야기까지를 성이야기의  요소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러한 문제를 추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이 글은  이야기를 전승시켜왔던 우리 조상들의  의식지향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성을 대상으로 삼은 이야기가 단순히  흥미와 웃음만을 위해서 존재했다는 식으로 결론을  짓지 않으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인 때문이다앞으로 다양한 이야기의 유형들을 통해서 성에 대한 우리 민족의 본질적인 사고와 의식들을 추출하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