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fe/언덕에서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기능 (6)

지식창고지기 2009. 5. 22. 11:54

한국 육담의 세계관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기능(김기형 : 서남대 교수)
  1.
머리말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에 관련된 담론이  언론이나 각종 영상매체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상품화되며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관한 학문적  논의는 별다른 진전없이 답보상태
를 면치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와 우리 문화에 나타난 ''
문제나 육담 그리고 욕설 등을 학술발표회의 논의 주제로 채택하여 활발한 토론

을 벌이는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1:그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한국문화인류학회 제28차 학술발표회, '한국문화의 성'[1996 5  31-6 1
,
전북대학교 후생관 강당],  2.민속학회 제4회 하계발표대회, '육담에  나타난 의식

과 세계관'[1996 7 5-7 6, 강릉선교장],  3.광주 민학회 창립 10주년 기
념 학술발표회,  '욕을 살립시다'[1996 10 12광주 금호문화회관]) 그러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주제가 학술발표회장에서 논의되는 현상이 우연에서 비롯

된 것일까. 여기에는 어떤 필연적인 곡절이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문
화의 이중구조라고 부를 만한 현실,   도덕적 엄숙주의가 지배하는 '낮의 문화'
와 욕망이 지배하는  '밤의 문화'가 공존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른 윤리

적 기준을 적용시키는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문화의 이중구조는 '
퇴계 밤퇴계'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유학자이면서 높은 수준의 사상을 펼쳐 보인 이퇴계 선생도 밤
에는 뭇여성과의 사랑에 아낌없이 열정을 바쳤다  하는데, 그렇다고 하여 후세에
이퇴계 선생의 되덕성을 의심하여  그가 이룩해 놓은 업적을 평가절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윤리와 욕망의  경계를 뚜렷이 구분했으면서도 둘

의 관계를 대립적으로만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도 욕망
을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일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것이 오랜 사회적 관
습이었다면 오늘날에  와서는 욕망의 적극적 표출이  용인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의 진실된 모

습을 탐색하고 이의 본질을 구명해 보려는 시도가 학계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
고 생각한다.(2:자칫하면 학계의 이런 노력이 세태의 흐름에 영합하는 것이 
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으나시대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측면
에서 본다면 부정적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기능이

. 판소리에는 국문체와  한문체 즉, 민중언어와 상층언어가 혼용되어 나타나는
, 한문체를  이용한 육담도 어느정도  들어 있어서 율식층이  아니면 이해하기
곤란한 대목도 없지는 않으나, 육담은 기본적으로 민중언어의 범주에 속한다.

래서 민중언어라는 관점에서 육담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역사적 변모양상을 살
펴보고자 한다.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을 살펴  보는 자리에서
, 판소리 사설뿐만 아니라 판소리계 소설까지 논의의 대상자료로 삼으려 한다.
물론 공연물인 판소리의 사설과  기록물인 판소리계 소설 사이에는 존재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변별적  특질이 내재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판소리  향유층과 판

소리계 소설 독자층, 판소리 사설과 판소리계  소설 사이에는 이질성보다는 동질
성이 많다. 그리고 비록 독서물화되는 과정에서  판소리 사설의 변모가 야기되었
겠지만 그러한 변모를 근본적인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판소리게 소
설까지 망라할 때 논의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판소리는 공연예
술이기 때문에 공연현장에서 육담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2. 판소리에 있어서 육담의 민중언어적 성격과 역사적 변모 양상
 
판소리는 본래  민중의 예술로 출발하였다판소리 공연의 주체인  광대나 그
향융층의 신분적 성격을 볼 때, 이 점은 명백히 드러난다. 그러던 것이 19세기에

들어와 양반, 중인, 부호층이 주요  향유층으로 등장하면서, 판소리는 전계층적인

애호를 받는 민족예술로 변모되어 갔다. 민족예술 가운데, 지역성을 탈피하고 향

유층의 확대를 가져오며 전문예술로 성장한 예는  판소리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
한 역사적인 전개과정 속에서, 판소리는 음악적으로나  사설의 면에서 많은 변화
를 가지게 되었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면, 진양조의 개발이라든가 조의 분화 그
리고 창법의 다양화 등이  이루어지면서 음악적인 표현영역이 훨씬 넓어지게 되
었다. 사설의 면에서 보면, 더늠의 첨가나 삽입가요의 수용 등을 통해 사설이 확
대되어 나갔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변모를 통하여 형성된 판소리 사설에는 민중언

어와 상층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계층의 생활상이나  세계관 등이 반영되기 마련이다그래서 계층간에

사용하는 언어에는  일정한 차별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판소리에는  민중언어와

상층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상층언어가 공식문화를  반영하는 권위적

인 언술이나  전아하고 규범적인  언어를 의미한다면, 민중언어는  비공식문화를
반영하는 욕설이나 상소리와 같은 비속한 언어나 말장난 그리고 허리 아래의 신

체부위와 관련된 성적인 표현 등을 말한다그리고 상층언어와 민중언어를 구분
하는 문제는 국문체인가 한문체인가 하는 것과도  일정한 연관성이 있다. 조선은
훈민정음 창제이후 후기에 이르기까지 한 개의 랑그와 국문과 한문이라는 두 개

의 빠롤을 가지고 있었다. 한문문화권 속에서  자국의 언어가 지배적인 표현언어
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한문은 상층 사대부의 표현언어로서 그 기능을 다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국문을 사용했는가 한문을 사용했는가가  민중언어와 상층

언어를 구분하는 기준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문체는 민중언어
이고 한문체는 상층언어라는 등식이 언제나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선
조에 국문으로 된  내간체나 시조는 본래 상층의  문학양식이었으며, 판소리에서
보이는 한문체 가운데에는 오히려 민중언어로 기능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

. 이처럼 민중언어와  상층언어를 나누는 것이 다분히  도식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변별되는 특질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판소리는  기본적으로 혼

효문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3:판소리  사설의 혼효문체적  성격에
대해서는 심재기 교수가 다음의 논문에서 이미 검토한 바 있다. 심재기, "판소리

사설의 혼효문체적 특성," 백영 정병욱 선생 환갑기념논총[신구문화사,  1982].

논문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국문체와 한문체의 결합양상이었으며, 이를 '혼효현

'으로 명명하여 해석하였다본고에서는 기본적으로 심재기 교수의 개념을 수
용하여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러나 본고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판소리 사설
의 혼효문체적 성격은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공존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판소리 사설에 있어서  그 공존의 양상이 작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비중으

로 볼 때 민중언어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판소리가 민중언어적 성격
을 강하게 지니고  있는 이유는 그 출발에  있어서의 민중적 성격으로 말미암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 민중의 언어 속에 전래의 속담, 재담, 육담, 소담, 욕설 등

이 자연스럽게  등장하여 서민적 체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4:인권환,
"
욕설의 심층의미" 고대신문 [1976 10 12 763]) 자료가 온전하게 남아있

지 않아서 초기 판소리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후대에 비
해 민중언어의 비중이 보다 강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1873년 정현석이 신재효에
게 보낸 <증동리신군서>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들어 있다.
 
속창을 두루 들어보니 이야기에 근리하지 않은 것이  많고, 말 또한 간혹 무론

하다. 하물며  광대가 글을 아는 것이  매우 적어 높낮이가 뒤바뀌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대어, 열을 들으면  한 둘을 알아듣기가 어렵다. 또한 머리를 흔들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온몸을 어지럽게 흔들어, 차마 똑바로 보기  어려운 바가

있다. 이런 폐단을  고치려면 가사의 속되고 패리한 것을 없애  문자로써 윤색하

여 그 사정을 형용하여, 일편의 문리가 잘  이어지고 말을 우아하고 단정하게 하
...  후략(5:역청속창 서사다불근리  견어역혹무륜 황창지식자심소 고저도착
광호ㅇ 청기십구어 막효기일이  ㅇ요두전목 전신난황 유불인정시 욕혁시폐 선장

가사 거기비리패리자 윤색이문자 형용기사정 사일편문리접속 언어아정 일후략)
 
속창이란 판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지적하고 있는 중요한 사항은 첫째, 광대가

무식하다는 점이며둘째, 사설이 속되고 이치에  어그러지는 것이 많다는 점이

. 그래서 이를 문자로 윤색하여 문리가 통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요구하고 있
는데, 문자는 한문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리패리와 문리아정이 서로 대
립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는데, 이것이 곧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특징을 단적으
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듯하다이 글이 쓰여진 시기는  이미 19세기
후반으로, 양반.중인.부호층이 이미 판소리의 주요 향수층으로  자리잡고 있던 때

이다. 그러니까 판소리 사설에도 이들의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던 시점이고, 정현
석은 그러한 요구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으로 정현석의 이러한  언급은 당시까지의 판소리에는 '속되고  이치에 어

그러진' 표현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본래 판소리는 민중언어적
성격이 강하였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입증해주는 것이다. 판소리  사설의 가장

중요한 민중언어적 특질은  재담에서 찾을 수 있겠다. 재담은 판소리  사설 전반

에 걸쳐 나타나는데, <홍보가>의 경우는  그 자체를 '재담소리'라고 일컬을 정도
이며, 실전 판소리의 경우에도  재담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판소리 사
설에는 쓸데없이 하는  허담, 술마시고 하는 주담, 실없이 하는  객담, 화내어 하
는 분담, 농지거리로  하는 희담, 성적인 표현으로  된 걸쭉한 육담 등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말들은 대부분 민중적  정서를 잘드러내 주는 비공식문화

적 언어들인 것이다. 재담 이외에 민중언어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욕설,
말장난,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수용된 민요.잡가.무가와 같은 민속예술  등이 있

. 판소리에는  또한 한시나 시조  그리고 12가사와 같은  사대분의 문화양식이
수용되어 있기도 하다.(6:판소리에  나타난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다음의 

저에서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전경욱, 춘향전의 사설형성  원리 [고려대 민족문
화연구소, 1990]) 이처럼 판소리에  다양한 문학양식이 수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판소리가 지닌  개방적 성격에서 비롯한다판소리는 단형서사체에서 출발하여
,
문맥에 따라  필요한 표현들을 다른 문학양식에서  적절하게 수용하여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갔던 것이다
.
 
판소리에는 또한 상층의 언어도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적벽가>의 경우 <

국지연의>의 규정성 속에서  작품이 형성되었기 때문이겠지만, 한문투의 표현뿐
만 아니라 전아하고  규범적인 언어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다. <적벽가>가 중
세사회에 있어서 상층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문체적인 특징에
서도 찾을 수 있겠다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기본적으로 한문체가
식자층의 언어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한문체의 표현이  모두 상층의 언어는 아니

. 이에 대해서는 심재기 교수와 성현경 교수가 검토한 바 있다. 심재기 교수는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국문체는  일상구어의 성격을 띠는 단일한 것으로 파악하

여 더 이상 논의하지 않은 대신한문체에 대해서는 고전한문체, 일상한문체,
식한문체, 운률한문체의사한문체, 이두한문체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을 설명하
였다. 그리고 한문체는 한문의 소양을 갖춘 사람만이  감흥을 느낄 수 있는 표현
으로서 판소리 사설에  반영된 양반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
7:심재기, 앞의 논문, 228-233) 성현경 교수는 심재기 교수의 논의를 비판적

으로 검토하면서, 고전한문체, 일상한문체, 의식한문체, 운률한문체는 한문현토체
라 해야 맞으며이두한문체는 이두문체로서 중인층의 언어이고, 의사한문체 역
시 엄밀한 의미에서 상층계급의 언어라기 보다는 하층의 것으로 전이 변모된 것
으로서, 변용문체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결국 그가 강조하고자 한
내용의 핵심은 판소리  문학이 민중의 언어 내지는  민중의 문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판소리 사설의  형성이 광대의 힘만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고 식자층의 참여  속에서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8:성현

, "이고본 춘향전 연구",  판소리 연구3 [판소리 학회, 1992], 54-57) 그가 판
소리 사설의  민중언어적 특질을  강조할 수 잇었던  이유는 연구대상으로 삼은
<
이고본 춘향가>가 지니고  있는 강렬한 민중성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 하더

라도 한문현토체이든 변용문체이든  한문을 이용한 표현언어는 기본적으로 한자
에 소양이 있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점은
그도 인정했던 바이지만, 광대들만의 힘으로 사설이  이룩된 것은 아니고 식자층

의 영향력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한시라든가  고사성어 그리고 한자를 이용한
헌문 등과 같은  한문체가 판소리에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오늘날까지 전승

되고 있는 판소리 사설 가운데 광범위하게 확인되는 오자나 탈자의 대부분이 한
자로 된 고사성어나 한시구 등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배움이 짧은 광대가 의
미도 모르고 부르며 구전심수한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판소리의  혼효문체적 성격즉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공존양상에

대해 살펴 보았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초기에 강하게 나타났던 민중언어

적 성격이 후대로 내려 오면서 점차 그 비중이  약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러한 조짐은 이미 신재효에게서도 어느정도  발견된다. 신재효의 <남창 춘향가>
<동창 춘향가>를 비교해 보면,  <동창 춘향가>는 골계적이고 외설스러운 대

목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비해 <남창 춘향가>에는 외설스러운 대목이
많이 소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대에  불리던 사설에 입각하여 정리한 것이

<
동창 춘향가>이고 신재효의 의식이 투영되어 양반지향적 개작의 산물이 <남창

춘향가>라는 기존 연구 성과(9:김흥규,  "신재효 개작 춘향가의 판소리사적 위

", 한국학보10 [일지사,  1978])에 비추어 볼 때, 신재효의 사설  정리작업을 통
해 일차적으로 민중언어적 성격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래 12마당이었던 것이 7마당이 실전되고 5마당만 전승에서 살아남은 원인도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전 판소리는 전반적으로 '철저하게 세속적

인 세계의 극히  희극적으로 강조된 표현'으로 되어 있어  비장의 요소가 박약하
.(10:김흥규, "판소리에 있어서의 비장", 구비문학3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어문
학연구실, 1980])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19세기 중반에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
로 등장한 양반, 중인부호층의 취향에 부합하지 못하고 결국 전승에서 탈락하
고 만  사실은(11:김흥규, 앞의 논문, 28-36판소리에 있어서 재담적  요소,
다시 말하면 민중언어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 도태되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또한 20세기 초에 이르러 여성 창자가 대거 출현하면서 골계적인 표현이나 외

설스러운 사설이 축소 내지 삭제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최초의 여성명창으로 알
려진 진체선 이후 허금파강소향, 이화중선, 김녹주, 김초향, 박녹주, 김여란 
다수의 여성명창이 등장하였는 바, 배역의 분화를  통해 연극적 양식을 지향하던

창극에 있어서 극중  여성인물 역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명창이 기여한

바 적지 않으나판소리 자체의 전승에는 또 다른 변화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

이다. 본래 판소리는 남성  명창의 전유물이었다. 여성 창자는 아무래도 남성 창
자보다 연창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소리의 토막소리화를 촉진하였으며, 또한
센 소리나 어려운 대목보다는 계면을  위주로 한 고운 목으로 쉬운 소리 대목을

즐겨 부르는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본고의 주제와  관련하여 주목해

야 할 사실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여성 명창이 등장함으로 해서 판소
리에 있어서 민중언어적 성격이 상당히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박동진 명창의 다
음과 같은 언급은 이를 분명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우리 판소리는 여자들이 하기 때문에, 그 참 외설적인 거, 그 남자들만이 들을

수 있는 그 세계, 옛날에 사랑방에서 앉아 가지고, 부인들은 판소리를 듣지 못했

거든요. 내외하느라고요, 감히 들을라고 도  안하고요. 그러니께 사랑방에서 남자
들끼리만 소리를 하고 이래 놓으니께, 그 잡탕소리며 뭐 그런 것이, 민요는 물론
이요 판소리에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배비장타령>이라든지 또한  <변강
쇠타령>이라든지 이런 걸 그땐  한창 했었는데, 여자들이 소리를 배우고 나니까
그거를 감히 할  수가 없단 말이에요. 여자 얼굴로서는 부끄럽고  면구스럽고 그

래 안해가지고 그냥 젖혀 놔 버렸어요. 그래 그것이 사장이 되고 말았거든요.
어요.(12:1993 9 19, 박동진의 국악당 소극장 공연 중에서)
  <
배비장타령>이나 <변강쇠타령>과 같은  실전 판소리의 실전 원인의  하나로

여성창자의 등장을  꼽을 수 있겠거니와현전 판소리에 있어서도  여성 창자가

재담소리나 외설스러운 대목을  축소 내지 삭제시킨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박녹주의 <홍보가>를 들 수  있다. 박녹주는 동편제 명창인 김정

문으로부터 <흥보가>를 전수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까지만 배웠고, 그 뒷부분인 '놀보 박타령'은 배우지 않았다. 왜냐하면  '놀보

박타령'은 그야말로 재담소리이고  깆은 발림을 곁들여 골계적이  표현을 소화해

내야 하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부르기가 난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박녹주

<
홍보가>에는 '홍보 밥타령'도 들어 있지  않다. '홍보 밥타령'은 홍보가 제비 박

에서 나온 쌀로 지은 밤을 공처럼 만들어 공중에 던져놓고 받아먹는다는 익살스
러운 내용으로, 휘모리로 불리면서 골계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이 대목이 여성이
부르기에 적합치 않다고  하여 뺀 것이다. 박녹주의  <홍보가>를 역시 김정문으

로부터 배운 강도근의 <홍보가>와 비교해 보면, 강도근의 <홍보가>에는 육담이
나 골계적이고 외설스러운 대목이 상당히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스승으로부터 배웠으면서도 여러 대목에서 차이가 생겨난 일차적인 원인은 여성

이냐 남성이냐에서 찾을 수 있겠다.

  3.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
 
육담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김동욱은 익살, 재담 등도 육담에  포함하여, 가벼운 휴모어나 윗트가 육담

  들어갈  것이라고  하였다.(13:김동욱, 증보  춘향전  연구[연세대  출판부,
1976], 339
) 육담의 범위를 상당히 포괄적으로  설정한 셈인데, 박갑수 역시 김

동욱의 개념정의를  수용하여 춘향전에 나타난 해학적  표현을 검토한 논문에서
육담을 고찰한 바 있다.(14:박갑수, "춘향전의 해학적 표현[]", 아세아 여성연

20 [숙명여대 아사에  여성문제연구소, 1981], 161-182) 임석재는, 육담은 
녀간의 색정이나 성생활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항이나 현상을 소재로  한 이야
기라고 정의하였다.(15:임석재,  '육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17  [한국정신문
화연구원, 1991], 193)
 
그러니까 육담의 개념을 재담, 익살까지 포함하여  광의로 설정할 것인가 아니

면 성적인 표현과 관련된 외설스러운 이야기로  한정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그런
데 판소리 사설 가운데에는 육담이라는 용어가 여러  번 나온다. 그 용례의 검토
를 통해 육담의 개념을 살펴 보겠다.
  1.
안짝은 제 글자요 밖짝은 육담이라. (신재효본, <남창 춘향가
>)
  2.
양반의 사랑가라 사설이 유식하여 웃음집이  적다 하고 짓멋진 도령님이 육

담 장난으로  너름새해 가면서  판사귐을 하난듸  이런 야단이  없어 (신재효본,
<
동창 춘향가
>)
  3.
방자놈 바다들고  문장이라 일컷던이 글 네자을  모르시요. 이거슨 무슨 자

. 기러기 안짜다. 소인은 무시하니 육담으로 알외이다. (이고본 <춘향가>)
  4.
그러면 바로 육담으로 하여. ...중략...  이내 몸 방애 되고 주장군이 고가 되

어 갔님네 보지확을  밤낮으로 찧었으면 다른 물 아니쳐도 보리방애  절로 익제.
(
신재효본, <심청가
>)
  1
'십장가'에 대한 서술자의 논평으로,  '육담' '제글자'에 반해 일탈된 표현

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그런데 밖짝의 표현 중에, "십채낱 딱 붙이니 십벌
지목 믿지 마오 십은 아니 줄 터이요"와 같은 외설스러운 대목이 있다. 2, 3, 4
서도 모두 마찬가지로 성적인 표현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육담'이라는 용어를 사
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임석재의 개념 정의를 수용하여, 기본적으로 성
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이야기를 육담의 범주에 포함시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
. 그러니까 육담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 요소는 바로 ''에 있는 것이다. 그런
데 성적인 표현은 공식문화적 언어가 아니라  비공식문화적 언어에 해당한다.
잖음, 체면, 일상성, 관념적 윤리, 차려  입기, 덕망 등이 공식문화적 속성을 지닌
'
낮의 모습'이라면, 비속함내밀한 욕망, 일탈, 알몸엿보기 등은 비공식문화적

속성을 지닌 '밤의 모습'이다. ''에는  밝음이 지배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에만 관심을 집중할 뿐 참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 반면에, ''에는 어둠이
지배하여 음흉하게  야유하고 놀리고 비웃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참모습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육담은 한마디로 말하면 '밤의 언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담은 그 자체에 웃

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함축하고 있다. 드러내놓기는 어렵지만  호기심 속
에서 은밀하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  소재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담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또한  그것이 이야기되는 상황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
른 의미를  지닌다. 상대방을 야유하고  비웃거나 혹은 스스로가  자신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때육담은 골계적인 표현이 된다. 그리고 그 웃음이

화해의 웃음이냐 공격적인  웃음이냐에 따라 해학과 풍자로  나뉘어진다. 해학인

가 풍자인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다그것은 작중인물이
작품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가  부정적으로 평가받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가 많다.
 
또한 육담은 인간의 본성을  억악하는 윤리에 대항하여 타고난 욕망을 긍정하

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고는 이러한  측면을 에로티즘이라는 관점에서 접
근하고자 한다.

  3-1. 골계로서의 육담
  3-1-1.
해학으로서의 육담
  <
춘향가>
  1.
이러ㅌ시 탄식ㅎ며 시절을  도라보니 ㄸ맛ㅊ 삼춘이다. 초목군ㅅ 지물이 ㄱ

유이자락이라. 떡갈남긔 속닙나고 노고질이 놉히 떳다. 건넌 산의 아ㅈ랑이 끼이
고 잔띄잔띄 속닙 나고 달바조 찡찡 울고 삼년 묵은 말 가죽은 외용죄용 소ㄹㅎ
, 션동아 군복ㅎ고 거동ㅊ녜ㅎ라 가로, ㅊㄱ고리 신 샹토 ㅉ고 동ㄴ 얼운 ㅊㅈ
보고, 괴양이 셩ㅈㅎ고  ㅅ집하고, 암ㄲ 셔답ㅊ고 월후ㅎ고  너구리 넛 손ㅈ보고
,
둑겁이 외손ㅈ 보고다람이 용ㄱ치고, 과부 기지ㄱ켤졔니도령의 ㅁ음이 홍글

항글ㅎ여 불승탕졍이라. (남원고사)
  2.
�� 네가 그런 셔방  셩겨시면 남원 활양 네게 침노할 리 읍고, 남원
거시 다 네 거실다. ㅅ창이  네 광이요, 관ㅊ이 부억키라. 은 씨랴면 은 씨고,

씨랴면 금실 테이, 명ㅅ이  기ㅅ되여 이련 조흔 ㄸ을 만나 여울  피리 낙싯박 낫

덧 한 숀 뚝 떼여 멱고  고만 두라무나. 네 덕에 소연 슈로하여 보ㅈ. 츈향이 증
ㅅㅎ여 ㅎ연 말리, 증 그리 욕심나거던 네 어미나 후려다 녹코 띄여 멱그라무나.
우리 어먼이난 올레 일흔 둘살일다. (고대본
)
  3.
우리 두리 맛나시니  만날 봉ㅈ 비졈이오, ㅂ년가약 ㅁㅈ시니 ㅁ질 결ㅈ 비

졈이오, 우리 두리 누어시니 누울 와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버셔시니 버ㅅ 탈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덥허시니 덥흘 부ㅈ 비졈이오, 금일 침상 즐겨시니 즐길 낙

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입 맛초니 법즉 녀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ㅂ 다히니 ㅂ
복ㅈ 비졈이오,   아ㄹ 구버보니 오목 요ㅈ  비졈이오, ㄴ 아ㄹ 구버보니 ㄴ밀

철ㅈ 비졈이오, 두 몸이
�� 몸 되니 모들 합ㅈ 비졈이오, 나아갈 진 물너날 퇴ㅈ
줄 빈ㅈ 비졈이오, 조흘 호ㅈ ㅅ 산ㅈ 물 슈ㅈ 다 비졈이라. (남원고사
)
  4.
춘향이가 깜짝 놀라  추천줄의 둑여날여와 눈 흘기며 욕을 하되, 에고 망칙

해라. 제미* *으로  열두다섯번 나온 년석 누깔은 어름의 잣바진  경풍한 쇠누
깔갓치 최생원의 호패구역갓치 또  뚜러진 년석이 대갈이는 어러 동산의 문달래
따먹든 덩덕새 대갈리갓튼 년석이  소리는 생고자 색기갓치 몹시 질너 하맛트면

애보가 떠러질 번 하엿지. 방자놈 한참 듯다가 어니업서 이애 이 지집아년나.

살리 부드러워 욕은  잘한다만는, 내말을 들어보와라. 무악관 처녀가 도야지타고
기추쏘는 것도 보고소가 발톱의 봉선화 들리고  장의 온 것도 보고, 고양이가

성적하고 시집가는 것도 보고, 쥐귀역의 홍살문  세고 초헌이 들낙날낙하는 것도

보고 암캐 월우하여 서답창것도 보와시되 어린 아희년이 애뽀 잇단 말은 너한테

첨 듯겟다. 애고  저 년석 말곳치는 것좀  보게. 사람 직개 네  애뽀라던냐. 그럼

무어시랜노. 낙태할  번 한댓지. 더군단아  십삭이 찻는냐. 낙태라던냐, 낙성이랫

. 어린 년이 피아말 궁둥이 둘너대듯 잘둘넌다마는, (이고본)
  5.
하도낙서 잠간 보니 일월성신  별 진 원앙 침 비취 금 활활 벗고  잘 숙 양

각을 번적 들고 사양말고 벌 열  ...중략... 네입 내입 마조대니 양구상합 법중 녀
(
이고본
)
  6.
관관저귀 재하지주로다. 요조숙녀 차자가자. ...중략...  '대학지도는 재명명'

며 명명이도 오라던니, 니건 원코  형코 니코 정코. 춘햐이코 내코 한데 대니 조
. (이고본)
  7.
한줄이 두줄이  되고 글짜마다 뒤뵈인 하눌 천자  큰 대되고, 따지 못지 되

, 날 닐리  눈목이 되고, 묘할 묘자 요자  보소, 춘향일시 분명하다. 천자 감자
되고, 맹자 탱자가 되고, 시전은 사전니요, 서전은 딴전이오, 논어는 이어되고,

역은 우역이오, 주용은 도롱용이라. 이글 익다가는 밋친 놈니 되갯고나. (이고본)
  8.
여보 그리하면 관게할가내배나 맛대여 보세. 그만두게 쓸데 업데. 늘근이

배는 소함읍데춘향어머니 눈치알고 어허  닌제 알게고나늘거지면 쓸대업지
.
죽는 거시 슬지 안어도 늑는  거시 더욱 슬다. 그리하면 나는 간다. 너의끼리 하

여보라. 떨떠리고 건너간다. (이고본)
  9.
에라 이년  변시럽다. 이별도 남달으다. 기생이라 하는  거시 이별거기 늙는

이라. 나도  소시 구실하제 대부를 세량이면  손까락이 압퍼 못세겟다. 압문으로
불너들여 뒤문으로 손짓하되 눈물은 컨이와 코물도 안나더라. (이고본
)
  10. "
저 어러 기생들을 차례로 안치라."  동헌 뜰 너른 마당 줄줄이 안쳐 놋코
,
"
저년 나이 몃살인다." "소녀 나는 일곱살이요." "조런 방정마진 년, 몃살부터 친

구보완노." "네 살의 구실 들어 다섯살부터 수청하엿소." "요년 장니 조달하엿다.
못쓰겠다. 내모러라. 또 조년은 몃살인고."  홍도가 나올 줄리고 퇴박만은 거슬보

고 나올 훨적 늘여, "소녀은 아흔 다섯살이오." "아 인년 날보덤 왕존장이로고나.
아서라, 내 모러라. 저년은 코가 엇지 저리  큰야. 못쓰겠다. 내모러라. 저년은 눈

이 실눈이라. 겁은 반폰어치 업겟다. 내모러라저년은 얼골리 푸르이 색탐 만아
서방 잡겟다. 내보내라. 내모러라저년은 저만이 숙붓터 미련하여 못쓰겟다.

년은 입이 저리 클제야 거긔는 대단하겟다. 내모러라." 똥덕이 얼근 얼골 맵시를
내랴 하고 분 닷되 물  두동니 치릅의 반죽하여 얼골의 맥질하고 되배하고 횟발

을 안고 안저시이  엉거름이 벌러저서 조각조각 떠러진이, "저년 밧비  내모러라.
상방의 빈대 터지개따. 그 만흔  기생 하나 눈의 든는 년이 업단 말인가. 여보아

. 춘향을 밧비  대령시키되 만일 지완하는 폐단 닛거든 절박  착내하라." (이고
)
  11. "
형님, 저것 좀 보오. 어머니  초빙에서 엇던 사람이 데굴데굴 궁굴면서 춘

향아, 춘향아 하며 저리 설이 운니 야단낫소. 어머니 일흠이 춘향이요." 맛상제가
하는 말이, "춘짜는 들엇는이라왼삼촌 한 분니 난봉으로 집 떠난 지 십년이라

던니 니제야 왓나부다."  "외삼촌 갓트면 일흠을 브부르잇가."  "아모려나 올너가
보자." "큰일낫소형님은 모르리다. 나얼여서 철  모를 제, 형님은 향청의  가고

자근 형은 장의 가고, 나 혼자 인노라니가  엇든 사람 들어오매 어머니가 안방의

들여 안치고  가진 음식 먹이던이, 널더러  사랑 보라 하시기로 사랑의  나와 문

구역으로 둘이  안고 맹꽁씨름 하던이 뒤문으로  나갑데다. 말이 낫시니 말이지
,
어머니가 행실은 아조 고약하옵데다그놈이 와서 저 발광하는 거시지. 내 올너

가서 꽁문을 분질너 보내이라." (이고본)
  12.
도련임 춘향 오슬 벽기려  할 졔 넘놀면서 어룬다. 만ㅊㅊ산 늘근 범이 살

짐 암ㅋ를 무러다 노코  이는 업셔 먹든 못ㅎ고 흐르릉 흐르릉  아웅 어루난 듯,
북ㅎ 흑용이 여의쥬를 입으다  물고 ㅊ운ㅊ학이 난쵸을 물고셔 오송간의 늠노난

듯 츈향의 가는 허리를 후려쳐 다담숙 안고 지지ㄱ 아드득 떨며 귀빱도 쪽쪽 빨

며 입셔리도 쪽쪽  빨면서 주홍갓턴 셔을 물고  오ㅅ 단청 순금안장의 쌍거쌍ㄴ
비들키갓치 꾹꿍 꿍꿍 으흥거려 뒤로 돌여 담쑥 안고 져셜 쥐고 발발 떨며 져고

리 초ㅁ 바지 속것까지 활신  벽겨 노니 춘향이 북그리워 한편으로 잡치고 안져
슬졔, 도련임 답답하여 가만이 살펴보니 얼골이  복짐ㅎ야 구실땀이 송실송실 안
자꾸나. (열녀춘향수절가)
  13.
너난 죽어 글자 되되 따  지자 그늘 음자 아ㄴ 쳐ㅉ 계집 여ㅉ 변이 되고
,
나는 죽어 글ㅉ 되되 하날 쳔ㅉ  하날 건 졔ㅇ비 부 사나 남 아들 자 몸이 되야

계집 여변의다 딱  붓치면 조을 호ㅉ로 만나  보자. 사랑 사랑 사랑 ㄴ  사랑 또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물이  되되 은하수 폭포수 만경창ㅎ수 ㅊ계수 옥

계수 일ㄷ 장강  더져 두고 칠연ㄷ한 가물 ㄸ도  일ㅅ 진진 쳐져 잇난 음양수란
무리 되고, 나는 죽어가ㅅ가  되되 두견조도 될나 말고 요지 일월  ㅊ죠 ㅊ학 ㅂ

학이며 ㄷ봉조 그린 ㅅ가 될나 말고 쌍기쌍ㄴ 떠날 줄 모르난 원앙조란 ㅅ가 되
야 녹수의 원앙격으로 어화둥둥 떠놀거든 날인 줄을  알여무나. 사랑 사랑 ㄴ 간
간 ㄴ 사랑이야. 안이 그것도 나 안이 될나요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경쥬 인경도 된다 말고  전주 인경도 될나 말고 송도 인경도 될나 말고 장

안 종노 인경되고나는 죽어 인경마치 되야 삼십삼쳔 이십팔숙을  응하야 질마
ㅈ 봉화 세자루  꺼지고 남산 봉화 두자루 꺼지면  인경 첫마듸 치난 소ㄹ 그져
뎅뎅 칠 ㄸ마닥 다른 사람 듣기여는 인경소ㄹ로만 알어도 우리 속으로는 춘향뎅


도련임뎅이라 맛나 보자구나. 사랑  사랑 ㄴ간간 사랑이야. 안이 그것도 나는 실
.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방ㅇ 확이 되고 나는 죽어 방ㅇ고가
되야 경신연 경신월  경신일 경신시의 강ㅌ공 조각  방ㅇ 그져 떨구덩 찍커들난

날린 줄 알여무나. 사랑 사랑 ㄴ 사랑 니 간간 사랑이야
.
 
춘향이 하난 마리 실소 그것도  ㄴ 안이 될나요. 엇지하야 그 마린야. 나는 항

시 엇지  이ㅅ이나 후ㅅ이나 밋틔로만 될난잇ㄱㅈ미업셔 못쓰거소. 그러면 너
주거 우로 가계 하마너는 죽어 독ㅁ 웃짝이 되고 나는  죽어 밋짝되야 이필청

춘 홍안미ㅅ더리 셤셤옥수로 밋ㄸ을  잡고 슬슬 두르면 쳔원지방격으로 휘휘 도
라가거던 나린 줄을  알여무나. 실소. 그것도 안이 될나요. 우의로  ㅅ긴 거시 부
ㅇ나게만 ㅅ기엿소무슨 연의 원슈로셔  일ㅅ 한구먹이 더하니  아무것도 나는
실소.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명사십이 ㅎ당화가 되고 나는 죽어

나부되야 나는 네 꼿송이 물고 너는 ㄴ 수염 물고 춘풍이 건듯 불거던 너울너울

춤을 추고 노라  보자. 사랑 사랑 ㄴ  사랑이야. ㄴ 간간 사랑이지이리 보아도

ㄴ 사랑 져리 보와도 사랑이 모도 ㄴ 사랑갓틔면  사랑 걸여 살 슈 잇나. 어허둥

둥 ㄴ  사랑ㄴ 에뻐 ㄴ 사랑이야방긋방긋 웃는 거슨 화중왕  모란화가 하로밤
세우뒤에 밤만 피고자
便 아물리  보와도 ㄴ 사랑 ㄴ 간간이로구나. (열녀춘향
수절가)
  14.
봉ㅅ 드러가 안즈며 한는 말이, "네 일이야 ㅎ  말 업다. 장처나 만져보ㅈ
."
츈향이 두 다리를 글너 뵈니  판슈놈이 음흉ㅎ여 당쳐는 만져보지 안코 두 숀으

로 콩이리 부터 치만지며  ㅎ는 말이, "어불ㅅ 몹시 ㅊ구나. 김ㅍ두가 치드냐 니
ㅍ두가 치드냐 바른 ㄷ로 일너라. ㄴ게 굿날  바드러 오거든 곳 졀멸일을 갈회여
줄 거시니 그 셜치는 ㄴ가 ㅎ여쥬마." ㅎ고  이리 만지며 져리 만지며 졈졈 드러

가다가 정 속을 꼭 찌르니, 츈향이 분을 못  이긔여 바로 ㅃ를 치려다가 졈을 잘
아니 할가 ㅎ여 능쳐 이른 말이, "봉ㅅ님, 우리 부형과 죠흔 벗으로 단니던니 ㄴ

의 운슈 불ㅎㅎ여 부친이 먼저 기셰ㅎ시니 봉ㅅ님은 부형과 죠흔 벗지라 상업시
그리 마르시고 졈이나 잘하여 쥬오."  판ㅅ놈이 말눈치 아라듯고, "네 말이 올타
.
우리 ㅅ긔가 셰교뿐  아니라 비슥 ㅊ분이 되나니  엇지하면 복상칠촌이 되난 법

ㅎ니라." (경판본
)
  15.
술 부어 들고 권주가 할 졔 외면하고, "잡으시오 잡으시오. 니 술 한 잔 자

브시면 천만년이나 막문투식  하올이다." 사또 "술 마시 좃타."  산적꼿치을 빼여
질겅질겅 씹으면  "요년 이것 마조 물어라."  "고기 먹을 쥴 몰나요."  입 가으로

부연 물을 흘이면서 "요연 입 한 번 맛초자." 기생연 이러서면 욕지기하며 "간밤

지난 밤 꿈자리가 사납던이 망측한 꼴을 다 보겟네." (이고본
)
  <
심청가
>
  1.
천연한  말좇이제. ...중략... 원원이 좋은  약은 동삼 웃수 없을너구공교히

젊었을 제 두 뿌리 먹었더니 지금도 초저녁의 그것이 일어나면 물동우꾼 당기도

록 그저 뻣뻣하였거든. (신재효본)
  2.
인물이 일색이요  젊어서 동삼먹고 그것이 장탱불사하는 봉사님으로  말 몰

려라 둥덩둥덩. (신재효본)
  3.
예 나난  우리 자당이 오입하신 아씨로서 서방님 세분인데  고씨 이씨 정씨

지요. 나를 배어  낳으신 후의 성을 쓸  줄 몰라 노염없이 하노라고 서의  성 한
편씩을 떼다 글자 만들고서 삼수로 본 씨요. (신재효본
)
  4.
주장군은 눈없이도 여인네 옥문관을 밤마닥 일쑤 찾제. (신재효본
)
  5.
이내 몸  방애 되고 주장군이 고가 되어 각씨님네  보지확을 밤낮으로 찧었

으면 다른 물 아니 쳐도 보리방애 절로 익제. (신재효본)
  6.
이 방애 저  방애 다 바리고 월침침 야삼경의 우리 님  혼자 와서 가죽방애

만 찧난다. (신재효본)
  <
수궁가
>
  1.
해구ㄴ 신이 너머 조아 그 녀석이  세상을 나가면 용두질노 세월을 보낼 터

이요 세상에서 살임을  살 터이오니 그런 음남의  아들놈을 웃지 일국 당대사를
보내리오. (이선유본
)
  2.
내 자지도  네 목같아 서면 들어가고  앉으면 나오기로 주부에게 척숙되제
.
(
신재효본
)
  3.
재넘어  남성이가 내집을 자조  단기니 내 간 새이에  남성이 색기 배렷다
.
(
이선유본
)
  <
적벽가
>
  1.
내 나이 이만하니 신부 다룰 줄을  모르는게 아니로되 피차 늙어 가는 것이

잔 수인사 찾지 말고  어서 벗고 누워 자세. 신부 대답  아니하고 가만히 앉았기

에 뒤로 안고 얼른 벗겨  잔뜩 안고 드러누워 그러할 줄 알았더면 곧 시작 하였
을 새 고생하던 이야기며 살림살이할  걱정을 한참 수작한 연후에 두 무릎 정히
꿇고 신부 양각 곱게 들고 주장군을 잘 바수어 옥문관에 당도하니 사면은 다 막

히고 한가운데 수렁이라들어갈까 물러날까 한찬 진퇴하느라니  영취하는 천아
성이 사면에서 뙤뙤하며 염치없는  우리 기총 방문차고 달려들어 상투잡아 일으
키어 뺨을 치며  하는 말이 계명 군령  모르관듸 이 짓이 웬 짓이냐구박 출문
돌아오니 벗었던 옷 못 입어서  손의 들고 따라와서 이때까지 못갔더니 내 설움

은 고사하고 주장군이 더 서러워 이때까지 눈물방울 대강대강 떨우치니 이왕 시
작한 일이나 필역하고  왔더라면 조금이나 서러울 내  아들놈 있겠느냐. (신재효
)
  <
변강쇠가
>
  1.
이상히도 생기었다 맹랑히도 생기었다 늙은  중의 입일난지 털은 돋고 이난

업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집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내던지 돔부꽃이 비치

었다 도끼날을 맞았던지  금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무슨 말을 하려관대 음질음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

하다 만경창파 조갤런지 서를 삐쭘 빼었으며 임실 곡감 먹었던지 곡감씨가 장물
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라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을 먹었던지 닭의 벼슬 비치
었다 파명당을 하였던지 더운 짐이  그저난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튼 웃어 두
었구나 곡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연계 있고  제사장은 걱정없다. (신재효
)
  2.
이상히도  생기었네 맹랑히도 생기었네  전배사령 서려난지  쌍걸낭을 늦게

달고 오군문 군뇌던가 복덕이를 붉게 쓰고 냇물가에 불방안지 떨구덩 떵 끄덕인

다 송아치 말뚝인지 털 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난 무슨 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 아이 병일난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쟁이 굶이  그저 있다 뒷 절 큰 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

글린다 소년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난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쪽  한데 붙어 있다 물방아 절굿대며 쇠고삐 걸랑

등물 세간살이 걱정없네 (신재효본)
  3.
제 계집 두 다리를 양편으로 딱 벌리고 오목한 그 구멍을 기웃이 굽어보며
,
밖은 검고 안은  불고 정녕한 부엌이쇠 빠끔빠끔 하난  것은 조왕 동증 정녕 났

. 제 기물 보이면서불끈 불끈 하난 수가 목신 동증 정녕  났제. 가난한 살림
살이 굿하고 경 읽것나. 목신하고 조왕하고 사화를 붙여보세. (신재효본)
  <
배비장전
>
  1.
글랑은 염려마오이팔가인체사소하니 요간장검참우부라, 수연불견인두락이

나 암리초군골수구라 하였으니, 계집은 커녕 아이들  비역이나 하게 되면 가막쇠
아들일세. (김삼불 교주본
)
  2.
나으리님 양각산중 주장군 줌 반만 베어주오. ...중략... 나으리 가신 후에 독

숙공방 수심할 제 비어 두기 허하오니 문지기 삼아 두었으면 일부당관에 만부막
개라, 어느 놈이 범하오리까. 근들 아니 다정하오. (김삼불 교주본)
  3.
이 같은 좋은 음식을 보내셔서 잘 먹었습니다 하고, , 무례한 말씀이오나
,
천생양하고 지생음하니, 음양배합은  인개유지라, 방탕한 화류객이 홀등차산하여

탐화봉접의 마음을 지지우지지하옵소서, 하고 여쭈어라. (김삼불 교주본
)
  4.
전략...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되면 시호시호 부재래라다시 젊기

어려워라. 상사고에 깊이 든  병 신농씨 백초약이 무령하도다. 낭자 일신 양각산

중 보신탕 약을 빌려 도중고객을 살리소서. (김삼불 교주본)
  5.
업궤신 자지가  장질병에 약이라니, 사다가 자지만  베고 놓겠읍네. (김삼불

교주본
)
  <
왈자타령
>
  1.
왜목 안고 입 맞츄며 셔로  안고 보는 모양 쵸ㅅ편월 졍신이라. ...중략...

쵸보ㄷ 비겨 띄고 벽화관을 너을 시워 ㅅ각봉의 안쳐시면 쳔ㅅ션여로 안이 보넌
놈은 그 졔미을 붓틀 놈이로다. ㅅ랑 ㅅ랑 ㅅ랑이야. (박순호 소장 게우사
)
  2.
무슉의 알외는  말ㅅ 몹쓸 놈으로 아르시면  쳔벌나려 쥬기시고, 져 연놈이

죄 잇거든 이 뒨물
�� 그르시 씹과 죠지 셔거 고ㅈ리가 골게 ㅎ면 금시 보
게 ㅎ옵쇼셔. (박순호 소장본 게우사)
 
육담이 해학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첫째, 한문체가 변용되어  희화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천자문이나 시

, 대학은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익히기에 적합한 책이거나  유가적 이
념을 담은 경전이다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내용이 모두 사랑의  감정을 나타내
는 표현으로 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춘향가> 3, 5,  6, 7, 13). 이성에 대한
성애를 한문식 표현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는데이는 문자속을 과시하려는 의

도도 있지만 연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하게 표현하는 일종의 간접
화법이라 할 수 있다(<배비장전> 3, 4).
 
둘째, 육담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이다. 춘향은 방자

와 육담을 주고  받음으로써 요조숙녀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며(<춘향가>
4),
이도령과 춘향은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성애를 주고 받음

으로써 철부지 소년으로서의  이도령과 요염한 모습으로서의 춘향이라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춘향가> 12).  이도령과 월매는 배를 맞대는 문제로 웃음거리가

되며(<춘향가> 8), 점잖아야 할 심봉사는 사리판단을 할 줄 모르고 색에 탐닉하

는 인물이 되어 웃음거리가 된다(<심청가>1, 4, 5, 6). 배비장은 윤리의식이 철저
한 인물로 나오면서도 비속한 육담을 써서 권위를 실추시킨다(<배비장전> 1).
 
셋째, 육담을  통해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이다. 이도령은 어사가 된

뒤 남원으로 내려오는 길에 남의 무덤을 춘향의 무덤으로 잘못 알고 통곡하다가

봉변을 당할 뻔 한다(<춘향가> 11). 애랑은 떠나가는 정비장으로부터 온갖 물건

을 다 빼앗으면서 정비장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배비장전> 2).
 
이몽룡은 비록 춘향을  고난으로부터 구원해 주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춘향과

사랑을 나누는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철부지다운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심봉사

는 처자를 잃고 앞을 보지 못하는 몹시 딱한 인물이어서 동정을 받을 처지에 있
지만, 동기야 어찌되었든  딸을 팔아 눈을 뜨려 했다는 점에서  일단 웃음거리가
될 소지를  지니고 있다. 배비장  역시 경직된 윤리의식의  소유자로서 인간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결점을 지니

고 있는 공통점이 있고, 바로 그러한 결점이  육담으로 표현되면서 각 인물이 지
니고 있는  결점이 드러나거나 ㄱ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니고 있는 결점은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점

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해학적인 육담을  통해 웃
음거리가 된 인물은 끝까지  공격을 받지 않는다. 다음 항목에서 다루겠지만,
몽룡이나 배비장이 어느  국면에서는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화해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육체와 밀착

된 이러한 육담은 엄숙주의를  지양하고 욕망의 참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는 점에서 경직된 유교문화에 대한 반문화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3-1-2. 풍자로서의 육담
  <
춘향가>
  1.
방자놈 ㄷ답ㅎㄷ, "으라, ㅊㅊ 이맛보계. 피ㅊ 평발 아희드리  야심ㅈ의 긔롱

ㅎ니 무어시 망발이며, ㅈㄴ  뒤ㅎ 냥반 두 ㅈ 뼈 부ㅊ나." "말이 이러ㅎ니  쳐증
일셔. 그리 말소." "쇽담의  니ㄹ기ㄹ 시로뼈 가ㄴㄷ ㄱ ㄸ로기ㄴ 졔격이라  하려
니와, ㅈㄴ 계집ㅎ라  가ㄴㄷ 나ㄴ 무ㅅ 짝으로  ㄸ라가단 말인가." 니도령 니론
말이, "네 말이 모도 졍외지언이르고나. 담을 ㅃ고 벽을 쳐도 이 판의ㄴ 그리 아

니 ㅎㄴ니라. ㄴ가 그리 ㅅ소ㅎ냐. 네 비위의  아니 맛나 보고나. ㅇ고 ㄴ 아들이
. 오소의 빕드기ㄴ 외탁ㅎ여 그러
. 방ㅈ 동ㅅ아 어셔 가ㅈ." (남원고사)
  2.
방자놈 바다들고  문장이라 일컷던이 글 네자을  모르시요. 이거슨 무슨 자

. 기러기 안짜다. 소인은 무식하니 육담으로  알외이다. 무론 기러기 물보고 오
라는 안짜요. 이거슨 무신 자요. 나비 접자다. 탐화광접이 꼿보고 오라는 접자요.
이거슨 무슨 자요게 해자다. 게는 궁글  따라 오라는 해짜요.   이거슨 무신

자요. 비둘기 구짜다. 관관저구 재하지주라요조숙녀 차저와서 금실우지 질기자

는 구짜요. 이도령니 그 말을  듯고 그놈 맹낭하다. 이 자식 건너가서 수작이 장
왕하여시니 웃국을 질넌나부다. 천첩의 무상피나 형제간의 될 말이요. (이고본)
  3.
엇던 때는  *하듯 깝짜이듯 깜짝깜짝하다가 엇던 때는 비마진  쇠눈 금적

이듯 금적금적 하니 알 수 없습데다. 에라  훌레 개자식 고만 두어라. 내가 봄마.
(
이고본
)
  4.
이녀석 네 어미 씹이다우리 압시 좃시요. 그 좇 같다 개씹의 박아라.  (

창 신재효본)
  5.
이도령 하는 말이, "할미 그는  남녀 마오. 사또도 소시의 우리 압집니 꾀쇠

누임 친하여 가지고 개구녁  출닙하다가 울타리 가지의 눈통이을 걸커미여 겻뚜

대기가 엿태 인내. 념녀말고 들어가세." (이고본)
  6.
십채낱 딱 붙이니  십벌지목 믿지 마오 십은 아니 줄 터이요. (남창  신재효

)
  7.
구관의 아들인가, 난창의 아들인가. 그런 기생  결년하고 두고 가서 닐거 무

소식인이 그런 개자식이 인나. (이고본)
  <
심청가
>
  1.
남녀 유별하단 말은 삼척동자 다 아난듸  여인네만 모인 곳의 의관을 한 자

식이 불문곡직 달려드니 그 제 어머 붙을 놈 눈망울을 집어내제. (신재효본)
  <
홍보고
>
  1.
박살할 놈, 그 노릇 아니하여도 밤이면  대고 파니 다른 일 할 틈 있어야제
.
계집년 생긴 것이 눈이 벌써 음녀거든. (신재효본
)
  2.
애고 애고 좆 꼴리어 암만해도 못참것다. 놀보계집 뒷물시켜 수청으로 대령

하라. (신재효본)
  <
적벽가
>
  1.
여보시오 승상님장졸을 다 죽이고 좃만 차고  가는 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어 저다지 웃으시오. (신재효본
)
  <
변강쇠가
>
  1.
계집이 허락  후에 청석관을 처가로 알고  둘이 손질 마주 잡고  바위 위의

올라가서 대사를 지내난듸 신랑 신부  두 연놈이 이력이 찬 것이라 이런 야단이

없것구나. 멀끔한 대낮에 연놈이 훨씩 벗고 매사니 뽄 장난할 제 (신재효본
)
  2.
연놈 장난 이러할 제 재미있난 그 노릇이 한 두번만 될 수 있나. 재행턱 삼

행턱을 당일에 다한 후에 살림살이 살 걱정 둘이 앉아 의논한다. (신재효본)
  <
배비장전
>
  1.
나으리도 남의  말씀 수이 마옵소서. 애랑의  은은한 태도와 연연한 안색을

보시면 오목 요자에 움을 무어 게다가 세간살이를 하오리다. (김삼불 교주본
)
  2.
, 눈은 반상이 다르니까 소인의 눈이 나리 눈보담 무디어 저런 비례의 것

이 아니 뵈옵니다마는마음도 반상이 달라 나리 마음은 소인보담  컴컴하고 음
탐하여 남녀유별 체면도 모르고  규중처녀 은근히 목욕하는 것을 욕심내어 눈을
쏘아 구경한단 말씀이오니까. 근래 서울 양반들, 양반 자제하고 계집이라면 체면

없이 욕심낼 데 아니낼 데 분간없이 함부로  덤벙이다 봉변도 많이 당합디다.
부가인 약수에 목욕하면 허물없이  일가친천 은근히 묻었다가 무례한 타인 남자
버릇없는 눈치  알고 일시에 냅다치면 꼼짝없이  보리만 탈 것이니,   여자 볼

생각 생의도 마오. (김삼불 교주본
)
  3.
나리 소견 바이  없소. 밤중에 유부녀 통간 가오면서 금의야행으로 저리 하

고 가다가는 될 일도 못될 것이니, 그 의관 다 벗으시오. (김삼불 교주본)
  4.
양반 양반  무슨 양반이야. 행실이 좋아야 양반이지양반이면 남녀유별 예

의염치도 모르고 남의 여인네 발가벗고 일하는 데  와서 말이 무슨 말이며, 싸라
기밥 먹고 병풍 뒤에서 낮잠 자다 왔나 초면에  반말이 무슨 말이여. 참 듣기 싫
. 어서 가소. (배비장전)
  <
왈자타령
>
  1.
그ㄷ는 ㅈ난넌치 무슨 여망 바랄 망졍 슈달피라 ㅈ ㅎ트며, ㅁ야미라 입 마

글가. 읍다 읍다, 돈니 읍ㄷ. 쓰잘 것도  원 읍고나. 안아 옛다 만반진슈, 안아 옛
다 의복 호ㅅ, 쥐씹도 날 곳 읍ㄷ. (박순호 소장 게우사)
 
육담이 풍자적인  의미로 쓰일 때그 대부분은 지체높은  인물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조롱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도령은  <춘향가>에서 두가지 모습을 지닌

인물로 나온다. 철부지  악동의 모습과 고난에서 춘향이를  구해주는 구원자로서

의 모습이  그것이다. 작품의 전반부에서 이도령은  악동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춘향을 만나기 위해 방자로부터 갖은 놀림과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통해 이도령

은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전락한다(<춘향가> 1, 2). 체통을  지키지 못하고 색에
탐닉하는 이도령 때문에 아버지조차도 놀림의 대상이 된다(<춘향가> 3). 마침내

이도령과 방자 사이에 놓여있는 신분적 위계질서마저 무너져서 이도령과 방자는

맞상대가 되어 욕설을 주고  받기도 한다(<춘향가> 4). 오입장이인 이도령이 춘

향을 두고 한양으로  올라간 뒤 춘향의 고난이  시작되는데, 춘향이는 <십장가>
에서 적나라한 육담을  통해 변학도에게 항거한다(<춘향가> 6>. 춘향을  고난

에 빠지게 한 이도령이 남원민중으로부터 야유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춘향가>
7>.
 
조조는 경박한 인품의  소유자로, 무고한 민중을 전쟁터에  끌어들여 안정적인

삶을 박탈한 위정자이다게다가 그는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판단착오

를 거듭하여 자신의 부하로부터도 공격을 받는다(<적벽가> 1).
 
배비장은 애랑에게 혹한 정비장의  모습을 비웃으며 자신은 절대로 여색에 빠

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이미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
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를 잘 알고 있는 방자에  의해 놀림을 받는다(<배비장
> 1). 그리고 마침내 애랑의 미모에 넋을 잃은 배비장은  더 이상 정남이 아니
(<배비장전> 2, 3). 정남으로 자처하고 다른  사람을 비웃던 그가 애랑의 미색
에 빠져 곤욕을 치른 후  육자로 나오는 길에 고기잡던 여인에게 양반행세를 하
다가 또한번 곤욕을 치른다(<배비장전> 4).
 
육감이 풍자적인  의미를 가질 때, 상하가  뒤바.뀌며 가치는 전도된다이 때

허리 아래에 관련된 신체부위나 욕설은 상대의 가치나 지위 혹은 허위의식을 무

너뜨리는 효과적인 무기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3-2. 에로티즘으로서의 육담
  '
성적 결합'이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윤리적인 덕목과 부딪칠 때 야유와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억압의 체계로 다가오는 윤리에  대항해서는 인간해방의

의미를 갖는다. 에로티즘은 성기항문 등 밖으로 열려있는 육체의 언어를 통해

'
' '타인' '하나'  묶어 세운다. 그래서 에로티즘은 '발가벗기'  지향하며
,
이 때 육체는 연속성을 향해 열린다.  '발가벗기'는 폐쇄적인 상태를 벗어나서 존

재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들추어  내어 나와 타인과의 연속성을 가능하게 해 준
.(16:죠르쥬 바따이유, 에로티즘[민음사, 1994], 9-25면 참조. 죠르쥬 바따이유
는 에로티즘을 육체의  에로티즘, 심정의 에로티즘, 신성의 에로티즘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육담에서 보이는  에로티즘은 육체의 에로티즘이라 할 수 있다.) 

담 가운데에는 이러한 에로티즘적 성격을 나타내 주는 경우가 있다.
  1.
옥같은 저 미인을 벌게벗겨 안고 앉아, 짜긋짜긋 내 사랑 자질자질 내 사랑

입을 쪽쪽 맞추면서 애겨 내 꿀항아리, 하문을 따독따독 애겨 내 반찬찬합, 무슨

양념 그리하여 왼갓 맛이 다 들었노. (신재효본 동창 춘향가
)
  2.
업자 업자  내 등의 업자. 베라 베라 내팔을  베라. 춘광이 부도 옥문관,

옥문을 열어볼까자언거수 승거산 네 배  타고 놀아볼까. (신재효본 동창  춘향

)
  3.
창ㅎ의 잉어갓치  굼실굼실 ㄴ려가셔 물가의 졉붓 셔며  끈을 글너쵸마버셔

졉ㅊ졉ㅊ 넌짓 ㄱ여 암상ㅇ 집어 언고 고름 글러 조고리 버셔 벽도지의 졉어 글

고 끈을 끌어 허리띄 벼셔  돌돌 말아 한편의 노코 쇽것 버셔 암상의 졉어 언고
바ㄹ의 옷 날일ㄱ 됴약돌도 덤벅  집어 가만이 지지너 녹코 사면을 살펴 보다가

물의 풍덩 뚜이 드려  물 한쥼 덤벅 집어 양쥬질도 하여 보며,   한쥼 덤벽 집

어 도화 갓튼 두 귀밋ㅌ 홀낭홀낭 씨셔 보며물 한쥼 덤벅 집어 연ㅈ갓튼 ㅈ통
이올 왕시미 마누라  풋나물 쥬무르듯 쥬물넝쥬물넝 씨셔보며, 물 한쥼  덤벅 지
버 옥 갓튼 목안지을 칠팔월의 가지ㅆ덧 뽀도독 뽀도독 모ㄹ 한쥼 덤벅 ㅈ어 양
숀의 갈어 쥐고, "ㅇ비 밥이 만흔야, 어미 밥이 마흔야." 꼿
遍塚 직근 꺽거 입
의도 덤셕 물려보며  버들잎도 쥴루룩 훌터 물의도 풍덩 드리치고물그림ㅈ 드
러ㄷ 보고, "네가 곤야, ㄴ가 곳지." (고대본 춘향가)
  4.
내 나이  이만하니 신부 다룰 줄을 모르는게 아니로되  피차 늙어가는 것이

잔 수인사 찾지 말고  어서 벗고 누워 자세. 신부 대답  아니하고 가만히 앉았기

에 뒤로 안고 얼른 벗겨  잔뜩 안고 드러누워 그러할 줄 알았더면 곧 시작 하였
을 새 고생하던 이야기며 살림살이할  걱정을 한참 수작한 연후에 두 무릎 정히
꿇고 신부 양각 곱게 들고 주장군을 잘 바수어 옥문관에 당도하니 사면은 다 막

히고 한가운데 수렁이라들어갈까 물러날까 한참 진퇴하느라니  영취하는 천아
성이 사면에서 뙤뙤하며 염치없는  우리 기총 방문차고 달려들어 상투잡아 일으
키어 뺨을 치며  하는 말이 계명 군령  모르관듸 이 짓이 웬 짓이냐구박 출문
돌아오니 벗었던 옷 못 입어서  손의 들고 따라와서 이때까지 못갔더니 내 설움

은 고사하고 주장군이 더 서러워 이때까지 눈물방울 대강대강 떨우치니 이왕 시
작한 일이나 필역하고 왔더라면 조금이나 서러울 내 아들놈 있겠느냐. (신재효본
적벽가
)
  5.
맑은 물 한  줌 옥수로 담쑥 쥐어 분길같은 양수를 칠팔월  가지 씻듯 보도

독 씻어 보고 청계하엽 만발한데  푸른 연잎 뚝 떼어서 맑은 물 담쑥 떠서 호치
단순 물어다가 양치질도 솰솰하며 왁토하여  뿜어도 보고 물 한 줌을 덤벅 쥐어
연적같은 젖퉁이도 씻어  보고, 버들잎도 주르륵 훑어 내어 석양풍에  펄펄 날려

만수 잔잔 흐르는 물에 훨훨 띄워도 보고 홍홍난만 꽃도 따서 입에 담뿍 물어도

보고 ...중략... 농춘파에 우루렁출렁  목욕하는 저 거동 손도 씻고 발도 씻고 
,
, 가슴, 젖도 씻고, 예도 씻고  게도 씻고 한찬 이리 목욕할 제 (김삼불 교주본

배비장전
)
  6.
양인이 의복을 활활  벗고 원앙금에 두 몸이 한 몸 되어  사랑 동포 좋을씨

. 풍류없는 네 발춤이 삼경  달에 춤을 춘다. 대단 이불 속으로 일진풍이 일어
나며 양각산중 알심못에 일목주료이  굽이치며 백화담담 물견친다. (김삼불 교주
본 배비장전)
  1
2는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묘사한 대목이다. 입을 맞추고  성기를 다독

거리며 하나가 되어 가는 성애의 모습에서 충만한 봄향기가 느껴진다. 3.은 춘향
의 목욕장면이고 5는 애랑의  목욕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발가벗은 여체를 '훔쳐
보기'는 육체의 언어를 표현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며 대상과 하나
가 되기를 꿈꾸게  만든다. 결국 이도령과 배비장은 춘향과 애랑에게  사랑의 감
정을 느끼게 된다. 특히 배비장은 여색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
, 애랑의 목욕장면을 보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본원적 욕망이 경직된  윤리이념을 압도한 것이다. 4  <적벽가>의 군사설움타

령의 한 대목인데,   대목은 해학으로서의 육담에서도 다룬 바 있다. 성행위야
말로 가장 강렬한  욕구의 하나인데, 전쟁이 이를 가로막고 있으니  원통하기 이
를데 없는 것이다. 그런데  성행위에 대한 묘사는 질펀하게 그려져 있어, 에로티
즘을 강렬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에로티즘으로서의 육담은 육체에 가장  밀착된 언어로 되어

있으면서, 인간이 지닌  생득적인 욕망은 긍정해야 마땅하다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4. 공연현장에서의 육담의 기능
 
판소리는 고수의 북반주에 따라서  명창이 소리를 하고 청중은 추임새를 넣으
며 판을 짜  나가는 공연예술이다. 그리고 판소리는 창과 아니리의  교직으로 이
루어져 있는바, 창과  아니리는 각각 고유의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서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으로 볼 때, 아니리보다는 창을 중시하는 경향이 존재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니리를 중심으로 판을  짜 나가는 광대는 이른바 '재담 광대혹은 '아니리 광

'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명칭에는 광대를 폄하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던 것
이다. 그렇지만 서사적인 이야기를 창으로 엮어  나가는 것이 판소리의 본질이라
고 할 때, 이야기를 중심으로 판을 짜  나가는 '아니리 광대' 역시 판소리의 본질
적인 속성을 잘  예술적으로 잘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
. 다시 말하면, '아니리  광대' 혹은 '재담 광대'야말로 골계적인 표현이나  재담
에 능숙한 창자라는 것이다. 단아한 몸가짐과  정제된 창법을 구사하는 보성소리
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오늘날, 자기만의  소리세계를 고집하며 일정한 영역
을 확보하고 있는 박동진 명창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청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은 바로 그의  능숙한 재담 구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부분의  명창이 아니리

광대라는 말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박동진  명창은 자신을 '

니리 광대'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판
소리에 있어서 아니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니리가 판소리의  반입니다. 좋은 노래도 10분만  들으면 듣기 싫은 거예요
.
그러니께 아니리가 거기서 나와 가주구서 좌중을  분위기도 전환하고, 또 자기가

쉬어야 돼요쉬는 동시에 창으로 못다한  근경을 그려주는 거예요.(17:판소리

연구 2, "판소리 인간문화재 증언자료", 판소리학회[1991], 231
)
 
이처럼 아니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재담소리에 능한 박동진 명창의 공

연을 사례로 삼아(18:박동진 명창이 1993  9 19일 국악당 소극장에서 부른
<
수궁가>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공연 현장에서 육담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 보겠다. 박동진  명창은 작품의 이야기 체계에 이미 존재하는  육담(19:

미 작품 속에 존재하고 있는 육담이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내력이 있는 사설이
라 할지라도 여기에는 재담과 이니리 구사에 능숙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 박동진
명창이 손질하여 짜 넣은 것도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에다가 공연현장

에서 즉흥적으로 삽입한 사설을 더해 현장성을 잘  살리고 있다. 다음의 예를 보
.
  1.
호랭이 다리를 아드득 물고 어찌 뺑뺑이 돌아놨던지, -중략-  (아니리) 어찌

물고 뺑뺑이를 막 돌아놨던지  호랭이 다리가 쇳전 반푼노리나 넉넉히 떨어졌던

가 보더라. -후략-(20:박봉술<수궁가>,  뿌리깊은 나무 판소리[한국브리태니커
, 1987]))
  2. (
아니리) 자라가 홀짝 뜀서 호랭이 거기를  콱 물어 씹었단 말이여. 본래 고

수 자네도 알지만은 자라 이빨은 옹니가  되가꼬 쇠처분도 직근직근 부러지는디,
호랭이 그 낭심줄 그 똥똥한  놈을 꽉물고 뺑뺑뺑뺑 돌아노니 호랭이가 겁이 나

갖고  대번 두  눈구녁에서 불이  확 쏟아지는디,  -후략-(21:박동진<수궁가>)
(
밑줄 필자
)
 
자라가 토끼를 찾아 육지에 왔다가 호랑이를 만나 봉변을 당하기 직전에 오히

려 목을 쑥  빼어 호랑이를 혼내주는 장면이다. 박봉술 명창은  자라가 호랑이의
다리를 물었다고 하고  거기에 덧붙는 재담도 별로 없다. 그런데  박동진 명창은

자라가 호랑이의 불알을 물었다고 하며 또한 고수에게 말을 건네면서 덧붙인 재

담이 상당히 해학적이다. 또한 박동진 명창은  육담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욕설
과 같은 비속한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1.
아냐 모르냐 이 쌔려 죽일 놈아
.
  2.
소리는 드럽게 한다마는 북은 잘친다.(22:박동진<수궁가>,  국악당 소극장

공연 [1993 9 19
])
 
두 경우 모두  박동진 명창의 고수에게 던진 말인데, 이와같은  표현은 박동진

명창의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아니리로  표현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판소리에서 육담이 표현되는 음악적 상황을 살펴보면, 장단은 주로 '

모리' 내지는 '중중모리'로 불리며 조는 주로  우조로 불리는데 경우에 따라 계면
조와 설렁제로  불리기도 한다.(23:사설과 장단  및 조의 결합양상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에서 살핀 바 있다. 이보형,  "판소리 사설의 극적 상황에 따른 장단.

의 구성",  조동일.김홍규 편, 판소리의  이해 [창작과 비평사,  1978]) 이는 주로
'
진양' '중모리'의 장단에 '계면조'가 결합하여 불리는 '비장'  표현양상과는 구

별되는 특징인데, 육담이  본질적으로 골계미를 함축하고 있고  비장미와는 거리
가 멀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판소리 공연 현장에서 육담은 거의 예외없이  청중의 웃음을 유발시킨다. 박동

진 명창의  공연을 예로 들어 볼  , 즉흥적으로든 본래 있던  이야기이든 그가
육담을 구사할 때마다 청중은 언제나 웃는  반응을 보였다.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청중과 명창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청중은 판소리의 세계에 더욱 몰입하면

서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박동진 명창은 맨 처음 소리
판을 이끌어 갈 때 혹은  판이 지루하게 느껴져 객석의 분위기가 산만하게 느껴
질 때 걸쭉한  욕지거리나 육담을 늘어놓았다. 이렇듯 공연 현장에서  육담은 판
의 분위기를 새롭게 하면서  역동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
이다.

  5. 마무리
 
이상에서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공연현장에서의 기능에 대해
살펴 보았다
.
 
육담은 기본적으로 민중언어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점차 약화되

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육담은 골계의 범주에서 그 미적 특질을  구명할 수 있
는 바, 해학과 풍자의 두 측면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또한 육담은 인간의 본성
을 긍정하는 에로티즘을  기저에 깔고 있다. 특히 육담은 공연현장에서  판의 분
위기를 환기시키며 청중의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
.
 
오늘날 판소리는 아니리보다는  창을 중시하고, 세련된 성음과  단아한 발림으

로 짜여진 소리에 청중은 더욱 갈채를 보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본래 판소리
의 멋이라 할 수 있는  걸쭉한 재담이나 육담은 점차 소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
고 있다. 이른바  '고제 판소리'는 잔기교 대신 통성을 위주로  소리를 했고 근경
을 그리느라(24:사설의  내용을 음악적으로 표현할 때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는
의미로, 흔히 '이면에 맞게  소리한다'는 뜻이다) 발림도 멋들어지게 했으며 질펀

한 대목도 많았다고  한다. 판소리에서 육담이 살아날 때 소리판도  살아나는 것
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