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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재사설의 장르적 양상과 향수층의 성격 (7)

지식창고지기 2009. 5. 22. 11:59

한국 육담의 세계관

 

  성소재사설의 장르적 양상과 향수층의  성격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를 중
심으로 (강등학 : 강릉대 교수)

  1. 서론

 성소재 사설은 말 그대로 성을 소재로 한  사설을 말하며, 그 구체적인 범주는
사설에 성적 행위또는 성관련 상황에 관한  것이 들어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러한 행위, 또는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
 
성을 소재로 한 사설은 거의 모든 가요에  나타난다. 그것은 가요의 사설이 장

르 담당층의 생활과 무관하지 않으며, 또한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계층과 관
계없이 본능적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소재도 사설  속의 실현
양상은 장르에 따라 달라지고 만다. 그것은 가요의 장르적 성격이 다르고, 또 담

당층의 계층성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조는 사대부가  중심적 향수층인 장르이다조선 후기 들어  시조의 향수에

중인을 비롯한 서민층의 참여가  점차 두드러지지만 그것은 향수층의 확산을 의

미할 뿐이며 사대부의 시조 향수는 여전한  것이었다. 난봉가는 민요로도 부르지
만 여기서 다룰 잡가 난봉가는 일제때 나온  잡가집 소재 난봉가를 말한다. 잡가
집 소재  난봉가는 20세기초 전문소리꾼들의  소리를 담은 것인데잡가는 원래
삼패기생과 사계축의  소리꾼들이 부르던 노래로서 도시  서민들이 즐기던 것이

. 그런가하면  아라리는 강원도의 고유한  민요로서 지역의 민중들이  불러 온
장르이다. 아라리  역시 정선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소리꾼들이 부르고 있지만
,
강원도아리랑이나 한오백년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아라리는 일제시

대 잡가집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라리는 전문소리꾼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순수 민요의 상태로 전승되어 온 노래라고 할 수 있다
.
 
이처럼 시조잡가 난봉가, 아라리는 중심  향수층의 계층적 성격이 제각각이

. 시조는 지배층을 배경으로 전승되어 온 고급문화이며, 잡가 난봉가는 도시서
민을 배경으로 한  중간문화라면, 아라리는 산간지역을 배경으로  한 민중문화이
. 이 글은 이처럼 문화적 계층성이 서로  다른 노래에 성이라는 공통적 소재의
사설이 각각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알아 보고그러한 양상이 각 장르의 향수

층의 성격과 어떠한 상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2. 분석의 전제
  2.1.
분석자료의 검출
 
시조, 잡가 난봉가아라리는 기본형에 변주형이 딸리는곧 모자장르의 형태
(1:모자장르에 대하여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기 바람다. 강등학 ; "[사설시조]
[역음아라리]의 비교연구",  [인문학보] 7, 강릉대 인문과학연구소
,  1989.
강등학 ; "아라리와  시조의 성소재 사설 비교", [초전장관진교수 정년기념  국문

학논총], 간행위원회, 1995. 위의 글들은 다음의  책에 재수록 되어 있다. 강등학,
[
한국민요의 현장과  장르론적 관심], 집문당, 1996.)  보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각 장르의 성소재 사설은 장르를  단위로 하여 전반적 상황을 검

토한 연후에 다시 모자장르별로 따져 보아야 형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러므로 각 장르의  성소재 사설은 모자장르별로 거듭 분류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분류의 기준을 세워 둘 필요가 있다
.
 
잘 알려진 대로 시조의  명칭은 문학의 장르명칭이면서 음악의 장르 명칭으로

함께 쓰이고 있다그러나 시조가 문학적 명칭으로 쓰일 때는  가곡창의 사설까

지 포함되는 개념이지만음악적 명칭으로는 단지 시조창만을  가리키는 개념이
된다. 모장르와  자장르의 구분은 음악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그

명칭도 음악용어로서  시조와 사설시조를 택하든지, 아니면  초삭대엽, 이삭대엽
,
편삭대엽 등 가곡의 기본형 계열곡과 변주형 계열곡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합

당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문학적  명칭으로서의 시조 개념을 수용하면서음악적 명칭

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설정된 단형시조와 장형시조의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 그것은 가곡의  곡 분화가 다양하여 어느 하나에 기본형과  변주형의 대표성
을 부여하는 일은 또 다른 작업으로서 여기서  함께 처리하기 어렵고, 또한 시조
창의 사설이든지 가곡창의 사설이든지 소위 문학적 명칭으로서의 단형시조는 기
본형으로, 장형시조는  변주형으로 노래하는 것이  지배적 양상이어서, 시조창과
가곡창의 모자장르별 양상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
 
사정은 난봉가도 시조와 같다. 난봉가는 종류가 다양한데, 잡가집에 실려 있는

것은 난봉가,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신난봉가, 구사리원난봉가, 병신난봉가개성

난봉가, 사설난봉가, 숙천난봉가 등이다. 이것들의  음악적 차이와 상화관계는 체
계적으로 정리된 바 없어 지금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를 제외한 나머지 노래들은 같은 사설이 서로 넘나들며

유통된다. 그리고 그  사설은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의 사설보다 짧은 것이다
.
이러한 점에서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는  장형난봉가, 그리고 나머지의 노래들

은 단형난봉가라고 묶어 정리하고자 한다.
 
단형난봉가는 정해진 장단의  범주 안에서 노래하는 것이  원칙이나, 장형난봉

가는 필요에 따라 장단을 연장할 수 있다장형난봉가의 사설이 길어질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장단연장의 방법은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

가 다르다. 사설난봉가는 독창의  부분은 정해진 대로 부르고, 제창의 부분을 필
요한 만큼 연장해 나간다. 그러므로 이  노래의 사설이 단형난봉가보다 연장되는
것은 제창부분이다. 독창부분의  사설 길이는 단형난봉가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사설난봉가의 사설은 단형난봉가에 바탕을 두고 제창부분에서 변화를 꾀한 것이

라고 할 수  있다. 가창도 제창부분에서 빠르게 엮어 처리함으로써  이러한 변화
를 뚜렷이 해주고 있다.
 
이와 달리  숙천난봉가는 독창 부분의  장단을 그대로 연장해  나가며, 노래의

빠르기도 일관되게 유지한다. 여기에 숙천난봉가는 개성난봉가, 자진난봉가 등보

다 빠르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노래는 단형난봉가의 변주형으로서의 의
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숙천난봉가는 평안도의 유일한  난봉가로서의 의
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숙천난봉가는 평안도의 유일한  난봉가로서 황해
도 소리로, 또는 황해도 소리의 영향 아래  형성된 나머지 난봉가와 계통을 달리
한다. 이 노래는  사설의 정서와 사설의 구성에 엮음수심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
로 보인다. 실제로 숙천난봉가의 장단연장방법은 엮음수심가와 유사하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사설을 길게  구성하는 노래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경우 창부타령을

제외하면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
.
 
사정이 이와같아서 여기서 숙천난봉가는  검토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자 한다
.
이 글에서 난봉가는 모자장르의 시각에서 시조아라리와 비교되어야 하기 때문

이다. 따라서 잡가 난봉가는 단형난봉가와 장형난봉가로 분류될 수 있지만, 장형
난봉가는 사설난봉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단형난봉가는 기본형으로, 그리고 사설
난봉가는 변주형으로 파악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아라리도 엮음아라리가  딸려 있는  모장르이다. 아라리는 모장르와  자장르를

포함하는 개념이면서  동시에 모장르만을  가리키는 개념으로도 쓰인다그래서

이들을 구분해 말하고자 할 때는 모장르를  긴아라리라고 한다. 엮음아라리는 모

장르인 긴아라리의 가창구조  일부를 헐어내어 필요한 만큼  연장한다. 그러므로
아라리도 엮음아라리의  사설이 긴아라리보다  길게 구성된다. 그러나  아라리는

시조와 난봉가에서와 같은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긴아라리와 엮음아라리를 그대

로 모자장르의 명칭으로 사용한다.
 
이 글에서 검토할 자료는 다음의 것을 택했다
.
 
. 정병욱 ; [시조문학사전], 신구문화사
, 1982.
 
. 정재호편 ; [한국잡가전집] 1-4, 계명문화사
, 1984.
 
. 서병하  ; "관동지방의 민요에 관한  연구 - 정선아리랑을  중심으로"(자료

) [관동향토문화연구] 1, 춘천교대 관동향토문화연구소, 1977.
 
. 서병하 ; "정선아리랑의 요사에 관한 연구"(자료편),  [관동향토문화연구]

2
, 춘천교대 관동향토문화연구소, 1978.
 
. 강등학 ; [정선아라리의 연구](자료편), 집문당
, 1988.
 
ㄱ은 시조, ㄴ은  잡가 난봉가, -ㅁ은 아라리의 자료이다. 그런데  이 자료들

에는 사설이 중복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ㄴ의  경우는 사설의 중복이 매우 심하
. ㄴ에 난봉가를 싣고 있는 잡가집은 모두 12책이지만, 그 중에는 상당수가 기
존의 것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옮겨  놓고 있다. 통계의 엄밀성을  위해 이렇게
중복되는 사설들은 하나로 묶어서 처리하고자 한다그러나 시조의 경우는 전체

적인 검토를 하지 못하고 성소재 사설만을  대상으로 중복여부를 판단하였다.
렇게 중복된 것을 제외하니 남은 자료는 시조가 2367, 잡가 난봉가가 68,
라리는 561편이며, 이 중에  성소재 사설은 각각 107, 14, 53편이다. 물론 이
것은 필자의  시각에 의해 판단한  숫자이다. 그러므로 사설을  이해하는 시작에
따라서는 다소간의 넘나듦이 있을 수 있다. 이에  필자가 뽑은 성소재 사설을 제

시하여 분석자료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뜻으로 위의  자료에서 뽑은
성소재 사설을 '분석대상의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논문 말미에 제시해 둔다.

  2.2. 성관련 표현빈도
 
성소재 사설의 내용에는 성적 결합과 관련되는 어휘나 행위 등에 대한 표현들
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1.
청적료한 환양의 ㄸ년 자적장옷슬  ㅁ쳐ㅂ릴년아 엇그제 날속이고 또눌마ㅈ

속이려ㅎ고 석양에 ㄱ느단허리를 한들한들 ㅎㄴ니 (시조/정병욱:2099)(2:인명은

해당자료집의 필자또는 편자의 이름이며, 숫자는  자료집에 붙어 있는 자료의

고유번호이다. 다만  정재호의 잡가 자료의  경우는 인명 다음의  숫자가 권수와

면수를 가리킨다
)
  2. 
원슈로구나  원슈로구나  노랑대가리  원슈로구나  (자진난봉가/정재호:1

162-3)
  3.
쇠살문을 잡고서 발발떠던 저남아  아이아초에 내방에올라고 맘도먹지 말어

(아라리/서병하:151)
  4.
드립더 ㅂ득안으니 셰허리지 ㅈ늑ㅈ늑  홍상을 거두치닌 설부지풍비하고 거

각준좌하니 반개한  홍목단이 발욱어춘풍이로다  진진코 우퇴퇴ㅎ니 무림산중에
수춘성인가 ㅎ노라 (시조/정병욱
:699)
  5.
졍월이라 초하른날 ㄱ탁문복을 ㅎ니  쉬슈앗골노 길괘수 만나루나 에헤히에

헤야 에헤히에헤야 공깍지포단에 숫ㄷ닙니불에 낑꽁낑꽁 ㄲ놀아질제 아ㅎ가들던
지 령감이들던지 지그렁직신  눌너만다고 아이고졀여 아ㅇ왜 소곰에다 졀엿ㄴ지
니마가졀카닥 버서ㅈ다 두둥둥둥ㄱ야 내ㅅ령아 (사설난봉가/정재호:1
165)
  6.
삼신산 불로초도 풀은풀이 아니냐 하루밤을 자구가셔도 임은임이로다 (아라

/서병하:132)
 
위 사설들 가운데 1 '자신을 속인 여자에 대한 푸념과 비난', 2 '어린 신랑

에 대한 불만', 그리고 3 '문을 잡고 떠는 장면' 등은 모두 성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진 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은 문맥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뿐, 문면에

는 성관련 표현어휘가 드러나  있지 않다. 이에 반해 4, 5,  6의 사설에는 성관련
사항에 대한 표현이 문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4 '안다', '홍상을 거두치다
',
'
홍목단', '진진코  우퇴퇴하다', '무림산중 수춘성',  5 'ㄲ놀아지다', '지그렁직신

누르다', '이마가 벗어지다', 그리고  6 '자고가다' 등은 모두 성행위와 성기

는 그와 관련된 표현들이다.
 
그런데 성관련 어휘와 표현은  6 '자고가다'와 같이 1편의 사설에서 1회씩만

사용되는 것이 있고, 4와 같이 여러  사항들이 복합적으로 뇌출되거나 되풀이 되

는 것들이 있다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  빈도는 성관련 표현의 유무 여부,
그리고 그러한 표현이 있을 경우  그것의 출현 회수를 1회와 2회 이상으로 구분

하여 조사하기로 한다.
 
가요 사설의 성관련 표현의 빈도는 작자의 태도와 성의 화제비중에 따라 결정

된다.(3:강등학, 앞의 책, 221-2) 이를 테면 3의 사설 가운데 '올라고' '내배
를타려고'로 대치할 수 있다(후자ㅣ는 실제 아라리의 다른 사설에 활용되는 표현
이다). 여기서 '내방에올라고' '내배를  타려고'는 결국 성행위를 가리키는 표현
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므로 양자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해도  3의 사설적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3 '내방에올라고'를 택한 것은 작자가

성관련 표현의  직접적인 노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한편 성관련  표현의 수요는

사설의 화제 가운데 성의 비중이 크게  설정될수록 증대된다. 이를테면 4에는 화

제의 중심이 성의  행위적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결과  4에는 성이 화제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것보다 높아졌고, 이에따라  성관련 표현의 수요도 그만큼

커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  빈도 분석은 성에 대한 표

현의 태도와 성에 대한 화제비중을 각 장르별로 파악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3. 성소재 사설의 분석
  3.1.
장르단위 양상
  2.1
에서 검출한 자료  전체에 대한 성소재사설의 비율을 각 장르별로  따져 보
면 다음과 같다.
 
1. 검색대상 자료의 수와 성소재 사설비율

 
장르: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 전체사설:2367,  68, 561, 성소재사설:107(4.5),
14(20.6), 53(8.4) * ( )
안의 숫자는 백분율. 이하 동일

 
1을 보면 전체 사설에  대한 성소재 사설의 비율은 잡가 난봉가, 아라리,
조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 중에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 사설의  비율은 20.6%로서
나머지 두 장르의 8.9%,  4.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요컨대 잡가  난봉가의 사설

5편 중에 1  이상이 성을 소재로 하고 있는 셈이다이것은 난봉가가 성을
소재로 다루는 일이 그만큼 빈번한 것임을 의미한다
.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사설의 비율이 다른 장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잡가

의 일반적 속성과 관계가 있다노래의 본질적 속성은 언지와 희락에 있다.(4:
강등학, 앞의 책, 257) 언지는 뜻을 말하는 언술적 성격을 말하며, 희락은 노래

가 놀이의 일종이기에 갖게 되는 성격이다. 노래가 사설없이 성립될 수 없고,
노래가 놀이의 한 양식이라면 언지와 희락은 노래라면 모두 갖추게 되는 본질적

사항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양상은 노래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
 
시조나 아라리는 언지성이 강한 장르이다. 아라리는 "방금 내 심중에서 나오는

소리"  노래하는 것이라거나(5:강등학,  [정성아라리의 연구],  서울, 집문당
,
1988, 28
), "아라리가 뭐  끝이 있어, 아무케고 자꾸 붙이면 되지"(6:위의 
,
265
)라는 말은 창자들이 아라리의 언지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인식한 표현이다
.
그런가하면 시조는 한시와  함께 사대부들의 주요한 문학행위의  도구였으며,

인 가객들이  그들의 의식과 풍류를  표출한 매체였다. 그러기에  시조는 어떻게
노래하는가와 함께 무엇을  노래하는가가 문제가 되었고, 이에따라  작품은 물론

그 작자도 함께 중요시 되었다
.
 
그러나 잡가에서는 언지적  기능보다는 희락적 기능이 보다  중시되었다. 12

가를 비롯한 조선후기 도시서민 중심의 향수 가요들이 주는 주된 매력의 바탕은
음악적인 것에 높여 있었다. 그러기에 조선후기  도시서민의 향수 가요들은 사설

의 생산력이 떨어지고그 결과 사설은 희락적이고 유흥적 주제에  걸맞는 것들
로 한정되어 범주화되고  말았다. 잡가 난봉가는 이러한 전통의 흐름을  받은 노
래이다. 잡가 난봉가 사설의 수가 매우 적으며, 성소재 사설의 비율이 시조나 아
라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성관련  표현빈도를 장르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2. 각 장르별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빈도

 
시조 = 있음 : 1 42(39.3), 2회이상  46(43.0), 88(82.2), 없음 : 19(17.8),
: 107(100), 잡가 난봉가 = 있음 : 1 5(35.7), 2회이상 4(28.6),   9(64.3),
: 5(35.7),  총계 : 14(100), 아라리  = 있음 : 1 25(47.2),  2회이상 4(7.5),
29(54.7),
없음 : 24(45.3), 총계
: 53(100)
 
2에는 성관련 표현이 있는 비율이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순으로 나타

났다. 그리고 성관련  표현이 2회 이상 드러나는 비율에 있어서도  역시 같은 순
서를 보였다. 이것은 시조가  성적 표현에 가장 적극적이며, 또한 성소재 사설에
서 성의 화제 비중도 가장 높게 설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아라리는 성
에 대한 표현에 가장  소극적이며, 또한 성 자체를 화제 삼는  일이 다른 노래보
다 적은 것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잡가 난봉가는  이러한 일에 있어 시조와 아라
리의 중간적 입장에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표1  2의 결과를 아울러  검토하면, 잡가 난봉가는  성소재 사설을

다른 장르보다 자주 다루고, 시조는 성소재  사설의 비중은 낮으나 성관련표현에

는 가장  적극적이며, 아라리는 성관련  표현에 다른 장르보다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3.2. 모자장르별 양상
 
다음은 세 노래의 성소재  사설이 모자장르별로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지 검토
한 결과이다.
 
3. 성소재 사설의 모자장르별 분포율

 
시조 = 전체  : 기본형 1937(81.8), 변주형 430(18.2),  총계 2367(100), 성소재 :
기본형 38(35.5), 변주형 69(64.5), 총계
107(100)
 
잡가 난봉가 = 전체 : 기본형 50(73.5), 변주형 18(26.5), 총계 68(100), 성소재
:
기본형 6(42.9), 변주형 8(26.5), 총계
14(100)
 
아라리 = 전체 : 기본형 521(92.9),  변주형 40(7.1), 총계 561(100), 성소재 :

본형 48(90.6), 변주형 5(9.4), 총계 53(100)
 
3에 따르면  시조의 전체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분포가  각각 81.8%

18.2%
의 비율을 보이는데성소재 사설의 경우는 기본형이 35.5%,  그리고 변주

형이 64.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시조의 전체 사설은 기본형의  분포율이 월등
히 높지만, 성소재 사설은 변주형의 분포율이 월등히 높다. 같은 양상은 잡가 난
봉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비율이  각각 73.5%
26.5%인데성소재 사설의 경우는 42.9%  57.1%의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
잡가 난봉가 역시 전체적으로는 기본형의 분포율이  변주형보다 높고, 성소재 사

설은 변주형의 분포율이 기본형보다 높다.
 
일반적으로 모자장르는 모장르를 축으로  하여 자장르가 딸려 있는 형태를 이

룬다. 장르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모장르인 것이다.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가
전체사설의 기본형에 대한 분포율이  변주형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이

를 말해  준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는  변주형의 분포율이
기본형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

의 중심축이 기본형에서  변주형으로 옮겨 가는 것임을 의미하며, 동시에  이 노
래들이 성이라는 소재를 여타의 소재와 다르게 취급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아라리는 사정이 다르다. 전체 사설의  기본형과 변주형의 비율이 성소

재 사설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소간에  수치의 변화가 없는 것은 아
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만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아라리는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도 장르의 중심축은 여전히  기본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
이것은 성소재 사설이 아라리에  있어서는 여타의 소재와 다르게 취급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점에서 시조와  잡가 난봉가는 아라리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
 
4. 성소재사설의 모자장르별 성관련표현빈도율

 
시조기본형 - 있음  : 1 17(44.7),  2회이상 9(23.7),   26(68.4), 없음 :
12(31.6),
총계  : 38(100),  변주형 - 있음  : 1 25(36.2),  2회이상 37(53.6), 

62(89.9),
없음  : 7(10.1), 총계  : 69(100), 잡가 난봉가  = 기본형있음 : 1

2(33.3),
2(33.3), 없음 : 4(66.7), 총계 : 6(100), 변주형 - 있음 : 1
3(37.5), 2
회이상 4(50.0), 7(87.5), 없음  : 1(12.5), 총계 : 8(100), 아라리 = 기본형 -

: 1  22(45.8), 2회이상 3(6.3), 25(52.1),  없음 : 23(47.9), 총계 :  48(100),
변주형 - 있음 : 1  3(60.0), 2회이상 1(20.0), 4(80.0), 없음 : 1(20.0), 총계
  :
5(100)
 
4는 성소재사설의  모자장르별 성관련표현빈도율에 있어서  세 노래에 모두

일정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성소재  사설에 성관련표현이 있는 경우

그 비율은 변주형이  기본형보다 높다는 것이다. 세 장르의 성소재  사설에 성관

련표현이 있는  경우 기본형은  시조가 68.4%, 잡가  난봉가가 33.3%,  아라리가
52.1%
로 비율을 보이는 반면, 변주형은 시조가  89.8%, 잡가 난봉가가 85.5%,

라리가 80.0%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세 장르 모두  기본형보다는 변주형
이 성관련표현에 적극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성소재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분포

율에 있어서는  시조, 잡가 난봉가가 아라리와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기본형과
변주형의 성관련표현빈도에 있어서는 같은 양상을 보인다고 하겠다.

  4. 성의 대상화 양상
 
우리는 앞에서 성을 사설의 소재로서 다루는 양상이 장르마다 다른 것임을 알
았다. 그 가운데  여기서 거론하고자 하는 것은 성소재 사설과  모자장르의 관계
이다. 모자관계에 있는  가요장르의 일반적인 특성은 자장르의  노래가 모장르보
다 빨라지거나  또는 빠르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장르와 자장르는
그 노래의 분위기  또한 사뭇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모장르가 감

상적이며 부드럽다면 자장르는  경쾌하고 약동적인 분위기를 보이는  것이다.
처럼 자장르가 모장르와 다른  분위기를 드러내는 것은 자장르가 모장르로 형성
된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어 흥을  돋구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형성된 것이기 때
문이다. 흥은  놀이욕구의 소산이다. 그러기에  자장르에는 모장르보다 놀이성이
강화되어 있다. 자장르의 모장르에 대한 상대적  특성도 대부분 놀이성이 강화되

어 나타난 결과이다.(7:강등학 [한국민요의 현장과 장르론적 관심], 189-90)
 
여기서 표4를 통해 얻었던  결과를 참고하면 가요의 장르에서 성의 문제와 장

르의 놀이성이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있다. 4를 통해 우리는  세 장르
모두 성관련표현의 빈도율에 있어 변주형이 기본형보다  높다는 것을 알았다.

것은 가요장르에서 성관련표현의 적극성과 성적 화제의 비중은 장르의 놀이성이
강화될수록 높아진다는 것이니, 이를 다시 정리하면  가요의 장르에서 성의 문제

는 놀이성이 강화될수록 보다 활성화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제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3의 결과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가 성적 소재의

대상화 시각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우리가 앞에서 표3을 통해 얻은 결

과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사설은 변주형 장르의 분포율이 기본형 장르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며, 아라리는 본래의  장르 경향대로 성소재사설도 기본
형 장르와 변주형 장르 간의 분포율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시조
와 잡가 난봉가는  성을 사설의 소재로 다룰  때는 장르의 중심축이 변주형으로
옮겨짐에 반해, 아라리는 이러한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
 
성적 소재의 수용이 자장르의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시조와 잡가 난봉

가는 성을 자장르의 놀이적 분위기,   유희적으로 대상화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라리의 성소재 대상화는 이와달리  모장르적 분위기와 속성 위

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주된 경향임을 뜻한다그런데 아라리의 모장르적 특성은
표출기능, 곧 언지적 기능이  특히 활발하다는 데 있다. 창자들이 아라리하는 것

을 흔히 신세타령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장르의 표출기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긴 아라리의  사설이 민중들의 일상적 생활의 경험과 느낌을  노래한 것

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표3의 결과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
가 성을 유희적으로  대상화하고, 아라리는 일상적으로 대상화하는  장르적 경향
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하겠다. 각도를 달리하여  말하면 시조와 잡가 난봉가
의 사설에는 성이  놀이와 유흥으로서 문제가 되지만, 아라리는 일상적  생활 속
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점을 다음의 예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7.
얽고검고 ㅋ큰  구레나롯 그것조차 길고넙다 쟘지 아닌놈  밤마다 ㅂ에올라

죠고만 구멍에 큰연장 너허두고  흘근할ㅈ ㅎ제ㄴ 애정은 ㅋ니와 태산이 덥누로

ㄴ듯 ㅈ방기소ㄹ에 ㅈ먹던힘이  다쓰이노ㅁ라 아므나 이놈을 ㄷ려다가 백년동주
ㅎ고 영영 아니온들 어ㄴ 개ㄸ년이 ㅅ앗새옴 ㅎ리오 (시조/정병욱 : 1449)
  8.
장진문소리가 더리나더덜컥 나더니 큰ㅇ기  숨소리 결결이 놉하가누나 에헤

히에헤야에헤히에헤야 원앙금침은 둥소슴ㅎ고 아ㅊ니불은 꼽뎡춤출제 량다리 짬
에셔 호란이 니럿다 호병ㄷ 불너다 복쵸를 셰우고 발뒤축에다 흰당기 디리고 반
고수머리에다 파망을 세우고 맛샹졔  불너다 발상을 식혀라 아이고 아이고 너ㄴ
왜우네 나ㄴ 설거셔 울거니와 너ㄴ  엇지ㅎ셔 우네 나ㄴ 부조로 운다 올타 그럿
치 두둥둥 둥ㄱ야 내ㅅ령아 (사설난봉가/정재호 : 1 162)
  9.
우리집 낭군은 돈벌누나 갔는데  삼사오륙촌 내놓고는 내배타러 오게 (아라

/서병하 : 392)
 
위의 사설 가운데  7 8은 성의 행위상황을 묘사하고, 끝을  익살스럽게 마무

리하여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그러나  9에는 남편의 자신에 대한 무관심으
로 갖게 된  불만을 털어내보고자 하는 삶의 현실문맥이 개재되어  있다. 그러므
7 8에서의 성은 즐거움의 대상으로  다루어지고 있지만, 9에서의 성은 생활
의 현실적 문제의식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아라리는 생활의  현실문맥으로 성문제를 대상화하고 있기에 자장르인

엮음아라리의 경우에도 시조, 그리고 잡가 난봉가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
  10.
우리댁에 서방님은  잘났던지 못났던지 깎고깎고 머리깎고  씨구씨구 모재

씨구 입구입구 양복입구 치구치구 각반치구 신구신구 구두신구 돈한짐잔뜩 걸머
지구 서울장안 종로거리루 화투치루 갔는데 상하동 초군님네들 삼사오륙촌 아니
거들랑 내배타루 오게 (아라리/서병하 : 392)
  10
의 엮음아라리는 9의 긴아라리와 그 내용적  핵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10
의 엮음아라리에는 '남편의 부재상황'에 대한 내용에서 9의 긴아라리보다 길게

확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사설이 확장됨에 따라 10의 엮음아라리에는 '남편

의 부재상황'이 희화되어 있다. , 놀이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10의 엮음아
라리는 성관련부분의 사설은  확장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10  엮음아라리의 문
제의식은 본질적으로 9의 긴아라리와 달라지지 않았다.
 
긴아라리는 물론 엮음아라리에도 7, 8과 같이  성의 행위상황을 묘사하는 표현

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그것은 아라리가 시조, 잡가 난봉가와 성의 대상화 시
각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양상이다. 그런데 시조와  잡가 난봉가는
성을 유희적  시각에서 대상화하는 특성을 공유하면서도  서로의 변별적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위에서 예로 든 7의 장형시조와 8  사설난봉가를 통해

서도 이해할 수 있다.
  7
은 중장에서 성의  행위상황을 길게 기술하고, 이어서 종장에서  그러한 대상

과 백년을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데 8  성의 행위상황에 이
어서 갑자기 초상이  난 상황이 장난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익살과  장난은 진지
함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7을 통해서는 상황에 몰입할 수 있지만, 8을 통
해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이러한 차이는  앞에서 예로 든 4  5에서도 거듭
확인된다. 4에서는 우리로  하여금 사설의 전개에 따라 성의  행위상황과 분위기

에 점진적으로 접근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5에서는 장난끼있는 표현으로 인해
우리가 그러한 상황과 분위기에 몰입하기 어렵다
.
 
익살과 장난끼는 사설난봉가의 성소재사설에  나타나는 지배적 속성이다. 사설

난봉가의 사설 8편이  모두 이러한 속성을 드러낸다. 그러나  장형시조의 성소재
사설에는 중간에  익살과 장난끼를 돌출시켜 상황에의  몰입을 차단하는 경우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이것은 장형시조와 사설난봉가가 성소재의  대상화 시각

이 일치하지 않는 것임을 의미한다. 장형시조가  성적 상황에의 몰입을 지향한다
, 사설난봉가는 성적상황 자체를 장난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이러한 점에서
시조와 잡가  난봉가는 성을 유희적으로 대상화하면서도  전자는 도락화의 경향

, 그리고 후자는 희롱화의 경향을 보인다고 하겠다.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성적 소재 대상화의 이러한 차이는 성소재 사설

의 성관련 표현빈도를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우리는  앞에서 표2를 통해 얻은 결
과는 성소재사설의 성관련 표현에 있어 시조가  가장 적극적이며, 아라리는 가장
소극적이었다. 그리고  잡가 난봉가는 두 노래의  중간적 입장에 있었다. 시조는

성을 유희적으로 대상화하되 도락적  경향을 보이기에 성관련표현에 적극적이며
,
또한 성을  중심화제로 삼는 일이  빈번해지게 되고, 아라리는  성을 일상적으로

대상화하기에 성적 상황 자체보다는  성과 관련된 생활적 경험과 정감이 문제가

되며, 그 결과 성관련표현이  크게 요구되지 않았다. 그리고 잡가 난봉가는 시조

와 같이 성을 유희적으로 대상화하기에 성관련표현의  수요는 있으나, 성을 희롱
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성적  상황과 관련표현의 필요성이 시조만한 수준에 이르
지는 않았던 것이다.

  5. 결론
 
우리는 앞에서  성적 소재가 장르마다  다른 시각에서 대상화되고그에 따라
성소재 사설의 양상도 장르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성이

라는 동일한 문제가 장르마다  다르게 수용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장
르의 중심 향수층의 계층적 성격과 향수의 방식이 다른 것과 상관이 있다.
 
시조의 중심  향수층은 사대부이며, 그것은 주로  가객, 또는 기생들의 봉사에

의해 향수된다. 그리고 잡가  난봉가는 도시 서민층이 중심 향수층이며, 이 또한

삼패류 기생, 또는 사계축  등 전문소리꾼들에 의해 향수된다. 그러므로 두 노래

는 향수자와  구연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물론 구연자가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
노래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대부분은 구연자가 향수자를 위해 노래한다. 여기

에 두 노래의  구연공간은 기생과 함께 하는  풍류의 자리이거나 잔치의 자리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라리는 이와 사정이 다르다. 아라리의 중심 향수층은 민중

이며, 이들은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 아라리를 노래한다. 그리고 아라리를 부르는
공간은 산과 들, 그리고 가정의 생활공간이다
.
 
유흥적 공간에서 남을 위해  불려지는 노래와 생활적 공간에서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 부르는 노래는 그  성격이 같을 수 없다. 유흥적 공간  자체가 노래의 성

격을 일정하게 한정할 뿐 아니라,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배려가 필
요하다. 그러나 생활의 공간에서 자족적으로 부르는  노래에는 자신의 문제를 취
향대로 다룰 수  있다. 성이라는 같은 문제가 시조와 잡가  난봉가에서는 유희적
시각에서 대상화되고아라리에서는 일상적  시각에서 대상화되는 이유는  바로

향수의 방식이 이처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
 
성의 대상화 시각의 차이는 세 노래의 향수층이  서로 다른 것도 관계가 있다
.
시조는 지배층의 미의식과  감각에 맞는 고급문화이다. 조선후기에  들면서 중인

들의 성장과 함께  그들의 시조 향수가 점차 두드러지지만, 그들도  경제력과 사
회적 영향력을 가진 존재로서  그 미의식은 대부분 사대부들의 감각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시조는 이처럼 삶에  ㅉ기지 않고 비교적  여유있게 무언가를

즐길 수 있는 존재들에 의해 향수되었다고 하겠다
.
 
잡가는 도시서민 중심의 중간문화라고 했다. , 잡가는 조선후기 도시의 중소

상인, 수공업 종사자근교농업 종사자 등에 의해  향수되는데, 이들은 조선후기
생산성의 향상으로 경제적 여유를  갖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오락과 유흥을 즐길

수 있게 된  존재들이다. 잡가 난봉가는 도시 서민가요의 향수층이  시대가 내려

가면서 상하의 계층으로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등장하여 일제초기에 널리 불려
진 노래이다. 그러므로 잡가 난봉가에는 초기  잡가의 중간문화적 성격에다 대중
문화적 성격이 가미된 노래라고 하겠다.
 
성을 대상화하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아라리의 경향은 각각  문화의 계층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시조의 성에 대한 도락성은 이 장르의  향수층이 무언가

에 보다 진중하게 매달리며 즐길  수 있는 존재들의 고급문화에서 드러날 수 있
는 특징이며, 잡가  난봉가의 희롱성은 유흥과 오락을 즐길 만한  여유는 있으나
가볍고 경쾌한 기분으로 접근하는  존재들의 중간문화에서 드러날 수 있는 특징

이다. 그리고 오락성과  희롱성의 대조적 경향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대표적
인 특징으로 흔히 거론하는 진지함과 가벼움의 대립양상과도 통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아라리는 생활의  대부분을 생산에 매달리며, 여가를  누리기 어려

운 존재들의 민중문화이다. 그래서 민중문화는 일상생활, 또는 노동과 뚜렷이 분
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조, 잡가 난봉가아라리의 성소재 대상화 경향은 각
향수층의 문화적 성격과 맞물려 있다고 하겠다
.
  <
분석대상의 사설
>
  <
시조
>
 
정병욱
: 38, 40,  41, 43, 44, 46, 47, 49,  53, 56, 64, 65, 75, 88, 141,  154, 160,
272, 297, 310,  322, 323, 325, 328,  408, 430, 461, 543,  548, 569, 597, 610,  627,
641, 642, 650,  667, 699, 702, 706,  708, 757, 793, 817,  818, 841, 854, 880,  899,
920, 970, 980, 1099,  1100, 1104, 1109, 1127, 1174, 1186, 1209, 1244,  1245, 1246,
1249, 1260,  1326, 1380, 1383,  1409, 1411, 1442,  1447, 1449,  1459, 1486, 1511,
1512, 1523,  1531, 1611, 1747,  1764, 1774, 1793,  1810, 1812,  1831, 1844, 1845,
1894, 1913,  1914, 1975, 2002,  2032, 2077, 2099,  2123, 2177,  2204, 2223, 2240,
2256, 2321, 2333.
  <
잡가 난봉가
>
 
정재호  : 1-163(연분),  1-163(오르),  1-163(원슈), 3-323(사랑),  3-333(울타
),
4-82(
창파), 4-86(개야), 4-86(노랑), 4-86(령감), 4-87(여보), 4-87(장진), 4-87(

), 4-89(모혀), 4-90(물동).
  <
아라리
>
 
서병하
: 20, 72, 81,  95, 115, 132, 144, 145, 146, 151, 153, 154, 157,  158, 159,
160, 161, 163,  170, 173, 174, 181,  183, 185, 269, 320,  346, 347, 349, 350,  351,
353, 354, 356, 357, 358, 362, 364, 392, 397.
 
강등학
:  234-21, 237-36,  237-37, 239-46,  240-53, 242-10, 243-16,  244-28,
248-54, 249-61, 250-66, 262-15, 268-71.
  *
인명은 해당자료집의 필자편자의 이름이다. 그리고 시조와 아라리의 경우

번호는 해당자료에 붙어  있는 6사설의 고유번호이다. 다만 강등학의  자료는 사

설번호가 조사지역별로 붙어 있어서 고유번호 앞에  면수도 함께 밝히었다. 그리
고 잡가 난봉가 자료의 번호는 권수와 면수를  밝힌 것이며, 괄호에는 사설의 처
2음절을 적은 것이다.

  민요에 나타난 육담의 의식과 세계관 (이 논문은 1995학년도  동아대학교 학술
연구조성비(일반과제)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 류종목(동아대 교수)
  1.
서론

 
육담의 사전적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음담등과 같은 야비하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1:신기철.신용철, 새 우리말  큰 사전, 삼성출판사
,  1984),
음담  같은 야비한  이야기, 품격이  낮은 말(2:이희승국어대사전, 민중서관
,
1976,
이가원.장삼식, 상해 한자대전, 유강출판사, 1973),  꾸밈없이 속되고 투박스

럽게 하는  , 음담 따위와 같은  야비한 이야기(3:한글학회, 우리말 큰  사전,
어문각, 1992), 남녀의 육체적 관계와 관련된 야비하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

(4:조선말대사전, 사회과학출판사,  1992[북한자료]), 남녀간의 색정이나 성생
,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항이나  현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 주로 성에 관한 소
재로 꾸며진  민담이기에 외설담이라고도  한다.(5: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7,
한국정신문화연구원
, 1992)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육담이란 저속한 음담, 남녀가의 색정.성생활과 관

련된 것, 속되고 품격이 낮은  것 등의 속성을 지닌 것으로, 말이나 이야기의 형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녀간의 성, 색정에 관련된 것으로 품격
이 낮은 말이거나 이야기이므로  지순한 사랑, 부부애 같은 것은 제외된다. 그야
말로 성과 색정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대상이  된다. ''이 뜻하는 것은 매우 포
괄적이겠지만 단순한 어휘, 짧은 어구나 문장쯤으로 봄이 좋을 듯하다. 그렇다면
'
'로 된  육담이란 어떤 사건을 설명한다기보다는  단순히 성기 따위를 묘사한

어휘나 어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육담을 편의상 '어휘육

'이라 하자. 이에  비하여 일정한 사건의 줄거리를  지닌 육담도 생각할 수 있
. 그러나 이를 각주  5에서 말하는 것처럼 민담류만으로 볼 수는 없을 듯하다.
'-
'의 의미 속에는 이야기란  뜻과 함께 '농하다'는 의미도 있으므로 이를 민담

과 같은 설화류로만 해석하는 것은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을 지나치게 축소 해
석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성을 빗대어 상말을 하는 욕설 따위, 즉 육담
으로 된 말을 육두문자라 하는데, 이 경우  육두문자는 민담과 가은 장황한 이야
기만을 뜻하지는 않는 것이다.
 
육담이라 할 때의 '-'  육감 <1.육체에 느껴지는 감각, 2.성욕의 실감>,

<남녀간의 교접>, 육욕.육정 <성욕> 등과 같은 용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색정과 관련되는 의미로 보아야 할  듯하다. 그리고 '-'이란 이야기 혹은 농

지거리란 뜻이 있으므로 결국 육담이란 성.색정에  관련된 이야기나 이와 관련된
단순한 농지거리와 같은 것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것

은 어느 쪽이거나 간에  사건 중심으로 된 육담이므로 이러한 육담을 '사건육담'
이라 해 두자
.
 
육담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업적물은 매우  드물다. 간혹 이것을  성관념 혹은

에로티시즘과 관련하여 국문학 전반에 걸쳐 다루거나(6:예컨대, 장덕수느이 '

전문학에 나타난 성[월간문학,  1971.2]', 홍기삼의 '한국문학에 나타난 성관의 
천사[월간문학, 1971.2]'. 장백일의 '한국문학과 성모랄[월간문학, 1971.2]'  1970
년대 초에 월간문학지에서 특집으로 다룬 것들이 있다.) 국문학의 해학성을 취급

하면서 성적 표현에  관하여 부분적으로 다룬 것들이 있을 따름이다민요에 표
현된 육담을 대상으로 연구한  예도 사정은 이와 유사하다. , 육담만을 가지고
해석한 것이 아니라 민요에 표현된  성 관련 표현들을 부분적으로 다루거나(
7:
임동권, 한국국요연구, 선명문화사, 1974, 340-344) 민요에 나타난  해학성을 규

명하는 가운데 성 문제를 언급한 정도가 있을 뿐이다.(8:구연식, 한국민요에 나
타난 해학성  고찰, 동아논총 제15, 동아대학교,  1978, 7-33)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박노준이 발표한 두 편의 논문(9:1.박노준, 사설시조에 나타난 에로

틱한 장면에 대하여, 동대논총 제2, 동덕여자대학,  1971, 27-46, 2.박노준,
요에 나타난 에로티시즘, 동대어문2, 동덕여대 국어국문학회, 1972,  27-41)
육담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으로  사설시조와 민요에 있어서 육담의 성격이 어떠

한가를 어느 정도 밝혀  두고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육담을  육담 그 자체로
서 그것이 갖는 의미를  있는 그대로 밝히려 하기보다는 "모랄리티와 인생의 근
원적인 문제에 뿌리를  박은 성의 묘사"(10:박노준, 각주 9-1,  33)라는 측면,
즉 문학에 있어서의 에로티시즘에 초점을 맞추어서 사설시조와 민요를 해석하려

하였다. 그 결과  이들 장르는 에로티시즘은 없고  에로틱한 묘사만 있는 것,

관능적이고 육감적이며 애욕적인  장면만을 연출하는 너무나 속사적인 것으로만

치부해 버렸다.(11:박노준, 각주 9-1, 35
)
 
육담은 인간이 갖는 가장 원초적인 관심의  외현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인간의

삶을 가장 진솔하게  표현한 것 중의 하나이다. 문학이 추구하는  가치는 진실을

제일로 삼는다문학이 인간 삶의  진실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미 문학 작품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다. 민요는 민중의  삶이 가

장 진솔하게 표현된 문학 작품이다. 그 속에는  민중의 의식이 적충되어 녹아 있
. 육담이 인간이 갖는 가장 원초적인 관심의  외현이고 삶의 진솔한 표현의 하
나라면, 그리고  문학이 추구하는 세계가 진실성이고그 진실성이 민중 공동의
작품인 민요에 나타나 있다면 우리는 민요에 표현된 육담을 통해 민중의 의식과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육담이  표현되어 있는 민요를 일단 육

담개재요(12:'육담요'라는 용어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그렇게 되면  각편 전체
가 육담으로 되어  있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다)라 해 두고,
이들 민요의 화자와 세계, 육담개재요의 사회적  기능 등을 규명함으로써 민요에

나타나 있는 육담의 의식과 세계를 천착해 보고자 한다.

  2. 화자와 세계의 열린 통로
 
문학 작품은 화자를 통해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드러낸다. 육담개재요의 세계
가 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인식하는  작품 속의 주체는 화자이다. 그러므
로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품 속의  화자가 세계를 어떠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는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육담개재요의  화자는 성년 화자와 미성

년 화자로 나눌 수  있다. 성년 화자라 해서 반드시 결혼을  전제로 판단하는 것
은 아니다. 성의식과  신체적 발육이 이미 성년에 이른 청장년  이상이란 개념이
. 성년 화자는 1인칭시점화자와 전지적시점화자, 그리고 시점이 불분명한 화자
가 있다. 일인칭 시점  화자는 남성 화자, 여성 화자 등이 있다전지적 시점 화
자도 요사의 성격상  남성적인 경우와 여성적인 경우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
. 미성년 화자도 일인칭 시점 화자와 전지적 시점 화자로 분류된다.
 
육담개재요의 대강을 파악해 보기 위해 임동권 편 <한국민요집> 6권의 자

료들 중에서 해당 각편의 수를 조사한 결과 모두 245편이  조사되었다.(13:박노
, 각주 9-2, 29쪽에서는 '관능적이고 색감적인  작품이 민요에서는 극히 한정되
어 있다'고 하여 육담개재요의 수가 아주 적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우리 민요
전반을 제대로 검토해 보지  못한 데서 온 오류로 여겨진다) 이 중 성년  화자가

232
, 미성년 화자가 13편으로 성년 화자가 절대 다수이다. 그리고 성년 화자가

등장하는 육담개재요는 거의 사건육담으로  되어 있는 반면 미성년 화자가 등장

하는 각편은 어휘육담으로만 되어 있다. 육담이란  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
는 성인 세계에서 보다 폭넓게 통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결
과이다. 미성년 화자가 인식하는 성은 아주 단편적이고 추상적이며 피상적이다.
 
. 험덕눈은  펏들펏들 사랑눈은 사랑사랑  설 굿은 덩덩  이내옷은 그랑그랑

할미*은 빗죽빗죽 할으방*은 호랑호랑 담고냥은 비릉비릉 <1. 425>(14:임동권
,
한국민요집 1, 집문당, 425쪽을 뜻함. 이하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표시함
.)
 
. 저게가는 저가수나  방구통통 뀌지마라 조개딱딱 벌어진다  저게가는 저머

슴아 방구통통 뀌지마라 불알덜렁 떨어진다 <1. 439>
 
. -ㅎ 다고 붕알이 물길러간-
<1. 448>
 
. 셋채넷채 당구채 불알턱턱 가리채
<3. 746>
 
. 오동통통 요간나야  빵구통통 뀌지마라 내일모래 니시애비  오동장구 둘러

미고 보지젖간 보러간다 <5. 419>
 
. 신통방통 고부랑통  인천 소곰통 서울 오좀통 일본놈 장통  서양놈 우유통

시골 똥통 할아버지 담배통 아주머니 젖통
<5. 455>
 
. 질로질로 가다가 엽전한입 좌았네 ㅈ는엽전  뭐핫고 떡이나하나 사먹지 떡

전에 들어서 먹고나이 친굴세 친우대접 뭐할고 내좃이나 빨아라 <5. 574>
 
이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개 단순히 성기를 묘사한  것들뿐이다. 그것도

성 행위와 관련하여 성기를 묘사한 것이  아니라 ㄱㄴㄷㄹㅂ에서와 같이 단편적
,
피상적으로 그것을 묘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ㅁ은 선을 보게 되는 상황

을 성기의 성숙도를 보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어 미성년 화자의 민요로서는 성을
가장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각편으로 볼 수 있다. 위 각편들  중 화자가 일

인칭 시점인 것은 ㄴㅁㅅ인데남아임이 확실한 것은 ㅅ이고, 내용으로 보아 남
아일 것으로  추측되는 것은 ㅁ이다. ㄴ은 남.녀 화자의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 ㄱㄷㄹㅂ은  전지적 시점의 화자로서 작품 외적 자아가  세계를 단

편적으로 묘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예시하지 않은 자료들도  대개 이
러한 류에 속한다. 이상으로  볼 때 미성년 화자가 인식하고 있는  성은 그에 대
한 호기심은 있으나  세계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지는 못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성교육이 전무하다시피한  전통사회이고 보면 이러한 현상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전통사회  속에서 성이 아동들에게 얼마나  폐쇄적이었던가를 아

울러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육담개재요의 세계는 성년 화자에  대하여 완전히 열려있다. 그리

고 성년 화자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는 보다 구체적이고 주관적이다.
 
. 초경이경 나같은잡놈  삼사오경에 들어와 이담저담 월담하여  연못안 초당

안에 고은낭자 잠든방에 활활벗고 달려들어 없는정도 있는체로 이쓴정도 없는체
로 등도대고 배도대고 코도대고 입도대고 거게도시살적 만지면서 아모리 하여도
네가내 간간이다
<6. 111>
 
. 야심밤중 즈그아들  내한테도 잠자로올직 불길같은 저손길로  연적같은 요

네젖통 왜솔솔 요리솔솔 그것이모두 양에동우 <4. 267>
 
. 여봐라이애야  네내말듣거라 너는어떠한 계집이관데  장부장단지를 새장구

통만여겨 아삭바삭에 다녹여내고 너는어떠한 귀공자관데 사람의요네 열촌관장을
다녹여낸다
<3. 332>
 
이상 ㅇㅈㅊ은 모두  일인칭 시점 화자가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민요이다.

들은 각각 남성 화자(), 여성 화자(), 남녀  화자()가 등장하여 성을 표현하
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남성 화자에 의한 것이 81, 여성 화자에 의한 것
57편이고, 나머지 23편은  남녀 화자가 대화하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일인칭
시점 화자로 된 육담개재요는  모두 161편인 반면 전지적 시점 화자가 등장하는

각편은 56편에 불과하여 일인칭 시점 화자가 등장하는 각편의 3분의 1정도에 지

나지 않는다.
 
. 올려다보니 소라반자 내려다보니  각장장판 엉그렁뎅그렁 놋요강은 여그저

기다 밀처놓고 비단이불  떨처를덮고 원앙잣비개 돋아비고 연방죽에 금붕에놀듯
둥글둥글이 잘도놀때 기집년이  하는말이 밤도깊고 시장한데 뭘로나도 대접할까

<5. 174>
 
이것은 전지적 시점 화자에 의한 각편이다 전지적 시점 화자는 절대적인 입장

에서 극히 객관적으로 세계를  제시하거나 평가한다. ㅋ에서 '올려다보니 - 밀쳐
놓고'는 성행위의 공간을,  '원앙잣비개 - 대접할까'는 성행위의 상황을 제삼자에
게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따위가 그것이다.
 
반면 일인칭 시점 화자는 세계를 스스로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체험한다. ㅇ에

서 남성 화자는  잡놈임을 전제하고 고은 낭자의  잠자는 방에 월담하여 들어간
. 그리고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체험하고, '아모리 하여도 네가 내 간간이다'
럼 그 체험의 인식을 주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민중들이 육담개재요의
작중 화자로서 일인칭 시점 화자를  더 선호한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더

욱 구체화하고자  하는 욕구, 주관화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온 것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어휘육담보다 사건육담 중심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 확인할 수 있다.
 
성년 화자의 경우도  남성 화자가 여성 화자보다 우세하다. 세계에  대하여 남

성들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우세는  압도적인 것은 아니다. 남성 화자만큼은 아니나  여성 화자도

상당히 많다이제 세계를 터 놓고  노래하는데 남녀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인 것이다. 성이란 본디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의

전통 사회는 수백년 동안 남녀 불평등의 가치관을 키워 왔으나 적어도 육담개재

요의 세계에 있어서는  남녀 차별을 발견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제도적으로는
불평등이 있을 수 있으나 원초적 본능의 세계에 있어서는 남녀간의 차별이란 없

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를 묘사하는 방법도 남녀 화자의 사이에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흔히 우리 민요에 있어서  성의 표현은 은폐되어 있거나(15:구연식, 앞의

12-14) 점잖고 소박하게  그려진 것으로(16:박노준, 각주 9-2, 31) 파악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파악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로서 민요에는  엄격한 창
작의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꾸미려 들거나 채색하려는 의도적인 기
술이 존재하지 않고또 기교를 부려서 꾸미고 채색하려 해도  무식한 평민들로
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기 때문이라 하고 있다.(17:박노준각주 9-2, 32)
러나 이것은 민요의  속성을 지나치게 과소 평가한 느낌이 든다민요가 기록문
학에 비하여 단순하고 덜 기교적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도저히 기교를 부릴 수
없고 창작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장의식이란 작가의식이고 그것은  문학성이란 포장 속에 숨어  있는 내용물이다.
민요에는 민중의 의식이  간직되어 있고 그 나름의 문학성을 띠고  있다. 그러므

로 단순하기는 해도 문학성이 결여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점잖고  소박하게 그려진 각편만 있는 것은 아니다성을 아주

노골적으로, 그리고 당당하게 묘사하고 있는 각편도 상당히 많다
.
 
. 일보사 중이 이바람재를 넘어오다니 삼거리  사대붓댁 처자가 옷을곱게 입

고 육모를 재보니 칠보단장에 팔자이마에 구부려놓고 *한번 하자 <1. 468>
 
. 산천에 땅가시는  처녀뒤궁칠 지르는데 이십세기 총각이  처녀하나 못찌르

<2. 689>
 
. 세류같은  가는허리 한아름듬썩  안은후에 보대이고 혀끝빨며  양다릴들고

시북짬 즛띨세 천지지간에 첨난맛이라
<4. 143>
 
ㅌㅍㅎ은 남성 화자가 등장하는 육담개재요이다. ㅌ은  중과 양반 가문의 규수

가 교합하게 되는  과정을 숫자풀이 형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중이  바람재를 넘
어온다는 설정에서 이미 미래의 사건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칠보단장에 팔자
이마의 고운 처자를 구부려 놓고 교합을 한다결코 점잖고 소박한 표현이 아니

. 중과 양반가 처자의 만남이 그렇고  교합의 자세가 그렇다. ㅌ도 마찬가지다.
산천의 땅가시가 처녀의 궁둥일 찌르는데 20세기 현대의 총각이 그까짓 처녀 하

나와 교합할 수 없으랴는  뜻이다. 말하자면 말도 못하는 미물, 산천에 지천으로
야생하는 보잘 것 없는 땅가시도 처녀를 찌를  수 있는데, 모든 것이 개방적이고

현대화된 20세기 오늘날, 만물의 영장인 총각이 처녀와  교합하는 게 뭐 그리 대

수이겠는가란 주장이다. 성에  대한 태도가 너무나 당당하다. 회피하거나 부끄러
워할 대상이 아니다. 윤리나 도덕도 없다ㅎ은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자의 허리를 감고 포옹을 한  후 얼굴을 부비며 입맞춤을 하는 이른바 전희과

정을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교합의  장면도 '양다릴들고 시북짬 즛띨
'라 하여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교합을 '천지
지간에 첨난맛이라하여 성희의 재미까지 노래하고  있다. 결코 점잖고 소박한
표현이 아니다
.
 
이와 같은 형편은 여성 화자가 등장하는 육담개재요라 해서 다를 것이 없다
.
 
. 앞남산의 딱다구리는 생구멍도  뚫는데 우리집의 저멍텅구리는 뚫어진구멍

도 못뚫네 <2. 711>
 
. 바람은 손이없어도 만수장림을  뒤흔드는데 우리님은 양손목이 완전하지만

이내전신을 어루만질줄 왜 모른단말가
<6. 190>
 
. 아저씨는 코가커서 언니는 좋겠네
<2. 472>
 
. 나갔던 낭군이 오실랴는지 잠자던 보지가 함피염하누나
<6. 143>
 
. 요내다리 박속다리  임의다리 검정다리 초저녁에 갱긴다리  날이새도 안풀

리네 <2. 474>
 
. 돈닷돈 바라고 보리밭에 들어갔더니 물명지 단속것 다젖었네
<6. 60>
 
-ㅛ는 모두 여성 화자가  성을 직접적,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들이다
.
ㅏ의 화자는 남편의  성적 무능을 원망하고, 나아가 성에 대한  갈망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적극성은  ㅑ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적

극성은 ㅓ에서처럼 코로 상징되는  성기를 ㅕ에서와 같이 여성이 수용하려는 강
한 의지를 보이는 과정을  통해 더욱 확연히 읽을 수 있다그러한 의지는 결국
ㅗ와 같은 성행위로 가시화되거나  나아가 ㅛ에서처럼 아예 성 자체를 상품화하

는 데까지 가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우리 민요에는 본격적인  육담이 질펀하다. 그것도 사건

육담으로, 성의  적나라한 묘사가 판을 친다이러한 류의 육담개재요의 화자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등장한다. 성이란  어느 한 쪽의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임을  작품 내적 화자를 통해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 성은

닫혀진 세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세계다시 말하면 윤리, 도덕  등 제도라는

문 안에 닫혀진 세계이지만, 민요 속의 성은  남녀 모두에게 완전히 열려진 세계

이다. 그래서 그것은  어느 방향에서든 교통할 수 있는 통로로서  체면, 염치,
, 도덕을 초월한 곳에  있다. 민요에 있어 성은 열린 통로의 저  쪽에 있다.
래서 화자는  언제든지 통로 저 쪽의  세계에 마음만 먹으면 접근할  수도 있다.
성은 일상 속에서는  담론의 문이 닫혀 있다. 필요한 상황에서만  열리는 특수한

문이다. 그러나 민요 속의 성은  담론의 문이 완전히 열려 있다. 성에 관하여 아

무리 심하게 묘사된  담론이라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민요에
있어 성은 자유의 세계이다.

  3. 자위적 기능의 강화 수단
 
육담개재요는 단순히 "외설적인 요소와 병적인 섹스의 타락뿐인 것"(18:박노
, 각주 9-2,  29)으로 "미숙의 에로티시즘"(19:박노준, 각주 9-2,  41)이란
의미밖에 없을까? 우리는 그  존재 의미를 그와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 가고자

하는 것이다
.
 
조선조 사회는 성의 통로가 폐쇄된 사회였다. 그래서 재가를  금하고(20:명금

혼재가 기재가인자손 물허원관부거  <증보문헌비고 예고>) 지친 이외의  친척들
까지도 상종하기를  꺼리는 내외법이 일반화되어  있었다.(21:원자금문무양반부
녀 제부모친제자매친백숙구첩외 불허상왕 이정풍속 <이조실록 태종  8년조>)
동안 학계에서는 유교문화 속의 경색된 성에만 주목하다 보니 성을 과감하게 표

현하는 것 자체를 체재에  대한 일종의 반항의식으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어
왔다.(22:박노준은 각주 9-1에서  사설시조 가운데 에로틱한 내용은 무능한 양

반의 기만성과 허위성에 항거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다고려 이전까
지만 하여도 성은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었던 것 같다.(23:고려속가 중
이른바 남녀상열지사라 하는 쌍화점, 만전춘, 이상곡 등은 성을 암시적으로 표현

한 것들이다. 사리부재를 전제로 하고서도 궁중  악곡으로 사용했던 이들 시가가
이 정도의 내용이었다면 민중들의  일상적 노래속에는 훨씬 더 노골적인 내용이

있었을 것으로 추단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조선조에서도 비록  은밀한 가운데 이

루어진 것이기는 해도 상충사회를 중심으로 춘화가  유행하고,(24: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12,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2,  381) 성기 숭배의식이 꾸준히 이어
져 내려왔음을 여러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다.(25:민간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와 궁중에서도 부군당과 관련하여  목제남근을 당사 안에 걸었다는 사실이 오주
연문장전산고와 지봉류설 등에  실려 있다) 그러므로 육담개재요의 존재  의미도
그것이 가창되던 사회의 정치적, 윤리적 체재  안에서만 해석하려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근원적인 데서부터 모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을 전승시

켜 온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그것이 무엇  때문에 가창될 수 있었던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민요의 효용성과 관련하여 접근해  가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일

듯하다
.
 
민요는 생활상의 필요성에서  창자가 스스로 즐기는 노래이다민요의 대부분

은 일정한 생활상의 필요성 때문에 존재한다민요는 창자 스스로의 필요성에서
부르고 창자가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 부른다. 이처럼 민요는 그  나름의 자족성

을 지니고 일정한  효용적 가치를 발휘하는데, 그것을 흔히 기능의  유무로 파악
하기도 한다. 민요의  기능에는 구허적 기능, 자위적  기능, 제의적 기능, 주지적
기능 등이 있다.(26:유종목, 민요의 구연방식과 기능의 상관, 민요와 민중의 삶
,
한국역사민속학회, 1994, 39) 자위적 기능이란 민요를 가창함으로써  가창 주체

작 위로를 받고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즉 민요는 그것을
가창하는 동안 노동의 괴로움이나 현실적 고뇌 등을 씻어 내는 일종의 카타르시

스 내지 자기 도취적 기능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27:유종목위의 글, 39
쪽에서 '함께 목도소리를 부르면서 무거운 통나무를  운반하면 흥에 겨워 힘드는

줄 모르고 일을  하게 되지만 일이 끝난 뒤에야  어깨가 벗겨져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라 하여  자기 도취가 어느 정도까지  이를 수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자위적 기능이라 하는 것이다
.
 
민요는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그것을 가창함으로써 이미 스스로 그 흥취에 빠

져들게 마련이다. 그 재미의 심도는 민요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나 대개는 가
락에서 오는 리듬감과  요사의 내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보아진다각주 27
에서 예를 든 목도소리의  경우는 요사의 내용에 의한 흥취라기보다 3박자로 맞

아떨어지는 리듬감으로부터 오늘 흥취로 봄이 옳을 듯하다.
 
그러나 육담개재요를  가창하는 경우는 리듬감에서 오는  재미 이외에 육담을

거침없이 표현해 놓은 요사를 통해 흥취를 느끼는 또 다른 일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성은 인간에게  영원한 관심사이자 흥미꺼리이다. 그래서 육담은 우스개의

주요한 소재가 되어  왔다. 오늘날까지도 육담을 소재로 한 각종의  우스개가 인

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18세기 이
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야담류에 육담을 소재로 한 골계담(28:특히 어면순
평한화골계담, 파수록고금소총 등에 이런  내용들이 많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입장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가장 비극적인

장면에서조차 해학과 골계로써 그것을 차단함으로써 비극을 비극 이상의 가치로

승화시킬 줄 아는 민족이다.(29:장덕순 외구비문학개설, 일조각, 1973, 110
)
그러므로 고소설, 고시가, 판소리, 무가, 설화, 가면극 등 어떠한 장르에서도 골계

미와 해학미가 넘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러한 현상은 민요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그것이 은폐된  성을 노

골화시켜 표현했을 때민중은 생활과 윤리적 속박으로부터 해방되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인간 본성의  원형 그대로를 거짓 없이 드러내

는 진솔성을 확보함으로써 문학이  추구하는 진실의 세계에도 접근하고 있는 것
이다. 놀거나 일을 할  때 민중은 육담개재요를 부르며 한바탕 웃을  수 있고 그
속에서 재미와 함께 일의  피로까지도 가시게 할 수 있는 것이다이와 같이 육

담개재요는 골계의  한 소재로서 자위적 기능을  강화하는 효용성을 발휘하기도
하는 것이다.

  4. 기풍을 위한 주언성
 
성은 사회 문화적으로 볼 때  육체적 결합이나 인간 본능의 기본적 욕구를 충
족시켜 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한  이후 그
숫자가 차츰  불어나면서 식량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채취나 유목

경제 시대를 지나 농경 중심의  사회에 접어들면서 농사의 풍흉은 곧 생존 문제

와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30:강용권, 한국의 기우풍속에 관한  연구,
동아대학교 석당논총 제6, 1981, 7) 실제로 기근이 들면  자녀를 팔아서 삶을

이어가거나(31:추동민기 매자녀 <삼국사기  4 신라본기 제4 진평왕 7년조
>)
심지어 그 자식을 먹는 자와 인육을 먹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32:

렬왕 13 3월 전라도기 인혹유식기자자 ...... 공민왕 9 4월 경상전라도 기사자
과반 기도로자 불가승수 ......  10 3월 용주기 인상식 <고려사지 권제9>) 이와
같은 상황 아래서 농사의 풍작을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수

밖에 없었다.
 
성은 일찍부터  생산과 번식의 상징적  의미로 해석되어 왔다성행위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거나 번식이 이루어지는 데서 성은 곧 생산과 번식이라는 유사

주술의 의미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청동기 시대의 암각화로  보이는 울산시
반구대의 암각화 가운데는 남성이  성기를 드러내고 있는 그림이 보이는데 이는

곧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이로 보아 한반도에서 성을 기풍

의 주술적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상당히 오래  된 문화 전승의 하나라 여겨진다.
우리의 민속 가운데 성과 관련되는  것으로 기풍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들을 찾

자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배를 처음 건조할  때 처녀와 총각이
남몰래 배에서 교합을 하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든지,(33:유종목, 부산지방의 어

로속신고, 민속문화 제1,  1978, 90) 줄다리기에서 암줄  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든지, 가면극이나 굿놀이에서  성행위를 연출하는 것은 결국  풍년을 기원하

는 의미라든지 하는 것은 몇몇 사례에 불과한 것들이다.
 
민요에도 성과 관계되는 내용이 많다. 특히  모심기소리와 같은 일소리에 육담

개재요가 많다. 앞서 조사된 민요 중 성년  화자로 된 각편이 모두 232편인데 이
중 일소리는 81편이다.  81편의 일소리 가운데 모심기소리가  58편이나 조사되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소리 가운데도  특히 모심기소리에 육담개재요가
많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모심기는 생산이  수반되는 작업이며, 남성 혹은 남녀

혼성의 작업이고, ()에서 모를 꽂는 작업이다.   때 젊은 여자들은 밥을 해

다 나른다. 이 모든 것이 성을 연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와 같이 장소,
장 인물, 그리고  작업 내용이나 환경 등에 따른 개연성으로  인해서 모심기소리
속에 육담개재요가 많을 수 있다.(34:유종목, 민요에 표현된 부녀컴플렉스와 남

매컴플렉스, 송랑 구연식박사 화갑기념논총, 1985, 575)
 
그러나 이러한 것만으로  그 논리적 타당성을 획득할 수는 없을  듯하다. 오히

려 우리는 앞에서 누누이 전제한  기풍과 관련하여 그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싶은
것이다. 달밤에 밭에서 나경을 행하는 것, 줄다리기를 하는 것, 돌뜨기 <가수>

하는 것신조선에서 성행위를 하는 것  등은 행위주술에 의한 기풍이라  할 수

있다면 논에서 모를 심으면서 걸죽한  육담으로 소리를 하는 것은 성 관련 언어

주술(35:우리 조상들은 말에는 영력이 있어서 여러 가지 목적을 실현하려는 마
음의 의지가 언어를 매개체로  하여 실현되고 생성된다고 믿었던 것이니 이른바
언령숭배사상이 그것이다. 이러한 언령사상은 단군신화, 무가, 처용가, 귀하가,

  등에도 나타나  있다. <민속학회한국민속학의 이해문학아카데미,  1994,
471-477
쪽 참조>)을 통해 풍작을 비는 것이라 해석하여 무리가 없을 듯하다.

제로 모심기소리의 요사 가운데는  다음과 같이 성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묘사
한 것이 상당수 있다.
 
여게도꽂고 저게도꽂고 쥔네양반  크게꽂고 꽂기상 꽂지마는 음산이져서 안된

다카더마는(36:정상박.유종목한국구비문학대계 8-7,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3,
660
)
 
한편, 이와는 달리 민요를 통해 수확의 풍성함을  은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

는 요사도 더러 보인다.
 
유자캉금자캉 의논이좋아 한꼭다리 둘셋여네 처녀캉총각캉 의논이좋아 한벼개

에 둘이잔다(37:정상박.유종목, 위의 책, 192)
 
이와 같이 육담이 개재된  민요는 모심기소리뿐만 아니라 각종의 어로요나 토

목요에도 더러 보이는데 대개 생산과 관련되는  일소리에 해당한다. 물론 일소리
속의 욕담개재요가 전적으로 기풍적 의미 속에서만 가창되어 왔다고 볼 수는 없

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가창자 자신은 그러한  의식이 거의 없는 가운데 막연히
흥미로만 불러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사가 창작되고 가창되어  온 바탕

에는 성과 생산을 류감시키는 문화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단되는 것이다.

  5. 성적 호기심의 외현
 
그러면 과연 육담개재요의 사회적  기능이 자위적 기능의 강화와 기풍을 위한
주술성에서만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은 성을 통해서 가정을 이루며 종족을

번성시킨다. 그리고  성행위를 통해 인간 본능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
이러한 입장에서 인간을  '성적 인간'이라 표현하여 무리가  없을 듯하다. 사회적

개념으로서의 성생활은 노동에 따른 심신의 피로를 덜어 주고 휴식의 시간을 가
지게 하는 생체 리듬의 촉진제  구실을 해 주며 부부 결합의 매개체로서의 기능
을 한다. 남녀의 성적 결합은 인간 사회를 지속시키는 고리의 구실을 하며, 따라
서 성욕은 식욕과 더불어 인간 본능의 양대 산맥의  하나이다.(38: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12, 379)
 
성이란 이런 속성을  가진 것이므로 남녀가 서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맹자에  '부대부모지명매비지언 찬혈극상규 유장상종즉 부

모국인개천지'라 하여 부모의  명이나 매파의 중매 없이 남녀가  담이나 문에 구
멍을 뚫고 서로 남몰래 보는  것을 천히 여겼다고 하였지만 이는 너무나 당연하
고 자연스러운 관심의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의 내외법이 지엄했던 조선
조 사회에서도 어우동과 같은  음녀가 등장하여사회 기강을 어지럽힐 수도 있었
던 것이다.(39:용제총화 제5) 종교계에서도 각 종파마다  엄격한 계율로 혼잡
한 성을 경계하고 있으나 각종 성범죄가 끊일 줄 모르게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
일 것이다.
 
성이란 이처럼 남녀간에  일어나는, 그야말로 본능적 본성이기  때문에 인간이

이루어 놓은 사회와 문화 속에 여러 양상으로 그것이 표현되어 온 것 또한 너무

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육담개재요도 이런  남녀간의 성적 호기심이 민요
란 형식을 통해 드러난 것으로 보아 무리가 없을 듯하다.
 
. 서방님 오시까봐  빨개벗고 자다가 문풍지 바람에 설사가 났네  산천에 머

루는 홍고래망고래 하는데 언제나나는 님을만나 홍고래망고래 할거나 <2. 721>
 
. 샛별같은 놋요강을  유자이불 피뜨리고 잣비갤랑 돋우놓고  전반같은 팔을

비고 분통같은 젖을쥐고 연지같은 서를물고 돌아눕기 어려버요 <2. 190>
 
ㅜ는 여성 화자의 소리요 ㅠ는 남성 화자의  소리이다.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

심을 여과 없이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순수한  충동과 본능을 있는 그대로 표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경한 맛 그대로이다우회적인 방법이나 상징적인 수단보다
는 사실을  그대로 직핍하고 있다고급스런 수식과 철학적  사유의 당의정으로
포장하지 않은  순수 그대로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진솔성이 있고, 거기서

민중 생활 의식이 한 단면을 사실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다.

  6. 결론
 
육담이란 저속한 음담남녀간의 색정.성생활과 관련된 것, 속되고  품격이 낮
은 것 등의  속성을 지닌 것으로, 말이나  이야기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
'이 뜻하는 으미는  매우 포괄적이겠지만 여기서는 단순한  어휘, 짧은 어구나

문장 정도의  의미로서, 이러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육담을 어휘육담이라 한다
.
한편 이야기의 형식으로 된 것, 즉 성.색정에 관련된 이야기나 이와 관련된 단순

한 농지거리와 같은 것을 사건육담이라 한다. 국문학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 육
담들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민요는 민중들의  삶이 가장 진솔하게 표현된 것이
므로 우리는 민요를 통해 성과 관련된 민중의 의식과 세계관을 들여다 볼 수 있
.
 
육담이 표현되어 있는 민요를 육담개재요라  할 때 그 화자는 성년 화자와 미

성년 화자로 나눌 수  있고 성년 화자는 일인칭 시점 화자와  전지적 시점 화자,
그리고 시점이 분명치 않은 화자가  있다. 이 중 성년 화자가 절대 다수인데,

년 화자가 등장하는 육담개재요는 거의 사건육담으로 되어 있는 반면 미성년 화
자가 등장하는 각편은  어휘육담으로만 되어 있다. 이는 육담 자체가  성을 구체
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성인의  세게에서 통용되는 것이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
. 또 미성년  화자가 인식하는 성은 아주 단편적이고 추상적이라는  사실이 육
담개재요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미성년  화자가 인식하고 있는  성은 호기심에
비하여 세계에 대한 인식도가 너무 낮기 때문일 것이다
.
 
이에 비하여 육담개재요의 세계는 성년 화자에  대하여 완전히 열려있다. 그리

고 성년 화자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는 보다 구체적이고 주관적이다성년 화자
의 경우 일인칭  시점 화자에 의한 육담개재요가  전지적 시점 화자가 등장하는
각편에 비하여 약 3배 가량 많다이처럼 민중들이 육담개재요의 작중 화자로서

일인칭 시점 화자를 더 선호한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더욱 구체화하고자

하는 욕구, 주관화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온  것이라 여겨진다. 한편, 전지적 시점

화자는 육담을 통해 세계를 제시하거나 평가하는 반면 일인칭 시점 화자는 세계

를 스스로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체험한다.
 
일반적으로 육담개재요의 화자는 남성 화자가 여성 화자보다 숫적으로 우세하

. 그러나 그 우세는 압도적인  것은 아니다. 세계를 터 놓고 노래하는 데 남녀
의 차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성이란 어느 한  편의 일방통행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  사회는 수백 년 동안  남녀 불평등의

가치관을 키워왔으나 육담개재요의 세계에  있어서는 남녀 차별을 발견할 수 없

. 세게를 묘사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남녀 화자의 사이에 별다른  차이를 발견
할 수 없다즉 아주 노골적이고,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남녀
화자 어느 쪽이나 성을 회피하거나 부끄러워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윤리

나 도덕과 같은 겉치레도 던져 버렸다.
 
현실 속에서 성은 닫혀진 세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세계, 다시 말하면 윤리
.
도덕 등  제도라는 문 안에 닫혀진  세계이지만, 민요 속의 성은  남녀 모두에게

완전히 열려진  세계이다. 그곳은  체면.염치.윤리.도덕을 초월한 곳이다민요에

있어 성은 열린 통로의 저 쪽에 있다. 그래서  화자는 통로 저 쪽의 세계에 마음

만 먹으면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다. 성은 일상 속에서는 담론의  문이 닫혀 있
. 필요한 상황에서만 열리는 특수한 문이다. 그러나 민요 속의 성은 담론의 문
이 완전히 열려  있다. 성에 관하여 아무리 심하게 묘사된  담론이라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민요에 있어 성은 자유의 세계이다
.
 
이처럼 육담개재요의 화자가 성을 자유롭게 구가하는 근저에는 어떠한 사회의

, 세계관이 작용하고 있을까. 성은  인간에게 영원한 관심사이자 흥미꺼리이다.
그런데 그것이 윤리적사회적 규범으로 인해 은폐되어 오다가 민요를  통해 적

나라하게 폭발될 때 민중들은  생활과 윤리적 속박으로부터 해방되는 쾌감을 느
낄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그것은 인간 본성의 원형 그대로를  거짓 없이 드러
내는 진솔성을  확보함으로써 문학이 추구하는 진실의  세계에도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육담개재요는 골계의 한 소재로서  자위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은 일찍부터 생산과 번식의 상징적 의미로  이용되어 왔다. 육담개재요를 일

의 현장에서  가창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본다특히 모심기소리와
같은 일소리에 육담개재요가 많다. 모심기는 생산이 수반되는 작업이며, 남성 혹

은 남녀 혼성의 작업이고, 논에서  모를 꽂는 작업이다. 이 때 젊은 여자들은 밥
을 해다 나른다. 이 모든 것이  성을 연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와 같이 장
, 등장 인물, 그리고 작업 내용이나 환경 등에 따른 성연상으로 인해서 모심기
소리속에 육담개재요가 많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로요에서도 나타나는데,
이처럼 생산과 관련되는 일을 할 때 걸죽한 육담으로 소리를 하는 것은 성 관련

언어주술을 통해 풍요를 비는 것으로 해석된다
.
 
성욕은 식욕과 더불어  인간 본능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인

간을 '성적 인간'이라 표현할 수도 잇을  것이다. 성이란 이처럼 남녀간에 일어나
, 그야말로 본능적 본성이기 때문에 인간이 이루어  놓은 사회와 문화 속에 여
러 양상으로 표현되어 온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육담개재요도 이러
한 성적 호기심이 민요란 형식을  통해 표현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
.
 
이상에서 살펴본 바대로 육담개재요는  민중이 생활 속에서 느끼고 있는 성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솔한  면모를 파악할 수 있다. 그것은

외견상 저속하기는 해도  규범적 세계 저편에서 성의 자유를 구가하고그를 통

해 스스로 위안할  수 있는 장치로서 순기능하고 있다. 아울러  일의 현장에서는
풍요를 기원하는 언어주술로서, 가식 없는 호기심의  발로로서 민중 생활 깊숙히

영향을 끼쳐 왔던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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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담과 상말에 나타난 성의 세계관 (김선풍 - 중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