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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엽기 재판 4편 - 에이전트 휘 (자문료 - Consulting Fee )

지식창고지기 2009. 12. 7. 10:20

M 변호사와  최 상무가 제다에 도착 한 것은  첫 번째 히어링( 사실심리 )을  사흘 앞 둔
한 밤 중이었다. 이 지역에 도착하는 국제선은 대부분 한 밤 중이다. 그때만 해도 국제선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중동을 최종 목적지로 하는 국제선은  드믈었다.  출발지와 종착지는
항상  미주지역,  유롭지역, 아시아 지역 되었다.

 

국제선의 출발시간과 도착 시간은  출발지와 도착지의  편리한 시간을 기준으로 편성
된다. 따라서 중간 기착지인  간이역의 출발 도착 시간은 한 밤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동 국가들이  아직 국제선을 운영 할 수준에 미치지 못 한 연유도 있으나 중동의 승객
수가 충분치 못 했던 것이다.  테헤란, 베이루트, 다란, 리야드, 제다 등 중동 지역 국제
공항은  아시아와 유롭을 있는 중간 간이역 역할만 할 뿐이다.

 

두 사람을 호텔에 투숙 시키고 숙소에 돌아오니 새벽 2시다. 늦은 시간인데도  의식은
또렸하다. 이런 생활은 오랜 기간 단련 되어 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해법을 가지고 있다
.
잠은 항상 부족하다. 하루 6시간만 잘 수 있으면 숙면이다. 그러나 그 6시간을 만들어 낼
재주가 없는 것이다.  부족한  수면을  보충 하기 위하여는  틈틈히  10분 단잠을 취 하는
것이다. 10 분 단잠은 평소 부단한 노력 끝에 이루어 낸 정 부장만의 비법이다.훈련이 아주
잘 되어 있다.  자기최면을 걸면,  하나, 둘, 셋, 일곱을 세기전에  코골이를 시작한다.
10 초도 않 걸린다.  차 안에서나 의자에서나  여유만 생기면 수시로 가능 하다.   특히  
중식 후  15 분  단잠은 부족한 수면 부족을 충분히 충족 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활력을 
재생한다.
 

다음 날 아침,  호텔 식당에서 세사람이 마주 앉았다
.
"  정 부장!, 불러 줘서 고맙긴 한데, 좀 더 기쁜일로 불러 줄 순 없나? 이런 골치 아픈 일 말고,."

 

최 상무의 짖구준 농담이 슬슬 시작 된다.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좀처럼 고민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부하들에게도 항상 부드러워  인기가 높다. 최 상무의 말은 매우 함축성 있는 이야기다.

 

불러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는 왕 회장으로 부터 격리되어 한 동안 스트레스 받을 일 없어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고,  좀  더 기쁜  일이란  국제 입찰에  성공하여  계약서에 회사를

대표하여 서명을 하는 일이다. 잘  만 하면 일간지에 사진과 함께 기사가 뜰 수 있기  때문아다.

 

" 알라 신께서 두 분을 특별히 초청 했는데,  감사 해야지요. 축복 받을 겁니다.  인 샬라! "


정 부장도 지지 않고 응수 한다.

 

부페식이 진행 되는 동안  정부장이 압둘 변호사의 근황과  그 동안 조사한 자료들을  설명했다
최상무의 사건 내용이 이어졌다. H 건설사는 1975년부터 중동 진출을 시도 해 왔다. 그러나
응 하는 국제 입찰마다 번번히 실패했다. 최 저가 응찰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
H 건설사가 중동지역에서는 인맥의 뒷받침 없이는  성공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세번의 국제 입찰에 실패 한 후였다. 그 동안 수차례 왕가와 친분이 있다는 명목으로 
접근 해 오는  현지인들이  빈번했으나  왕 회장은  단호이 거절하고,  발주처와의 긴밀한
유대  관계만을 고집 해  왔었다.  잇다른  실패에 왕 회장도 충격을 받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진출  해  있는 유롭  일본  업체들도  한결같이  왕가의  자손들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끈질기게 오퍼를 던저오는 현지인들 중  최종적으로 선택한  인물이 사우디 왕가의
열한번째 왕자인 S 왕자였다.  S 왕자가 선택 되기까지는 제다는 물론, 리야드 , 알코바,
담맘등 현지 지사 뿐만 아니라 런던 지사의 뒷 조사와 확인 작업이 뒤 따랐다.

 

사우디 왕가의 계보는 매우 복잡하다. 이슬람교에서는 일부 다처제다. 한 남성이 정부인을
4명까지  거느릴 수 있다. 더구나 중동 국가에서는 다산을 미덕으로 안다. 다산을 하다보니
아버지도 자기 아들이 몇 명인지 파악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사우디 왕가의 왕자는 50 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왕자들의  권력 서열은  탄생 순번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열 한번째  왕자가  왕자중  가장
활동적이고   파워풀  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열 한번째   왕자를  H  건설사의   후견인
( 에이전트 )으로  채택 한 것은 1976년도  중반을 갓 넘어 설 때 였다.

 

"  D 부처에서 발주하는 공사 중,  후견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공사 수주에 성공하는 경우,
   H 건설은  후견인에게 계약금액의 X %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문료(Consulting fee )로
   지불한다. .....계약 당사자간 분쟁이 발생 할 경우, 일차 우호적( amicably )으로 해결하며
   우호적인 해결이 불가능 할 경우, 국제 상공 회의소(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 ICC )에 제소하여  동  법규에 따라 해결 한다.)

 

이것이  에이전트 계약의 요체다. 물론 계약서는 영문으로 작성 되었다. 계약 당시 양측 일류
변호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것이다. 서울에서 체결 된 이 계약서는  외부에 공개 되지
않는다는 비밀 보장 조항도 명시되어 있다.

 

그 후 H 건설은 2 년 여 동안  여섯 건의 억불 단위의 신규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후견인의
도움으로 수주한 공사는 두 건에 불과 했다. 그나마 다른 후견인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 한 후,  왕자의 활약은  첫  두 공사  수주 할 때만  적극적이었고,  그 후
세번째 공사부터는 활동이 둔 해 졌다. 아니 전혀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막상 필요한 때
도움을 요청 하면 본인은 사우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런던에서 미녀들과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주위에는 항상 유롭계 미녀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왕자의 활동이 둔화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왕 회장의 오판에도 책임이 있었다. 수주한 첫 번째 

공사에 대해서 계약서에 명시 된 자문료 지불을  지연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계약 서명은

하였으나, 1000 만불      이상 되는  자문료를  막상  지불 한다고 생각하니 공 돈 주는  것처럼 

아까웠던 것이다. 당시의 1000 만 불은 엄청나게 큰 금액이었다. 2 - 3 년 전 재무부의 고위 

인사가 유롭 금융시장에서 일억 불  재정차관을  얻으려고  2 개월을   헤메었으나 실패 한 적이

있다. 그 금액의 10 %에 해당하는 금액이 아무  대가없이    공 돈 처럼 나가는 것이다. 

마음이 쓸 수 밖에 없다.

 

"  세상에 100 억원  짜리 커미션이 어디 있담 ! "

 

임원 회의에서 재무 담당 부사장이  자문료 1000 만 불에 대한 지불문제를 제기하자, 

왕 회장이 간단히 고개를  외로  꺽으며  보인 반응이다. 그리고 다시는 자문료에 대해서

거론되지 않도록 일체의 함구령을 내렸다.

 

왕자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는,  그 후  왕자의  도움없이 수주한 공사를 포함한  총 11 건에  

대하여 일억 이천만 불의 손해 배상을 청구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