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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엽기 재판 ( 3 편 ) - 변호사 선임

지식창고지기 2009. 12. 7. 10:19

  세기의  엽기 재판  ( 3 편 ) - 변호사 선임

 

 

오후 2시경,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M 변호사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  정부장께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뭣 좀 조사 된 것이 있읍니까? "

(이양반이 쫒기고 있구나!  분명히 이틀의 시간을 약속 했는데, 한나절도
않되어 독촉을 하다니!  그 사이  왕 회장에게 추궁을 당 한 걸까? )
 
그러나 내색을 할  수는 없다. 이미 한 배를 탄 것이다. M 변호사가  추궁을  당하면
곧 정부장에게도 불똥이 튀게 된다. " 의명 " 지시 사항에  관한 한, 한 줌의 소홀 함도
없어야 한다. 언제나 준비 된 상태라야 한다.

 

"  예 !, 여섯 사람의 변호사를 선발해서 한 사람씩 방문 면담을 하고 있읍니다.
  곧 좋은 변호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께서 이곳에 도착해서
  결정만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 아 ! 됐어요, 정부장께서 그 중 두 사람만 추려서 인적 사항과 소송 경력을
  알려 주면 본인들과 직접 통화를 해 보겠읍니다. 다른 건 없읍니까? "

 

" 알고보니 이사람들이 좀 황당한 구석이 있어요,  민법, 형법이 있는게 아니라
  무하마드  이래,  전통적인 판례에 의해서 판결을  하는 종교 재판이랍니다. "

 

"  음,  . . . . . . . "  가는 신음 소리만 들린다. ( 너무 충격을 주었나? )
" 변호사님! , 듣고 계십니까? "

" 예, 듣고 있어요 !  그거, 첫번째 출두 할 날자를 좀 누출 수 없나요 ? "
" 예, 알아 보지요, 가능 하다면 얼마 동안이나 누출가요? "
" 길 수록 좋지요! "

 

두사람씩이나 선발 할 필요도 없었다.  압둘 자히드  변호사는 사십대 초반으로
에집트 카이로에서 이스람믹 종교 철학과 이스람 법인 " 샤리아 " 를  전공한
품위 있는 변호사다. 그는 변호사로 전직하기 전  젊은 나이에 외무부 국장까지
지낸 경력이 있는 저명 인사다.  변호사로서의 화려한 실적은 없으나 성실하고
신뢰감이 가는 변호사다. 성실성과 신뢰감은 변호사 선임의 첫 번째 충족 요건이다.
가식이 있거나 요령이 보이는 변호사라면  불리한 입장에서 오히려 발목이 잡히는
수가 있다. 하물며 국적이 다른 사람들끼리의 송사 인 것이다. 이국인의 입장은
언제든지 불리 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 만난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수임료 등 조건에 합의 한 후 그를 담당  
변호사로 선임 했다. M 변호사도  정부장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실 변호사 압둘 자히드를 만난 것은 정부장 뿐만 아니라  H 건설사로서도
엄청 난 행운이었다.  알라 신의 계시임에 틀림 없다.

 

 "  안에서 노력한자 하나님은 그들을 그 분의 길로 인도하리니 의로움으로 행하는
   그들과 함께 하시니라           성 코란 29:69  "

 

이제 믿을 것이란  알라 신 밖에 없다.  개종을 하고 하루 다섯 번의 예배를 해야  할까?
다섯 번의 예배란 무스림들이 사우디 성지인 메카를 향하여  하루 다섯 번 절을 하는
예식이다.
.
다섯 번의 예배란   파즈르  :  새벽에서 일출 사이
                            주흐르  :  정오와  오후 중반 사이
                            아쓰르  :  오후 중반과  일몰 사이
                            마그립  :  일몰 직 후
                            이   샤  :  밤 중에서 새벽 사이

 

이 고난을 극복 할 수만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개종 할 텐데.  . . 불교에서 이스람교로.!

 

담당 변호사로 선임 한 후, 정부장과  압둘 변호사는  서로 상대방의 사무실을 오가며
하루 한 두 차례씩 면담을 했다. 정 부장쪽에서 궁굼한  것이 있으면,  변호사  사무실로 
방문했고, 변호사측에서 파악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정 부장 사무실로 방문 했다.
일정 기간이 지나자 변호사측에서 정부장 사무실을 찾는 회수가 더 빈번 해 졌다.
정부장의 일과가 매우 타이트 하다는 것을 간파한 변호사가  자진해서 정부장을 찾는
것이다.

 

압둘 변호사의 정부장을 대하는 태도는 변호사의  고객 관리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진지함이  있었다.  상황 설명을 할 때도 많은 예를 들어   정부장의 이해를 돕도록
최선을 다 했다.  특히, 이스람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많은 강의를 하였다.

 

 아랍권에서의 재판은  한결같이 샤리아 법전에 의거하여 집행 된다.  샤리아 법전의
원천은 성서인 코란 ( 제1의 법의 원천 )과  예언자 무하마드가 생전에 말하고( Qaul )
행동하고 ( Fiul ), 다른사람의  행위를  묵인한 (Faqreer )  내용을 기록한  하디스
( 제 2 의 법 원천 ),  가장 박식한  법학자들을  통하여 표현 되는 무슬림 공동체의 합의가
곧 법이라는 이즈마아 ( 제 3 의 법원천 ), 그리고 코란이나  하디스로 해결 될 수 없는
경우에 적용되는  끼야스( 제 4의 법 원천 )로 구성 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논고와 변론은
코란,  하디스, 이즈마아, 끼야스의 내용을 원용하여 작성 되어야 한다. 독일의 바이마르
법전이나 영,미, 대륙법은 다른 별나라  이야기인 것이다.   
 
예언자 무하마드의 생존기는 서력기원 570 경년부터 632 년 6월 8일 까지로 되어 있다.
이 기간동안  무하마드는 예수 이후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하나님 ( 알라 )의 복음을
신도들에게  전하였는데 이 복음의 기록이 성서인 코란이며, 예언자로서의 무하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것이  하디스 이다. 이주마아와 끼야스는 예언자 무하마드의 사후 코란과
하디스의  해석을 보다 실용적으로 원용하기 위하여 마들어진 종속적인 법원(法源)인
것이다.  그러나 법적 효력과  구속력은 절대 적인 것이다.

 

따라서 아랍권에서의 재판은  이 네가지 법원(法源 )에 통달 하여야 하며  이 네가지 법원
( 法源) 이야 말로 논고와 변론의 기조가 되는 것이다.  즉,무하마드가 일생 동안 행한 설교와
복음과 언행은 물론  후대 석학들의 해석에  까지 통달 하여야  재판이  가능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압둘 변호사는 대단한 열성을 보였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이즈마아에 수록 된
판례들을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했다.   문화와  종교가  생소한  이방인에게  변호사는
이해를 돕기위하여  그야말로 헌신적이었다.

 

회동이 거듭 될 수록 압둘 변호사는 정부장에게 변호사 보다도 참다운 종교인으로  부각
되었다. 순수한 마음과 이스람 교리에 철저하게 귀의하는 언행에서 자신도 모르게 존경
하는 마음조차  느끼게 되었다. 가끔은 그의 집에까지 초대되어 양고기 요리를 포식하는
기회도 생겼다. 단순한 저녁 초대의 차원이 아니다. 이방인이면 궁굼하게 생각하는 토속
인들의 생활 환경과  분위기를 선 보이는 학습 효과를 노린 것이다. 부인과 딸 아이와도
자유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유도 하였다.  무슬림 사회에서는 이방인에게
가족과의 대면을  허용 하는 일은 극히 드믄 일이다.

 

첫 번째  히어링은  법원에서 압둘 변호사의  소청을 받아들여 한달 간 연기 되었다.
M 변호사에게 이사실을 보고 하였을 때, M 변호사는 매우 반가워 했다.

 
" 그 사람들들도 막 가는 사람들은 아니로군!,  압둘 변호사에게는 사건 내용을 전화로
간단히 설명 해  줄터이니, 변론문 작성에 협조를 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변호사
믿어도 되는 거요? "

 

정 부장은 처음에 자신이 느꼈던 의문점을 M 변호사가 똑 같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압둘 변호사의 변론 실력을 의심하는 것인지 아니면, 중도에 어려워지면 고객을 배반하고
상대방과 뒷 거래를 하여 패소를 유도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정 부장도 초창기에
가진 적이 있었다. 국제적인 송사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송사 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뒷거래 보상금도 막대 할 수 밖에 없다.  웬만한 변호사이면, 생전  만저보기 어려운
커미션을 뿌리 칠 수 없는 유혹에 쉽게 빠져 드는 것이다.

 

수 십 차례의  면담을 통해  얻은  압둘라 변호사의 인간상은 정부장에게는   변호사라기
보다  진실한  종교인이고, 성직자로 부각 되었다. 이슬람 교리에 통달 해 있을 뿐만  아니라,
언행의 실천에 있어서도 성직자 그대로였다. 코란이나 하디스를 이야기 할 때는 성서 구절이
막힘없이  술술  낭송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