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판사들은 대부분 용모가 수려하고 자비심이 얼굴에 그려있다. 또한 영엉에도 능통 하여 과소 평가 하다가 큰코 다차는 수가 있다. |
세기의 엽기 재판 11 편 - 파장
통역을 무시한 채, 영어와 아랍어의 공방으로 이어진 세 번째 히어링이 있은 후
40 일 만에 네 번째 공판이 열렸다. 세번째와 똑 같은 장소, 같은 시각, 같은 구도다.
왕자의 법정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한 원고, 살라후딘은 먼저 입장한 정부장을 향하여
큰 눈망울을 더욱 크게 굴리며 적개심을 나타냈다. 정 부장은 이런 경우, 여우가 되는
수 밖에 없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숙여 깍듯이 인사하고 슬그머니 눈길을
돌린다. 그러나, 행동과는 달리 아랫배에 힘을 주고 단전에 힘을 뫃아 일전의 각오를
굳힌다.
세 판사가 입장하자 모두 기립하여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곧 이어 원고의 변론이
시작 되었다.
원고의 변론,
" #$%@^&< &^%#@, *&%$@# &^%$#*&@!%^*&*&$%#@*^$& . . . . . . "
컽!, 피고,정부장의 변론,
" 사하 마티콤!, $%#@&*^%$#&^*@#&*%$@*&$ 안녕들 하시오 영감들, $#%^&^"
원고의 변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정 부장의 30 초 끊기 작전도 훌 가동으로
이어졌다.
컽!, 원고의 변론,
" #$@%$#^&$#@*&%$#&*(%$#@&^%$%^@&^*&^$#&^$...."
컽!, 피고의 변론,
" 사하 마티콤!, $%#@ &^%$#@ *&$#@ %$& ^%$#@ ^%$, 어쩜 이렇게 엉터리냐?
너희들은 ? ^%$#&*^#@^&%$#*&$@&^*&"
이제 피고의 변론에는 틈틈이 한국어도 가미 되었다. 영어로만은 피곤 했던 것이다.
변론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직 30 분의 시간이 빨리 없어 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정 부장이 영어로 변론을 진행 할 때는
눈을 지긋이 감고 경청하던 판사들이 영어가 아닌 한국 말이 들릴 때는 눈을 번쩍 뜨는
것이다.
( 아!, 판사들도 영어를 아는구나 !, 어쩐지, . . . . . .)
그제서야 정 부장은 영어로 진행 되어도 심하게 제지 당하지 않은 이유를 깨닳았다.
( 조심 해야겠군, )
그 후부터 한국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컽!, 원고의 변론,
" %^$#@ ^&*%$# &^@#*& ^%$#(*& %$#@ *&$#*&%#$ *&^ "
컽!, 피고의 변론,
" 사하 마티콤!, %^$# *&^%$# &%^$#@ &^%$ #@!%*& &^"
컽!, 원고의 변론,
" %$#&^ &^$#@ &^% @#! ^&*% *&^$# *&^(*$#@ (&%$"
컽!, 피고의 변론,
" 사하 마티콤!, ^%$#*&^ &*^ #@! ^%$&* &*^%$##@&*^%....
이제 원고의 얼굴은 분노의 화신이 되어 검은색의 피부색이 더욱 검붉은색으로
변했다. 피고는 20 초, 30 초 단위로 끊어 나가는데 반해, 원고는 10 초 단위로
끊는다. 분노와 조바심이 극에 달했다.
드디어 판사의 엄한 명령이 내려졌다. 통역이 재빠르게 설명 해 준다.
" 피고는 원고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고 통역을 통하여 설명을 들은 다음에
발언을 하시요!, "
" 사하 마티콤!, 예, 잘 알았습니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명령은 2 분도 되기 전에 무효가 되고 말았다. 정부장의 의도적인
반칙 때문이다. 영어와 아랍어의 공방이 10 초와 30 초 단위로 계속 이어졌다
.
아무도 예측 못한 돌발 사태는 정회시간을 10 분 남겨 놓고 발생했다. 피고의
변론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원고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톤을 한껏 높혀 아랍어로 괴성을 질러대며 들고 있던 한 뭉치 서류를
피고의 면전을 향하여 내 던졌던 것이다. 장내는 삽시간에 종이가 흩 날리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가방을 챙겨 든 원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급한
걸음으로 법정을 빠져 나갔다.
돌연한 사태에 모두들 할 말을 잊고 있다. 판사들도 서로의 얼굴들만 쳐다 볼 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옆 사람과 눈길만을 주고 받는다.
(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 해야 하나?, 이로운 건가? 아니면 해로운 건가? )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압둘 변호사나 M 변호사나, 최 상무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사태가 이롭게 돌아 갈지?, 더욱 악화 될지 가늠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 어떻게 한다 ? . . . . . . )
( 좀 더 기다려보자!, 알라의 계시가 또 있겠지!.)
묵묵히 앉아 있던 판사들은 정회 시간인 4 시 30 분이 되서야 정회를 선언 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네 사람은 압둘 변호사의 사무실 소파에 앉아 오늘 있었던
해프닝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M 변호사가 먼저 입을 연다.
" 오늘과 같은 일이 흔히 있는 일입니까?, "
"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엄한 판사였다면 엄중 경고를 주었을 것 입니다 "
" 그 점은 한국과도 같군요, 한국에서도 법정 모독죄까지는 않가더라도, 엄한 경고
조치는 있었을 것 입니다."
이 번에는 최 상무가 질문을 이어간다.
" 원고가 의도적으로 한 행동은 아닌가요?, 어떤 사태의 반전을 노린다던가?....."
압둘 변호사의 설명은 차분하다.
" 어떤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원래 아랍인들은 생각이 단순하고
대부분 다혈질 입니다. 어떤 국면에 접 했을 때, 차분하게 분석하고, 상대방을 설득
하기보다는 노여움을 먼저 폭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운 기후 탓도 있지만, 서구
문명과는 달리, 행동 규범이 단순하기 때문에 복잡한 논리에는 적응이 잘 않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번 경우도 단순한 감정 표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정 부장의 차례다.
" 오늘 법정에서 있었던 돌발 사태가 우리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 올가요?, 아니면
해로운 결과를 갸져 올가요?,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면 미리 가서 사과라도 해야
할까요?,"
압둘 변호사가 머리를 젖는다.
" 이로운 결과가 될지, 해로운 결과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사과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다려 보지요!, "
돌아 오는 차안에서 최 상무가 정 부장에게 묻는다.
"압둘 변호사 말대로 저 친구 속 깊은 계략 같은 것은 없겠지?,"
" 아마, 압둘 변호사 말이 맞을 겁니다. 이 사람들에게 한가지일을 시켜 보면, 아주
잘 합니다. 그런데 한번에 세가지일을 시켜 보면, 한가지도 못하는 남 다른 특징이
이 사람들에게는 있답니다. "
" 정 부장!, 아까 당신이 한국 말로 할 때,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었지. 어떻게 그렇게
그럴 듯 하게 혀를 잘 굴려, 나중에는 웃음을 참느라고 한참 혼 났네, 아마, 사우디
법정에서 한국 말로 변론을 한것은 당신이 처음일 거야, 기네스 북에 올를 일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