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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엽기 재판 8 편 - 두 번째 히어링

지식창고지기 2009. 12. 7. 10:26

 
▲ 사욷디 아라비아 왕국은 아라비아 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다.
면적은 한반도의 약 10배

 

  

 

 

세기의 엽기  재판   8 편  -  두번째 히어링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두번째 히어링.

 

"  존경하는 재판장님!,  본인은  원고측에서 제출한 준비서면의 내용과 원고측에서
   진술한 변론 내용이 전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거듭 천명 합니다. 또 한,
   원고 측에서  주장하는 어떻한 사항도 본 법정에서 논의 된다는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입니다."

 

정부장은  통역이 끝날 때까지 잠시 뜸을 드린다. 단상위의 판사들을 주시한다. 판사들
테이불 위에는  원고와 피고측에서 제출한 준비 서면이 수북이 쌓여있다.

 

"  본인이  제출한 준비 서면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1977년에 합법적으로 체결 된  대리인
   계약서에 의하면,  쌍방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협상을 통하여  우호적으로
   해결 하도록 되어 있으며, 우호적인 해결이 불가능 할 경우, 쌍방중  제소를 원한는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분쟁발생 통보를 하고 30일 경과 후 국제 상공  회의소에 제소
   하도록 명시 되어 있습니다."

 

정 부장은 다시 통역이 끝 날 때까지 기다렸다. 원고측 변호사의 얼굴 표정을 힐긋 살핀다.
통역관의 말을 경청 하는 듯하다. 좌중은 일시 조용하다. 첫 번째 히어링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첫 번째 히어링 때는 원고, 판사, 통역간에 오고 가는 아랍어 공세에 밀려 어리
둥절한 시간으로 회기를 마쳣으나,   이번 히어링에서는 판사 3 인이 착석하자, 판사들의
발언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정 부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먼저  큰소리로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단상의 판사들도 모처럼의 피고인의  발언을 경청 하는 것 처럼 보였다.

 

"  따라서 존경하는 재판장님께서는 , 본건을 이법정에서 심의 할 것이 아니라 국제 상공
   회의소에 이관 시켜 줄 것을 간곡히 청원 하는 바 입니다. "

 

그리고 그것이 그날 정 부장이 법정에서  할 수 잇었던 모든 발언의 전부였다.

 
정 부장의 변론이 통역을 통하여  끝나자, 첫 번째 히어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원고의 속시포 변론이 이어졌으며, 판사와 원고의 대화가  장 시간 이어졌고 판사의
종회를  선언하는 딸랑이 종소리가 울렸다. 그렇게해서 한 달만에 열린 두번째 히어링도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이틀 전에 도착한 M 변호사와 최 상무가 뒷자석에 앉아 있다가 엄지와 검지로 원을
만들어 보이며, 눈을 찡긋 해 보인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나마  의사 표시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암시다.

 

히어링이 끝난 후 네 사람은 압둘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늘 있었던 내용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압둘 변호사가 판사들과 원고측 사이에 오고 간 대화 내용을 설명 해 준다.

 

"  원고 측에서는  계약서와는 별도로  하디스와 이즈마하의 오래 전 판례를 들어가며
   현 법정에서 본안 심의를 진행 해 줄 것을 요청 하고 있읍니다."

 

정 부장이 묻는다.


"  변론 중간에,  원고와 판사가 주고 받은 이야기가 그 이야기 입니까? "

 

"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판사측에서는 , 원고측에서 제시한 판례가, 이번 경우에 적용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따라서 다음 회기까지 보다 충분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출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역은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까? "

 

"  예, 완벽 하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의사 전달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 부장이
   법정에서 진술 할 수 있는  변론의 한계가 제한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사항을
   준비 서면에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자세 하게 설명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준비서면이 원고측 준비 서면보다  양이 두배나 되는 겁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샤리아 법전과 관련 된 문헌들을 샅샅이 뒤져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듣고만 있던 최상무가 묻는다. 모두가 궁굼 해 하던 사항이다.

 

"  가령, 왕가에서 재판부에 어떤 압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경우는 없습니까? "

 

" 왕가에서 시도는 하겠지요,  그러나  판사들은  판사  이전에 신앙에 충실한 종교인들
  입니다. 신앙에 어긋 나는 일들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압둘 변호사는 잠시 옷깃을  여미며 진지하게 말을 이어 간다. 이방인 들에게 이슬람교리
에 대해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 하는 모양이다.

 

"  이슬람은 형식적 의식주의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형식적 의 식주의는 의도와 행위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사물의 본질을 외면하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무슬림에게 하나님( 알라 ) 은 천지를 창조한 유일 신이며,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은 그 분을 사랑하는 것이고, 모든 삶에서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선을 권장하고 악행과 박해를 금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선과 정의를  행하고, 인류에게 봉사하도록    계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시인 코란에서 말입니다."

 

"  하나님께서는 무슬림들에게 영적이고 사회적인 삶의 토대가 될  수  있는 5 가지 신앙의  행위를 계시 하셨습니다.
 
   첫 번째가 신앙의 고백 입니다.

"  나는,  하나님은 유일 하시고  무하마드는 그 분의 선지자임을  증언  합니다. " 이 내용은 사우디 초록색 국기에도 명시 되어 있을 정도로 신앙의 근간 입니다.

 

  두 번째는 하루 다섯번의 예배 입니다.   하루 다섯 차례의 예배는 무슬림들의 하나님에 대한 의무이며    마음을 정화 시켜주고  유혹과 악행을 자제시켜 줍니다.

 

  세 번째는 라마단 한달 동안의 금식입니다.
  이슬람력으로  9 번째 달에 새벽부터 일몰까지 먹고 마시는 행위, 담배, 성행위, 등을
 금 하는 것을 의미 합니다. 이 의식을 지킴으로서, 사랑과 성실성, 그리고 봉사정신을
 가르치며, 인내와 희생, 사회적 양심, 고통을 극복하는 의지를 강화 시켜 줍니다.

 

  네 번째는 자카트 ( 희사금 )
  부자나 여유 있는 사람들로부터 거두어 들이는 희사금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사용 됩니다. 복지를 위해서 사용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정당하게
  사용 됨으로서, 신자들의 수입과 부를 정화 시켜주고, 사회의 경제적인 균형과 정의를
  실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지요.

 

  다섯번째는 성지 순례 ( Ha ji )입니다.
  성지 순례는 일생에 한번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 할 때, 메카에
  있는 카바( 신전 )를 순례 하는 것 입니다."


최 상무가  M 변호사에게 설명 하다가  어려운 종교 용어가 계속 나오자 중도 포기한다.
압둘 변호사의 설명이 계속된다.

 

"  이세상에 하나님을 대체 할 수 있는 어떻한 존재도 있을 수 없고, 또 하나님과 비교
   될 수 있는 어떻한 존재도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무슬림에게는 하나님의 뜻을
   여과없이 따라야하고, 그 분의 가르침대로   행동 규범을 정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무슬림들이 존재하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종교인들에게는
  왕가의 권력이나, 사회적인 권력이 미치지를 못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재판도 진행 될 것이고 판결이 날 것입니다. "

 

최 상무가  한 마디 거든다.

 

"  다른 나라에서처럼, 변호사와 판사가 야합 하는 등 부정한 재판은 걱정 않해도
   되겠군요 '